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與 전대 또 뒤집히나…'실버크로스' 천하람에 '黃風' 돌풍

수정 2023.02.23 10:07입력 2023.02.23 10:07

천하람 후보 안철수와 2위 접전
황교안, 김기현 땅 문제 내세우며 지지율 ↑
김기현 "민주당 울산시장 시절 연구 용역"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대표 선거판세가 또 한번 뒤집혔다. 각종 여론조사 선두인 김기현 후보가 '울산 땅투기 의혹'으로 발목을 잡히면서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뒤늦게 출마한 천하람 후보가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면서 2위인 안철수 후보를 추월했다. TV토론회를 거치면서 전투력을 보여준 황교안 후보도 돌풍의 주역으로 부상, 2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전대는 결선투표에서 승패가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23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국민의힘 지지층 4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4.0%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는 오차범위 밖에서 선두를 지켰으나 리얼미터의 직전 여론조사(2월 6~7일)보다 1.3%포인트 지지율이 떨어졌다. 최근 황 후보가 제기한 울산 땅 의혹으로 김 후보는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될 수 있는 과반의 고지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황 후보는 직전 조사보다 7.6%포인트 상승한 14.6%를 기록했다.


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22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황 후보는 지난 15일 첫 TV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지난 1998년 3800만원을 주고 산 맹지가 KTX 역세권이 되면서 현 시세로 64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울산역 연결도로가 당초 계획과는 달리 김 의원 소유의 땅을 지나도록 변경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밤 열린 TV토론회에서도 황 후보는 울산 땅 의혹으로 김 후보를 몰아세웠다. 황 후보는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 후보도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팩트 체크' 형식을 토대로 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1800배(640억) 시세차익을 봤다는 내용과 자신의 임야로 도로 계획을 변경시켰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송철호 전 울산시장 재임 시절인 2019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연구·용역이 진행됐고 모두 김 후보 임야 밑으로 지하터널 도로 계획이 선정돼 승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위 자리 싸움은 더욱 치열하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후보는 직전조사대비 7.8%포인트 하락한 22.6%였고, 천 후보는 15.6%로 6.2%포인트 뛰었다. 이번 조사가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8%임을 감안하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이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 천 후보가 안 후보를 앞질렀다. 피플네트웍스 리서치(PNR)가 폴리뉴스 의뢰로 21~22일 국민의힘 책임당원 5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응답률 2.6%로 100% 자동응답전화조사, 표본오차 95%·신뢰수준 ±4.5%)에선 천 후보 22.8%로 안 후보(17.9%)를 추월했다. 이 조사에서 황 후보는 14.2%로 안 후보와 오차범위에서 접전 중이며, 김 후보는 42.7%다.


이번 전대는 1위 후보가 과반을 넘지 못하면 결선 투표를 통해 당대표를 뽑는다. 이 때문에 천 후보는 '실버크로스(2·3위 지지율 역전)'를 자신하며 안 후보에게 이태원 상권 살리기 동행을 제안하는 등 연대의 손길을 먼저 내밀기도 했다. 안 후보 측은 "전대 와중에 특정 후보끼리만 모여 이벤트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억지스럽다"고 거절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름값과 전쟁]주유소 도매가격 공개 눈앞…횡재세 논란 이어 정유사 또 악재
수정 2023.02.23 08:44입력 2023.02.23 06:00

[上] 경쟁유도해 기름값 잡는다…시행령 개정 추진
정부 "깜깜이 판매가격, 수요공급 논리 안 통해"
정유사 "시장경제 원칙 어기면 부작용 생길 것"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정부가 지역별 주유소 공급원가를 공개하는 방안을 재추진하면서 정유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공급가격 세부공개는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시장 경제 원칙을 위배하고 향후 시장 교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정유업계 입장이다. 12년만에 다시 꺼내든 정책인 만큼 정부도 강경하다. 전국 1만1000여개 주유소들이 정유사로부터 가격을 모른 채 휘발유를 구입하는 현재의 비정상적인 구조를 바꿔야 널뛰는 기름값을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2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심의한다. 이 위원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령으로 최종 확정, 시행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관계기관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 외부인사로 구성된 자체 규개위 심사를 거쳐 개정안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 한 주유소 모습 /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번 개정안은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판매하는 석유제품 도매가격을 광역시·도 단위로 공개해 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뒀다. 지역별 가격과 판매량을 산업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항목도 들어갔다. 현재는 국내 전체 판매량의 평균 판매가격만 공개 대상이다.


