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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최악의 금융사기 후폭풍…가상자산 규제 나서나

수정 2023.01.07 10:10입력 2023.01.07 10:10

10조원 뱅크런·업계 파산 위기 여진
"FTX사태 규제 감독 부재서 기인" 비판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가상자산 시장을 강타한 FTX 파산 사태 발생 두 달여 만에 10조원 규모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이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가상자산에 대한 비관적인 정서가 확산하며 미국의 한 가상자산 대부업체는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다. 제도권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FTX 파산 사태를 계기로 당국이 규제 틀 마련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3대 금융규제 기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FTX 파산 사태는) 가상자산 기업의 사기행각과 시장 변동성, 법적 불확실성을 보여줬다"며 "완화되거나 통제될 수 없는 가상자산 관련 위험이 은행 시스템으로 전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특정 자산 간의 상호 연결로 인한 리스크 전이 등을 경고하면서 시중 은행들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몇몇 대형 가상자산 기업의 붕괴로 인한 중대한 위험을 고려해 우리는 은행들의 가상자산 관련 활동과 위험 노출에 대해 면밀하고 신중한 접근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나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가상자산을 '투기적 자산'으로 규정하면서 여러 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들 기관도 이날 성명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한 추가적인 규제 강화나 단속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번 성명은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하는 사태를 맞으면서 그 여파가 다른 거래소와 은행, 가상자산 대부업체 등 업계 전반으로 퍼진 가운데 나왔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가상자산 전문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은 81억달러(약 10조3000억원)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실버게이트의 가상자산 관련 고객 예치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19억달러에서 12월 말 기준 38억달러로 3개월 새 68%(81억달러)가 감소했고, 뱅크런을 해결하기 위해 7억1800만달러 손해를 보고 52억달러 상당의 자산을 매각했다. 또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회사 직원의 40%에 해당하는 200명을 해고했다.


앨런 레인 실버게이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자산 시장이 신뢰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예금 대량 인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게이트 경영진은 회사가 더 큰 금융기관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뱅크런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에 상장된 실버게이트 주가는 이날 장중 45% 넘게 폭락해 11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온라인 커뮤니티로 출발한 실버게이트는 FTX 제국의 주요 거래 은행으로 최근 수년 사이 급성장했다. 실버게이트는 FTX를 비롯해 코인베이스, 제미니 등 주요 가상자산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디지털 자산을 달러와 유로로 바꿔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실버게이트와 함께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의 가상자산 대부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은 전체 직원의 30%를 정리해고했다. 이번 감원은 특정 부서가 아닌 전사적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이에 따라 제네시스에는 현재 145명의 직원만이 남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제네시스는 거래소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트레이딩, 장외거래 브로커리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거래액이 380억달러에 달한다.


피델리티, 블랙록 등 제도권 대형 은행들이 가상자산 관련 신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 와중에 터진 FTX 파산 사태를 계기로 당국이 가상자산 규제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FTX 파산 사태가 기업들의 내부 통제 실패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없는 재무 정보와 이에 대한 규제 감독의 부재 등에서 기인했다는 판단에서다.


아서 윌마스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최근 이어진 가상자산 업계의 사기, 고객 자산 악용, 기타 위법 행위의 수위에 비해 당국의 대응은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더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안중근은 왜 동학농민군과 싸웠나
수정 2023.01.07 23:13입력 2023.01.07 14:43

父親 안태훈이 조직한 '갑오의려'서 맹활약
"외국인 배척 핑계로 관리 죽이고 백성 약탈"
동지 여섯 명과 함께 2만여 적병 대장소 기습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전봉준을 중심으로 벌어진 반봉건·반외세 운동이다. 농민들이 궐기해 부정·외세에 항거했다. 실패로 끝났으나 훗날 갑오개혁, 3·1운동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모든 역사 기술이 칭찬 일색은 아니다. 불의로 전도된 기록도 적잖다. 우국지사 황현의 '매천야록'과 독립운동가 박은식의 '독립운동지혈사'가 대표적인 예. 전자에는 동학당의 비행이 자세히 소개된다. 후자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겼다. "동학당 무리가 각지에 세력을 뻗치고 함부로 살인과 약탈을 감행했는데 그 기세가 대단히 사나웠다. 오랫동안 태평세월을 지낸 백성들은 모두 겁을 먹고 뿔뿔이 도망쳤다."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안중근도 비슷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옥중 자서전 '안응칠 역사'에 "동학당은 외국인을 배척한다는 핑계로 군현을 가로지르며 관리들을 죽이고 백성들의 재산을 약탈했다"라고 적었다. "나의 아버님(안태훈)은 동학당의 폭행을 참기 어려워 동지들을 모으고, 격문을 뿌려 의병을 일으키고, 포수들을 불러 모으는 한편 처자들까지 행렬에 편입시켰다. 이렇게 해 모인 정병 일흔 명은 청계산에 진을 치고 항거했다."


