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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수난]①화이트칼라 울 때, 블루칼라 웃고 있다

수정 2023.02.21 09:53입력 2023.02.21 07:00

두 얼굴의 경기 침체
380개 테크기업 하루 2166명씩 퇴출
월가·로펌 등 팬데믹 훈풍 기업 칼바람
인력 줄였던 제조·건설·소매·서비스업 구인난
경기침체 땐 블루칼라 고통 공식 깨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1.미국 대형 로펌 굿윈프록터는 전체 직원의 5%를 감원한다. 암울한 거시경제 전망과 수요 둔화에 견줘 현재 인력이 지나치게 많다는 판단에서다. 셔먼앤스털링, 스트룩 등 여타 로펌들도 마찬가지로 직원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 몇년간 신참까지 수십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으며 몸값을 높였던 변호사들은 졸지에 실직자 신세가 됐다.


#2. 에콰도르 출신 이민자로 미국에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레닌 칼릭스는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를 정도로 바쁘다. 현장에 사람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즐겁다. 코로나19 전 그가 받은 일당은 120달러. 3년이 지난 지금은 하루 200달러에 이른다. 구인난으로 건설 근로자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뉴스가 남의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는 최근이다.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화이트칼라를 거리로 내몰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낀 유동성 거품에 신사업을 확장했던 빅테크나 금융권의 고소득자들이 지난해 고강도 통화 긴축 이후 경기침체 바람이 불자, 감원 대상으로 떠올랐다. 통상 경기침체에 따른 감원 후폭풍은 블루칼라의 몫이었는데 오히려 블루칼라는 '귀한 몸'으로 급부상하면서 화이트칼라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 현지 매체들은 이 같은 변화를 '화이트칼라 불황'이라고 칭하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빅테크 감원 한파…화이트칼라 수난시대


21일 테크 기업 감원 추적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전 세계 380개 테크 기업의 화이트 칼라 직군에서 하루 평균 2166명이 일자리를 읽었다. 올 들어 현재까지 감원 근로자는 10만8346명에 달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지난해에는 1044개 테크 기업이 연간 15만9856명의 직원을 구조조정 했다. 일 평균 440명 꼴로 해고됐다. 지난해 수치를 올해와 비교하면 올 들어 해고 속도가 5배 가까이 빨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아마존(1만8000명), 마이크로소프트(MS·1만1000명) 등이 앞다퉈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여파다.


감원 칼바람은 월가에도 닥쳤다. 골드만삭스(3000명), 모건스탠리(1600명) 등 대형 투자은행(IB)들은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섰다. 로펌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업종엔 공통분모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발 훈풍을 타고 호황을 누린 업종이라는 점이다. 빅테크는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사업·광고 수익 증대로 실적 잔치를 벌였다. 금융회사·로펌은 시중 유동성 확대로 인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증가에 힘입어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파티는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나면서 막을 내렸다. 사회 활동의 회복 국면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이어지면서 물가가 치솟았다. 각국 통화당국은 고강도 긴축 기조로 통화정책을 전환했고 시중 유동성은 고갈됐다. 고강도 긴축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졌고, 급작스레 덩치를 키운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에 나서게 됐다. 이 같은 흐름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미국 채용 전문 컨설팅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테크 업종에선 지난해 9만7171명이 해고돼 2021년(1만2975명)의 7배에 달했다. 금융 부문 감원 규모도 2만4437명으로 전년(1만784명)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마이크론, 3M, 우버, SAP 등 다른 산업 전반으로도 구조조정 열풍은 확산되는 추세다.


잘나가는 블루칼라…경기침체 공식 깨졌다

반면 화이트칼라를 울게 한 코로나19 소강 국면이 블루칼라 업종엔 오히려 날개를 달아줬다. 제조, 건설, 음식·숙박, 소매, 서비스 등 팬데믹 초기 고용을 줄일대로 줄인 업종 중심으로 인력난이 심화됐다. 각 기업은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미국 월마트의 경우 이달부터 소매점, 창고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최저 시급을 12~18달러에서 14~19달러로 인상했다. 블루칼라의 인력난 혹은 임금인상 추세는 서비스업 경제지표의 강세로 나타났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사이클 중단을 망설이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는 상황이다.



과거 블루칼라는 경기침체의 재물이었다. WSJ가 수십년간 노동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불황엔 블루칼라의 급여 감소폭이 화이트칼라 보다 컸다. 실제로 걸프전이 발발한 1990년 침체 당시 광업·건설·제조·소매·창고·레저·서비스 등 블루칼라 임금은 고점 대비 4.4% 삭감됐다. 반면 정보·금융·기업 서비스 등 화이트칼라 급여는 같은 기간 1.6% 깎이는 데 그쳤다. 닷컴버블이 붕괴된 2001년 시작된 침체에선 블루칼라 임금은 6.1%, 화이트칼라는 이보다 적은 4.4%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블루칼라 급여가 11.7% 줄 때, 화이트칼라는 8.2% 감소했고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임금이 각각 21.1%, 8.6% 삭감됐다.


