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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소비 확대에…백화점 VIP 기준도 올라

수정 2023.01.04 06:00입력 2023.01.04 06:00

소비 양극화 백화점 매출↑…VIP 기준 상향
롯데, 명칭 바꾸고 등급 간소화…P·C 통합
신세계·현대도 지난해 권한 축소·기준 변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경기 불황에도 백화점 초고가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우수 고객(VIP) 증가에 따라 VIP 기준을 상향하고 권한을 사실상 축소하는 등 제도 변경에 나서면서도, 큰 손 고객을 붙잡기 위한 차별화 혜택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023년 우수 고객 제도를 MVG에서 에비뉴엘로 개편, 등급을 간소화했다. 구매 금액 상위 1%에 해당하는 기존 MVG 에비뉴엘(A) 고객은 에비뉴엘 블랙으로, 연 구매액 1억원 이상인 레니스(L) 고객은 에비뉴엘 에메랄드로 바뀌었다. MVG 프레스티지(P)와 크라운(C) 고객은 통합해 에비뉴엘 퍼플(연 구매액 4000만~6000만원)로, MVG 에이스(A) 고객은 에비뉴엘 오렌지(연 구매액 1800만원)로 변경됐다. VIP플러스·VIP 고객은 에비뉴엘 그린으로 통합됐다.


등급이 간소화하면서 일부 고객은 종전 대비 발렛파킹 등 백화점 이용 편의가 줄게 됐다. 6000만원 이상 산 에비뉴엘 퍼플 고객은 이달부터 본점 발렛주차 장소가 에비뉴엘관 1층에서 본관 1층으로 변경됐다. 잠실점에서는 본관과 에비뉴엘 1층에서 발렛주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으나, 지하 1층과 2층으로 바뀌었다. 올해부터 가족 단위 매출 합산 제도도 폐지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개편(리브랜딩)은 등급 간소화를 통해 직관적으로 우수 고객 제도를 인지할 수 있도록 이뤄졌다"며 "등급은 간소화했으나 등급 내 세분화를 통해 혜택 차별화는 유지하고자 했고, 고객 타깃별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등 보다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VIP 선정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쟈스민 블랙과 쟈스민 블루의 연간 최소 구매액을 각각 1억2000만원, 8000만원으로 변경했다. 쟈스민과 세이지의 기준은 각각 5500만원, 3000만원 이상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클럽YP·그린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해 VIP 결제 기준을 변경, 신세계제휴카드나 현금 결제 시에만 100% 반영하고 상품권이나 타사카드 등으로 결제시 신세계포인트 적립 금액의 50%만 인정하는 방식이 됐다. 백화점 연 구매 금액 400만원 이상인 고객인 레드 등급부터 사용할 수 있는 음료 공간인 멤버스 바의 이용 환경 개선을 이유로 무료 음료 쿠폰 상시 발급도 중단됐다.


백화점 업계에선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소위 '보복소비' 이후 고가품 소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은 데다 구매 여력 확대로 초고가 소비가 늘면서 VIP가 증가한 데 따른 불가피한 개편이라는 목소리다. 다만 업계는 백화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 손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새 혜택을 추가하는 등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시 짙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 양극화 현상은 강화, 백화점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더 큰 돈을 쓴 사람이 보다 차별화된 VIP 혜택을 누리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청와대 권역서 고려·조선 유물 대량 발견(종합)
수정 2023.01.04 00:29입력 2023.01.04 00:27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결과 공개
토기, 도기, 옹기, 기와 조각 등 나와
"호기심 위주의 단순 관람 방식 벗어나야"


고려 숙종 때 이궁(왕궁 밖 별궁)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청와대 권역에서 당시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 등이 나왔다. 조선 경복궁 후원의 흔적까지 확인돼 역사적 가치평가·조사가 시급해 보인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5월 국민에게 개방한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체계적 보존·관리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국건축역사학회 등에 의뢰한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모두 여덟 곳에서 고려·조선 시대에 쓰였다고 추정되는 유물이 확인됐다. 청와대 본관 서남쪽에서는 크기가 작은 토기와 도기, 옹기, 기와 조각 등이 발견됐다. 침류각과 궁궐 담장(궁장) 일대에서는 기와 조각과 도기, 백자, 전돌 등이 수습됐다.



연구진은 "적지 않은 수의 유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라며 "수습된 대부분이 기와라는 점, 그리고 조선뿐 아니라 고려 기와로 볼 수 있는 유물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고려 남경과 관련한 건물지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기술 조사 범위를 설정하고 유물 흔적을 찾아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남경에 관한 기록은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에서 확인된다. 고려 술가 김위제는 숙종에게 북한산 남쪽과 남산 북쪽에 도성을 건립하기를 청하는 상서를 올렸다. 풍수사 최사추에게 지세를 살피게 해 남경개창도감을 설치하고 산수 형세에 따라 궁궐을 완성했다. 고려 왕실은 서경(평양)·동경(경주)과 함께 삼경의 축으로 지정하고, 지방 운영의 핵심 역할을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 수 없다. 관련 사료가 부족해 연구가 정체된 탓이다.


