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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2000억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현대차

수정 2023.01.16 08:20입력 2023.01.15 09:04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서 진행
IIHS 향후 평가 대비...2열 더미 추가
시험 결과 별다른 이상 없어
측면, 후면 등 테스트 미실시 아쉬움
"배터리 화재 관련 자체 평가 실시"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5, 4, 3, 2, 1.”


지난 12일 오전 10시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시끄러운 경고등이 들리며 아이오닉5가 순식간에 눈앞을 지나갔다. “쾅” 이어플러그를 귀에 꽂았음에도 선명하게 충돌음이 들렸다. 에어백이 터지면서 매캐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조금 피어올랐다. 충돌 후 에어백으로 인한 화약 때문이다. 연구원들이 차에 다가갔다. 4개의 문이 활짝 열렸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사고 차량 앞에 다가갔다. 운전석 앞 부분은 훼손됐으며 보닛이 휘었다. 분홍색 액체가 흘러나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워셔액인지 냉각수인지 추후 확인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배터리가 있는 차량 하단부는 이를 보호하는 차량 섀시가 조금 떨어져 나갔다. 이외엔 별다른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2일 아이오닉5 충돌 안전 평가 현장을 공개했다. 사고 후 차량은 승객석 변형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인체 모형(더미)은 이상이 없었다. 배터리가 있는 차량 하단부도 안전했다. 이들은 지난해만 20대의 신차를 선보이며 약 2000억원을 충돌 안전 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안전시험동 내 충돌장에서 평가를 했다. 수십 개 더미들이 마련된 방을 지나 충돌장에 도착하니 중앙 벽을 중심으로 50m가량의 도로가 3개 있었다. 비행기 격납고를 연상케 했다. 안전시험동은 2005년 12월 준공돼 전체 4만㎡(약 1만2100평) 규모다. 충돌장 크기만 2900㎡(약 877평)다. 100t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이 있다. 최고 속도 100km/h, 최대 5t의 차량까지 시험이 가능하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이번 충돌 시연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충돌 평가로 꼽히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 IIHS) 상품성 평가와 동일하다. 아이오닉5가 시속 64km로 실제 차량을 모사한 벽에 부딪히면서 운전석 전면 40%가 파손되도록 한다. 운전석 뒤쪽 좌석에 여성 승객 모형도 추가했다.


충돌 결과 아이오닉5의 승객 공간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인체 모형에 큰 상해가 없었다. 고전압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전해액 누유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더미 상해치와 차량 거동과 관련된 시험 결과 분석은 일정 시간이 소요돼 당장 확인할 수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IIHS 최우수 등급 TSP+(Top Safety Pick Plus)와 우수 등급인 TSP(Top Safety Pick)를 총 26개 차량에서 획득했다. 폭스바겐·아우디의 27개 차량보다 1개 적다. 하지만 같은 모델이 중복으로 평가받은 횟수를 제외하면 현대차그룹이 1위를 달성했다.


이같은 성과를 위해 이 회사는 안전성과 관련해 내수와 수출 구분 없이 동일하게 차량을 설계하고 있으며 차량 출시 전 개발 단계별로 정면, 옵셋(부분 정면), 차대차, 측면, 후방 시험 등 실제 사고를 재현한 다양한 시험을 차종당 100여 차례 이상 진행한다. 충돌 시험 전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의 충돌 해석 과정도 거친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차량당 약 100억원의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이 든다.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출시일 기준 20대의 신차를 내놨다. 즉, 지난해만 2000억원을 ‘버린’ 셈이다.







다만 이번 충돌 평가 시연에선 옵셋 평가만 진행됐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위치한 하단부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측면 충돌 시험이 중요하다. 배터리 화재 위험성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상품성 평가 외에도 화재발생 위험과 관련된 시험을 별도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차중일 때나 충전중일 때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설계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속 100km 이상 초고속 상황에서 충돌 안전성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네팔 추락 비행기에 한국인 탑승…"최소 40명 사망"(종합)
수정 2023.01.15 16:37입력 2023.01.15 16:37

