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찬성 野3당 176명 빼도
찬성 3표·무효 5표 남아, 與이탈표 가능성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는 대체로 진영에 따라 찬반이 갈렸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정확한 찬반 명단을 파악하긴 어렵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들을 근거로 결과를 추론해볼 수는 있다. 그 결과, 소수지만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윤건영 의원은 9일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숫자상으로 보면 오히려 국민의힘 쪽에서 적은 숫자긴 하지만 일부가 이탈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은 재적의원 299명 중 293명이 투표에 참여, 찬성 179표·반대 109표·무효 5표로 가결됐다. 이번 탄핵소추안은 민주당(169명)과 정의당(6명)·기본소득당(1명) 등 야 3당 176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들 176명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표결 전 소속 의원 전원의 본회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섰던 만큼, 이탈표는 없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15석을 가진 국민의힘은 110명이 표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과 정운천·임병헌 의원 등 3명은 지방 일정 등으로 불참했다. 정찬민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수감 중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표결 전 다른 일정으로 이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는 109표가 나왔으므로, 여당 내부에서 1개의 이탈표가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내부에서 이탈표를 찍은 인물로 권은희 의원을 지목했다. 대선 이전 국민의당 소속으로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권 의원은 그간 당론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에도 찬성표를 던졌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성 의장은 9일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권 의원은 원래 당에 협조하시는 분이 아니다. 원래 민주당하고 합당을 늘 주장하셨던 분"이라며 탄핵소추안 이탈표가 권 의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에서 더 많은 이탈표가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탄핵소추안은 야 3당 총 176명이 공동 발의를 했고 이들 전체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해도 찬성 3표·무효 5표 남는다.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한 야 3당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나머지 표결에 참여한 소수 정당 및 무소속 의원은 7명이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제외한 무소속 의원들은 전부 민주당 출신이다. 수치로 보았을 때 얼추 찬성 또는 무효표를 찍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조 의원은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 조 의원은 이태원 국정조사와 이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만약 조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면, 국민의힘에서 반대를 찍지 않은 사람은 2명이라는 결과가 도출된다.
만약 민주당이 표 단속에 실패해 이 장관 해임안 반대 의견을 낸 의원이 나왔다면, 그만큼 국민의힘 쪽의 탄핵 찬성 표결 의원도 늘어날 수 있다. 여야 모두 말은 아끼고 있지만, 이탈표가 얼마나 되는지, 누가 이탈표를 던졌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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