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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적자에도 한전공대에 올해 1500억 지원…출연금 2배

수정 2023.01.19 11:01입력 2023.01.19 07:09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한국전력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운영을 위해 올해 1500억원 이상을 출연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대학 설립 명목으로 3500억원 이상을 추가 부담하기로 예정하면서 경영난에 따른 재정압박이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전이 추정한 올해 한전공대 설립·운영을 위한 출연금 규모는 총 158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출연금(711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2020년 지원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특히 한 해 출연 규모가 1000억원을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출연금은 한전 단독으로 1016억원, 5대 발전자회사(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와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등이 총 572억원을 각각 분담할 계획이다. 올해 발전자회사의 출연금이 전년(404억원) 대비 41.5%(약 170억원) 늘어나는 동안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 출연금은 전년(307억원)의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해 출연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배경은 지난해 3월 한전공대가 개교하면서 본격적인 인프라 확장에 나서면서다. 현재 완공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행정·강의동이 유일하다. 도서관 및 기숙사 등 건물이 완공되는 2025년까지 인근 시설 임대료만으로 매년 수십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전 이사회가 예정대로 올해 출연금을 확정할 경우 지난 4년 동안(2020~2023년) 한전공대 설립·운영을 위해 총 3540억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그동안 한전과 자회사의 출연금 분담 금액은 2020년 600억원, 2021년 645억원, 지난해 711억원으로 매년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건립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같은 세계 10대 공과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전라남도 나주에 축구장 48개 크기(40만㎡) 부지 위에 자리 잡았다. 한전이 2019년부터 2031년까지 12년 동안 학교 설립·운영에 필요한 약 1조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하면서 이른바 '한전공대'로 불리게 됐다.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는 2031년까지 총 1조6110억원에 달한다. 설립비 1조470억원, 운영비 5640억원이다. 이중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설립비 6210억원, 운영비는 지자체 부담금 2000억원을 제외한 약 3600억원 수준이다. 운영비는 전기요금에서 3.7%를 적립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과 공동 부담하기로 했다.

폭죽 터지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나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지난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이날 첫 신입생을 맞이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중심 대학으로 학부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규모의 소수 정예대학으로 운영된다. [공동취재] 2022.3.2 iso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제는 한전이 지난해에만 30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출연금 부담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업계는 당장 한전이 올해 1분기 5조1980억원, 연말까지 10조66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나친 출연금이 한전의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당장 1500억원에 달하는 출연금 확보도 부담이다. 재정 압박이 커진 한전은 지난해 발전자회사 10곳에 한전공대 출연금 분담을 요청한 바 있다. 매달 1조원 규모의 경영 자금을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하는 한전은 결국 빚을 내 한전공대 출연금을 분담하는 실정이다.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에 공감하는 전문가들 역시 한전의 과도한 출연금 분담을 우려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한전이 올해 1500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재정압박이 예상된다"면서 "2009년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가 카이스트와 통합한 사례를 고려하면 한전공대 역시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합쳐 재원을 과기정통부에서 지원받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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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취향껏 혼자 떠나보자!"...새로운 '어른의 여행'
수정 2023.01.19 09:23입력 2023.01.19 06:10

