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시진 前 환구시보 총편집인
"중국인 제한은 일종의 자기 위안"
미·일 등 세계 각국 대중 방역 강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미 전 세계에 퍼져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환구시보' 총편집인 출신 "중국발 여행객 입국 제한? 책임 전가"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최근 웨이보에 글을 올려 "일본·인도 등 여러 국가가 중국인 입국자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고, 양성이 나오면 격리하기로 했다"며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후 미국과 유럽 여러 국가가 외국인 입국을 제한 조치를 했으나, 결국 대규모 감염을 막지 못했다"고 했다.
또 그는 "이미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일본처럼 중국인 입국자를 7일간 격리해도 코로나19 유입을 막을 수 없다"며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 제한은 일종의 자기 위안이며, 자국 내 코로나19 유행이 더욱 심각해지면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런 조치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의미가 없으며 전염병 예방과 통제 전략에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이 내달 8일부터 입국자 시설격리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하기로 하면서 중국 내에서 한국 등 해외 관광지에 대한 검색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여행 서비스 플랫폼 '퉁청'에 따르면 최근 국제선 항공편 검색은 8.5배, 비자 검색은 10배 늘었다. 가장 주목받은 해외 관광지로는 일본·한국·태국 등이 꼽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온라인 여행 기업 '시트립' 또한 "다음 달 21∼27일 춘절(春節·설) 연휴 기간을 염두에 둔 해외여행 검색이 늘었다"며 "마카오와 홍콩이 검색량 1·2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태국, 한국,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영국 순이었다.
美·日 등…방역 빗장 거는 국가들
중국이 입국제한 조치를 해제하기로 하자 미국과 일본, 인도 등 각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 달 5일부터 중국과 홍콩·마카오 등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에게 비행기 탑승 이틀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 일본은 중국발 입국자와 7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양성 판정을 받으면 일주일간 대기 시설에 격리 조치한다. 인도와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30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중국발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에 대비하는 방역 대책을 발표한다. 방역 강화 조치로는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확인서 제출 등이 거론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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