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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서 20조원 빌린다…"반도체 투자 재원 확보"

수정 2023.02.14 19:21입력 2023.02.14 19:21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리기로 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로 영업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미래 수요에 대비한 반도체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재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4일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차입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025년 8월16일까지다. 차입 금액은 2021년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대비 10.35% 규모다. 이자율은 연 4.60%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지분 85%를 가진 자회사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자회사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 축소·감산 기조에도 반도체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계획대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1분기 적자를 전망하는 증권사 보고서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년 50조원 안팎을 벌어서 이 중 대부분을 반도체에 투자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영업이익 감소로 반도체 투자 재원도 일시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삼성전자의 시설 투자 금액은 사상 최대인 53조1000억원으로, 이 중 90%인 47조9000억원이 반도체 투자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메모리의 경우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가 예상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올해 시설 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첨단공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과 미국 테일러 공장의 생산 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회사 차입이라는 '비상수단'을 동원,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투자를 계획대로 실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여유 현금이 생기면 이번 차입금을 조기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커피믹스 제왕' 동서식품 등장에…뜨거워진 캡슐커피 '각축전'
수정 2023.02.14 11:03입력 2023.02.14 11:03

동서식품, '카누 바리스타' 출시
지난해 캡슐커피 시장 4000억원
네슬레코리아 아성 도전…경쟁 격화 전망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이 캡슐커피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캡슐커피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동서식품은 믹스 커피 시장이 축소되는 추세에 맞춰 저변을 넓히며 캡슐커피를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카누 바리스타 어반, 카누 바리스타 브리즈(우).[사진제공=동서식품]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첫 캡슐커피 제품인 '카누 바리스타'와 카누 바리스타 커피머신을 출시하고 오는 16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이를 판매한다. 동서식품의 커피머신엔 추출 직전 커피를 단단하게 눌러 향미와 퀄리티를 유지하는 '트라이앵글 탬핑(Triangle Tamping)'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캡슐은 전용과 호환 캡슐 각각 8종, 6종으로 구성됐다.


동서식품의 캡슐커피 시장 진출은 지난해부터 이미 예고됐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연이어 캡슐커피와 머신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해왔다. 동서식품이 캡슐커피 시장에 진출한 것은 조제커피 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캡슐커피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라서다. 조제커피 시장은 2017년 1조원에 달했으나 이후엔 줄곧 내리막을 걸어 2018년 8500억원, 2020년 7800억원 등 점차 축소됐다. 조제커피 시장은 동서식품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비중 가운데 커피믹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시장 자체가 쪼그라드는 상황이라 그동안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늘 제기됐었다.


2018년 1000억원 규모에 이르던 캡슐커피 시장은 2020년 198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는 4000억원 이상으로 몸집을 키웠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홈 카페나 오피스 카페 등이 유행하는 등 소비 구조가 변화하면서 지속해서 성장하는 중이다.

동서식품은 조제커피에 이어 캡슐커피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커피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캡슐커피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쉬운 길은 아니다. 실제로 동서식품은 2011년 다국적 기업 크래프트사와 합작해 캡슐커피 브랜드 '타시모'를 출시한 바 있으나 시장 안착엔 실패했었다. 다만 현재는 캡슐커피 시장이 당시와 비교해 급격하게 커졌고 카누의 인지도가 탄탄한 상황이라 이를 기반으로 한 점유율 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관측된다.


캡슐커피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카페 업계를 비롯해 SK매직이나 청호나이스 등 렌털 업계까지 캡슐커피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각축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탄탄한 인지도와 제품력을 토대로 한 신흥 강자가 시장에 나타난 셈이라서다. 현재 캡슐커피 시장에선 네스프레소,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를 앞세운 네슬레코리아가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슬레코레아의 점유율이 워낙 확고한 만큼 단기간에 이를 뒤엎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 신뢰도와 파워가 있기 때문에 비용과 마케팅을 집중하면 초기 점유율은 어느 정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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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전쟁]③출시 10년차, 美장악한 애플페이…곧 할부도
수정 2023.02.14 10:06입력 2023.02.14 09:07

애플페이 한국 진출 발표, 美선 10년차
아이폰 사용자 4명 중 3명 활성
할부시스템도 출시 앞둬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조만간 한국 상륙이 예고된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는 안방인 미국에선 이미 출시 10년차를 맞았다. 아이폰 사용자 4명 중 3명은 애플페이를 사용 중이며, 대기업들의 ‘페이 전쟁’이라 할 수 있는 모바일 지갑 결제 시장에선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 미국 내에서 간편결제가 차지하는 금액이 많지 않다고는 하나, 경쟁자 중에선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다졌다. "아이폰으로 지갑을 대체하겠다"고 선언해 온 애플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조만간 수수료·이자 없이 결제액을 나눠 낼 수 있는 할부 시스템 ‘애플페이 레이터’ 등도 출시한다.

