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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트렌드]통찰, 이룰 것인가? 잃을 것인가?

수정 2023.01.22 19:55입력 2023.01.21 14:00

일상의 불편함 바꾸고 새로움 찾는 것도 통찰
'경험 축적'으로 통찰력을 키우는 6가지 방법

“기업가 정신 발휘에 있어 세계 1위는 의심할 여지 없이 한국이다.”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가 <넥스트 소사이어티(Next Society)>에서 언급한 말이다. 기업가 정신이 우리나라를 세계 경제 순위 Top 10에 들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라는 칭찬과 기대의 말이다.


연초부터 피터 드러커의 이 말이 입증되는 일이 있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2023’가 그것이다. 1월 5일부터 8일까지 CES 2023에 출품된 제품 중 ‘최고혁신상을 받은 20개 기업 가운데 9곳(45%)이 한국 기업이다. 혁신상을 받은 전 세계 434개 사 609 제품 중 국내 기업이 134개 사(30.9%), 181개(29.7%) 제품이다. 말 그대로 ‘코리아 열풍’이었다. 국내 경제의 장래를 밝게 전망케 하는 고무적인 사건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CES 2023 현장 모습

CES 2023에서 관심을 많이 받은 분야는 자동차 자율주행과 디지털 헬스 분야였다. 특히 디지털 헬스 분야의 성장과 혁신성은 괄목할만하다. 올해 디지털 헬스 부문 최고 혁신상은 애비스 헬스사의 애비스 MD(Aevice MD)가 수상했다. 동전 크기의 패치를 가슴에 붙이면 폐 건강 상태를 돌볼 수 있는 기기로 ‘소리(voice)’를 건강관리 도구로 생각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2022 CES에는 동전 크기의 ‘연속혈당측정기’가 최고혁신상을 받았었다. 날마다 피를 뽑아 혈당을 관리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고 2주 동안 연속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제 고객의 불편함이 기회가 되고, 혁신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소리’도 데이터가 될 수 있으며, 혁신의 도구로 삼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CES 2023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들

CES 2023에서 보여준 빠른 변화를 보면서 분야를 불문하고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변화의 속도’와 ‘데이터’ 그리고 ‘사람 중심의 사고’와 ‘통찰(insight)’이다. 앞의 두 가지는 변화에 대한 것이고 뒤의 두 가지는 우리가 중심을 지켜야 할 것들이다.

2020년 5월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MS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20'에서 “2년 걸릴 디지털 전환이 지난 2개월 만에 이뤄졌다”며 변화의 속도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인 책상 위에 컴퓨터를 놓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초이고,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2007년 6월이다. 전기 자동차가 굴러다니기 시작한 것은 불과 4~5년 전이고 그 안에 자율 주행 기능을 탑재한 것도 최근 일이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코로나19다. 비대면에서 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정보화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빨라진 정보화 기술은 더 많은 데이터를 생성했다. 기하급수로 많아지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한 필요가 ‘양자컴퓨터’의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은 순환 고리를 통해 변화의 속도와 데이터의 증가는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어장치 없이 빨라지기만 하는 변화의 속도 안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초(超)지능화 되는 인공지능(AI)은 앞으로 인간과 어떤 관계를 이룰 것인가? 인간은 인공지능(AI)과 협력적 공존을 이룰 것인가? 지배를 당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CES 2023의 화려함 뒤에 나온 ‘앞으로 인공지능(AI)의 개발은 반드시 인간에 대한 배려(配慮)와 존중(尊重)이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냥 흘러나온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변화에 맞춰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창의적인 생각과 통찰(insight) 능력을 기르고 인공지능(AI)과 공존할 수 있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통찰(insight)’을 감히 범접하거나 꺼내 들면 안될 것 같은 개념으로 여겨왔다.


‘큰 통찰(big insight)’에서 ‘작은 통찰'로 생각 바꿔야

‘경영의 신’이라 불린 교토 세라믹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盛和夫)는 왜 은퇴 후 거리의 탁발승으로 돌아가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통찰을 고민했을까? 이제는 지금, 여기서 깨달을 수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큰 통찰(big insight)’에서 ‘작은 통찰(light insight)’로 바꿔야 한다. 일상의 불편함을 바꾸고 새로움을 찾는 것도 통찰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면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M. Diamond)는 <총·균·쇠>에서 지형의 모양에 따라 문화와 기술의 전파 속도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꿰뚫음을 설파했다. 유발 하라리(Yuval N. Harari)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리 ‘공통의 신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 큰 집단을 이루고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는 기존에 있던 여러 기술을 연결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


