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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 성폭행' 美 포르노스타, 재판 도중 치매 판정

수정 2023.02.18 08:46입력 2023.02.18 08:46

미성년자 포함 34건 성범죄 혐의 기소
변호사 “그는 나도 알아보지 못한다”

[아시아경제 최승우 기자]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포르노 스타가 재판 도중에 치매 증상을 보이며 정신병원으로 이송됐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법원은 최근 포르노 배우 론 제러미(69)의 주립 정신병원 치료 감호를 허용했다. 완치가 불가능한 인지능력 장애로 인해 더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제러미는 2019년부터 정신 건강에 이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과 10월에는 재판을 앞두고 정신감정을 받기도 했다. 제러미의 변호사 측은 “제러미는 나도 알아보지 못했다”며 “그를 법원에 보내려고 했으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러미는 최다 포르노 영화 출연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전설적인 포르노 스타다. 1970년부터 그가 출연한 포르노 영화는 2000편이 넘는다. 포르노 업계 정보지 어덜트 비디오 뉴스(AVN)가 선정한 ‘포르노 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 50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980년부터는 연출해도 참여해서 300편 가까운 포르노 영화를 만들었다. 2001년에는 그의 삶을 다룬 ‘포르노의 전설적 스타 론 제러미’라는 다큐멘터리도 제작된 바 있다.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의 포르노 스타 론 제러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2017년 말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파문이 일어나고 ‘미투(me too)’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제러미도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성범죄를 전담하는 LA 당국 태스크포스(TF)의 수사망에 올랐다.


결국 제러미는 2021년 8월 21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34건의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1996년부터 2019년까지 LA 일대의 나이트클럽과 술집, 화보 촬영장, 자택 등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21명을 성폭행한 혐의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제러미에게 33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러미 측 변호인은 “제러미는 4000명이 넘는 애인이 있다”며 “그는 완전히 결백하다”고 성범죄 혐의를 부인해왔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LA 검찰은 “정신병원으로 옮겨진 제러미는 최대 2년간 수감될 수 있다”며 “추후 경과보고에 대한 심리는 오는 5월 8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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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비트]현장 출근 거부하는 노동자들…"배달·운송업도 재택가능"[오피스시프트]⑤
수정 2023.03.10 10:50입력 2023.02.18 12:00

공장·식당 등 현장 근로자는 생계·안전 문제 노출
스타벅스 창업자 "온라인 업무 가능한 건 '특권'"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찐비트 속 코너인 '오피스시프트(Office Shift)'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작된 사무실의 변화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동안 우리가 함께해온 실험을 통해 업무 형태의 답을 모색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매주 토·일요일 오전 여러분 곁으로 찾아갑니다. 40회 연재 후에는 책으로도 읽어보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에서 공장 근로자들이 '대탈출' 했다. 직원들이 단체로 고속도로로 뛰쳐나왔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폭스콘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은 30만명에 달한다. 폭스콘은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며 수시로 도시를 봉쇄하자 공장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 생산직 직원들을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공장 울타리 안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숙사를 마련해 통제했다. 공장에 갇혔던 직원들은 내부에서 감염자가 속출하는데도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안전에 위협을 느꼈고, 음식마저 부족해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자 생존을 위해 집단으로 공장 문을 뛰어넘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 사건은 코로나19가 던져준 딜레마 하나를 시사한다. 코로나19 시기에 모든 직장인이 재택근무 실험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1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했지만, 현장으로 출근해야만 하는 직장인들이 있었다. 노트북이나 컴퓨터만 있으면 업무가 가능한 사무실 근로자들과는 달리 공장, 병원, 식당 등 현장에서 일하며 사람들과 대면해야 하는 직장인은 일터로 출근하는 게 안전 문제이자 생계 문제였다. "불안해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에 나갈 수밖에 없었던 근로자들은 이렇게 호소하고 한탄했다. 재택근무가 일부 사무실 근무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혜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 코로나19가 스타벅스 노조 키웠다?

코로나19 이후 스타벅스 미국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동조합 설립 바람이 불었다.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2022년 5월 5년 만에 복귀했을 때 그가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첫 번째 과제가 바로 이러한 노조 결성 요구를 잠재우는 일이었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야 했던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이 이전에는 미미했던 노조 결집 움직임에 날개를 달아줬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현장 근로자가 근무 환경과 관련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계기였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자 2020년 3월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제외한 미국과 캐나다 내 모든 매장을 2주간 폐쇄했다. 또 드라이브스루가 있는 매장은 드라이브스루 전용으로, 배달이 가능한 매장은 배달 전용 매장으로 전환했다. 고객과 직원의 대면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회사는 직원의 출근 여부와 상관없이 30일간의 급여도 지급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그리고 두 달 뒤인 같은 해 5월 스타벅스는 매장 문을 다시 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던 당시 직원들은 안전 문제를 우려하며 매장 출근에 반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5월 한 기사에서 "회사(스타벅스)의 코로나19 정책으로 인해 다수의 바리스타가 스스로 급진적으로 변했다고 했다"면서 "이들은 스타벅스가 팬데믹 확산 기간 중 (직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요구 사항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했다고 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전 문제를 우려한 현장 직원들이 친노조 세력의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측은 당시 다른 회사와 비교해 가장 선진적으로 대응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슐츠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사태가 3년 경과한 지난 1월 11일 직원들에 주 3일 사무실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스타벅스 지원센터(SSC)와 각 지역 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코로나19 시기) 온라인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업무 공간) 전환이 가능한 특권이 있었다"고 말했다. 슐츠 CEO는 다수의 스타벅스 직원들에게는 '그러한 특권이 없었다'며 이들이 매일 매장과 공장, 유통센터 등 직장에 계속 들어와야 했고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 회사 안에서도 직무에 따라 코로나19 시기 중 근무 형태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특권이라고 표현했다.

