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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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한 것은 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이 크게 부진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불어닥친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가 얼어붙었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100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8700억원)보다 68.93%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 감소한 70조4600억원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300억원)보다 96.94% 급감했다. 사실상 이익을 내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반도체 가격이 계속 떨어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감산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31일 실적 발표 후 실시한 투자설명회에서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올해 자본적 투자(CAPEX) 규모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1위 사업자로서 원가 경쟁력이 높은 만큼 감산 없이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 업체들이 지난해 감산을 공식화한 것과 다른 행보다.
하지만 인위적 감산이란 단어는 일종의 말장난이다.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거꾸로 말하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런 감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신규 증설을 지연하거나 라인을 재배치하고 미세공정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감산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이런 자연스런 감산을 기술적 감산이라 부른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이 이같은 자연스런 감산을 하고 있고 그 효과가 상반기에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기술적 감산이 이번 메모리 한파를 버틸 충분한 대안일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반도체 시장이 역대 최악의 침체 상황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공급 과잉으로 기존 대비 3배 이상 재고가 급증해 역대 최대인 3~4개월 치 공급량이 쌓여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과 낸드 가격이 1분기에 각각 전분기보다 20%, 10% 떨어진다고 봤다. 지난해 4분기 두 품목 가격이 20% 넘게 떨어졌다. 그런데도 바닥까지 떨어진 것이 아니였다.
과거 삼성은 메모리 불황기 때 이런 자연스런 감산으로 위기를 넘기고 불황을 발판 삼아 도약했다. D램 대공황이 발생한 1996년 이후 D램 공급을 다변화해 불황기를 견뎠다. 주력 제품이지만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PC용 D램 생산을 줄였다. 대신 가격이 3분의 1 정도 떨어진 서버와 그래픽, 게임용 D램 생산을 늘렸다. 동시에 제품 개발 속도도 높여 해마다 2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PC용 D램 생산에만 주력하던 다른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파산하는 사이 삼성전자가 살아남을 수 있던 배경이다.
물론 과거와 달리 이번 반도체 불황은 기술적 감산 혹은 공급 다변화로 이겨내기에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당시엔 원가 경쟁력에서 앞서 있었고, 다양한 제품과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격 하락이 덜한 제품을 생산하면서 생산 라인을 완전 가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와 같이 발전된 제품을 신속하게 내기 힘든 데다 과거 호황기 때처럼 메모리 시장의 수요를 급증할 만한 전방 산업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공장을 세우는 진정한 의미의 감산 없이 이번 반도체 불황을 넘길 수 있을지 반도체 업체들이 긴장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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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당시 이재명의 이름은 불문율, 금기였다"며 "(대장동 사업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어떻게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3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자신의 첫 재판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이 부분을 민간 업자들한테 이재명 이름을 팔면서 한다는 것은 사실상…"이라며 "(저는) 그 당시 이 대표 옆에 있어선 안 되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 방대한 사업에서 성남시로부터 재검토 지시 등 사항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를 모른다고 한 점에 대해선 "조금 있으면 들통이 나고 다른 말씀을 하시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저는 깨끗하게 씻고 싶고, 자수하는 마음으로 임한다.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실에 입각해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지 말고 의혹을 다 해소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며 "'그분'(이 대표)은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본인 의지대로 좀 말하라"고 비판했다.
전날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재판에서 정민용 변호사가 '2021년 2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을 만나 무언가 받아 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에 대해선 "7000만원으로 기억한다. 김용이 돈 받으러 온 것"이라며 "재판을 통해서 자세히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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