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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다 절도범 몰린 할머니, 검찰 수사로 누명 벗었다

수정 2023.02.04 19:04입력 2023.02.04 08:00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검찰이 수사를 통해 폐지를 줍다 절도범으로 몰린 할머니의 억울함을 풀었다. 또, 치매가 의심되는 피의자의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관할 지자체에 알려 적절한 지원이 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출처=아시아경제DB)

4일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권현유)는 지난해 하반기 사회적 약자 또는 소외계층에 대한 '마음을 담은 법집행'을 진행했다. 피의자를 단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사건 관계인의 구체적인 사정을 살피고 적절한 치료·보호·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피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덕분에 검찰은 폐지수집 중 헬스장 입간판을 지지하는 쇠판을 절도했다는 혐의를 받던 60대 여성 A씨의 억울함을 해소했다. 지난해 3월 경찰은 A씨가 무언가를 자전거에 싣고 가는 모습이 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된다는 점을 증거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A씨는 폐지수집 중 헬스장 전단지 등 폐지류를 가지고 간 사실은 있지만, 쇠판을 가져간 적은 없다고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검찰은 A씨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는 점과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CCTV영상 속 A씨가 들고 간 물체가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경찰에 보강 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영상 감정을 통해 해당 물건은 쇠판이 아닌 폐지를 담는 자루 형태의 물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은 의견을 변경해 A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치매가 의심되던 피의자 B씨를 구청 및 관할 주민센터에 알리고 동행 진료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80대 독거여성인 B씨가 4회에 걸쳐 이웃들의 승용차 보닛을 긁어 흠집이 나게 한 혐의(재물손괴)로 이 사건을 기소의견 송치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검찰은 B씨가 피해자들과 갈등 관계가 없고, 경찰조사 시 CCTV 영상을 보면서도 손괴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치매 질환이 의심됨에도 보호나 지원이 없이 독거 중인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관할 구청에 확인한 결과, 피의자가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치매 등 장애등급을 판정받지 않아 돌봄서비스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검찰은 B씨가 구청 및 관할 주민센터에 실질적인 보호자가 없어 치매 진단을 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리고 동행 진료 지원을 요청했다. 관할 주민센터의 지원으로 B씨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을 받았고 향후 관할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의 치매 관련 지원과 관할 주민센터의 요양보호사 돌봄 서비스 제공 및 방문 진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B씨는 기소유예 처분됐다.


검찰은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공조해 고령자,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소외계층의 사회복귀를 적극 지원하는 방법으로 회복적 사법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캐나다 18세 소녀, 인생 첫 복권 '448억 잭팟'
수정 2023.02.04 16:42입력 2023.02.04 16:40

온타리오 거주 대학생…역대 최연소 거액 당첨자
"의사 돼 지역 사회 도울 것…가족과 여행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제 막 복권 구매 가능 나이인 만 18세가 된 캐나다 대학생이 생애 처음으로 구입한 복권이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캐나다 토론토선 등 외신은 최근 캐나다 복권 1등에 당첨된 온타리오주 남부 수세인트마리에 사는 줄리엣 라무르(18·여)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초 구입한 복권이 1등에 당첨돼 3일 4800만 캐나다달러(약 448억원)를 받았다. 온타리오 복권협회는 "18세 청소년이 거액 당첨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또 라무르는 캐나다 복권 역사상 잭폿에 당첨된 최연소 인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복권 구입 가능 연령은 만18세인데 라무르는 얼마 전 18세 생일이 지났기 때문이다.


최근 캐나다 복권 1등에 당첨된 18세 대학생 줄리엣 라무르.[사진출처=온타리오복권협회 홈페이지]

'복권 초보'였던 그는 구입부터 당첨 확인까지 서투르기만 했다. 어떤 복권을 구입해야 할지도 몰랐다. 복권판매소에 가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거니 "로또 6/49 퀵픽을 사라"고 했다. 캐나다의 6/49는 1번부터 49번까지 숫자 중 6개의 숫자를 맞추는 방식이다. 한국의 6/45 로또보다 1등 당첨 확률이 더 낮다.