정유사와 주유소 거래는 사후정산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유소는 일단 정유사에 선금을 내고 일정량의 기름을 공급받는다. 그 다음달 정유사가 ‘알아서 적절하게’ 사후정산을 해주면 그때야 가격을 알게 되는 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월초에 들여온 기름값을 그 다음달에야 정산하는 독특한 방식 때문에 소매업자인 주유소가 대기업인 정유사와 거래할 때 가격협상 여지가 없다”며 “정유사가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수요공급 논리가 통하지 않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공개 범위를 세분화해 같은 지역 내 주유소끼리 도매가격을 알게 하면 그 가격을 기준으로 정유사와 협상할 수 있다”며 “주유소는 더 싸게 파는 정유사와 거래할 것이고 가격 경쟁력이 생겨 최종적으로는 소비자 판매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도매가를 세세히 공개하면 정부뿐만 아니라 소비자단체 등에서도 계속 모니터링을 하게 돼 정유사들이 가격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유업계는 영업비밀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100% 민간에 개방된 석유시장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것이다. 거래 내용이 제3자나 경쟁사에 공개되면, ‘타사보다 손해 보지 않는 수준’에서 가격 책정이 이뤄져 제품 품질, 물량, 물류비 등의 계약 요소가 퇴색된다고 본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별 규모가 다 달라 대규모 물량에 대해서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경쟁사 가격 정책이 그대로 공개돼 오히려 더 높은 마진을 확보하려는 상향 동조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문호남 기자 munonam@

업계는 정책 추진의 이유인 유류세 인하분이 제대로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데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직영주유소는 유류세 변동 전 도입한 재고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손실을 떠안으면서까지 즉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전국 80%에 달하는 자영주유소에서 보유 중인 유류세 인하 전 재고까지 유류세 인하를 바로 반영하라는 것은 업주 사유재산권 침해”라고 했다.


해외보다 규제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유업계는 “한국은 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을 통해 개별 주유소 소매가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어 지역별 평균 소매가격을 주간 단위로 공개하는 해외 다른 국가들보다 규제 수준이 높다”고 본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4곳이 균등하게 나눠 가진 과점체제”라며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자국 내 정유사만 30~50곳이고 대형마트나 편의점 같은 유통체인들이 대규모로 사는 방식이라 구매력이 있다. 소매업자가 대기업을 상대하는 구조는 해외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지역별 공급가격 공개는 정부가 2009년 전국단위 도매가격 공개에 이어 2011년 추진했지만 유야무야됐던 사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워낙 파급력이 컸던 알뜰주유소 도입을 앞두고 있었고 석유 거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석유전자상거래 이슈도 나오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유사 도매가격 공개는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있었고 국무총리실 규개위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올 들어서만 젊은의사 4명 퇴사"…국립중앙의료원도 위기
수정 2023.02.23 13:23입력 2023.02.23 09:41

혈관 조영 시술 의사 1명, 소아 전문 의사無
필수중증의료 여력 없어…"축소 재검토해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가 지난달 30일 국회 앞에서 정부의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규모 축소를 비판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전문의협의회]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올해만 벌써 4명의 젊은 의사들이 퇴사했습니다. 이대로라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새로운 병원을 짓기도 전에 망하고 말 것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이 대거 축소된 가운데 의료원 전문의들로 구성된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가 23일 현재 의료원의 열악한 상황을 전하며 정부에 사업 계획 축소 재검토, 전문의 확보 및 유지를 위한 노력에 나서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전문의협의회가 이날 전한 국립중앙의료원의 현실은 공공의료 책임 기관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열악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필수의료 붕괴는 이미 현실화했다. 급성 위장관 출혈 등 응급 색전술이 필요한 환자를 1명의 혈관 조영 시술 의사가 365일 24시간 응급진료 하고 있어 이 의사가 아프거나 휴가 중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응급 색전술 필요 환자를 받을 수조차 없다.


신생아 전문 의사 및 신생아 중환자자실이 없어 32주 조산모와 미숙아의 입원도 불가능하고, 소아 전문 외과의사의 부재로 맹장 수술 등 소아 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마찬가지다. 열성 경련 치료를 위한 소아신경과, 가와사키병 등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소아심장의사, 신생아 뇌초음파 시행을 위한 소아영상의사 등 소아 전문 의사가 없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이면서도 중증 코로나19 폐렴 치료를 위한 폐이식이 불가능하고, 급성뇌경색 시술 관련 의료팀도 없다. 생명과 직결된 응급·중증환자를 돌볼 여력이 없는 셈이다. 공공의료기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정신질환자 입원도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협의회는 전했다.

필수중증의료 환자를 받을 수 없는 국립중앙의료원 의사들은 지금도 계속 그만두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 5년간 진료 전문의의 거의 절반이 퇴사했다"며 "퇴사 의사는 증가 추세이고 올해도 벌써 4명의 젊은 의사들이 국립중앙의료원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퇴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도 매일 사직을 고민하는 의사들이 희망을 가지고 일하고 싶어 하는 국가 병원을 만들지 못한다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새로운 병원을 짓기도 전에 망하고 말 것"이라고 호소했다.


협의회는 그러면서 "신축·이전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은 인적, 물적 인프라 부족으로 치료 못하는 필수중증의료 환자가 더 이상 없도록 본원 8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이 되도록 규모가 결정돼야 한다"며 "우리는 축소된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지금 당장 전문의 확보 및 유지를 위한 정부의 책임감 있는 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