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3등급·수학 1등급 서울대 자연계열 최초합격 추정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202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국어 3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수학 점수가 좋다면 서울대 자연계열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각종 입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주요대 정시 최초 합격 점수의 특이사항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정시에서 국어 3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에 합격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학생의 수학 성적은 1등급, 영어는 2등급, 탐구1 3등급, 탐구2는 2등급이었다.
이에 대해 종로학원은 “이번 수능은 수학이 우수한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면서 “국어에서는 고득점을 맞아도 상위권에서는 영향력이 매우 미미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보다 수학이 어렵게 출제돼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컸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의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언어와 매체 기준)이며, 수학 최고점은 145점(미적분 기준)으로 11점 차이가 났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언어와 매체 기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 수학(미적분과 기하 기준) 최고점이 147점으로 격차가 2점에 불과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올해 정시에서는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들이 국어 등급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별 다른 지장을 받지 않은 것이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과 경희대 공대(국제) 등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 수학은 1등급이지만 국어는 4등급인 합격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로학원은 성균관대 수학교육, 서강대 전자공학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중앙대 간호학과(자연), 경희대 간호학과(자연) 등에서도 수학 1등급, 국어 3등급 합격생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서울대 정시의 경우 대부분 과목에서 1등급을 받고, 이외 상위권 학교에서도 1∼2등급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한 반면 올해 정시에서는 국어에서 3∼4등급을 받은 학생도 합격한 점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2019학년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는데, 당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 수학 가형 표준점수 최고점이 133점으로 과목 간 격차가 17점이 발생하면서, 지방권 소재 의대 정시에 수학 4등급을 받은 합격자가 나오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재 서울대 등 주요 대학에서 정시 최초합격자가 국어 3∼4등급에서 나온 상황”이라며 “등록 포기로 인한 추가합격까지 이어질 시 상위권대 상당수 학과에서 국어 4∼5등급을 받고도 합격하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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