처음 참여한 전투의 적이 동학군이란 사실은 당혹스럽다. 오늘날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 대부분에게 긍정적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안중근을 다룬 몇몇 서적에는 악행을 저지른 일부 무리로 표현돼 있다. 소설가 조정래가 쓴 위인전이 그렇다. "동학군 모두가 인간 차별이 없는 인내천의 세상, 타락하고 썩은 벼슬아치들을 몰아낸 새 세상 건설을 위해 바르게 행동한 것은 아니었다. 동학군을 빙자해 닥치는 대로 돈을 빼앗거나 도둑질하는 자들의 행패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올바른 동학군들은 그런 가짜 동학군들을 없애기 위해 또 싸워야 했다."



이들을 '가짜' 동학군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대장이 원용일이었다. 김유영, 한화석, 방찬두 등과 함께 봉기에 참여했는데 1896년 동학 2대 교주인 최시형을 만나 정식으로 동학도가 됐다. 동학농민전쟁 기간 해주의 감영과 옹진의 수영을 점령한 활동이 사후에 승인된 셈이다.

황해도에선 다른 지역과 달리 동학군에 맞선 양반 사족 중심의 반동학군이 많지 않았다. 안태훈이 지역 산포수와 청년들을 모아 조직한 갑오의려가 사실상 유일했다. 당시 양반 계층이 부대를 조직한 목적은 단순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거나 공을 세워 입신출세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안태훈의 경우는 달랐다. 독립운동사·친일반민족사 연구가 김삼웅은 저서 '안중근 평전'에 "안태훈은 일찍이 개화파 세력에 가담한 경력이 있었다"라고 적었다. "이후의 일이지만 천주교로 개종하고 적극적으로 전도 사업을 벌일 만큼 서구문물 수용에 앞장섰던 개화파였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안태훈의 반동학적 입장은 개화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황재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는 안태훈이 박영효가 주도한 유학생단에 포함됐던 사건에 주목한다. 동학군은 박영효로 대표되는 개화 인사들에게 적대적이었다. 2차 봉기에서 공표한 한글 격문에서도 확인된다. "성상의 인후하심에도 세 항구를 열어 통상 후인 갑신 10월에 네 원흉(김옥균·박영효·홍영식·서광범)이 적을 도와 군부의 위태로움이 조석이 되었지만 종사의 흥복에 의해 간당을 소멸했다. (…) 생각해보면 조선인끼리라면 도속은 다르다고 해도 척왜척화(斥倭斥和·나라를 침략한 왜국을 배척하고, 그들과의 화친도 배척함)는 그 뜻이 일반이다."


안중근 의사 유언 장면

척왜의 대상은 일본. 척화, 즉 무엇을 배척한다는 뜻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중국일 수도 있고, 개화일 수도 있다. 황 교수는 저서 '안중근 평전'에서 "전자라면 선언의 요지가 외세 일반에 대한 배척의 뜻일 것이며, 후자라면 일본 세력 및 그에 의지한 개화에 대한 배척의 뜻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후자로 해석할 수 있다면, 동학군의 2차 봉기는 안태훈의 정치적 태도와 대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화와 동학은 반봉건을 지향하나 이념적 지향이나 실천 논리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전자는 서구 논리를 수용하고 추구했다. 반면 후자는 외세를 배척하고 전통 논리에 의해 반봉건 구현을 모색했다. 전자를 외세 침략의 앞잡이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전자도 후자를 민란 내지는 폭도로 규정하기 쉬웠다. 안중근은 더 큰 혼란까지 우려했다. 안응칠 역사'에 "(동학당 봉기로) 관군이 진입할 수 없었으므로 청나라 군사가 건너왔고, 또한 일본 군사가 건너왔다. 일본과 청나라가 충돌하니 반드시 큰 전쟁이 일어날 듯했다"라고 적었다.


당시 나이는 열여섯 살. 아버지의 만류에도 총을 메고 선봉 겸 정찰대를 자처했다. 안중근은 수십 차례 전투에서 승리했다. 매번 맹사격으로 상대를 대경실색하게 했다. 그러나 유리한 고지는 2만여 명에 달한 동학군이 점하고 있었다. 오합지졸이지만 정신과 용맹만큼은 여느 군대 못지않았다. 계급해방의 성격을 띠고 있어 쉽게 물러서지도 않았다. 장연군, 신천군, 장수산성, 수양산성 등을 모두 점령하고 갑오의려까지 기습하려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안태훈은 급보를 전해 듣고 선제공격했다. 산포수 노제석에게 정병 마흔 명을 주어 출전토록 했다. 안중근은 동지 여섯 명과 따로 움직였다. 전진 수색해 적병 대장소가 있는 지척에 다다랐다. 훗날 그는 당시 행적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숲 사이에 숨어 엎드려 적진 형세의 동정을 살펴보니 기폭이 바람에 펄럭이고 불빛이 하늘에 치솟아 대낮 같은데 사람과 말들이 소란해 도무지 기율이 없었다. 나는 동지들을 돌아보며 '만일 지금 적진을 습격하기만 하면 반드시 큰 공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동지들은 '얼마 안 되는 잔약한 군사로 어찌 적의 수만 대군을 당해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나는 다시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 병법에 이르기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고 했다. 내가 적의 형세를 보니 함부로 모아놓은 질서 없는 군중이다. 우리 일곱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치기만 하면 저런 어지러운 무리야 백만 대중이라고 해도 겁날 것이 없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으니 뜻밖에 쳐들어가면 파죽지세가 될 것이다. 그대들은 망설이지 말고 내 계책을 따르라.' 모두 응낙해 그대로 계책을 정했다. 호령 한마디를 신호로 일곱 사람이 일제히 적의 대장이 있는 곳을 향해 총을 쐈다. 벼락같은 총소리에 천지가 흔들리고, 탄환은 우박처럼 쏟아졌다. 적군은 미리 대비하지 않았으므로 미처 손을 쓸 틈도 없었다. 갑옷도 채 입지 못한 채 기계도 버리고, 서로 밀치고 밟으며 온 산과 들로 달아났다. 우리는 승세를 타고 추격했다."


