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진상이다" vs "예민하다" 갑론을박
2008년 이후 영화관 외부 음식 반입 가능
음식 섭취 소음과 냄새로 종종 불만 나와
영화 '아바타:물의 길'이 개봉 2주 차 주말에 2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으며 누적 관객 수 55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강남의 한 영화관에서 포장 회를 먹는 관객으로 인해 '아바타:물의 길'을 보는 내내 냄새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사연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는 '상영관 내 회 취식'이 적절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24일 한 영화 커뮤니티에 '코엑스 돌비 시네마 최악의 관크를 경험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여기서 '관크'란 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로 공연 도중 방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작성자 A 씨는 이날 새벽 2시 35분께 강남 코엑스 돌비 시네마에서 영화 '아바타:물의 길'을 관람했다. 이 영화관은 고급 음향시스템과 4K 화질을 지원하는 특별관이다. 하지만 상영관에 들어간 A 씨는 자신의 바로 앞자리 관객이 포장해온 회를 먹는 바람에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진동하는 초장 냄새에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초장에 무슨 파스타인지 밀면인지까지 가져와서 2시간 내내 쩝쩝 후루룩 먹방을 찍었다"며 "영화 러닝타임 내내 극장에서 초장 냄새가 진동했다. 헛구역질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무슨 자기네 집 안방인 줄 아는 건지,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눈초리까지 받아 가며 회를 먹는 모습이 참 대단했다"며 "조용히 보고 싶어서 새벽 시간으로 고르고 좋은 영화관이라고 소문이 난 곳까지 찾아갔는데 스트레스만 받았다"고 했다.
해당 사연은 곧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꼴불견 그 자체" "상상 초월이다" "나 같아도 열받았을 것 같다" "환불받아야 한다" "일부 음식을 제한하는 규정을 둬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요즘 영화관은 잡채밥도 판다" "회와 초장은 냄새가 심하지 않은데 지나치게 예민하다" "오히려 영화관에서 파는 오징어 냄새가 더 역하다" 등 반박도 있었다.
과거에는 영화관 내 외부음식 반입이 불가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8년 이런 제한을 불합리한 규제로 판단해 시정 조치를 내리면서 영화관에 외부 음식물을 반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반입되는 음식이 다양해지다 보니 강한 냄새나 음식을 섭취하는 소음 때문에 관객들 사이에선 종종 불만이 나오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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