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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 이번 차례상에는 밀키트 올리옵니다

수정 2023.01.14 14:37입력 2023.01.14 11:00

고물가 시대의 설 명절 나기
스트레스 1위 '명절 비용 지출'
간편식·밀키트 등으로 간소화

거리두기가 적용되지 않는 설 명절이 돌아왔지만, 고물가 영향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물가 전반이 오르면서 가족 용돈·세뱃돈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차례상 비용도 올라 밀키트 등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차례상 차림 비용 오르자 '간편식' 인기

14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을 이용할 경우 지난해 대비 4.1% 증가한 25만4500원이 필요할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이용 시 지난해 설보다 2.1% 증가해 35만9740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런 탓에 비용을 줄이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등 간편식이 인기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피코크 제수용 간편식 매출은 명절 직전 2주간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동일 기간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제수용 간편식 매출은 35% 늘었고, 홈플러스의 시그니처 제수용 간편식 매출은 27% 올랐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의 '이번 설 명절의 부담과 준비계획'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 명절 스트레스 가운데 '명절 비용 지출(21.8%)'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올 명절 예상 지출로는 가족 용돈에 평균 38만원, 외식 평균 21만원, 교통 평균 13만원, 차례 준비 비용 평균 25만원, 선물비용 평균 40만원 등이 예상된다고 나타났다.

치솟는 물가에 당국도 비상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려 사상 처음 일곱 차례 연속(2022년 4·5·7·8·10·11월, 2023년 1월)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아직 물가가 불안정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 전 대비 5.0% 올라 5월 이후부터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상여금도 줄어…세뱃돈까지 고민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물가는 올랐지만 상여금은 오히려 줄어 직장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 올해 설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44.3%로 전체 절반에 못 미쳤다. 상여금은 1인당 평균 40만원으로 지난해 44만7000원 대비 4만7000원 감소했다.


경기 화성 소재 직장인 이모씨(34)는 "코로나 때문에 친척들까지 다 모이는 명절은 정말 오랜만인데 올해 회사 상여금이 줄어든다는 소식을 들어 한숨만 나온다"며 "오랜만에 뵙기도 하고 상여금으로 더 드리고 싶었는데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물가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2월에도 5% 내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져 연간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3.6%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통위는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폭,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 중대본 회의에서 "지난해 추석에 이어 거리두기 없는 명절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1~24일 설 명절 연휴는 거리두기가 적용되지 않아 친지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게 됐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포항 철길숲, ‘철의 도시에 길과 숲을 더하다’
수정 2023.01.14 08:30입력 2023.01.14 08:30

亞 도시경관상, 녹색 랜드마크 ‘포항철길숲’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포항시는 13일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건축공간연구원에서 개최된 ‘2022 아시아 도시 경관상’ 국내 시상식에 참석해 본상을 받았다.


아시아도시경관상(ATA ; Asian Townscape Awards)’은 UN 해비타트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 외 4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며, ‘아시아인들에게 행복한 생활환경을 구축해 가는 것’을 목적으로 다른 도시의 모범이 되는 성과를 이룬 도시와 지역, 사업에 수여하는 국제적 권위의 상이다.


올해는 총 11개 작품이 아시아도시경관상에 선정됐으며, 국내에는 ‘포항철길숲’과 서울시 ‘한옥보전·진흥정책’, 부산시 ‘영도 근대역사흔적지도’가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ATA 국제행사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국내 수상작에 대해 시상식을 개최하고 지자체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포항시는 100여년간 철도로 사용된 부지를 도시숲으로 조성하고, 자연과 문화·사람이 어우러진 도시경관으로 변화시킨 과정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유발 효과를 설명하며 주목받았다.


철길숲은 포항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사람 중심의 지속 가능한 친환경 녹색도시 정책인 ‘GreenWay 프로젝트’의 대표사업으로, 북구 우현동 유성여고에서 남구 연일읍 유강 정수장까지 총 9.3㎞의 긴 선형의 도시숲이다.

포항 철길숲.

도보로 15분 거리 내에 포항 인구의 약 43%인 21만여명이 거주하고 있어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고, 낙후됐던 인근 주거지가 카페와 음식점 등으로 변모하면서 자발적인 도시재생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차량 대신 걷는 것과 자전거를 이용하는 친환경 탄소중립의 시민문화가 자리 잡고 있고, 여가와 산책을 즐기는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며 ‘포항의 녹색 랜드마크’로 우뚝 선 것을 홍보했다.


