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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족집게' 바이런 빈 "하반기 증시 급반등…우크라 종전"

수정 2023.03.14 08:16입력 2023.01.05 09:45

바이런 빈 올해 10대 예측 보니
"Fed 금리인상에도 완만한 경기침체"
中 성장률 5.5% 달성…트위터 연말 정상화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월가 족집게'로 불리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이 미국의 통화 긴축으로 올해 완만한 경기 침체가 오면서 주식시장이 급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가 올해 중반 바닥을 친 후 지난 2009년에 버금가는 상승장이 펼쳐지고, 유가는 올해 50달러에서 경기가 회복되는 내년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하반기 종전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에 따르면 바이런 빈 부회장은 4일(현지시간) 조 자이들 수석 투자전략가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자를 놀라게 할 10가지(10 surprise of 2023)' 리포트를 공개했다. 50년 이상 월가에서 투자업무에 종사해온 빈 부회장은 모건스탠리 수석투자전략가로 근무하던 1986년부터 매년 초 금융·산업·정치 이슈를 중심으로 50% 이상의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 10가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빈 부회장은 올해 38번째 리포트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줄다리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검토하는 대신 기준금리를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에 따라 실질금리는 10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Fed가 다른 국가 중앙은행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성향을 띠면서 엔·유로 대비 달러화 강세 또한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Fed의 인플레이션 억제 성공에도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완만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가 오면서 증시는 올해 중반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고 빈 부회장은 전망했다. 특히 "2009년에 버금가는 회복세가 시작될 것"으로 점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하반기 종전 협상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빈 부회장은 "상반기에는 전쟁으로 폭격, 파괴, 사상자 발생이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고통과 비용 부담에 내몰린 양측 모두 휴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영토 분할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봉쇄 완화에 나선 중국 경제는 올해 5.5%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드 코로나' 전환 후 확진자가 폭증하는 중국의 경제 활동이 올해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그는 "중국이 서방과의 무역 관계 재건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실물 자산, 상품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유가는 올해 5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중동과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증가, 셰일가스 시추 기술인 수압 파쇄법 증가도 유가를 떨어뜨릴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2023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유가가 내년에는 100달러를 터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후 잡음이 끊이질 않는 트위터도 연내 정상화될 것으로 봤다. 빈 부회장은 "광고주들이 트위터 지원을 꺼리고, 막대한 부채로 채권자들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머스크는 연말께 트위터를 회복의 길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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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조금만 넣어주세요"...신협에서 또 읍소 사태
수정 2023.01.06 10:47입력 2023.01.05 09:59
사진은 기사와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지역 농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고금리 예·적금 관련 사고가 반복되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지속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 위치한 내수신협은 고객들을 향해 적금 금액을 조금만 유치해달라며 읍소하는 전화를 돌렸다. 일부 고객들은 "예금자보호기금 한도인 5000만원까지만 넣어달라"거나, "1000만원만 유치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신협 관계자는 "가입 한도가 없이 온라인으로 가입 가능했던 상품이다 보니 수요가 몰렸고, 고객들에게 조정해달라는 연락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협은 현재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채널을 모두 닫은 상태다.


내수신협은 지난달 연 최고 6.15% 금리(36개월 기준)의 '유니온 자유적금' 비대면 가입을 진행했다. 최근 고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상품에 가입자가 몰렸고,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몰려 이자 감당이 힘들어졌다는 것이 신협 측의 설명이다. 이 신협은 자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1463억원 수준이다.


신협, 농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이 같은 논란은 잊을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경남 합천농협·남해축산농협, 경북 동경주농협 등에서는 고객들을 향해 적금을 해지해달라고 읍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동경주농협의 경우 당초 목표금액(100억원)의 90배인 9000억원이 몰려 파산 위기에 봉착하기까지 했다. 제주 사라신협에서도 연 7.5%를 제공하는 자유적립 적금을 내놨다가 수십억원이 몰리면서 고객들에게 해지를 요청했다.

앞서 각 중앙회는 특판관리시스템으로 예·적금 판매한도를 설정하고, 한도 초과시 자동으로 추가 판매를 제한해 유사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로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상품의 경우 특판은 아니었지만 유사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들을 중앙회 차원에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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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 하루천자]“1만8172보 출근길 즐거운 이유…건강한 몸·생각·사회”
수정 2023.01.05 10:04입력 2023.01.05 06:00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 명예교수
“12km 출근길 매일 걷는다”
1만8172보 함께 걸으며 인터뷰
성수대교-서울숲-한양대-서울시립대-카이스트 경영대학
걷는 데 2시간12분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 명예교수(71)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카이스트 경영대학이 있는 동대문구 홍릉까지 매일 걸어 출근한다. 이렇게 걷는 길만 2시간. 빠르게 가면 9km를 걸으면 되지만 한양대와 서울시립대를 돌고 돌아 12km를 일부러 걷는다. 문 교수는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분야 최고 권위자이자 한국 전산학의 제1호 박사로 꼽힌다. 그가 1977년 집필한 ‘컴퓨터개론’은 한국 최초 전산학 지침서가 돼 한국 IT 발전에 큰 공로가 됐다. 그런 문 교수는 1999년부터 걷기가 삶에서 일상이 됐다.

20년 이상 12km 출근길을 걷다

기자는 4일 오전 문 교수가 매일 걷는다는 출근길을 함께 걸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중·고등학교를 지나는 성수대교에서부터다. 문 교수는 오랫동안 출근길을 걸어온 덕분인지 한강다리 25개의 코스를 모두 꿰고 있었다. "양화대교는 가장 걷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동작대교는 가장 짧죠." 성수대교를 통해 한강을 지날 때, 문 교수에게 왜 2시간이 걸리는 출근길을 걷느냐고 묻자 인생에서 크게 아팠던 두 번의 경험을 떠올렸다.


