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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서 아시아계 조롱 美 대학 총장의 입…사퇴 요구

수정 2022.12.25 18:44입력 2022.12.25 13:36

졸업식 연설 중 아시아계 말투 조롱하듯 흉내
대학이사회, 견책 처분…'솜방망이 처벌' 지적도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졸업식 연설을 하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미국 공립대학 총장이 사과했지만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논란의 행동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퍼듀대학 노스웨스트 겨울 학위수여식 도중 나왔다. 이 자리에서 한 축사자가 "창의적 언어를 시도해보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하자 토마스 키온 퍼듀대학 노스웨스트 총장은 아시아계 말투를 조롱하듯 따라했다. 그는 뜻을 알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낸 후 "내 아시안 버전 (창의적 언어)"이라고 했다.


해당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으로 퍼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에 키온 총장은 "당시 발언이 공격적이며 무감각했다"며 사과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결국 퍼듀대 이사회는 키온 총장에게 공식 견책 처분을 내렸다. 23일 CNN에 따르면 이사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키온 총장의 발언은 극도로 공격적이고 무감각할 뿐 아니라 형편없는 수준의 즉흥적인 웃음 유발 시도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축하와 화합의 분위기로 기억되어야 할 졸업식장에서 용납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유사 사건 재발 시 해고를 포함해 추가 중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퍼듀대 교수진과 학생들은 이사회가 충분하지 않은 대응을 하고 있다며 키온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토머스 로치 퍼듀대 노스웨스트 교수 평의회 의장은 대학 이사회를 오만하고 완고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키온 총장 해임을 요구하는 교수진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퍼듀대 교직원 상당수가 키온 총장을 불신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퍼듀대 노스웨스트 교수 평의회는 키온 총장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135 대 20으로 가결한 바 있다. 약 87%의 교직원이 키온 총장 불신임에 투표한 셈이다.



콜레트 모로우 영문과 교수도 "이사회가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학생 모두에게 안전한 학습 공간을 제공하는 대학의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잘못된 문화를 바로잡고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존중하는 대학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총장이 필요하다. 키온 총장 해임에서부터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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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희 강북구청장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노조원들 폭행 당해 병원 입원
수정 2022.12.25 18:23입력 2022.12.25 18:23

강북구, 25일 보도자료 내고 한달전부터 청사 난입한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노조원들 지난 23일 이 구청장 사무실 나오자 이 구청장 밀쳐 넘어져 발목과 허리 등 부상 입고 병원 입원 밝혀

이순희 강북구청장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 강북구(구청장 이순희)는 지난 23일 도시관리공단 노조원들이 이순희 강북구청장을 폭행해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구는 도시관리공단 노조원들이 지난달 말부터 청사를 불법 점거, 주야간 농성을 벌이던 중 급기야 23일에는 이순희 구청장이 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현재 강북구 청사에서는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노조원 약 80여명이 지난 11월29일부터 3층 구청장실 앞 복도와 1층 민원실 등을 무단 점거한 이래 구청의 5차례 퇴거명령에도 응하지 않고 불법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구청 실내에서 마이크와 고성 앰프 사용, 무단 벽보와 집회리본 부착, 민원실에서의 음식 취식과 야간 취침은 물론 위험물 반입(고압가스통), 구청 직원에 대한 욕설과 폭력적 위협 등으로 구청 방문 민원인들에게 불안 및 불편을 줄 뿐 아니라 구청 공무원들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마저 어려운 지경이라고 구 관계자는 밝혔다.

지난 23일에도 이들은 오전 9시부터 구청장실 앞에 앰프를 설치해 강한 소음을 유발, 5차 퇴거 요구 공문을 전달하려던 행정지원과장을 밀어 넘어뜨리는가 하면 구청장실 앞 복도 전체 통로를 점거하고 구청장 감금을 시도했다.


오전 10시50분경 행사장 참석을 위해 집무실을 나서려는 이 구청장은 이들에 의해 밀쳐지고 넘어져 발목과 허리 등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수행직원들도 여러 명이 다쳐 함께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북구는 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입장이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노동조합은 임금 등 협약에 있어 당사자인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이사장 신승동)과의 교섭을 2회만에 중단하고 곧바로 구청장 개입을 요구하며 구청사를 약 1개월째 무단 불법점거 농성중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강북구도시관리공단과 노조 사이에서 조속히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구민들의 구청과 공단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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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러시아 식민지" 자조하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정 2022.12.25 18:47입력 2022.12.25 16:40

러 용병, 우크라전 틈타 중아공 통제권 장악
현지인 "UN군보다 러시아 용병이 더 나아"

2019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러·아프리카 정상회의 행사에서 투아데레 중아공 대통령(왼쪽)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방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러시아 용병들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통제권을 장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충성을 원한 푸틴, 아프리카에서 그것을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러시아의 민간 용병 단체인 와그너 그룹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에서 벌이고 있는 행태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아프리카 대륙 중앙부에 위치한 중아공은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나라다. 이 나라는 2012년부터 계속된 내전으로 인해 치안이 매우 불안정해 유엔평화유지군 1만4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유엔평화유지군보다 러시아 용병들을 더 신뢰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가뜩이나 힘든 중아공의 상황을 더욱 절망적으로 만들었다. 식용유와 같은 생필품 가격은 50% 이상 상승했고, 휘발유는 주유소에서 살 수 없어, 밀수된 통이나 병으로만 구입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중아공인들은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는다. NYT는 서구의 위선과 공허한 약속에 싫증이 난 중아공인들이 이전 식민 지배자들보다 오히려 푸틴을 지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10년 된 자국의 내전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중아공인은 "집에 불이 났을 때 불을 끄기 위해 사용하는 물의 색깔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러시아 용병 덕분에 우리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폭력적이지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NYT와의 인터뷰에 응한 실향민이자 세 아이의 미혼모인 플로라 아상구는 "유엔평화유지군은 그저 순찰만 할 뿐"이라며 "반군 단체가 누군가를 죽이면 UN군은 사진만 찍지만, 러시아인은 그 사람들을 죽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에게 약간의 평화를 가져다줬다"고 덧붙였다.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복면 차림의 와그너 소속 용병들은 공개적으로 자동 소총을 들고 별도의 표식이 없는 차를 타고 다니는 등 중아공을 휘젓고 다니지만, 그 누구도 이들을 제지하거나 처벌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운전할 때는 도로의 무법자로 변하고, 공공연히 휘발유를 훔쳐 차량 연료로 쓰고 때로는 민간인에게까지 행패를 부리기도 한다.


와그너 그룹은 금과 다이아몬드, 목재를 채굴·채취 및 수출할 수 있는 이권에도 개입돼 있으며, 2016년부터 집권중인 포스탱 아르샹제 투아데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도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중아공 내무장관을 지낸 장-세르주 보카사는 "오늘날 우리는 러시아의 식민지"라는 자조적인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러시아 용병은 2016년 투아데레 대통령 당선 후 중아공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점점 활동 영역을 넓히며 투아데레의 재선 성공을 도운 덕분에 광산 개발과 벌채권까지 확보하게 됐다. 한때 프랑스는 중아공에 1600명의 병력을 파병했으나 지난달 모두 철수했다.


NYT는 중아공은 물론 말리, 수단 등 와그너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 대해서도 서방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알렸다. 지난 3월 유엔 긴급 특별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통과될 때,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28개국만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나머지는 기권 또는 불참했고, 에리트레아는 '반대'에 투표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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