이날 ATA 수상식 참석자들은 포항철길숲에 스틸아트의 공공예술작품이 설치돼 있는 등 철길숲이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예술 활동의 중심 공간으로 새로운 도시경관과 문화 활동까지 창조하는 것을 큰 성과로 보며 호평했다.


포항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내외 우수 경관 사례 도시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향후 시민을 위한 행복한 생활환경 조성과 발전방안에 대해 지속 논의할 계획이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남일 부시장은 “포항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대표사업인 철길숲의 아시아도시경관상 수상을 통해 그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게 됐다”며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더욱 확대해 포항에 미래 신산업 유치를 촉진하고, 젊은 인재들이 몰려들게 하는 매력적인 정주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포항철길숲은 영국의 녹색깃발상 인증과 대한민국 산림청 주관 모범도시숲 선정 등 2017년부터 현재까지 총 10회에 걸쳐 국내외 권위 있는 녹색도시·경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marisd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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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류⑧]강산 변해도 여전한 K-팝의 시원
수정 2023.01.14 10:00입력 2023.01.14 10:00

10년 이상 사랑받는 한류 간판스타
SM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다양화 선도
'더불어'로 진정한 문화 교류 가치 실현

지난달 5일 자카르타 시내 한 호텔. 현지 식품기업 사사의 코코넛 크림 광고 행사가 한창이었다. 주인공은 배우 겸 가수 최시원. 특유 밝은 미소로 팬 수백 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쏟아지는 질문에 미간 하나 찡그리지 않고 성심성의껏 답했다. 간혹 진지한 고민이 나오면 친구처럼 함께하며 격려했다. "'넘버 원(Number One)'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온니 원(Only One)'이 되세요. 그러면 언젠가 반짝반짝 빛날 거에요."



최시원은 인도네시아에서 10년 이상 사랑받는 한류 간판스타다. 10대부터 50대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슈퍼주니어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시발점은 2012년 4월 월드 투어 '슈퍼쇼 4 인 자카르타'다. 슈퍼쇼는 슈퍼주니어가 그간 발표한 노래들을 세계 여러 나라들을 순회하며 라이브로 공연하는 콘서트. 다양한 볼거리와 색다른 연출로 국내 콘서트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슈퍼주니어는 춤과 노래만 연습하지 않았다. 해당 국가 언어도 몇 마디씩 숙지했다. 팬들과의 교분이 두터워지려면 언어 장벽부터 낮춰야 한다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주문이 있었다. 무대에서 적절히 활용해 감칠맛을 더했다.


'슈퍼쇼 4 인 자카르타'는 슈퍼쇼가 시작되고 4년 뒤에 성사됐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인도네시아 팬들의 빗발치는 요구를 뒤늦게 수용했다. 예상대로 반응은 뜨거웠다. 수카르노 하타 공항은 슈퍼주니어의 입국 장면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 수천 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공연장인 마따 엘랑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일대도 교통이 마비될 만큼 북적거렸다. 슈퍼주니어는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공연을 1회 추가했다. 세 차례 무대에 올라 2만5000명을 매료시켰다. 해외 가수가 동원한 최다 관객이었다. 하나같이 슈퍼주니어를 상징하는 펄 사파이어 빛의 은은한 야광봉을 들고 어둠이 내려앉은 공연장을 은하수처럼 감쌌다.



유니 한국콘텐츠진흥원 인도네시아비즈니스 주임은 "인도네시아 한류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시원도 "놀라운 순간과 순간의 연속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류 인기가 높지 않을 때였어요. K-팝이 막 관심을 받고 있었죠. 번갯불에 콩 볶아 먹을 만큼 바빴으나 관객석 열기만큼은 생생히 기억해요. 슈퍼쇼를 했던 지역 가운데 손꼽힐 정도로 호응이 상당했어요.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응원 문화가 보기 좋았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던 터라 많은 힘을 얻었어요."

복수 K-팝 그룹은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그런데 롱런한 사례는 슈퍼주니어가 사실상 유일하다. 대부분 멤버 간 불화나 적잖은 나이 등에 발목을 잡혀 활동을 중단했다. 전속 계약 만료로 해체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슈퍼주니어도 곤경에 처하기는 매한가지. 수월한 극복에는 남다른 태생적 환경이 한몫했다. 바로 멤버들의 개인별 특성과 장단점을 고려한 구성이다. 댄스 그룹을 표방하면서도 탤런트, 배우, 개그맨, MC, 작곡가 등의 임무를 부여해 병행하도록 했다.