첫 계기는 대학생 1학년 때 급성간염을 앓아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부터다. "1학년 때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하다가 쓰러져 검진을 받았더니 급성간염이라는 판정을 받았어요. 이전까지는 건강에 문제가 없으니 운동은 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면 됐는데, 막상 막다른 골목에 가보고서야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어요." 이 때부터 축구·테니스 등 운동에 입문했지만, 걷기의 중요성은 아직 느끼지 못했다.


걷기에 빠지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새천년으로 바뀌기 직전 해인 1999년에 ‘Y2K(2000년 문제·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해 발생하는 문제)‘ 난제를 풀기 위해 전 세계를 다닌 탓에 체력이 바닥나면서다.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 Y2K 난제를 풀지 못하면 컴퓨터 오류로 지구가 멸망할 수 있다는 가설까지 나올 정도였기 때문에, 전산학 권위자인 문 교수로서는 감히 쉴 수가 없었다. 격렬한 운동을 전혀 하지 못한 이유다. 이 시기 엘리트 운동인 마라톤이 일반인에게도 확산하기 시작했다. 문 교수는 "자신이 없어 체력테스트 겸 걷기를 한 뒤 완주에 성공했다. 이 때부터 2시간 되는 출근길을 매일 걸었다"고 말했다. "뛰는 연습 없이 마라톤 풀코스를 41회 완주한 원동력은 걷기에서 나왔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생기기 전엔 뉴욕 출장을 가기 위해 압구정에서 캐리어를 끌고 25km가 되는 김포공항을 일부러 걸어가기도 했을 정도다. "한창일 때는 김포공항까지 걷다가 비가 오면 택시를 타는 게 아니라 편의점에 들러 우산을 쓰고 갔죠. 13시간 있어야 하는 비행기 안에서 푹 쉬고 나면 오히려 에너지가 넘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어요."

1시간 걸으니 ‘벌써 절반’

영하 3도가 되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30분을 걸어 성동구의 서울숲에 도착하니 조금은 덥다고 느껴졌다. "축구·테니스 등 격한 운동은 다치는 경우가 많지만 걷기만큼 쉽고 효율적인 운동은 없습니다. 걷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엔 매년 연례행사처럼 몸살을 앓았지만, 이후 24년간 감기 등 잔병치레가 없었죠."

"저처럼 걷기가 습관화되지 않은 이들은 어떡하나요?" 기자가 물었다. "무엇이든 목표 없이는 작심삼일되기 십상입니다. 꾸준히 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문 교수는 걷기를 위한 작은 목표를 달성하고 더 나아가 큰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했다. "양재역에서 학여울역까지가 먼 거리 같아 보이지만 4km에 불과합니다. 천천히 1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죠." 문 교수는 이어 6.5km 만보 걷기에 나서고 12km 걷기도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서로 도울 수 있는 가족과 함께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문 교수는 "영국 캠브리지대와 에딘버러대에서 강의할 때 영국인들은 1월1일 신년맞이로 가족과 함께 집 주위 들길을 10~15km 정도 함께 걸으며 1년 계획을 서로 주고받더라"며 "우리는 해돋이를 보기 위해 차로 4~5시간의 교통체증을 버티다 화도 내기도 하는데, 함께 걸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출퇴근으로 바쁜 직장인들은 걸을 수 없지 않나요?" 또 물었다.

"시간이 진짜 부족한 건지 의지가 약한 건지 한번 되돌아봐야 합니다. 24시간을 꽉꽉 채워서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것 같으세요? 직장이 있는 ‘압구정역’에 내린다면 한 정거장 차이나는 ‘신사역’에 내려 걸을 수도 있죠. 하루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고요. 시간은 조절 가능한 문제죠."

건강한 몸·사회, 창의성…'세 마리 토끼' 잡기

어느덧 한양대까지 다다르는 데 1시간30분. 기자는 문 교수에게 "나이가 들다보면 이렇게 걷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걷기는 ‘체력을 위한 적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미리 꾸준히 걸어 못 걷는 시간을 늦추는 게 중요하죠. 근육은 안 쓸수록 줄어드니까요. 나이가 들수록 다치지 않게 운동하는 것도 중요한데, 최고의 운동은 걷기라고 봅니다. 축구는 40세, 테니스는 50세, 마라톤은 60세 등 다른 스포츠는 연령제한이 있지만 걷기는 없죠. 유일하게 지속가능한 운동이란 겁니다. 노년에 은퇴하고 나이가 들다보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더 걸을 수 있는 시간이 많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문 교수는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소셜(social)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몸이 건강해지면 나아가 남을 생각하게 되고 이런 의미에서 걷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건 건전한 사회 구축이 잘 되고 있다는 맥락과 연결된다"면서다.


한양대에서 청계천을 따라 걷다 청량리역 방면으로 서울시립대를 거친 뒤 최종 목적지인 카이스트 경영대학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2시간12분. 걸음 수 1만8172보. 문 교수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출근길을 계속 걷겠다"는 게 문 교수의 말이다.


문송천 카이스트 명예교수 /허영한 기자 younghan@

문 교수는 갑갑한 공간에서 연구만 하다보면 풀리지 않던 문제의 해법이 출근길에서 떠오른다고 했다. 교수 생활 동안 지치지 않고 IT분야 저서 21권과 200여 편의 학술 논문을 쓰는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에서 걷기를 찾는다. 지도학생들에게도 되도록이면 걸으라고 권한다고 했다. "제가 걸으라고 했던 지도학생이 나중에 교수가 돼 제자들에게 똑같이 걸으라고 하더라고요. 건강한 몸과 사회, 창의력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걷기, 정말 최고의 운동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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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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