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전역이 애도·울음바다…"고마워요, 펠레"
수정 2022.12.30 09:33입력 2022.12.30 07:33
'축구 황제' 펠레의 별세에 브라질 각계에는 애도의 목소리를 내며 슬픔을 표하고 있다.
취임을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트위터에 펠레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10번을 언급하며 "펠레와 견줄 만한 10번 선수는 없었다"고 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한 시민이 펠레의 죽음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EPA연합>룰라 당선인은 "세계에서 그보다 더 잘 알려진 브라질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는 그냥 플레이한 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았다"고 칭송했다. 그러면서 "고마워요, 펠레"라고 덧붙였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실도 성명을 내고 "그는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자, 훌륭한 시민이었고 애국자였다"고 애도했다.
이어 고인이 신의 품 안에 편히 안기기를 기원했다며 "신께서 슬픔에 잠긴 전설의 유족에게 이 어려운 순간을 극복할 힘을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산투스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 밖에서 한 시민이 펠레 별세 소식에 얼굴을 감싸고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펠레는 1956년부터 1974년까지 브라질 산투스에서 뛰며 공식전 660경기에서 643골을 넣었다. <사진=AP연합>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뛴 현 브라질 국가대표 에이스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펠레 이전에 10은 하나의 숫자에 불과했다"고 자신이 물려받은 등번호 의미를 강조하며 "펠레 이전에 축구는 그저 스포츠였지만, 그는 축구를 예술로 바꿔놨다"고 썼다.
펠레와 함께 찍은 사진을 함께 게시한 네이마르는 "축구와 브라질은 왕(펠레) 덕분에 지금의 명성을 얻었다"며 "그는 떠났지만, 그의 마법은 남아 있다. 펠레는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를 비롯해 펠레의 고향 마을인 미나스제라이스주 트레스코라송스와, 커리어 대부분(1956∼1974년)을 보낸 소속팀 연고지 산투스 등지에서도 시민들은 '우리의 왕 펠레'라고 인쇄된 플래카드 등을 곳곳에 걸며 슬픔을 달랬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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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사진 찍고 국산엔 오너이름까지…정용진·신동빈의 와인 사랑
수정 2022.12.30 14:01입력 2022.12.30 06:00
와인시장 지속 성장…수입액 매년 늘어
저변 확대와 음주 문화 변화가 큰 축
와인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기업도 주목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한때 국내 와인 시장은 와인의 불모지로 꼽혔었다. 맥주와 소주 중심의 주류 문화가 확고한데다가 인프라 역시 갖춰져 있지 않아 다양한 와인을 접할 기회나 여건이 없었다. 와인 시장을 키워온 것은 1세대 와인 수입사들로 주로 중소·중견 기업들 위주였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와인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저변 확대와 함께 시장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대기업이 와인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국내 와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따라 와인 사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3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3405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입액인 5억5981만달러에 벌써 근접했다. 2020년 3억3000만달러 규모였던 와인 수입액은 지난해 70%가량 성장했다.
특히 프리미엄 와인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9월 보르도와 부르고뉴 그랑 크뤼 와인 등 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 와인 수입액은 1억519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2857만 달러)보다 18.2% 늘었다. 마찬가지로 고급산지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중심의 미국 와인 수입액도 같은 기간 7806만 달러로 전년 동기(6720만 달러) 대비 16.2% 늘었다. 두 나라 모두 1년 새 수입액이 많이 증가했지만, 수입량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홈술 문화의 정착과 여기에 맞물리는 저도주의 인기, 다양한 주종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 등이 이끌었다. 스마트 오더 등으로 와인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일반적인 구매 방법으로 정착한 것 역시 한몫했다. 주요 소비층인 MZ(밀레니엄+Z세대)세대 사이에선 과거 과음을 하는 문화 대신 맛있는 술을 기분 좋게 먹는 문화가 트렌드로 떠올랐고,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와인이 이런 트렌드에 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와인 시장의 저변 확대에 대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사업 확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간 와인 시장을 키워온 1세대 와인 업체들도 시장에서 산업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이 된다는 점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규 매장 오픈 등 판매처 확대로 반사 이익을 얻는 장점도 있다.
와인앤모어 역삼센터필드점./사진=신세계L&B 제공특히 기업들이 와이너리를 직접 사들이는 사례도 많이 늘었다. 이는 기존 수입 형태의 유통 과정에서 직접 제조와 생산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방향으로 여겨진다. 와이너리 인수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와인 관련 인력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와인에 관심이 많은 각 그룹 오너들이 직접 나서면서 사업을 강화한 측면도 있다. 와인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08년 자회사 신세계L&B를 설립해 주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와인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올해 2월엔 신세계프라퍼티를 앞세워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미국의 와인 양조장 쉐이퍼빈야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와인과 관련한 사진을 자주 올리며 와인에 대한 애정을 보여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와인 애호가로 유명하다. 과거 임직원들에게 국내 최장수 와인인 마주앙을 100% 국산 포도로 만들라고 지시하는 등 직접 와인 사업을 챙기기도 했고, 이런 의지가 담긴 프리미엄 국산 와인 '마주앙 시그니처 코리아 프리미엄'은 일명 '신동빈 와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주류전문가인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과정 교수는 "단순히 와인을 많이 마시는 것을 넘어서서 구매처 확대와 함께 각 가정에서도 와인셀러, 디캔터 같은 용품이 대중화되는 등 인프라가 확충됐고 이는 곧 와인 시장의 안정화로 이어졌다"면서 "기업들이 와이너리를 사들이는 것도 전 세계적으로 보면 보편적인 일인데, 그만큼 이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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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황제’ 펠레 별세…향년 82세
수정 2022.12.30 05:54입력 2022.12.30 04:38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2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향년 82세.
보도에 따르면 펠레의 에이전트측은 이날 상파울루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펠레가 눈을 감았다고 확인했다. 펠레의 딸 켈리 나시멘투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편히 잠드세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지난해 암 수술을 받은 펠레는 최근 각종 질병이 겹치며 건강이 크게 악화했고, 재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에 현지에서는 펠레가 위독한 상태이며 국가 차원의 장례식 준비가 시작됐다는 보도마저 나오기도 했다.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로 꼽혀온 펠레는 현역시절 3번의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현역시절 A매치 공식기록 77골을 기록했다. 1999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AP통신은 "펠레는 수십년 간 브라질 클럽 산토스, 브라질 대표팀에서 활동하며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라며 "브라질을 축구의 정점으로 이끈 인물"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기장에서 비교할 데 없는 재능과 독창성으로 찬사를 받은 인물"이라며 "인종, 국적, 계급을 가리지 않고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은퇴 이후 펠레는 정치가이자 브라질의 체육부 특별장관이자 부유한 사업가이자 유네스코와 유엔의 대사로 활동했다. 다만 최근 몇년간은 건강이 악화하면서 공식석상에서 휠체어를 탄 모습을 자주 보였다. 슬하에는 2남 5녀를 두고 있다.
펠레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펠레가 활동한 클럽 산토스는 공식 SNS를 통해 펠레의 이름이 적힌 왕관 사진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펠레의 공식 트위터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펠레의 사진과 함께 "오늘 세상을 떠는 펠레의 여정에는 영감과 사랑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수많은 팬들이 댓글과 하트로 애도를 표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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