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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향수·립스틱 명품은 괜찮잖아…'스몰 럭셔리'

수정 2022.12.30 06:00입력 2022.12.30 06:00

경제 위축에 플렉스·욜로 현상도 시들
작은 돈으로 사치 누리는 '스몰 럭셔리'
고가 화장품 이어 프리미엄 샴푸도 인기

고물가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한 가운데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한때 '욜로'나 '플렉스' 등 과시형 소비가 유행했다면, 지금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명품 립스틱이나 향수가 유행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명품 가방 대신 고가 향수·화장품 찾는 소비자

물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을 통해 지난달 11~25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6.1%가 물가 부담으로 최근 명품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어 의류·패션잡화(25.8%), 전자제품(11.6%) 등이 꼽혔다.


반면 고가의 화장품·향수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신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투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이 같은 제품의 인기가 높다.


이는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최초로 향수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지난 1~10월 향수 매출은 20·30세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40% 신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픽사베이.

고가의 화장품 또한 여전한 인기를 보인다. CJ올리브영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화장품은 올해 1~11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38% 늘었다.


이러한 현상을 '립스틱 효과'라고도 부른다. 이는 1930년 미국의 대공황 시기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았지만, 오히려 립스틱 매출은 크게 증가한 상황을 두고 생긴 단어다. 즉 경제가 불황일수록 외제차나 명품 가방 등에 큰돈을 사용하는 것보다 명품 립스틱 등 작은 소비재를 구매한 뒤 소비자들이 더 큰 만족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프리미엄 샴푸·와인 등도 인기↑
사진=아시아경제DB.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고가의 헤어 제품 역시 주목받고 있다. '샴푸계 샤넬'이라 불리는 헤어 전문브랜드 '오리베(Oribe)'는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해 갤러리아 압구정점에서 첫 단독 팝업 매장을 열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오리베의 지난 4년간 매출은 360% 신장했고,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1036% 급증했다. '오리베'의 대표 제품인 '골드 러스트 샴푸'는 한 병에 20만원대(1000mL 기준)에 달한다.


또 와인과 위스키 시장도 '스몰 럭셔리' 트렌드의 영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당초 와인과 위스키는 고급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코로나19 이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전문가는 '욜로' 등 과시형 소비 트렌드가 시들해진 이유가 불확실한 미래와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몇 년 전만 해도 현재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유행이었기에 '욜로', '플렉스'라는 단어가 생겨났다"며 "그러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재만 생각하고 큰 소비를 하기에는 불안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인근 헬리오가 15억원인데'…코앞 닥친 둔촌주공 계약자 '속탄다'
수정 2022.12.30 14:00입력 2022.12.30 09:24

내년 1월3일부터 올림픽파크포레온 계약 시작
전문가 "미래가치, 자금조달 상황 고려해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 "앞으로 집값이 계속 내려간다는데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어요. 아껴둔 청약통장만 날리는 꼴 아닙니까."


새해 벽두부터 시작하는 ‘재건축 대어’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계약을 앞두고 청약 당첨자들의 고민이 깊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잠실 등 인접 상급지의 가격이 떨어지자 청약과 매수를 놓고 갈등하는 것이다. 미계약 시 재당첨 제한에 걸리고 향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수도 있어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중이다.

청약 시장 '칼바람'…'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올림픽파크포레온 계약률은?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내년 1월3일 정당계약을 시작한다. 경기 침체로 청약 시장에 칼바람이 부는 만큼 청약계약률이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계약 여부를 묻는 당첨자들의 고민글이 줄을 잇고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도 문의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과거 집값 급등기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총 1만2032가구)’이라 불리며 만점 통장의 집결소가 될 것으로 예견됐다. 1만2032가구 대단지에 올림픽 공원이 가깝고 서울지하철 5·9호선 더블역세권과 준수한 학군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꺾이며 가점 20점도 당첨될 만큼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계약률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양 관계자는 "청약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았고 집값 하락으로 시세차익 기대감도 떨어지면서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상급지 집값 하락 소식…분양이냐, 매수냐

