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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재명 체포동의안 재가…이제는 '국회의 시간'

수정 2023.02.21 10:50입력 2023.02.21 10:23

대통령실 "오늘 국회로 송부"
24일 본회의 보고·27일 표결 전망
부결 가능성 높지만 비명계 '28표' 명운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김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900억원대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21일 공지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어제 접수돼 대통령 재가가 이뤄졌고 국회로 송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대표의 체포동의요구안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된 후 사흘 뒤인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국회법 26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헌정사 첫 제1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한 만큼 대통령실과 여당, 민주당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3월 임시국회를 열더라도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날짜는 피해서 열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정기국회 회기 종료 이후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당 원대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강행 처리와 관련 "이 대표가 저지른 범죄혐의의 사법적 심판이 다가오자 겹겹의 호위 세력이 필요해 민주노총에 구조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이 대표가 이날 오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검찰의 구속영장에 대한 부당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오영환 민주당 대변인은 "현재 청구된 영장에 대한 법리적 검토 의견을 당 소속 법률가 출신 의원들이 설명해줄 걸"이라며 "이후 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확인하는 과정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체포동의안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지 않지만 표단속은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까지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은 총 64건으로 이 가운데 16건이 가결됐으며, 21대 국회 들어서는 이상직(무소속)·정정순(민주당)·정찬민(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가결됐다. 최근 사례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구속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당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특히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되는데 민주당이 전체 의석 299석 중 과반이 넘는 169석을 가진 것도 이 대표에게는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무기명투표인 만큼 민주당 비(非)이재명계 이탈표가 28표 이상 나오면 국민의힘(115석),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의 찬성표에 더해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수 있다.


앞서 검찰은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해충돌방지법 위반·부패방지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7일 검찰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고, 검찰은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제출된 윤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이 대표도 검찰 구속영장에 대한 20쪽짜리 반박·설명문을 통해 "진술의 방식이나 내용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명백히 형사소송법 위반이며 위헌적 처분"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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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도 휘청…시장 한파에 업계 실적 전망 '뚝'
수정 2023.02.21 09:48입력 2023.02.21 09:48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스템 상반기 약세 전망"
퀄컴·인텔·TSMC 모두 1Q 매출 감소 예상
삼성전자·DB하이텍도 시장 영향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경기 한파에 얼어붙고 있다. 경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던 시장이지만 전례 없는 불황기가 닥치자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국내외 시스템 업체들의 연초 실적도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1위 사업자인 퀄컴 실적 관련 보고서를 냈다. "팹리스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거시 경제 악화 등으로 작년 4분기 매출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또 "올해 상반기도 약세(weak)"라고 덧붙였다.


퀄컴은 최근 1분기(2022년 10~12월) 매출액이 95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상반기에도 사업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자체 매출액 전망은 87억~95억달러다. 전년 동기(112억달러)보다 최대 22%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강자인 인텔도 지난달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1분기 매출 하락세를 예고했다. 매출을 105억~115억달러로 예측, 작년 동기보다 37.5% 이상 감소한다고 봤다.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자체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작년 4분기 매출이 이미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내다봤다.


파운드리 업계 역시 올해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4%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시장이 2020년부터 작년까지 연 20% 넘는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주춤한다고 봤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TSMC의 1월 매출액은 2000억5100만대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6.2% 늘었다. 업황 부진 상황에 춘절 연휴까지 겹쳤다 보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과거 성장과 비교해보면 아쉬운 성적표다. 올해처럼 춘절이 있던 2020년 1월 매출액 성장률은 32.8%로 두 배였다. TSMC가 내다본 1분기 매출액 전망은 167억~175억달러다. 전년 동월보다 10% 넘게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대만의 또 다른 파운드리 사업자인 UMC는 이미 실적 하락세다. UMC의 1월 매출액은 195억8952만대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31% 감소했다. 작년 1월엔 매출이 31.83% 증가했다.


