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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에도 떠난 임원은 챙긴다…기업 ‘고문’의 세계

수정 2023.01.04 08:29입력 2023.01.04 08:17

위기경영·세대교체 속 앞당겨진 퇴임
전문지식 갖추고 그룹 내 비밀도 잘 알아
자문·고문역 위촉하고 1~2년 사후 관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예주 기자] 임원은 임시직원을 줄인 말이라고들 한다. 연말이면 수많은 임원이 탄생한다. 뒤집어 보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임원이 옷을 벗는다. 그러나 큰 기업들은 회사를 위해 헌신한 임원들에게 나름 예우를 한다. 퇴임 임원을 이른바 고문, 자문으로 1~2년간 모시는 것이다. 주요 기업 고문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알아봤다.


삼성그룹은 퇴임 시 직급에 따라 퇴직 임원들 대우를 하고 있다. 사장급 이상은 1~2년간 고문역으로, 부사장급 이하는 자문역으로 위촉한다. 급여는 현직의 최대 70%까지 준다. 최상위급인 상근 고문들에게는 사무실과 차량도 제공한다.


고문, 자문 모임도 있다. 사장 모임인 성대회나 임원 모임 성우회를 비롯해 여러 퇴직 임원 모임을 운영 중이다. 가끔 현직 임원들이 모임 멤버들을 모시고 골프대회 같은 행사를 한다.


고문, 자문들은 각 분야의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핵심 경영 현안을 다루던 만큼 기업 비밀이나 총수에 관련된 정보까지 가지고 있어 사후 관리 차원에서도 퇴임 임원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다. 퇴직한 임원이 회사를 상대로 급여나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내기도 한다. 얼마 전 특허를 관리하던 삼성전자 임원이 퇴사 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에 경력컨설팅센터를 확대해 임직원들의 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을 돕고 있다. 경력컨설팅센터는 서울·수원·기흥에서 운영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SK그룹은 통상 1~2년간 ‘위원’으로 퇴직 임원을 예우한다. 비상임직이지만 사내에 사무실을 내주고 차량과 기사를 지원한다. 차량은 퇴임 전 이용하던 차량이나 한단계 낮은 급으로 제공한다. 급여는 직급이나 개인별로 다르지만, 임원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성과급(인센티브)이 없다.


또 SK는 퇴임 임원 전용공간인 ‘아너스라운지’를 조성해 사무공간과 심리·생활·진로 상담, 전직 및 창업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너스라운지는 서린동과 삼성동에 자리하고 있다. 임원들이 퇴직하는 나이가 앞당겨지는 만큼 남은 인생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SK측은 "과거 퇴직 임원들은 기업에서 제공하는 여러 혜택을 누리면서 인생 2막을 설계했다면 최근에는 퇴직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재취업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인적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무 이상 퇴임 시에는 ‘자문’, 사장 이상은 ‘고문’이란 직급을 준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급여는 없지만, 재직 시 기본급보다 다소 적은 수준의 돈을 받는다. 일부 상근 고문급만 사무실이나 차량을 지원하고 있지만, 극히 소수로 대부분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LG그룹 사장급 이상 퇴직 임원은 길게는 3년까지 고문 자격으로 월급을 받는다. 개인사무실은 물론 비서와 차량도 제공한다. 부사장이나 전무, 상무로 퇴직한 임원들에게는 자문역을 맡기고 공용 사무실을 쓰게 해 준다. 특히 1992년부터 퇴직 임원을 예우하기 위해 ‘LG크럽’을 운영 중이다. 퇴직 임원들이 자율적으로 모임을 갖고 새 사업을 구상하거나 전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롯데그룹이나 포스코그룹도 퇴직 임원들을 고문·자문역으로 위촉하고 현직의 40~60%에 해당하는 연봉을 주고 있다. 특히 포스코를 퇴직한 임원들은 자체 모임인 '중우회'를 운영하면서 과거 회장 인선이나 협력업체 선정 등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고문, 자문 역할을 맡은 전직 임원들은 무력감을 호소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점차 일에 대한 부담 없이 임원 시절과 맞먹는 월급을 받으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시기라는 생각을 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요즘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임원을 단 사람이 많아 퇴임 후 재취업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고문 자리를 이직의 발판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쉬면서 돈을 받으니 현역 시절보다 좋다는 사람도 있다"는 설명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단독]'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서울청·용산서 성과평가 'A등급'
수정 2023.01.04 12:08입력 2023.01.04 08:11

