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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쟁과 정보검열 사이…AI챗봇 딜레마에 빠진 中

수정 2023.02.28 08:10입력 2023.02.28 08:10

中, 텐센트 등 주요 IT 기업에
AI형 챗봇 서비스 제공 금지
미국 시장 성장 가능성엔 경계
자체 통합 데이터 사용시
당 선전도구 활용할 가능성

최근 중국 당국이 인공지능(AI)형 챗봇 개발에 뛰어든 중국 IT 기업들에 규제의 칼을 빼 들었다. AI 챗봇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이용자의 질문에 맞는 답변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이는 당국이 통제하고 있는 금기의 정보를 이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규제만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 기업들이 AI 챗봇 시장을 모두 점유하게 될 경우 중국이 강대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보 통제와 기술력, 두 가지 모두 잃지 못하는 중국 정부는 지금 딜레마에 빠졌다.

◆中, AI형 챗봇 개발 제동…공산당 비판 정보 전달 우려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중국 정부는 AI형 챗봇 서비스 제공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2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텐센트 등 주요 IT 기업에 오픈AI에서 제공하는 ‘챗 GPT 서비스’를 각 기업의 검색 엔진에 연결해 제공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챗 GPT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기업 오픈 AI가 출시한 AI형 챗봇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의 빅테크 기업인 텐센트가 자사의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위챗에서 챗 GPT 접속을 차단한 것도 당국의 지시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서 챗 GPT를 사용하려면 가상 사설망(VPN)으로 당국의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뚫어야 한다.


이 같은 조치도 부족했던 것인지 중국 정부는 자국 IT기업들에 챗 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사전에 당국에 보고를 할 것도 요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민감한 반응은 챗 GPT로 인해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정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니혼게이자이는 "챗 GPT 가 서구권의 논문과 서적 등을 기반으로 정보를 습득하는데 이러한 데이터에는 중국에 대한 많은 비판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며 "현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인 답변들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일 중국의 IT업체인 위안위 인텔리전스가 출시한 AI형 챗봇 ‘챗위안’은 출시 3일 만에 법률 위반을 이유로 서비스가 중단됐다. 챗위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러시아의 침략전쟁"이라고 규정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니라며 그간 러시아를 두둔해 온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상반된 견해다. 챗위안은 중국 경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투자 부족과 주택 거품, 환경 오염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으며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방침에 맞춰 중국 언론들도 챗 GPT 에 대한 비판 조의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중국의 국영 매체 증권시보(STCN)는 지난 9일 AI형 챗봇을 개발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논평을 게재했다. 증권시보는 "챗GPT 관련 주식이 지나치게 과열된 감이 있다"며 "일부 자본들이 투자자들을 유혹해 손해를 보게끔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인 챗GPT 열풍에 힘입어, 올 들어 상승세를 타던 중국 AI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중국의 AI 기반 안면인식 기술 기업인 ‘클라우드워크 테크놀로지’ 주가는 중국 언론들의 비판적 보도 이후 14% 하락했으며 상하이 증시에서 AI 관련 종목인 ‘베이징 하이톈이성 과학기술’의 주가는 13% 떨어졌다.


◆AI형 챗봇, 정부 검열 시스템 적용 난항

당국이 규제의 칼을 빼 들면서 중국 IT기업들의 AI형 챗봇 개발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의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챗 GPT와 유사한 서비스인 ‘어니봇’을 다음 달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출시 이후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챗 위안의 개발자 쉬량은 워싱턴포스트에 "바이두가 예상대로 어니봇을 출시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에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관건은 중국 정부의 AI형 챗봇 서비스에 대한 검열 여부다. IT업계 관계자들은 AI형 챗봇은 그간 중국 정부가 적용해온 검열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중국 규제 당국은 인터넷에 게시된 모든 글을 가장 작은 단위의 단어까지 쪼개는 방식으로 정보를 검열하고 있다. 이같은 시스템 하에서는 검색 엔진이 ‘위구르’라는 단어를 검색해도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정보 대신 위구르에 대한 단순한 지리적 정보만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형 언어모델을 활용하는 AI형 챗봇 모델의 경우 하나의 단어 다음에 어떤 단어가 오는 게 적절할지 확률·통계적으로 예측한 뒤 완결된 언어를 만들어 이용자에게 대화형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수많은 확률과 통계를 계산해 유기적으로 언어를 구성하다 보니 기존 당국이 사용하던 방식의 검열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WP는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의 IT 기업들이 AI형 챗봇에 당국이 금기시하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지 검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AI형 챗봇이 학습해야 할 데이터의 종류를 구성하는 일도 중국 기업들이 처해 있는 대표적 난제다. WP는 "바이두의 AI형 챗봇 ‘어니봇’이 위키피디아와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을 포함한 방대한 서구권 정보를 학습하고 있었다"며 "중국 기업들의 챗봇은 당이 승인한 정보만 학습 데이터로 삼아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中, 챗 GPT 성장 가능성 예측…당 선전도구로도 사용될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막상 강경한 대응을 펼치긴 했으나 사실상 중국 정부도 심기가 편치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열이 적용되지 않은 날것의 정보가 쏟아져 일단 서비스를 중단시켰으나 AI형 챗봇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당국도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과학기술부의 고위 관계자인 챙지창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챗GPT와 같은 기술이 AI와 사회, 경제의 통합을 이뤄내게 만들 수 있으며 많은 산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환구시보도 이날 중국 정부가 AI 기술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삼을 것이며 구체적인 지원책이 있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중국으로서도 패권국인 미국이 AI형 챗봇 시장을 모두 점유하는 것을 잠자코 보기만은 힘든 상황이다. 시장분석업체 국제 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2026년까지 중국이 AI 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260억달러(34조 37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 세계 AI 관련 투자 액수의 9%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자체 데이터를 통해 AI형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당의 선전기구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예컨대 AI형 챗봇이 모두 중국 당국이 통제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학습한다면 당국이 입맛에 맞는 정보들만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IT업체 마브릿지 컨설팅의 설립자 마크 나트킨은 "만약 AI형 챗봇이 중국 당국의 정책 목표와 발맞춰 개발될 경우 정부가 사람들에게 전달하길 바라는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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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대 1200%…SK이노 성과급 '시끌시끌' 왜
수정 2023.02.28 09:57입력 2023.02.28 07:41