라무르는 추첨일이 지난 후에도 당첨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잊고 지냈다. 그런데 복권판매점을 중심으로 '누군가 4800만 달러의 649 골든볼 잭폿 복권을 가지고 있다', '10대 소녀가 복권을 구입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이러한 얘기를 듣게 된 라무르는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자신이 지난달 복권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근무 중이었던 그의 동료가 복권 앱을 통해 라무르의 티켓을 대신 확인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복권을 스캔하는 순간 당첨 벨과 함께 '거액 당첨자(Big Winner)'라는 문구가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됐다. 당첨 사실을 확인한 동료는 놀라 주저앉았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라무르가 당첨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집으로 전화를 하자 그의 엄마는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약국 주인은 그를 조기퇴근 시켜줬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백만장자가 된 라무르의 꿈은 '의사가 되어 지역 사회를 돕는 것'이다. 그는 "학업을 마치면 가족과 함께 세계 여행에 나설 것"이라며 "다양한 나라를 경험하면서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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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이준석이 압도한 與 지지층 여론조사…당원투표는 나경원이 역전
수정 2023.12.21 10:39입력 2023.02.04 09:00

與 전대변수는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간극
6·11 전대, 여론조사와 달랐던 당원투표
안철수-김기현 여론조사 믿을 수 있을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022년 2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열린 정치외교학과 '한국의신보수주의' 주최로 열린 특별 강연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에서 학생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안철수-김기현 의원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판도의 변수는 당원투표와 여당 지지층 여론조사 결과의 간극이다.


언론사들이 여론조사 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전대 결과를 예측하는 지표일까. 현재 언론사들은 당원 대상이 아닌 여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를 토대로 전대 판도를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의 대전제는 여당 지지층 여론조사가 당원 여론과 유사하다는 가정이다. 만약 여당 지지층 여론조사 결과와 당원 투표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면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판세에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지표일 뿐이다.


국민의힘은 3월 전대에서 국민 여론조사 대신 당원 투표 100%로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결국 당원의 마음, 그중에서도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의 뜻에 따라 지도부가 선출된다는 의미다.

여당 지지층 여론조사 결과가 당원 투표와 얼마나 유사한지를 수치로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몇 퍼센트의 유사성’ 등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국민의힘 전대 사례를 토대로 미래 상황을 예측해볼 수는 있다.


국민의힘의 가장 최근 당 대표 경선은 2011년 6·11 전대다. 30대 정치인 이준석이 보수정당의 대표로 화려하게 등극한 무대다.


당시 국민의힘 전대와 관련한 여론조사(여당 지지층)는 실제 전대 결과와 비슷하게 나왔을까.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22년 6월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6.1지방선거 당선자대회 및 워크숍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MBN과 매일경제는 알앤써치에 의뢰해 2021년 6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의 조사로 진행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1044명(가중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전대를 열흘가량 앞둔 상황에서 진행했다. 국민의힘 당대표로 누가 적합한지에 관한 질문의 결과는 이준석 후보 46.7%, 나경원 후보 16.8%, 주호영 후보 6.7% 등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는 나경원 후보를 3배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 여론조사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준석 후보가 더 압도적인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지지 정당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57.7%가 이준석 후보를 지지했고, 나경원 후보 지지는 20.7%에 그쳤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일반 국민의 여론보다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에서 이준석 후보의 지지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2021년 6월 11일 국민의힘 전대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이준석 후보는 예상대로 국민 여론조사에서 58.8%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원투표에서는 37.4%로 2위로 처졌다. 나경원 후보가 40.9%를 득표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1월15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양천갑 당원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당시 이준석 후보는 당원투표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밀렸지만, 국민 여론조사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토대로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이준석 후보가 실제 당원 투표에서는 밀린 이유는 무엇일까. 안철수-김기현 의원이 경쟁하는 국민의힘 전대의 실제 판도를 읽는 중요한 열쇠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20년 가까운 의정활동 경력을 지닌 나경원 후보를 이준석 후보보다 더 친숙하게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나경원 후보는 주요 당직 경험도 많기에 당원들과 접촉면이 더 넓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당원의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간극이 예상보다 클 경우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전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다만 이준석-나경원 사례와 안철수-김기현 사례를 등치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2021년 6월과 2023년 3월은 인물과 구도, 투표율, 시점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주목할 변수는 이준석 대표 시절 그를 지지했던 젊은이들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대거 편입됐다는 점이다. 이들의 표심도 3월 전대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3월 전대에서 여론조사와 당원투표의 간극은 어떤 수준일까. 판도 자체를 뒤집을 정도의 차이를 보이게 될까. 아니면 현재 여론조사의 흐름이 그대로 전대 결과로 이어질까. 국민의힘 전대를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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