서울청 이전 연도 대비 한단계 하락
용산서는 변동 없어… 참사 영향 無
경찰 내부서 "후한 평가" 얘기 나와

종로구 서울경찰청 입구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단독[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공병선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받는 서울경찰청과 서울 용산경찰서가 작년도 성과평가에서 나란히 상위에 해당하는 A등급으로 분류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태원 참사를 고려했을 때 관대한 평가란 얘기가 나온다.


4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는 최근 경찰 내부에서 예고된 성과평가에서 A등급에 선정됐다. A등급은 S등급 다음으로 높은 등급이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258개 경찰서 가운데 약 40% 정도에 해당한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2022년 성과평가 등급 결과를 이번 주까지 이의신청 절차를 걸쳐 내주 중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이의신청에 따른 변동 가능성은 전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평가는 매년 시도경찰청 또는 경찰서 등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평가 항목은 ▲치안종합성과 ▲고객만족도 ▲인권향상평가 등이다. 최고 S등급부터 최하 C등급까지 4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통상적으로 정량 평가 요소가 많아 치안 수요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시도경찰청과 경찰서가 유리하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소속 직원들의 성과급 산정과 승진 티오(TO)와 직결돼 내부적으로 등급 한 단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그동안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를 줄곧 받아온 경찰관서다. 이번에 A등급으로 하락한 것은 이태원 참사 영향이란 게 경찰 안팎의 분석이다. 김광호 서울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된 데다 소속 간부였던 박성민 전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총경) 등이 재판에 넘겨지거나 해당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경찰청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이태원 참사가 있었다고 해도 A등급을 받은 건 박한 평가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 자체가 전국에서 가장 치안 수요가 많고, 이에 따른 직원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목소리다. 반면 서울청 밖에서는 A등급을 받는 것만 해도 선방한 것이란 반응이다. 실제로 직전 연도(2021년) 인천 층간소음 사건으로 청장이 사임하는 홍역을 치른 인천경찰청의 경우 B등급을 받는 등 전년 대비 수직 하강한 바 있다.


용산경찰서도 대통령실 이전 등으로 집회·시위에 대한 업무가 이전 연도 대비 크게 늘어났다고 해도, 참사 직격탄을 받은 관할 경찰서로서 A등급은 상당히 후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용산경찰서는 이전 연도에도 A등급을 받은 경찰관서다. 성적표만 놓고 보자면 사실상 이태원 참사 영향은 없었다는 의미다. 경기지역 한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참사 대응 미흡으로 서장까지 구속된 경찰서가 상위 등급을 유지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평가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로 이사하기 전까지 머문 서초동 자택을 관할로 둔 서초경찰서는 이번 성과평가에서 A등급으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서초경찰서는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할 당시 경호와 교통관리를 담당했다. 앞서 서초경찰서는 이전 연도인 2021년 고 손정민씨 실종 사건에도 최고 등급인 S를 받았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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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창의·융합·혁신 … ‘세계적인 바이오 허브 도시’ 꿈 이룬다!
수정 2023.01.04 16:07입력 2023.01.04 16:07

미래 신성장 바이오헬스·인프라 구축·포항형 바이오 ‘연구 중심 의대’ 설립

‘그린바이오벤처캠퍼스’ 등 바이오산업 혁신적 성장 이끌 국비사업 본격화

9월 바이오 생명 엑스포 개최 ‘K-바이오’ 선도,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노력