이런 사례들도 ‘큰 통찰(big insight)’이라고 한다면 얼마 전 뉴스에 보도된, 장애인이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봉사자(헬퍼)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한 사례는 어떤가? 나사렛대 학생들로 구성된 ‘동행하는 사람들’(박하은, 홍지선 대표)이 개발한 '헬프콜' 애플리케이션은 △이동 보조(강의실 이동, 식당 이동 등) △정보 제공(신문 읽어주기, 도서관 책 찾기, 동영상 자막 표시하기) △응급 상황(병원 동행, 응급조치 등) 등 일시적인 활동 보조를 요청하면 근처에 있는 헬퍼가 찾아가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이 앱을 이용하면 장애 학생은 즉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봉사 학생은 봉사 시간을 부여받는다. 이것은 통찰이 아닌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작고, 가볍고, 빠르게 통찰적인 요인을 찾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벼운 통찰'을 할 수 있는 6가지 방법

‘가벼운 통찰(light insight)’이라도 아무런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쉽고 가벼운 통찰은 아니다. 그렇다면 ‘가벼운 통찰(light insight)’을 이루기 위한 방법적인 도구와 방향은 무엇일까.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이다. 변화의 시작은 관심이다. 관심을 가지면 없던 것이 보인다. “호두과자는 빵인 것 같은데 왜 과자라고 할까?”, “ 왜 얼룩말은 타지 못할까?”, “대나무는 나무일까 풀일까?”, “화장지는 왜 흰색만 있을까?”와 같은 다양한 호기심이 관심이다. 호기심이 없으면 변화도 없다.


두 번째는 관찰이다. 호기심이 솟는 대상이 있으면 그것을 좀 더 깊이 있게 쳐다보고 연구하게 된다. 관찰자가 대상과 일체화(一體化)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는 시인(詩人)을 ‘견자(見者)’라고 했다. 대상과 일체화를 이룰 때 시인의 눈처럼 그 대상의 깊숙한 본질을 볼 수 있다. ‘통찰(insight)’은 in + sight 즉, 안쪽 깊숙이 본질을 보고 현상 너머 이면(裏面)을 보는 것이다.


셋째, 공감이다. 깊이 관찰할수록 공감이 잘 이루어진다. 관찰을 통해 표면 욕구(needs)를 넘어 본질적인 욕구(desire)를 파악할 수 있다. MZ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차이는 사람 문제가 아니라 각 세대가 겪은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에 ‘똑 같으면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공감이 있을 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넷째, 발상의 단계이다. 공감이 생기면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는 발상이 시작된다. 어떤 사람이라도 모든 지식을 알고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가 아는 만큼 오류에 빠지고 자신만의 세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발상의 단계에서는 강제로 두 가지 생각을 버리거나 뒤집는 시도를 해야 한다. “원래 그래”라는 말과 “당연하지”라는 생각이다. 이 두 가지 생각과 말은 ‘기존의 것이 옳다’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유지하는 고정관념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연결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방법은 전혀 다른 것이 연결되었을 때 가능하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성공 비법에서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은 전혀 다른 것을 의도적으로 연결하는 ‘강제 연결법’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핵심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을 만나게 할 때 기존에 없던 것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학자는 러시아 발명가 겐리히 알츠슐러(Genrich S. Altshuller)다. 그는 전 세계 특허 20만 건 중 4만 건을 추출해 40가지의 원리를 정리한 발명법 ‘트리즈(TRIZ)’를 창안해 많은 사람이 새로운 생각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섯째는 실행하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거나 현상 뒤에 숨어 있는 본질에서 새로운 기회를 봤다 하더라도 그것이 실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보고(insight), 그것을 하겠다고 결심해도(decision), 실행하지 않으면(execution) 무용지물(無用之物)이다. 시작했어도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하지(sustainability) 않으면 새로운 창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통찰은 축적에서 나온다

아무리 가벼운 통찰이라도 단 한 번만의 수고로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통찰은 축적(縮積)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篇)과 이인편(里仁篇)에서 공자는 통찰을 이렇게 가르친다. “자공(子貢)아, 너는 내가 많이 배우고 배운 것을 모두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러하옵니다. 아닙니까?” “아니다. 나는 일이관지(一以貫之), 즉 하나로 모든 것을 꿰뚫었느니라.”


공자의 가르침대로 통찰이란,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이 아니라 꿰뚫는 것’이라면 통찰을 이루기 위해서는 꿰뚫기 위한 성공과 실패의 축적,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좀 더 빠르고, 작고, 가볍게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요구된다. 작은 경험들은 축적되더라도 ‘가벼운 통찰(light insight)’에 다다를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또한 축적될 것이니 결국 ‘큰 통찰(big insight)’을 이룰 수 있다.


박병태 가톨릭대학교 교수


박병태 가톨릭대학교 연구교수
박병태 교수는 누구?
전략경영 및 마케팅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로 33년 경력의 병원경영 전문가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은평성모병원 개원 준비 사무국장을 맡아 실무를 책임졌다. 지은 책으로는 <통찰의 도구들> <인사이트 좀 있는 사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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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보다 한도'…30일 출시 특례보금자리론 이점은
수정 2023.01.21 08:49입력 2023.01.21 07:22

기존 신용대출 있다면 한도 커지는 특례보금자리론 유리

특례보금자리 금리 하단 4%중반, 은행 금리보다 높을수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오는 30일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에 관심이 많은 금융소비자라면 대출금리보다는 한도에 더 주목해야한다. 시중은행 금리가 내리막을 타고 있어 금리만으론 정책금융상품이 주는 이점을 누리긴 힘들다.