호기로운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윽고 동이 터 동학군이 안중근 쪽의 형세가 대단치 않음을 알아차렸다. 이내 사방에서 포위해 공격을 퍼부었다. 안중근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등 뒤에서 포성과 함께 한 무리의 군사들이 달려와 위기를 벗어났다. 본진에 남아있던 후원병들이었다. 안태훈 부대는 한 명도 다치지 않고 크게 승리했다. 총기, 군마, 군량미 등 전리품도 확보했다.



안중근은 자신 있는 태도와 설득으로 작전을 과감히 실행해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이어진 추격은 분명 무모했다. 아무리 패해 달아나는 적군이라 하더라도 일곱 명만으로 2만 명을 추격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뒤이어 당도한 부대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으나 지혜로운 작전으로 보기 어렵다. 황 교수는 '안중근 평전'에 "이 한 번의 싸움만으로도 전투에 임하는 안중근의 태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라고 기술했다. "과감하고 용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모한 면도 보인다는 것이 대략적인 내용일 것이다. 이러한 자세가 이후 안중근의 생애에서 어떻게 이어지거나 달라지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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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상 웃돈 美일자리…임금상승률은 둔화(종합)
수정 2023.01.07 01:50입력 2023.01.07 01:50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에도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표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작년 12월 실업률은 수십년래 최저 수준인 3.5%로 떨어졌고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폭도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다만 Fed가 우려해온 임금상승세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 역시 둔화한 임금상승률에 주목하며, 랠리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 노동부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22만3000개 증가했다. 이는 전월 증가폭(25만6000개)보다는 줄었으나, 시장 전망치 20만개를 훨씬 웃돈다.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이 확인된 셈이다. 업종별로는 레저·접객업(6만7000개), 보건의료업(5만5000개), 건설업(2만8000개) 등에서 일자리 증가세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전체로는 총 450만개 일자리가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40년 이후로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성장 속도"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실업률은 11월의 3.6%(조정치)에서 12월 3.5%로 하락했다. 196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3%로 전월보다 소폭 올랐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보다는 1.0%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직결되는 임금 상승세는 다소 꺾였다. 최근 연일 강한 고용지표로 고심해온 Fed로선 그나마 안도할 수 있는 부분이다.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올랐다. 당초 시장전망치는 각각 0.4%, 5.0%였는데 이를 하회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임금 상승률은 2021년 여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다.


시장에서도 둔화한 임금상승률에 환호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과열된 노동시장에서 높은 임금인상률이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 내 임금상승률 수치를 주목해왔다.


메트라이프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드류 마터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장의 관점에서 그들이 반응한 것은 예상보다 둔화한 임금상승률"이라며 "이들은 이것이 인플레이션인지 아닌지를 보고 있다. 임금상승률이 약해지면 (떨어진)실업률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애론 수석투자전략가 역시 "투자자들이 신경쓰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라며 "(둔화한) 임금상승률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시사하기에 이들도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장 전 혼조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이날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에서 강한 노동시장 내에서도 임금상승률이 둔화했다는 점에 안도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2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8% 오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5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4%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고용보고서 관련 성명을 통해 "오늘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희소식이며, 나의 경제 계획이 효과적이라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우린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일자리 성장의 2년을 보냈다"며 "내가 몇 달간 얘기해온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으로의 전환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해야할 일이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아래로부터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나의 경제계획이 효과적임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고서가 당장 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큰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히 확인된 탓이다. 새해 들어 공개된 고용지표들도 모두 이러한 노동시장 과열을 뒷받침한다. 전날 공개된 민간고용업체 ADP의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미 기업들의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23만5000개 증가해 전망치(15만3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미국인 수도 14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9000건 감소한 20만4000건으로 시장 전망을 훨씬 밑돌았다.


이러한 지표들은 향후 Fed가 추가 긴축을 단행할 근거로 작용된다. 웰스파고 시큐리티즈의 마이클 슈마허 전략헤드는 "Fed의 시각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임금상승률은 Fed로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Fed 당국자들 역시 최근 매파 발언을 이어가며 시장의 피벗(pivot·방향 전환) 기대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날은 리사 쿡 Fed 이사, 레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의 연설이 예정돼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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