승객 68명·승무원 4명 등 72명 탑승

네팔에서 한국인 승객 등 72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네팔에서 한국인 승객 2명 등 72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최소 4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카트만두 포스트와 가이언 등 외신은 이날 오전 네팔 카트만두에서 서부 포카라로 향하던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가 네팔 카스키 지구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수다르샨 바르타울라 예티항공 대변인은 "해당 비행기에는 승객 6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72명이 타고 있다"라며 "이 중 10명은 외국인이며 2명은 유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호주, 프랑스, 아르헨티나, 인도, 러시아, 아일랜드, 중국 국적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크리슈나 반다리 네팔 군 대변인을 인용해 "최소 승객 40명이 사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며 "비행기는 산산조각 났으며 앞으로 더 많은 시신을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당국은 구조헬기를 추락 현장으로 투입했으며 수백 명의 구조대원이 산비탈 추락 지점을 수색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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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땐 모텔 묵고 법카도 눈치” 불황 체감하는 K기업들
수정 2023.01.15 11:13입력 2023.01.15 09:00

경기침체에 팍팍해진 직장인 복지
복지 축소보다 무서운 건 고용 불안

지난달 말 뉴욕타임스(NYT)·인사이더 등 미 현지 매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트위터' 본사에 화장지가 끊겼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론 머스크 CEO가 기업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청소 용역업체와 계약을 끊으면서 생긴 해프닝이었다고 한다.


이용자 수가 1억명을 넘는 실리콘밸리 대표적 빅테크 기업조차 생존을 위해 몸부림쳐야 할 만큼, 지금의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국내 기업 현장에서도 트위터와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직장인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법카도 눈치 보여" 더 팍팍해진 직장인 삶
국내 한 중소기업 공장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본지 기자가 만난 중소기업 직원들은 모두 지난해보다 사내 복지 여건이 팍팍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김포 한 기계 설치 업체 직원인 A(29)씨는 업무를 위해 출장을 나갈 때 편의성이 확연히 줄었음을 체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장기 출장을 나가면 회사에서 고생한다며 좋은 호텔을 예약해 줬는데, 지금은 장기 숙박을 해도 허름한 모텔 같은 곳에 묵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이어 "법인 카드 한 번 쓰는데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불경기가 왔다는 걸 이런 식으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한 홍보사에서 동영상 제작을 한다는 B(31)씨는 "애초부터 빡빡한 직장이었기 때문에 복지라고 할 것이 없었다"면서도 "이제는 기본적인 근무 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우스·충전기 등 소모성 비품도 사비를 들여 직접 마련하고 있다"며 "한 개에 5000~6000원쯤 하는 사소한 물품들이긴 하지만, 일은 끝도 없이 늘어나고 월급은 그대로인 마당에 기운이 빠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코로나 특수' 끝난 IT 기업도 허리띠 졸라
IT 기업 및 게임 회사도 인건비를 감축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허리띠를 졸라맨 것은 IT 기업, 스타트업 등도 마찬가지다. 국내 양대 테크 기업 중 하나인 카카오는 오는 3월1일부터 사무실 출근을 우선하는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밀도 있는 업무 환경이 중요해졌고, 소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책이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비대면 서비스 추세와 맞물려 개발자 모시기에 한창이었던 게임 회사, 스타트업도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데 열중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주 재원인 벤처캐피탈(VC)도 투심과 함께 얼어붙었다. 스타트업 투자 정보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VC 투자 건수는 318건, 규모는 2조2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건수는 47%, 투자 규모는 49% 각각 하락했다.


복지 축소보다 고용 불안이 더 큰 고민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고용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혜택이 축소되는 등 근무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지만, 직장인들을 더욱 괴롭히는 것은 '고용 불안감'이다.


당장 현금이 바닥나 문을 닫게 생긴 기업이 본격적으로 감원·구조조정 등에 나서면서 해고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불안 우려가 나머지 걱정을 뒤덮어버린 셈이다.


지난달 일자리 애플리케이션(앱) '벼룩시장'이 국내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77.3%는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비정규직(89.9%)이 정규직(67.3%)보다 고용 불안을 느끼는 비율이 높았고, 여성(82.7%)이 남성(72.3%)보다 높았으며, 중소기업 재직자(85.8%)가 중견기업(69.0%)이나 대기업(62.1%) 직원보다 훨씬 불안해했다.


구조조정이 임박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직장인 38.2%는 "금전전 보상을 제대로 해준다면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답했고, 20.8%는 "연봉삭감 복지 축소를 시행해서라도 구조조정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퇴직금을 넉넉히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근로 조건을 일부 희생해서라도 일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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