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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대 출차했는데 주차비 0원…기막힌 '꼬리물기' 꼼수

수정 2023.01.20 11:24입력 2023.01.20 11:11

사설 주차대행업체 주차비 안 내려 '꼼수'
무인주차장서 수백 차례 반복된 꼬리물기

사설 주차대행 업체가 이른바 '꼬리물기' 수법을 써서 주차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사기 행각이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됐다. 유료주차장에서 차량 12대가 나갔는데 주차비 합계는 '0원'이었다.


19일 KBS는 남의 건물 유료 주차장에 차량을 여러 대 주차했다가 주차비를 내지 않고 빠져나가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건 공항에서 차를 대신 주차해주는 사설 주차대행 업체였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아시아경제DB]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차량 십수대가 줄줄이 빠져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승합차 한 대가 주차장에서 나오자 다른 차들이 바짝 붙어 뒤따르는 모습이었다. 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차단기가 내려오려고 하자 앞차와의 간격을 줄이며 따라붙었다. 이렇게 총 12대가 세트로 주차장을 나왔다.

이렇게 차량 12대에 부과된 주차료는 '0원'이었다. 맨 앞 차량에만 주차비가 부과되는데, 그나마도 입차한 지 30분이 안 된 '회차' 차량을 앞세워 단 한 푼도 내지 않는 수법을 썼다. 차단기가 완전히 내려오기 전 앞차에 바짝 따라붙으면 출구 감지기가 여러 대를 '한 대'로 인식하는 원리를 악용한 것이었다.


사설 주차대행 업체는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능숙하게 '꼬리물기'를 하면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더 큰 문제는 이 범죄가 차량 소유주와는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모르는 차량 소유주는 자신의 차가 범죄에 이용된 것을 몰랐기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차량 12대가 주차비 부과를 피하기 위해 '꼬리물기' 수법으로 빠져나가는 모습. [사진출처=KBS 화면 캡처]

이날 외에도 이런 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선두 차량은 회차 차량, 뒤차는 장시간 주차된 차량을 뺐다. 특히 김포공항 근처 한 빌딩에서 이 같은 범행은 수백 차례 반복됐다. 관리인 측은 두 달이 지나서야 이를 알았다.


피해 주차장은 이곳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김포공항 안에 있는 주차장에서도 꼬리물기 출차 수법이 적발됐다. 지난해 경찰이 주차 대행업체 한 곳을 적발해 사기 혐의로 송치했지만, 같은 일은 반복되고 있었다.

사람이 따로 없는 무인 주차장이 늘면서 이 같은 사기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차 시스템을 만든 업체에서는 차량 감지기가 꼬리물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기계를 보완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민 53.5%,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 추진해야"
수정 2023.01.20 09:08입력 2023.01.20 09:08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민 과반수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미디어토마토가 공개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34명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53.5%가 이 장관 탄핵 추진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 의견은 38.1%, 잘 모름은 8.4%였다.



야 3당(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은 앞서 이 장관에 대해 해임건의안을 제출해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쳤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은 바 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도 지난 17일 이 장관과 관련해 사고수습 대처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국조특위는 이 장관 위증 등에 대해서는 고발하기도 했다.



다만 야당은 현재 이 장관 거처에 대해 윤 대통령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이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야당이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2023년 중앙-지방 현안 합동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여론조사에서는 경찰의 이태원 참사 최종 수사 결과와 관련한 경찰의 수사에 대해 충분하지 못했다는 여론도 높게 나왔다. 충분히 못했다는 여론이 56.7%, 충분했다 32.9%, 잘 모름 10.4%로 각각 조사됐다.


한편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30.7%로 1위, 나경원 전 의원이 20.7%로 2위, 김기현 의원이 19.1%로 3위를 차지했다. 유 전 의원은 진보(43.8%)는 물론 중도(33.1%) 진영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수 진영(15.5%)에서 지지를 얻지 못했다.


실제 전당대회에서 중요한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하면 김 의원이 39.8%로 1위, 나 전 의원이 25.1%로 2위, 안철수 의원이 16.6%로 3위를 차지했고 유 전 의원은 7.9%로 4위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2004년 이래로 18년간 이어졌던 7:3룰(당원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을 폐지하고,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당원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기로 한 바 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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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고정 관념 깬 배우 윤정희 별세(종합)
수정 2023.01.20 10:39입력 2023.01.20 10:39

문희·남정임과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 열어
여성 배역 다변화 일조, 연기파로 입지 다져
성년후견인 지정, 추가 심리 없이 각하될 듯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 씨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영화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온 윤 씨는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배우 윤정희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1966년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선발돼 충무로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영화 264편에 출연했다. 1968년에만 쉰 편에 출연하며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troika) 시대를 열었다. 트로이카라는 말 그대로 은막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한국영화사 전성기를 견인했다.


인기는 단순히 새로운 얼굴이 주는 신선함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당시 여배우들은 최은희·김지미·조미령로 대변되는 현모양처나 도금봉·윤인자·최지희가 연기한 팜므파탈로 정형화돼 있었다. 윤정희는 문희, 남정임과도 차별화된 지적인 이미지로 고정된 틀을 깼다. '안개(1967)', '장군의 수염(1968)', '독짓는 늙은이(1969)', '위기의 여자(1973)' 등에서 장르와 배역에 얽매이지 않는 색다른 연기를 펼쳤다. 여성 배역 다변화에 일조하며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일곱 번이나 안았다. 대표작으로는 '신궁(1979)',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손꼽힌다.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과 함께한 '시'다.



고인은 바쁜 연기 활동 중에도 틈틈이 학업을 겸했다. 논문 '한국여배우론'으로 중앙대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73년부터 9년간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했다. 그 무렵 파리 레스토랑에서 재회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와 1976년 결혼해 줄곧 파리에서 지냈다. 사치를 멀리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며 낭만적인 삶을 살았다. 생전 인터뷰에서 "너무나 평범하게 살고 있지만, 항상 부자라고 생각한다. 좋은 친구들이 있고,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세계 각지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지낸다"라고 말했다.

고인은 드문드문 활동하면서도 영화계를 떠나지 않았다. 각종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영역을 넓혔다. 1995년 몬트리올영화제, 2010년 뭄바이영화제, 2006년 디나르영화제·청룡영화상 등에서다. 알츠하이머를 진단받아 배우 활동은 이어갈 수 없었다. 증상은 '시' 촬영 즈음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백 씨는 2019년 인터뷰에서 "긴 대사를 써놓고 읽으면서 연기했다. 그 뒤 영화를 한 편 더 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함께 읽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상을 받으러 올라가기도 어려웠다"라고 고백했다.



성년후견인은 딸인 백진희 씨였다. 프랑스 법원에 지정을 신청해 승인받았고, 2020년에는 국내 법원에도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질병, 노령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재산 관리나 신상 보호를 지원하는 제도다. 고인의 동생은 부녀의 방치를 주장하며 성년후견인 지정을 반대했다. 법원은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2심까지 딸 백 씨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고인 동생이 재차 법원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은 대상자가 사망한 만큼 사건을 추가 심리하지 않고 각하할 전망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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