경복궁 후원의 경우는 반대다. 고종실록, 일성록, 승정원일기, 경복궁영건일기, 궁궐지, 주연선집 등에 각 공간의 용도, 기능, 연혁 등이 기록돼 있다. 그 덕에 전문가 세 명이 맨눈으로 과거 항공 사진, 건물 배치도 등을 대조한 이번 조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청와대 권역 담장이 경복궁 후원 궁장과 일치한다는 보고가 대표적인 예다. 담장 하부 세 곳에서 '영(營)'이나 '훈(訓)' 자가 새겨진 돌도 찾아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의 활용 방식은 기초조사와 보존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채 매우 한정된 역사적 시기를 대상으로 호기심 위주의 단순 관람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라면서 "경복궁 후원 영역이 갖는 진정한 역사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청와대는 지난 7개월여 동안 방문객 약 278만 명이 다녀갔다. 정부는 단순 개방을 넘어 역사보존 및 활용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구체적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그 기초자료에 가깝다. 경복궁 후원을 중심으로 고려 시대부터 청와대 개방 이전까지의 시대적 변천을 다뤘다. 분야별 현황을 정리해 문화·자연 유산적 가치도 평가했다.



궁능유적본부는 "담장 주변과 지형 변화가 적은 청와대 동쪽 지역 등에 다양한 역사적 층위가 존재하고 있음이 입증됐다"라며 "역사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있다는 판단과 함께 체계적 보존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도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구명하고, 국민을 위한 보존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추가 조사 여부는 역사·문화·예술·관광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통령실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에서 결정된다. 애초 지난해 말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깜깜무소식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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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새해 첫날부터…테슬라 12%↓, 애플 시총2조弗 붕괴
수정 2023.01.04 06:32입력 2023.01.04 06:32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증시를 짓눌렀던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 우려가 새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테슬라, 애플 등 주요 기술주가 급락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국제유가는 4%대 낙폭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88포인트(0.03%) 떨어진 3만3136.3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5.36포인트(0.40%) 낮은 3824.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9.50포인트(0.76%) 하락한 1만386.99에 장을 마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국제유가가 4%대 폭락하며 관련 주식들도 일제히 미끄러졌다. 엑손모빌은 전장 대비 3.44%, 셰브런은 3.06%, 데본에너지는 5.51% 내려앉았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도 부진했다. 대표 기술주인 테슬라는 기대에 못 미친 전기차 인도 실적으로 수요 우려가 한층 부각되면서 전장 대비 12.24% 하락 마감했다. 애플 역시 일부 부품 생산을 줄일 것을 통보했다는 보도에 3.74% 낙폭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2조달러선이 무너졌다.


투자자들은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연초부터 테슬라, 애플에 대한 부진한 뉴스가 쏟아지는 데 주목했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두 자릿수 급락세를 기록한 테슬라의 경우 전날 공개된 작년 4분기 전기차 인도 실적(40만5278대) 월가 전망치를 하회하며 실적 우려가 한층 두드러졌다. 연간 기준으로도 테슬라는 약 131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규모지만, 당초 테슬라의 목표였던 50%에는 못 미친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토니 사코나기 주니어 애널리스트는 전날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실적 공개 직후 "테슬라가 심각한 수요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가 2022년3분기 대비 전기차 가격을 1800~4500달러 낮춰야할 수도 있다며 "단기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저가 차량을 대규모로 선보이기 이전까지 수요문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 또한 수요 약화 우려가 부각되며 첫 거래일부터 하락했다. 앞서 니케이아시아는 애플이 일부 납품업체들에게 수요 악화를 이유로 1분기 맥북, 애플워치 등의 부품 생산을 줄여줄 것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이날 하락세로 인해 종가 기준으로도 시총 2조달러선이 무너진 상태다. 경제매체 CNBC는 "애플이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미국 기업으로 이름 올렸던 1년 전과 대조적인 주가 하락세"라고 전했다.


새해 경기침체를 둘러싼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10명 중 8명 꼴인 응답자의 79%가 "올해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응답자의 65%는 올해도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절반 이상인 53%는 실업률이 치솟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빅쇼트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미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2로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간 제조업 PMI는 두달연속 기준선 50을 밑돌면서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76%선, 2년물 금리는 4.39%선까지 밀렸다. 장기채인 10년물 금리가 단기채인 2년물, 3개월물을 밑도는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통상 경기침체 전조현상으로 평가된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5.6%이상 치솟아 22선 후반에서 움직였다.


뉴욕에 위치한 AXS인베스트먼츠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경기침체 환경은 새해 기술주 성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CNBC는 역사상 미국 증시가 침체된 한 해를 보내고 난 이듬해에 반등하는 경향이 있었음도 강조했다.


다음날인 4일에는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이 발표된다. 또한 2월1일 Fed의 금리 결정에 앞서 12월 고용보고서, Fed 당국자들의 연설도 예정돼있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힌트를 찾고자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6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19.90달러) 오른 1846.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16일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값은 작년 11월 초부터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금융시장 부진이 이어지자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이 ‘탈달러’ 전략에 따라 역대 규모로 금 매수에 나선 것도 금값 상승세를 지지했다.


올 한해 금값 랠리가 이어지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피벗(pivot·방향 전환) 여부가 금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AuAg ESG 골드마이닝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에릭 스트랜드는 올해 금값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온스당 2100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장기 강세장"을 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새해부터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2%(3.33달러) 떨어진 76.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20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도 4%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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