예컨대 최시원은 2005년 KBS '열여덟 스물아홉'에서 류수영의 아역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해 김수현 작가가 극본을 집필한 KBS '부모님 전상서'도 출연했다. 몇 차례 단역 연기로 실력을 쌓고 KBS '드라마시티'에서 처음 주인공(정명)을 꿰찼다. 2007년에는 단막극 형태로 제작된 MBC '향단전'에 이몽룡으로 출연해 서지혜와 호흡을 맞췄다. 모두 원대한 목표를 위해 계획된 절차였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2000년대 초반 일본을 빈번히 왕래하며 일본 아이돌 그룹 운영형태를 주시했다. 가장 주목한 그룹은 모닝구 무스메. 멤버들의 폭넓은 활동이 앨범 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이보다 더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일찍이 면담 등을 통해 연습생들의 겸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제공했다. 최시원의 경우 압구정고교 2학년 때 중국으로 건너가 어학연수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유덕화·안성기가 공동 주연한 한·중·일 합작영화 '묵공'에 출연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배우로서 착실하게 성장해 SM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다양화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중국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 조직된 슈퍼주니어 M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소화했다.


멤버들의 개별 활동은 회전주기가 빠른 아이돌 시장에서 꾸준히 주목받는 동력이 됐다. 앨범을 내지 않아도 인지도를 확장하며 다양한 매력을 뽐낼 수 있었다. 이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해외에서의 꾸준한 인기와 직결됐다. 최시원의 오랜 팬이라는 라일라(37) 씨는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유쾌하고 명랑한 모습이 좋다"라며 "음악 무대만 고집했다면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니(39) 씨도 "최시원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빠짐없이 챙겨본다. 특히 예능 '미운 오리 새끼'와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을 재미있게 시청했다. 조만간 나올 '술꾼 도시 여자들 2'도 기대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이어 "외모와 퍼포먼스에 열광한 시기는 지난 듯하다. 이제는 그의 올바른 가치관과 선행에 더 마음이 움직인다"라고 덧붙였다.



친근하고 솔직한 매력을 현지 기업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최시원은 소비자층이 광범위한 제품까지 홍보한다. 윙스푸드의 '미스다압(mie sedaap)'이 그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라면 소비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다. 연간 125억2000만 개가 팔린다. 미스다압의 시장 점유율은 2위다. 유니 주임은 "라면 광고는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만 할 수 있다"라며 "최시원 발탁은 주요 언론에서 보도될 정도의 일대 사건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시원을 시작으로 K-팝 그룹을 제품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BTS)은 토코피디아, 블랙핑크는 쇼피, NCT 127은 블리블리, 버스터즈는 자바프리마 아바디, 트레저는 루앙구루를 각각 홍보한다. 하나같이 내수용 제품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소비된다.


선두주자인 최시원은 제품 홍보를 넘어 한국 문화와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까지 고민한다. "단순히 인기를 얻으려고 활동하는 단계는 지난 듯해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BTS 정국 씨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축하 공연을 책임졌잖아요. 그걸 보며 대중문화의 힘을 실감했어요. 언어나 종교를 초월해 국가 간 화합까지 이뤄낼 수 있다고 봐요.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외교 동력인 셈이죠. 관심이 커진 만큼 매사 최선을 다하려고요. 작은 일도 소홀히 여기지 않으려고 해요. 예컨대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기 전에 방을 깨끗이 정리하고, 직원분들에게 먼저 깍듯이 인사해요.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대한민국 이미지와 직결될 수 있으니까요."



최시원이 생각하는 진정한 문화 교류 가치는 '더불어'이다. 활발한 논의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함께 움직여야 비로소 화합한다고 믿는다. 최근 가장 관심을 두는 가치는 사회 공헌. 어린이들에게 충분한 의료·환경·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지역 친선대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이제는 남다른 참여와 관심으로 얻은 나눔의 기쁨을 팬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그것이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인도네시아 팬들을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설사 만난다고 해도 경호 등 문제로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하고요. 그게 못내 아쉬웠어요. 일만 하고 돌아가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을 구상하고 있어요. 가장 해보고 싶은 건 3~10㎞ 마라톤·도보 행사에요.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그런 게 진정한 교류 아닐까요."




자카르타=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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