2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고정금리 하단은 4%대 초반으로 '4%대 고정금리'를 앞세운 특례보금자리론과도 차이가 없다. 보금자리론에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해 1년간 운영하는 '한정판'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가 출시되기도 전에 '글쎄?'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이유다.


뜯어보면 특례보금자리 금리가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더 높다. 주택가격 6억이하나 부부합산소득 1억 이하이면 4.65~4.95%, 주택가격 6억 초과 또는 소득 1억 초과의 경우 4.75~5.05% 금리가 적용된다. 금리 하단만 보면 국민은행(4.36%)이나 NH농협(4.56%)의 고정금리보다 위에 있다.


특례보금자리론도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는다면 3.75%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저소득청년, 신혼부부, 한부모, 장애인 가구 등 조건이 까다로워 3%대 금리를 받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예측도 나온다.

지금으로선 시장상황을 살펴가며 정부가 특례보금자리 금리를 조정할 확률이 높다는 게 금융권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2월 금리는 기존 발표한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변경 계획은 없다"면서도 "시장금리 상황, 주금공 가용재원을 감안해 필요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도 측면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라는 제한선이 있지만 특례보금자리에는 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가 적용된다. DSR은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등의 원금까지 계산하지만, DTI에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원금은 한도 계산을 할 때 포함되지 않는다.


기존에 신용대출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례보금자리론을 선택했을 때 한도가 커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연봉 7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신용대출 5000만원(금리 6%)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9억원짜리 아파트(금리 4%·만기 30년)으로 구입할 때를 가정하면 특례보금자리론은 5억원까지 대출 받을수 있지만, 시중은행에선 2억6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것도 특례보금자리의 장점이라 금리하락기가 와서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낮아질 때 다시 갈아타면 된다"며 "한도와 금리를 꼼꼼히 따지고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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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발 빼는 아이폰…'폭스콘vs타타' 공급망 혈투 시나리오
수정 2023.01.21 11:23입력 2023.01.21 11:00

폭스콘 아이폰 사업 수장 교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아이폰 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중국 내 아이폰 최대 생산 기지에서의 생산 차질에 따른 경질성 인사라는 해석과 함께 아이폰 공급망이 옮겨가는 인도 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최근 마이클 치앙을 아이폰 총괄 사업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치앙 부문장은 왕창양의 뒤를 이어 올해부터 폭스콘의 아이폰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폭스콘이 지난해 연말 송년 파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내부적으로 공유했다고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은 "폭스콘의 모회사인 홍하이정밀공의 류양웨이 회장이 시장 경쟁 격화 속 공급망 재편이라는 과업을 앞두고 조직 쇄신을 위해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위치한 애플 아이폰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 소재 폭스콘 공장은 지난해 확진자 폭증과 당국의 봉쇄 정책, 처우 불만에 따른 노사 분규, 직원 대탈주 등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애플은 수급 차질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위기 관리 실패에 따른 경질성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안을 잘 아는 내부 소식통은 "전임 부문장인 왕창양은 여전히 폭스콘의 이사회의 일원으로 회사에 남을 것이며, 이번 교체 인사는 폭스콘의 생산 중단 사태와 무관하다"고 전했다.



탈(脫) 중국에 속도를 내는 애플이 대체지로 낙점한 인도 시장이 아이폰 공급망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인도 혈투'가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폭스콘이 애플의 생산 공정 탈중국 정책의 일환으로 인도 생산 시설 증설에 나선 가운데 인도 현지 재벌기업인 타타그룹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양사의 맞수 싸움이 예상된다. 폭스콘은 생산 규모 기준 단일 기업 중 최대 애플 협력사이며, 타타그룹은 철강·자동차·화공을 비롯해 전자제품·방송·통신·금융에까지 손을 뻗친 인도 최대 기업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타타그룹은 아이폰 위탁 생산에 진출하기 위해 인도 남부 공장 인수 계약에 근접했다. 통신은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타타가 대만의 아이폰 조립 업체 위스트론과 수개월간 공장 인수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실사 등을 거쳐 오는 3월 말 매입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라고 전했다.


타타가 인수를 추진 중인 공장은 인도 남부 방갈로르 인근으로, 이 공장의 아이폰 생산라인 8개를 모두 인수하고 직원 1만명의 고용도 승계할 예정이다. 약 20만㎡ 규모인 공장 평가액은 6억달러(약 7464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공장 인수 계약이 성사되면 타타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최초의 인도 회사가 된다. 인도에서는 위스트론을 비롯해 폭스콘·페가트론 등 대만 기업 3곳이 아이폰을 생산 중이다. 위스트론이 이번 공장 매각으로 아이폰 공급망에서 완전히 발을 뺄 경우 타타와 폭스콘의 선두 다툼이 거세질 전망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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