여행(旅行)이란 일, 유람(遊覽), 휴식 등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 가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로 여행시장은 잠시 힘들어졌지만, 대안 여행은 오히려 늘어났다. 독립된 공간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 독채형으로 고급화된 곳들이 인기를 끌었고, 문명의 혜택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핸드폰은 물론 전력과 수도가 없는 곳으로 떠나는 ‘오프그리드(Off Grid)’ 여행도 자주 등장한다. ‘1인 여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65세 이상 시니어 여행자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호텔페어나 세미나에 참가하면, 시니어 1인 여행자들을 어떻게 맞이할 지 준비로 분주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2년 세계 항공 교통량이 팬데믹 이전의 약 70% 수준을 회복했다. 또, 2024년에는 항공 여객수가 연간 40억명에 도달해 2019년 대비 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놀라운 숫자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이가 어떻든지 간에 여행을 즐기는 것 같다.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이미 고대부터 각 지역의 유적지나 절경 등에 대해 적어 놓은 지리와 관광 안내서가 있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일찍부터 인류는 여행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시니어들에게 치열하게 사느라 미뤄두었던 것 중 하고 싶은 일을 물어보면, 가족과 시간 보내기와 세상 나들이가 항상 언급된다. 은퇴 후, 갑자기 찾아온 시간적 여유로움과 공허함을 채울 때,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중요하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여행이 으뜸인 것 같다. 시니어의 여행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이 동창들과 관광버스를 빌려 꽃놀이를 간다거나, 골프나 등산 여행을 하는 것이다. 부부동반으로 미식 여행을 가기도 하고, 해외 패키지 관광도 있었다. 최근에는 귀농이나 산촌 생활이 가능할지 탐방하는 ‘지역살이’나 ‘로컬투어’를 하는 가 하면, 부부나 친구끼리 여행을 가더라도 일정의 일부는 각자의 취향과 사정대로 따로 한다. 아예 혼자 떠나는 여행, 일명 ‘혼행(1인 여행)’도 늘고 있다. ‘환갑에 혼자하는 뉴욕 여행’이나 ‘50대 여자의 혼자하는 강원도 산림치유 명상 여행’ 등 종류도 다양하고, 이에 대해 스스로 제목을 지어 동영상 여행기를 올리기도 한다. 시니어의 여행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여행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자만의 것은 아니다. 고가의 크루즈(선박) 여행 상품은 효도관광이 아니라, 시니어들이 경제 형편에 따라 직접 일정기간 동안 쌈짓돈으로 곗돈을 붓거나 따로 여행용 적금을 들어서 가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는 중이다. 또, 지역별로 팸투어(홍보형 투어)가 활발하여 SNS를 활용해 체험 후기를 잘 남길 수 있다면, 무료나 저렴한 여행도 많아졌다.

필자는 여행마니아다. 10대의 마지막은 부산에서 일본 시모노세키로 가는 페리를 타고, 도쿄까지 야간 열차를 몇번씩 갈아타면서 첫 (거지)배낭여행을 했다. 20대와 30대의 끝자락 마다 자체 갭이어(Gap Year)를 가지면서 8개의 도시에서 한달살기를 해보기도 하고, 국내외 100여개가 넘는 도시를 다녔다. 다국가 청년들과 캠핑카를 타고 미국 서부를 횡단해보기도 하고, 베트남과 필리핀 봉사를 겸한 장기여행과 북유럽 캠핑, 국내 양조장 투어부터 각 지역 템플스테이(사찰체험)까지 안 해본 것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다.


주로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면서 여행경비를 절약하고 다른 숙박객들과 여행 정보를 나눈 후 다음 여행을 준비하곤 했다. 그런데 작년 제주도에서 만 35세 이상은 묵을 수 없다고 하는 숙소들이 있어서 ‘나이’로 인해 시니어가 되면 여행에 제약이 생기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그래서 시작된 자체 어른 여행 탐색전과 시니어의 여행 고민을 해결하고 있는 곳들을 찾아봤다.


이때 발견한 것 중 하나가 고재열 여행감독의 ‘어른의 여행클럽’이다. 그는 큐레이션이 된 시즌별 투어를 운영하는데, 어른의 술존심/허비학교라며 ‘세계 술기행’이나 ‘스탑오버(항공권 중간지점, 단기체류) 투어’ 등을 만들었다. 폭포 답사 여행이나 중앙아시아 대자연 기행이나 순례길이 지나는 소도시 기행, 윤동주의 마지막 소풍 ‘교토’ 같은 여행은 언제가 꼭 참여해보고 싶다. 한번은 지역 토박이를 통해 고향을 재발견하는 ‘김영도의 삼천포 블루스’를 소개한 적이 있다. 지역 전문가가 소개하는 섬세한 방문지 선택과 세심한 배려와 뒷이야기로 통영은 보름달처럼 아름답고, 삼천포는 초승달처럼 아름답다는데 그 사연이 궁금해졌다. 그의 표현을 빌면, “당신이 관광을 하겠다면 통영을 권하고, 여행자가 되겠다면 삼천포를 추천하겠다”이라는데 그 묘사와 설명에 크게 여행가고픈 마음이 동했다. 그야말로 독특한 여행의 재발견들이 가득했다.


또 ‘여행대학’도 있다. 여행가를 양성하고 성숙한 여행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곳인데 이곳에 ‘시니어 꿈꾸는 여행자’ 과정이 있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협회가 주관하여 서울에서 시작되었다. 국내 처음으로 6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여행교육과정인데, 시니어들의 호응이 좋아서 대전,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지역까지 확대됐다.


