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발생 급증…하루 60명
스트레스·과도한 음주 멀리해야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가 그리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명절 전후 과도한 가사노동에 시달리거나 친척의 잔소리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그 예다. 명절 때마다 되풀이되는 스트레스에 오죽하면 '명절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특히 명절 증후군은 장시간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주부뿐만 아니라 취업이나 결혼을 준비하는 자녀, 손주를 돌보는 노년층 등 다양한 이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관련해 명절 연휴 스트레스로 인해 유독 심정지(심장마비) 환자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명절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정신적 증상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신체적 증상에는 어지럼증, 두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감 등이 있으며, 정신적인 증상에는 짜증, 우울, 불안,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특히 정신적 증상이 계속되면 화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화병은 분노와 억울한 감정이 쌓여 가슴의 답답함과 불면증, 두통 등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신체 자율신경 이상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고혈압, 당뇨병, 심장 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과도한 가사 노동으로 인해 어깨, 허리, 손목 등 관절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손목터널 증후군,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신체·정신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설 명절 유독 '심장마비' 많은 이유
이 가운데 스트레스로 인해 명절 기간 심정지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은 2012~2016년 전국 응급실을 찾은 '병원 밖 심정지' 13만9741건 중 내과적인 질환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9만566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극단적 선택은 제외됐다.
연구 기간 명절 연휴는 총 43일이었고, 총 2587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 명절 연휴 하루 평균 60.2명이 심정지로 쓰러진 셈이다.
동기간 ▲평일(1243일)에는 51.2명 ▲주말(491일)에는 53.3명 ▲공휴일(50일)에는 52.1명의 심정지 환자가 나왔다. 특히 명절 연휴 중에서도 명절 전이나 당일보다 끝자락(연휴 셋째 날)에 심정지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명절에 심정지 발생이 많은 이유로 스트레스 증가, 과도한 알코올 섭취, 수면 등 신체 활동 주기 변화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한국인은 명절이 되면 더 게을러지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등 생활 패턴이 갑자기 바뀐다"면서 "이런 변화는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나쁘게 작용할 수 있어 명절에도 생활 리듬을 지키면서 응급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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