기준 바뀌어 계열사 최대 0:1200 격차
"같은 SK이노 계열 직원 맞나" 불만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별 성과급 차등 지급을 두고 술렁이고 있다.


성과급 수령을 하루 앞둔 27일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관계자는 “울산 현장은 기본급 기준으로 최대 800%,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와 SK에너지 석유 정제사업 부문(R&S)은 최대 1200%의 성과급을 받는다”며 “SK지오센트릭, SK온,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올해 성과급은 0%”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또 개인별로 차등 지급한다는데, 산정 방식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과거 개인 성과별로 지급했던 성과급을 올해부터 어느 계열사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다르게 지급하기로 했다. 개인 성과보다 소속 회사 실적과 기업가치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지난해 SK에너지와 SK엔무브는 각 2조원,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SK온은 1조원의 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재무적 성과 외에 기업가치와 연계한 ESG 목표 달성 여부를 성과급 지급 요건에 넣었다.

전체 성과급 가운데 ESG 목표 달성 부분을 중기 성과급으로 적립해 3년 단위로 수립한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받을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올해 성과급 1000%를 받는 SK이노베이션 직원(스텝)의 경우, 이 가운데 최대 600%를 개인 성과급으로 받고 400%는 적립한다. 그 400%는 적립 시점과 3년 뒤 주가 등락 등에 따라 차후 수령한다.


SK지오센트릭은 역시 3년간 폐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 진척 정도를 따져 성과급을 받는다. 계열사별로 산정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면서 결과적으론 계열사별로 성과급 범위가 0%에서 1200%까지 벌어졌다.


이날 새로운 산정방식이 적용된 성과급 지급 명세서를 받은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SK이노베이션 노조 게시판에는 ‘누구를 위한 1200:800:0의 성과급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제도 하나 바꾸니 4조원 성과에 성과급 지급이 1200:800:0으로 변한다”며 “1200% 받는 SK에너지 R&S와 SK엔무브 엔지니어도, 800% 받는 노조원도, 0% 받는 SK지오센트릭 엔지니어도 누구 하나 행복해하지 않는데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라고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불만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한 직원은 “원래 연결 기준으로 (성과급을)줬기에 2조원 벌고 1000%의 성과급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5조원 벌고 0~1200%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역대 최대 성과를 낸 정유 쪽은 동종사 대비 부족한 성과로 기분이 안 좋고, 다른 계열사들은 아예 0%라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는 달라도 ‘SK이노베이션은 한 몸’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성과급 차등 지급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년 전부터 새로운 성과급 제도를 계열사별로 준비해왔고, 이에 대해 구성원 설명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 등 계열사별 사업이 다양해지면서 특성에 맞는 성과급 제도를 마련한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 전체 구성원의 평균 성과급은 (월 기본급의)500%가 안 된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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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잘 부탁합니다…" 유기견 쪽지, 분노 아닌 눈물 나온 사연
수정 2023.02.28 13:44입력 2023.02.28 11:07

대로변 떠돌던 강아지 목에 걸린 쪽지
견주 "살 날 얼마 남지 않았다…잘 부탁"

"똑똑하고 영리한 우리 장군이 발견하신 분 잘 좀 키워주세요."


목줄에 쪽지를 매단 채 홀로 대로변을 돌아다니던 강아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쪽지를 남긴 이는 연로한 견주로, 건강상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강아지와 함께 살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27일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한 애견유치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로변에 돌아다니던 아이 목에 걸려있던 쪽지"라며 쪽지의 내용과 함께 강아지 사진을 공개했다.


[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꼬깃꼬깃 접힌 쪽지에는 견주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담겼다. 견주는 "우리 장군이와 단둘이 살다가 이제는 함께 살 수 없게 됐다"며 "저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로 간다"고 썼다.

견주는 강아지를 '아들'이라고 지칭하며 "부디 사랑하는 우리 아들 장군이를 부탁한다"며 "아들아, 어디에 있든 아빠는 항상 네 옆에 있을 테니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 안녕. 장군아 미안하다. 아빠가"라고 했다.


애견유치원 측에 따르면 '장군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푸들은 목에 쪽지를 건 채 대로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유치원 측은 "현재 이 아이(장군이)는 아빠와 헤어진 트라우마 때문인지 엄청나게 불안해하고 있다"며 "크림색 푸들 남자아이이며 가족이 돼주실 분을 찾고 있다. 임시 보호 또는 입양해주실 분을 기다린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평소 유기견 관련 사건 때와는 달리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누리꾼들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헤어지는 건 슬픈 일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안타깝다. 반려견은 가족과도 같은 존재인데 본의 아니게 헤어지게 되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강아지가 좋은 주인 만나서 다시 행복해지길 바라며 견주의 쾌유도 함께 기도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외에서는 주인이 사망하거나 질병 등의 이유로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주인에게 자금을 주는 '펫신탁(Pet Trust)' 상품이 생겨나는 추세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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