◆ 누구는 재택, 누구는 현장 '불평등' 지적 제기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력 가운데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일하는 '책상 없는(deskless)' 근로자의 비중은 70~80%로 집계된다. 특히 의료, 제조, 물류, 식품 생산, 소매업 등에서 이들의 비중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 9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재택근무가 가장 활발했던 업종은 IT와 금융, 전문 과학기술 분야였다. 반면 의료, 건설, 숙박 및 식당 등은 재택근무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에 따라 재택근무에 적절한 근무 여건이 갖춰졌는지 여부도 차이가 있었다.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재택근무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해 코로나19 초기에 이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2020년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6곳이 '스마트워크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고, 90% 이상이 이를 위해서는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업종이나 직종, 기업 규모 등에 따라 근무 환경에 차이가 나면서 재택근무가 같은 직장 내에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일었다.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이를 경험하지 못하는 업종이나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비판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20년 7월 국내 직장인 5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그것을 보여준다. '재택근무 실시가 직장인의 불평등을 확대한다'는 의견에 10명 중 8명(81.2%)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했다는 응답자는 대기업의 경우 70%였지만, 중견기업은 61.5%, 중소기업은 47.5%였다. 기업 규모에 따른 재택근무 도입 격차가 상당했다.

◆ 원격의료·교육…기술이 재택근무 확대할까

하지만 과거에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분야가 기술 변화로 점차 재택근무가 가능해진 직종도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깨닫고 행동에 나선 기업과 직업은 다양하다.


코로나19 시기에 가장 주목받았던 직업 중 하나가 배달이다. 대면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음식을 비롯해 각종 생필품을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배달원이 전 세계에서 크게 늘었다. 길을 걷다 보면 등 뒤에 배달 업체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메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들을 보는 게 낯설지 않다. 재택근무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니콜라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기술 개발로 배달 로봇이 점차 도입되면서 이를 운영하는 인간은 집에서 재택으로 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로봇이 배달 도중 문제가 생기면 인간이 이를 해결해주지만 1인당 10개 로봇을 담당할 수 있는 만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켄지는 지난해 6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직장인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할 기회는 산업과 산업 내 역할에 따라 다르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직업들도 일부 업무는 집에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매켄지는 "심지어 음식 준비나 운송 관련 업무를 하는 근로자들도 일부 업무는 재택근무로 한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교사와 의료인이다. 매켄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교사나 도서관 사서의 절반가량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고, 의료인의 45%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과거와 비교해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교육이나 원격 의료가 가능한 환경이 관련 직업의 재택근무 가능성을 높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 교수는 "현재 재택근무가 안되는 직업들이 있지만, 그 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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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만배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다시 구속… 法 "증거인멸·도망 우려"
수정 2023.02.18 01:46입력 2023.02.18 01:46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8일 다시 구속됐다.


김씨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죄 태양 및 특성, 피의자와 관련자들의 관계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라며 18일 새벽 1시40분께 범죄수익은닉,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검찰이 김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6시간40여분만에 종료됐다.


영장심사에 출석할 때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간 김씨는 영장심사가 끝난 뒤에도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김씨는 2021년 10월~2022년 11월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범죄수익 340억원을 수표로 찾아 차명 오피스텔, 대여금고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법원의 추징보전명령 뒤 집행에 대비해 측근 박모씨에게 범죄수익은닉 범행 물증인 142억원 상당의 수표 실물을 숨기도록 한 혐의, 2021년 9월께 측근 김모씨 등에게 대장동 사건의 증거가 저장된 자신의 휴대전화를 불태우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씨가 숨긴 재산이 더 있을 가능성을 토대로 자금을 계속 추적해 왔다.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김씨가 은닉한 자금 일부를 뇌물 등으로 썼을 가능성도 의심 중이다. 이른바 '50억 클럽'과 연결성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이날 3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검찰은 2021년 10월 김씨에 대해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한 뇌물 공여 및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같은 해 11월 검찰은 배임 액수와 뇌물 전달 방식 등을 특정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초 김씨의 구속기한 만료는 지난해 5월이었지만,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준 혐의 등으로 추가기소되면서 구속이 연장됐다.


김씨는 구속 1년 만인 지난해 11월 풀려났다.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김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검찰은 향후 수사 과정에서 비슷한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지인들을 통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큰 만큼 김씨에 대한 구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검찰이 이날 김씨의 신병을 다시 확보하면서 은닉된 수익이나 인출된 자금의 사용처 등 대장동 관련 자금 흐름에 대한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수 있게 됐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외 나머지 '50억 클럽' 멤버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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