사회적 계층간 달라진 경기침체의 충격은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5%의 월평균 임금 상승률은 11월 기준으로 연율 7.4%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 25%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이보다 적은 4.8%에 그쳤다. 경기침체 땐 블루칼라부터 고통을 겪는다는 기존의 통설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화이트칼라 자산도 줄어…'리치세션' 본격화

화이트칼라의 수난은 고용시장에 한정되지 않는다. 경기침체 우려로 지난해 주식, 채권,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산이 쪼그라드는 '리치세션(Rich+Recession·Richcession)'을 맞닥뜨렸다. 화이트칼라의 경우 안정적인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에 속해 자산시장에 투자할 여력이 블루칼라 대비 상대적으로 컸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발 유동성이 축소되자마자 크게 휘청인 자산시장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Fed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상위 20%의 가계 순자산은 2021년 말 보다 7.1% 줄었다. 반면 하위 20%의 순자산은 17% 늘어났다. 저소득층은 오히려 팬데믹 이후 정부 구호조치가 잇따르고, 연봉이 늘면서 재정 상황이 한층 나아졌다.


화이트칼라 입장에서 더욱 아쉬운 것은 이들의 몰락이 눈길을 끌고 있지만, 사회적인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블루칼라에 대한 강한 채용 추세로 인해 이들의 감원 한파는 빙산의 일각이 된 상황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테크 기업 대량 해고를 경기침체의 시그널로 볼 수는 없다. 제조업 해고 증가가 이뤄진다면 침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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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이탈표 없을 것…부결은 '방탄' 아냐"
수정 2023.02.21 08:23입력 2023.02.21 08:23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 "(부결) 이탈표는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부결에 동참하는 것이 '방탄'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2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제 주변에서는 그런 흐름이라든지 그런(가결) 분위기는 느낄 수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탈표라는 게 없고 있어도 매우 작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대표의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다. 국회는 오는 24일 본회의 보고를 거쳐 27일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4일과 27일 본회의에 필참하라는 공문을 돌렸고, 정의당도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만 반대표를 던질 경우 '방탄' 프레임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의 수사도 진짜 공정과 상식에 맞는 또 진실규명을 위해서 진행되는 것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편파되고 독립적이지 못한 수사도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영장을 보고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지금 수사가 제대로 되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부결표를 던져야 되고 그것을 단순하게 방탄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건 저는 안 맞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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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대신 "○○님"…교육부 디지털국, 자율 좌석제 시행
수정 2023.02.21 13:33입력 2023.02.21 13:33

중앙부처 최초 노트북 기반 자율좌석형 사무실
정장 대신 자율 복장…필요에 따라 재택 근무도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교육부가 디지털 대전환 추진에 앞서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자율 좌석제로 혁신한다. 또한 국·과장, 직원들이 서로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를 수 있도록 하는 등 조직 문화 개선에도 나선다.


21일 교육부는 정부 세종청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온북(업무용 노트북)을 활용한 자율 좌석형 업무 공간으로 조성하고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앙부처에서 노트북을 기반으로 한 자율 좌석제가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달청이 지난해 자율 좌석제를 도입했으나 당시에는 노트북 대신 탁상형 컴퓨터가 활용됐다.

직원들은 앞으로 매일 출근할 때 국 입구에 있는 자율좌석 예약 시스템으로 원하는 자리를 선택해 앉아 자리마다 설치된 업무용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전날까지 처리한 업무 정보를 어느 자리에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기반 자원 공유(클라우드)를 활용한다.

또 교육부는 여유 공간을 다목적실, 개방형 회의 공간으로 조성해 직원들 간 개방과 공유의 공간으로 재설계하고, 회의실이나 국장실 사이에는 공간을 분리할 수 있도록 접이형 칸막이를 설치해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일하는 방식도 바뀐다. 먼저 회의실에서는 국·과장, 직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활발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직급 대신 '○○님'으로 부른다.


직원들은 정장 대신 자유로운 복장으로 일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재택근무도 할 수 있다.


과·팀 단위 업무에서 탈피해 과제를 주도하는 관리자(프로젝트 매니저)와 해당 과제에 참여를 희망하는 직원이 팀을 꾸려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도출하는 과제 탑승제도 추진한다.


교육부는 디지털교육기획관의 이러한 변화를 통해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갖추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업무 공간의 변화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생각과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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