더 나이가 들어 신체적으로 제약이 생기면 여행을 못 하게 될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곳도 발견했다. 어르신 나들이 도우미 스타트업 ‘포페런츠’가 그곳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발한 ‘트레블헬퍼’ 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한 것이다. 혼자 여행이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요양노인 전문 사회복지사가 ‘버디’라는 나들이 도우미로 동행한다. 기존 단체투어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 뿐만아니라 가족들에게 과정을 공유해주고 건강 관련 상담도 가능하다고 한다. 의전 서비스를 하던 스마트 모빌리티 업체와 협업으로 안락한 교통수단을 갖추고, ‘어르신 친화가게’로 선정한 식당, 카페 등을 포함해 어르신들도 편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여행은 삶과 함께 한다. 좋은 여행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여행지의 먹거리를 맛보고, 길을 걷고, 풍경을 눈에 담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말이다. 요즘 시니어의 여행트렌드를 접하면서, 나이 들어도 여행을 지속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색다른 시도를 할 수 있겠구나 싶어 즐겁다. 시니어, 취향껏 혼자 떠나보자!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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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는 의미가 있는데"…野, 술 빠진 尹 설선물에 '뒷말'
수정 2023.01.19 07:58입력 2023.01.19 06:45

尹 대통령 야당 의원에 설선물 보내
문재인 대통령 매년 명절 전통주와 대조
"청년농부 등 스토리가 있는 선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야당 의원들에게 설선물을 돌린 가운데 '술'이 빠지면서 야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설날을 맞아 각계 인사 1만5000여명에게 보내면서 야당 의원들에게도 명절 선물로 떡국떡(경북 의성)과 곱창김(전남 신안)·홍새우(인천 옹진)·멸치(경남 통영)·황태채(강원 인제)·표고채 (충남 청양) 등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보냈다.


앞서 이재명 대표도 이 같은 구성의 선물을 받아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예상치 못했던 선물을 받으니 마음이 넉넉해진다. 마음 써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각 지역의 농수산물로 구성, 소비 촉진과 지역 화합을 바라는 의미에서 이같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일각에선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윤 대통령의 명절선물 세트에 '술'이 빠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 전통술이 포함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설에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에서 난 감자로 빚은 '서주', 2019년 설선물엔 경남 함양의 '솔송주', 2020년 설에는 전북 전주의 '이강주', 그해 추석엔 전북 담양의 '대잎술', 2021년 설에는 경북의 '안동소주', 추석엔 충주의 '청명주'를 넣었다. 임기를 마치기 직전인 작년 1월에는 마지막 명절선물로 문배주·매실액·오미자청·밤 등을 선물로 구성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항상 술을 선물 목록에 넣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해마다 각 지역 전통주를 골라 주요 항목으로 포함시켰다. 2003년 복분자주, 2004년 국화주와 소곡주, 2005년 이강주와 문배술 등이었다. 재임기간 10번의 명절 중 9번이나 전통주를 넣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맞는 명절에서 모두 술을 뺐다. 첫 명절이었던 지난 추석에도 술 대신 청을 넣었다. 매실청·오미자청·홍삼양갱·볶음 서리태·맛밤·대추칩 등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도 명절선물에 술을 없었던 것은 지금과 매한가지지만, 유독 이번 정부에선 '구성 품목'보다 '제외 품목'인 술에 대한 뒷말이 더 많이 나온다. 민주당 일각에선 술에 얽힌 구설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도수가 낮은 술이라면 낮은만큼, 높으면 높은만큼 평소 애주가로 알려진만큼 세간의 말들이 만들어질 것을 막기 위해 술은 빼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본인께서 좋아하시는 술이나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 등을 넣어 기왕이면 야당과의 화합을 의미하는 선물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서 근무한 한 민주당 인사는 "민속주를 명절 선물에 넣었던 이유는 팔도 특산물을 소개하는 것과 함께 실용적인 차원에서도 명절 차례상에 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도 있었다"며 "술은 특히 전통방식으로 제조를 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영세사업자를 도울 수도 있어 지역 특산물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 선물에도 이런 의미를 담고자 한다면, 작은 성의만 더 보여도 달라질 수 있다"며 "제조사가 몇 대에 걸친 장인이라거나 청년 농부가 수확한 곡식 등의 스토리가 있는 선물이라면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 연말 선물세트에 국산이 아닌 중국산 땅콩, 미국산 호두 등을 포함해 논란이 있었던 것도 다시 회자됐다. 윤 대통령 명의로 전달됐던 연말 선물에는 100% 중국산 호박씨와 땅콩, 100% 미국산인 호두와 아몬드, 피스타치오, 건자두 등이 들어있었다. 국산이 아닌 것도 문제였지만, 이를 준 대상이 '농민'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이 거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에 "외국산 농산물을 연말 선물로 보낸 정신나간 대통령'이라는 글을 올리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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