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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1분 영상도 길다는데, 하물며 신문은

수정 2023.02.23 15:57입력 2023.01.19 12:42

영화를 2배속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넷플릭스·웨이브·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면서 영상을 말 그대로 2배속으로 재생한다는 말이다. 영상 그 자체의 아름다움, 영상 속 소품과 소음, 의도된 침묵 등이 만들어내는 메시지는 어쩌란 말인가 싶겠지만, 그들의 대답은 간결하다.


"그런 거 몰라도 재미있던데요?"


지난해 말 출간된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콘텐츠 트렌드의 변화다.


영화를 2배속으로 보는 신(新)인류의 등장은 신문과 뉴스에는 사형선고라 할 수 있다. 작고 빽빽한 활자, 재미없는 스토리텔링, 생소한 단어들. 거기서 동반되는 읽기의 수고로움이 죄목이다. 5분, 10분, 15분 유튜브 동영상도 길어서 ‘초 단위’ 플랫폼으로 이동한 인류다.

짧은 것은 쉬워야 소화된다. 쉬운 것만 찾다 보니 문제도 있다. ‘심심한 유감’이라는 표현에 "사과를 하는데 뭐가 심심하다는 거냐"고 분개한다. ‘금일’을 금요일이라 생각하는가 하면 ‘사흘’을 ‘4일’로 여긴다. 이를 특정 세대의 무지로 여긴다면, 그때가 바로 유예된 선고의 집행 순간이다.


언어는 변화한다. 안 쓰는 단어는 사라진다. 생소한 단어라도 다수가 쓰면 사전에 오른다. 실제로 문해력이 낮은지도 의문이다. 이들은 쏟아지는 이미지·텍스트를 실시간으로 소화하며 자란 세대다. 정보처리 능력은 이전 세대에 비해 월등하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빨리보기 트렌드를 주도하는 건 역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인구의 44%를 차지한다. 소비시장의 트렌드세터라는 점에서 현재 권력이고, 잠재적 큰손이라는 점에서 미래 권력이다.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신문은커녕 뉴스의 미래조차 밝지 않아 보인다.


이들은 영화를 감상하지 않는다. 소비한다. 월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영화·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감상은 사치다. ‘가성비’가 그들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인기 콘텐츠를 배속으로 시청하고, 빠르게 내용을 이해하고,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친구들과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된다. 불확실한 이익(재미)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이들은 되면 한다.


그들 문화의 정수, 가성비를 고민하다 보면 ‘뉴스가 더 쉬워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MZ세대들이 주로 구독하는 뉴스레터 서비스들은 정말 쉽게 쓰여졌다. 정보에 대한 문턱이 낮다.


신문은 ‘단독’을 경쟁하지만, 이들은 단독에도 관심이 없다. 어제 나온 뉴스라도 친절하고 쉬운 언어로,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사람을 원한다. 기꺼이 돈을 내고 구독하는 것은 단독기사가 1면에 실린 오늘 신문이 아니라, 더 재미있게 재가공된 어제의 콘텐츠다.


법원이 최근 쉬운 말로 풀어쓴 판결문을 내 화제가 됐다. 법원은 문어체를 버리고 구어체로, 동사 위주의 짧은 문장으로 판결문을 썼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문장 옆에 ‘안타깝지만 원고가 졌습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시민단체들은 법원이 마침내 ‘이지리드(Easy Read)’를 수용했다며 환호했다. 전문적인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방식이다. 법원은 이지리드를 내놨다. 제3부의 옆자리를 자처하는 언론도 '이지뉴스'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尹 '전방위 세일즈'… "제도, 글로벌 기준에 맞추겠다"(종합)
수정 2023.01.19 00:12입력 2023.01.19 00:12

다보스서 '글로벌 CEO와의 오찬'… "시장 열어 놓겠다, 들어와라"
이재용·최태원·정의선 외 인텔·IBM 등 글로벌 CEO 대거 참석

[다보스=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며 '시장 중심'의 정부 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반도체와 디지털 산업은 물론 태양광 산업, 환경·사회·투명경영(ESG) 분야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며 글로벌 CEO들에게 투자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다보스 시내 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 참석해 국내외 주요 기업 CEO들과 만나 포옹을 나누는 등 격의없이 대화를 나눴다.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서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사진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오찬이 시작되기 전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 안부를 물었다. 윤 대통령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에게 "이렇게 봬서 반갑습니다"라고 말했고, 패트릭 갤싱어 인텔 회장에게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인텔에서 일한 사람이 많지 않나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여기 아는 얼굴 한 분 있다"며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투자사 대표를 데려오자 윤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칼둔 대표와 포옹했다. 칼둔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UAE에서 편히 계셨나"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네, 그럼요"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에게는 "IBM이 우리나라 초기 컴퓨터 산업과 디지털 산업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자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은 "1950년대에도 (IBM이) 있었을 것"이라며 "IBM과 삼성이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최 회장이 본격적인 논의를 위해 참석자들을 자리에 앉히려 하자 윤 대통령은 "벌써? 조금 더 하시죠"라며 분위기를 전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제임스 쿨터 티피지(TPG) 공동 대표가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시장을 열고 만들어 놓을 테니까 많이 들어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를 국가 정책으로 산업화해 풀어나가겠다는 구상을 전하며 "규제보다는 탄소중립으로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앞으로 많이 한국에 관심을 가져달라.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주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공급망 안정,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민간과 정부의 관계를 논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기업 대표와 경제부총리, 산업부·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글로벌에서는 인텔, IBM, 퀄컴, JP모건, 무바달라, 블랙스톤, BoA, Vista Equity Partners, 히타치, 쉘, 에어리퀴드, 토탈, 네슬레, TPG, Lippo 등 다양한 분야의 CEO들이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의 복합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국가와 기업 간 연대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은 창의와 혁신, 도전정신에 기반해 지속적 성장을 추진하면서 기술혁신을 통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또한 민간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본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민간 주도, 시장 중심 경제정책 방향과 글로벌 최고 수준의 FTA 네트워크와 첨단산업 경쟁력,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과의 협업과 한국 투자 확대 및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가운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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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출신' 태영호, 與최고위원 출마…"김정은 두려워할 일"
수정 2023.01.19 16:14입력 2023.01.19 16:14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
"대한민국 포용력에 북한 놀랄 것"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3·8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태 의원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에서 북한 김정은의 속내를 가장 잘 꿰뚫어 보고 있는 사람, 그가 바로 태영호"라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이제 당과 정부의 외교정책과 대북정책 등을 이끌어 가는 일에 보다 더 책임 있는 일을 해 나가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2016년 탈북한 뒤 한국에 망명해 지난 총선에서 서울 강남갑 공천을 받고 당선됐다.


테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태 의원은 "북한 세습 정권의 속성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그 약점을 가장 정확히 꿰뚫어 보는 태영호가 대한민국 집권당의 최고위원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할 일일 것"이라며 "나아가 국제사회는 이제야말로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대북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의 모든 의정활동은 북한 엘리트들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며 "제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된다면 그들은 대한민국 정치의 다양성과 포용력에 크게 놀랄 것이며 더욱 큰 동요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가짜 평화 쇼'를 막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 믿었고, 문재인 정부 저격수로 보수진영의 전사로 활동해 지금 이 자리에 섰다"며 "자유민주주의 이념이 북한 땅에도 꽃필 그 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태 의원은 당대표 후보 가운데 김기현 의원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지금까지 나온 후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후보를 제게 물어본다면 김기현 후보"라며 "전반기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 활동을 같이하며 대단한 분이라는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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