국내 시장 역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1월 ICT 수출액은 29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5% 줄었다. 반도체 한파에도 성장세를 유지하던 시스템 품목이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파운드리사업부 실적 감소를 예고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주요 팹리스 업체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실적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선 시스템LSI사업부의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의 경우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DB하이텍의 1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3464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12.3% 줄어든다는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도 19.83% 감소한 1455억원으로 봤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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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혼모 '강도'행세하다가 체포…"암흑 알바하다 범죄로 빠져"
수정 2023.02.21 08:03입력 2023.02.21 08:00

연쇄 강도에 SNS로 모집한 일반인 대거 연루
고액 아르바이트…피해는 없다며 실행역 모집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최근 일본에서 범죄 조직이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고액 아르바이트를 알선해 일반인에게 강도행위 등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이른바 '암흑 아르바이트(闇バイト)'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주로 돈이 필요한 미혼모, 신용불량자, 대학생 등이 해당 사건에 연루돼 범죄자로 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마이니치신문은 암흑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던 신용불량자, 미혼모, 대학생 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 조직에 동원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작년 5월부터 도쿄, 오사카, 히로시마 등 전역에서 30건 이상 주택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아 달아나는 연쇄 강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여기에 암흑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일반인도 연루되면서 심각성이 알려졌다.


범죄 조직은 SNS에서 '고액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 실제 피해가 가는 일은 없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모집했다. 지시를 내리는 사람들은 가명으로 행동을 지시해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이번 연쇄 강도 사건의 경우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캐릭터 '루피'를 자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 일본으로 강제송환된 연쇄 강도사건 용의자.(사진출처=일본ann뉴스)

마이니치는 암흑 아르바이트로 체포돼 재판이 진행 중인 미혼모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남편과 이혼해 장애가 있는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었고, 벌이가 마땅치 않아 텔레그램 등 SNS에서 '실제 강도가 아닌 강도 행세만 잠깐 해주면 300만엔(약 29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수락했다.

지시자는 "시계방에 침입해 시계를 훔치는 시늉을 해라. 어차피 보험금을 받기 위한 것으로 사전에 가게 주인과 각본을 다 짰다. 가게에 피해가 가는 것은 없다"며 시계를 훔쳐 배낭에 넣고 도망칠 것을 지시했다. 당시 그와 함께 시계방 절도에 나선 사람은 총 8명이었다.


그러나 약속한 보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절도한 시계를 배달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상부에 배달하던 중 괴한에게 습격당해 모두 빼앗겼다"고 했고, 지시자는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수를 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그제야 그는 본인이 이용당했음을 깨달았고 결국 체포됐다.


조사과정에서 이들은 모두 루피로 불리는 사람에게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벌어진 연쇄 강도 사건 지시자의 이름과 같다. 교토 경찰은 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도쿄 경시청에서 설명하는 '암흑 아르바이트'. 현금 운반, 출금 등을 지시하는 경우 암흑 아르바이트를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출처=도쿄 경시청 홈페이지)

일본 수사 당국은 암흑 아르바이트가 다단계처럼 성행하고 있어 배후를 찾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SNS로 게시글을 찾아 들어오는 것을 넘어 주변인에게 권유받아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사례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날 TV아사히는 도쿄의 한 30대 남성이 암흑 아르바이트에 지원, 경찰관을 사칭해 70대 여성으로부터 현금을 인출하게 만들다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친구에게 좋은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소개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 수법은 날이 갈수록 잔혹해지는 중이다. 지난달 19일 도쿄의 한 주택에서는 90대 할머니가 암흑 아르바이트로 추정되는 실행역에게 살해당했다.


범죄 조직은 실행역, 상부와 의논하는 조정역 등 복잡한 구조로 설계돼있어 소탕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근거지가 일본이 아닌 점도 수사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당국은 지시자들의 전화가 필리핀 국제번호로 오는 점을 토대로 조직이 필리핀에 근거를 두고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일본 경찰이 일본인 조직책 2명을 필리핀에서 일본으로 강제 송환했다. 그러나 용의자들 일부는 필리핀 현지에서도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범죄 조직 두목으로 추정되는 루피 검거도 마찬가지다.


연이은 강도 사건으로 일본이 불안감에 빠지면서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말 "철저한 수사로 해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 대형 통신사 4개 단체는 암행 바이트 관련 글을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업무 내용을 밝히지 않고 고액 보수를 주겠다는 글 등이 올라오면 신속하게 이용자에게 삭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은 삭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사이트 운영사에 직접 삭제를 요구하는 등의 대책을 취하기로 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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