[이미지출처=애플 홈페이지]
◆출시 10년차 "美매장 90%서 사용 가능"

13일(현지시간) 루프 벤처스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 4명 중 3명꼴인 74%는 자신의 폰에 애플페이를 활성화 했다. 출시 3년차인 2016년 10%에 불과했던 애플페이 활성화 비중은 2017년 20%, 2020년 50%에 이어, 이제는 ‘보편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75%에 가까워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페이를 활성화했다고 해서 모든 계정이 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아이폰이 지갑이 되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서서히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페이의 사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5억명 이상, 미국에서만 45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간 구글, 삼성, 월마트 등 대기업 간 페이 전쟁이 불붙으며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매장들도 단기간 대폭 늘었다. 현재 미 전역에 위치한 소매매장의 90%는 애플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적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4년10월 애플페이 출시 당시 이 비중은 3%에 불과했다. 뉴욕시에서는 2019년부터 버스, 지하철에서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WSJ는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장소가 많아질수록 서비스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지하에 위치한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친구들과 식사를 마친 30대 브룩 림씨는 계산서를 받은 후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이폰을 내밀었다. 그는 "요즘엔 애플페이 되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내민다"면서 "5년 전만 해도 꼭 미리 물어봐야만 했다"고 말했다. 애플워치를 착용한 친구들은 99% 애플페이만 쓴다고 전한 브룩씨는 "정말 편한데, 왜 번거롭게 지갑을 가져 다녀야 하나 싶기도 하다"고 어깨를 으쓱였다.


‘아이폰’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앞세운 애플페이는 다른 기업들과의 페이전쟁에서도 앞서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페이먼트 닷컴(PYMNTS)이 지난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지난해 2분기 미국 매장 내 모바일 지갑 거래의 48%를 차지했다. 2위인 구글페이(17%)를 두 배 이상 웃돈다. 2020년 30%대 비중을 차지하며 선두에 섰던 페이팔은 3분의 1토막 나며 3위로 내려앉았다. 페이먼트 닷컴은 "아직 신용카드, 현금에 비해 미미하지만, 모바일 지갑 시장에서는 애플페이가 대어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 외에도 미국 10대들이 애플페이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회사 파이퍼샌들러는 "애플페이는 10대를 위한 최고의 결제 앱"이라며 "10대가 움직이면 국가도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애플페이, 다음 스텝은

애플은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최근 한국에서 애플페이 상륙 소식이 확산했을 당시, 미국에서는 '애플페이 레이터' 테스트 소식이 알려져 주목받았다.


애플페이 레이터는 수수료나 이자 없이 결제액을 6주 동안 4번에 걸쳐 나눠 내는 일종의 할부서비스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내부 테스트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그 규모가 확대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르면 4월 께 서비스가 공식 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애플은 '브레이크 아웃'으로 명명된 독자적인 핀테크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에서 애플페이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전하면서 "애플이 금융사가 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애플페이 자체적으로도 숙제가 산적하다. 맨해튼 할렘에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알렉스 리우씨는 "신용카드에 각종 혜택이 많다 보니 아직 애플페이보다 카드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된다"며 "운동하러 나갔다가 돈을 써야 하는 상황에선 비상용으로 애플페이를 쓰게 된다"고 말했다. 즉, 미국 내에서 애플페이의 경쟁자는 구글페이, 삼성페이, 벤모(페이팔)가 아니라 기존의 편리한 지불시스템인 신용·직불카드, 현금 등이라는 설명이다.


페이먼트 닷컴의 보고서에서도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 10명 중 9명은 평소 애플페이보다 다른 지급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번스타인의 하르시타 라와트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습관은 매우 바꾸기 어렵다"며 "업주들이 수용하는 데에도 수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번스타인의 과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휴대폰 없이 외출하는 것보다 지갑 없이 외출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변했지만, 이는 사람들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신용카드만큼 신뢰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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