특히 당첨자들의 머리를 어지럽히는 것은 인접 지역의 집값 하락 소식이다. 잠실 등 상급지 아파트의 호가가 곤두박질치면서 12억~13억원(전용면적 84㎡) 수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가와 격차가 상당히 좁혀져서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 15억원대 매물이 출현하면서 시장이 출렁였다. 헬리오시티는 탄천을 건너면 강남구와 가까워 올림픽파크포레온보다 상급지로 분류되는 단지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15억4000만원 매물이 나오자 문의가 급증하면서 호가가 5000만원 높아졌지만 여전히 15억원대이고 앞으로 비슷하거나 더 낮은 매물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이 투기과열지구라 전매제한 8년·의무거주기간 2년 규제를 적용받는 것도 당첨자들의 고민거리다.

그러나 입지 좋은 대단지 아파트 청약을 선뜻 포기할 수도 없다. 내년 1월 강동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될 가능성도 있는 데다 금리 인상 랠리가 끝나면 향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미래가치와 자금조달 문제를 고려한 결정을 내릴 것을 조언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시경제 환경 변화로 집값이 내리는 상황은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 "서울 주택보급률은 여전히 낮아서 입지 좋은 대단지 아파트의 미래가치는 보장된다"고 말했다. 다만 "고금리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난 만큼 자금조달 상황을 점검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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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금융톡]"도움 안되는 마이데이터, 푸쉬 알림도 꺼버렸다"
수정 2022.12.30 10:52입력 2022.12.30 07:13

출범 1년, 몸집 불리기 성공했지만
가입자 10명 중 사용자는 3명 정도에 불과
사용자들 "별 도움 못 받고, 이벤트 알림만"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회사원 신지애씨(36)는 6개월 동안 수시로 푸쉬를 보내던 마이데이터 알람 서비스를 꺼버렸다. "스타벅스 쿠폰, 파리바게뜨 쿠폰, CGV 쿠폰 이벤트 알림이 수시로 왔어요. 저한테 필요한 건 그런 쿠폰이 아니거든요. 내가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지, 어떻게 자산을 불릴 수 있을지를 기대했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올해 1월 출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금융 소비자에게 이렇다 할 혜택을 주지 못하며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서도 마이데이터를 검색하면 대부분 쿠폰 이벤트 글만 검색된다.


회사원 정민준씨(46)도 "금융추천 서비스에 들어가 살펴봐도 쓰고 있는 카드나 대출, 보험, 투자로 나뉘지만 주유소 포인트를 지금보다 더 많이 주는 카드에 가입하라거나 10만원 미만 소액 투자 시 1만원을 한 달에 벌 수 있다는 식의 정보를 주더라"라며 "처음에 몇 번 살펴보고 언제 다시 열어봤는지 기억조차 없다"고 했다. 기존 대출비교플랫폼과 유사한 서비스, 금융사 홈페이지 정도만 들어가도 알 수 있는 정보, 푼돈 모으기 정도로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마이데이터는 몸집 불리기엔 일단 성공했다. 은행, 보험, 증권사 같은 다양한 금융기관에 존재하는 각 개인의 금융정보를 스스로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재테크,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으며 올해 초 출발한 이후, 은행사와 증권사가 너도나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마이데이터, 기대와 현실의 괴리' 보고서를 보면 9월 말 기준 5480만명(중복포함)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했다. 서비스 제공업체도 연초 33개사에서 52개사로 늘어났다.

이러한 가파른 가입자 증가에도 실질적인 마이데이터 이용자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가입자 10명 중 현재 이용자는 3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본인의 금융기관을 마이데이터로 연결한 고객 비중도 아직 가입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금융기관 연결 개수 또한 본인의 모든 금융기관을 연결하지 않고 1~2개만 연결한 경우가 10명 중 7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마이데이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은행업계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는 것은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를 늘리는 것이다. 금융 데이터 뿐 아니라 의료, 쇼핑, 통신 같은 비금융데이터를 연계해 맞춤형 상품을 내놔야 다시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6월까지 정보제공 범위 관련 규제를 완화해 정보 제공항목을 72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실시간 카드 결제정보, 세분화된 카드결제예정금액, 온라인 쇼핑몰 상세 주문정보 등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모은 가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내년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마이데이터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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