지난해 10월 개최된 ‘대한민국 의사과학자 양성 및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포항시, 경북도, 포스텍과 포항지역 6개 병원이 의대 설립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포항시는 올 한 해 ‘창의·융합·혁신’의 가치를 통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 중인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바이오 허브 도시’로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시는 미래 신성장 산업의 ‘3+1신경제지도(바이오헬스·배터리·수소+철강고도화)’ 핵심 육성 전략을 통한 선제적인 준비와 대응으로 ‘초격차’의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허브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 중 ‘바이오헬스 산업’은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해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 속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에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 도약’을 채택하며 확실한 변화와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포항시는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산업을 일찍이 주목, 이에 걸맞은 역량과 인프라를 갖춰 나가며 ‘신(新) 바이오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국내 유일의 3·4세대 방사광가속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 포스텍과 한동대, 유망 바이오기업의 벤처창업 플랫폼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창업보육·기업지원기관인 포항테크노파크 등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강소연구특구로 지정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를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의 중심으로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설립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국내 최초 식물 백신 상용화 시설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벤처·중소기업 특화 입주 공간 ‘지식산업센터’ 등 바이오 인프라의 집적화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에 발맞춰 실질적인 기업들의 투자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K 허브 사이언스파크’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바이오파머, 바이오앱 등 국내 유망 바이오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며 ‘포항형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포항시는 올해 더 큰 도약을 위한 노력으로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정부 시책에 발맞춰 스마트농업, 대체식품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린바이오 관련 특화 기업 육성을 위한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조성사업(국비 161억원)’을 적극 추진한다.


또 동물용 그린 백신 공정개발, 표준화와 그린바이오 의약품 산업화를 위한 ‘동물용 그린바이오 의약품 산업화 거점 조성사업’(국비 75억원)을 비롯해 동해의 풍부한 해양자원 활용을 위한 해양 바이오메디컬 분야 융복합 연구와 실증을 위한 ‘해양 바이오메디컬 실증연구센터’(가칭)(국비 150억원) 건립사업 등 포항이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국가공모사업 선정과 추진을 통해 ‘K-바이오’ 시장 선도를 위한 경쟁력을 높인다.


이와 함께 올해 9월 ‘경북바이오생명엑스포’ 개최를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관련 산학연관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바이오 도시 이미지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등 바이오산업의 혁신적인 성장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의 오랜 숙원사업인 ‘국내 최초 공학 기반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을 위해 수년 전부터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 포스텍과 긴밀히 협력하며, 수도권 우선주의가 아닌 ‘지방 주도의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을 통한 ‘미래형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지속적인 노력과 열정을 쏟고 있다.

포항시, 보건복지부, 경북도, 포스텍이 함께 개최한 ‘보건복지부 장관 의사과학자 양성 간담회’에서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 공감대 형성을 위해 의견을 전하고 있는 이강덕 포항시장.

이와 관련, 시는 지난해 5월 새 정부 120대 국정과제와 인수위 경북지역 정책과제에 최종 선정되며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공감대를 이끌었다.


전국 유일 지역의료계와의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한 ‘포스텍 연구 중심 의대 설립 공동 추진 지역병원 업무협약’을 체결(22.10)했고,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의 초석이 될 포스텍 의과학 대학원을 올해 개원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향후 의대 설립의 정당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포스텍을 방문, ‘의사과학자 양성 간담회’를 개최해 연구 중심 의대 설립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공감을 나누면서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구체적인 성과와 함께 ‘의대 설립 인가’라는 최종 과제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바이오헬스 산업은 지방소멸 시대에 지역의 단순한 새로운 먹거리산업을 넘어 의료·복지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지”라며 “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헬스 분야 핵심 사업들과 포스텍 연구 중심 의대 설립 추진에 박차를 가해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모범사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marisd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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