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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야간당직 차별일까, 근로기준법에는 이런 내용이…

수정 2022.12.23 08:00입력 2022.12.22 06:00

근로기준법, 임산부·18세 미만 야간 근로 제한
인권위 "내부 의견 수렴해 당직 방식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남성만 야간 숙직 근무를 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대에 맞춰 숙직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숙직 제도를 개선하려면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경기도의 한 농협IT센터에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지난해 8월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에 남직원만 야간 당직 근무를 하는 규정이 성 차별이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 진정을 기각했다. 야간 숙직이 한 차례 순찰을 제외하면 대부분 내근 업무를 하기 때문에 일직과 비교해 업무 강도에 차이가 없으며, 야간 근무 종료 후에는 4시간의 보상 휴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남성 근로자에게만 불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여성 근로자의 경우 폭력 등 위험 상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각 근거로 들었다.


이 결정을 두고 일부 남성들 사이에선 논란이 일었다. 남성 근로자에게만 야간 숙직 근무가 강요되는 것은 성차별이며,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 동일하게 야간 숙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야간 숙직 제도를 개선할 수 있을까.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 근로자와 18세 미만의 경우 야간 근로가 제한된다. 당사자가 요구하거나 명시적으로 청구하는 경우에도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임신 중이 아닌 18세 이상의 여성에게도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 및 휴일)를 시키려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근무시간을 초과한 시간 외 근로의 경우에도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적용하려면 단서가 붙는다.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는 시간외근로를 시켜서는 안 되며, 당사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도 쉬운 종류의 근로로 전환해야 한다.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여성에게는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라도 1일에 2시간, 1주에 6시간, 1년에 150시간을 초과하는 시간 외 근로를 시켜선 안 된다.


따라서 당직 제도를 수정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18년 남녀 통합 당직 제도를 도입한 서울시는 제도 시행에 앞서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임산부뿐 아니라 만 5세 이하 양육자, 미성년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 등은 남녀 불문 당직 근무에서 빠질 수 있게 돼 모성뿐 아니라 부성까지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현재 경기 파주시와 경남 김해시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기준을 만들어 남녀 통합 숙직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몇 가지 과제는 남는다. 성별의 구분 없이 야간 숙직 업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사내 보안을 강화하는 등 여성 근로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정 내에서 비교적 돌봄 노동의 부담이 큰 기혼여성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의 진정을 기각했다는 이유로 비판받고 있는 인권위 역시 여성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당직 방식을 개선하라고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여성 직원 수가 증가하고 보안 시설이 발전하는 등 여성들이 숙직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면 성별의 구분 없이 당직근무를 편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막오른 삼성전자 임금협상…3월 타결 여부 주목(종합)
수정 2022.12.22 14:30입력 2022.12.22 14:30

노사, 교섭 전 상견례

勞 두 자릿수로 높여 잡고
社 동결·하향조정 제시 가능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내년도 임금 교섭 시작 전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연봉인상 폭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인상분 9%를 축으로 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사측은 9%도 버겁다는 입장을, 노측은 최소 두 자릿수(10%대)는 올려야 한다는 시각을 각각 내비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 취재 결과 삼성전자 노사 실무진은 전날 오후 2시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교섭장에서 내년 임금·복리 상견례를 했다.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 노조로 꾸려진 공동교섭단은 내년 임금 및 복리후생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사측에 보낸 뒤 지난 6일부터 일정을 협의해 첫 상견례에 다다랐다.


노사 교섭은 통상 주1회 열린다. 내년 3월 초로 추정되는 직원 승진 인사 이전에 교섭이 끝나 3월 말에 내년도 임금체계를 적용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3월 내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창사 53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와 임금 협약을 맺으면서 31회나 임금협상을 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사측이 정한대로 임금인상률을 지난해 평균 7.5%, 2022년 평균 9%로 적용키로 한 대신 명절배려금 지급 일수를 3일에서 4일로, 올해분에 한정해 재충전휴가 미사용분을 보상하는 내용에 노사는 합의했다. 사측이 협상에서 이겼다는 평이다.


쟁점이 임금상승률이라면 논거는 물가상승률이다. 일반적으로 업계를 막론하고 업체 노사 임금·단체협약은 물가상승률을 기본으로 한다. 물가가 많이 오르면 급여도 확 뛰는 구조다. 7~11월 다섯달간 5.7%에 달하는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임금상승률을 대폭 올려야 한다. 노조 측의 전형적인 논리다.

물가뿐 아니라 환율 금리 등도 물가와 함께 오르는 ‘3고’ 현상에다 불황으로 경제성장률도 낮아 노측의 전통적인 문법이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 ‘비상경영체제’를 돌릴 정도로 경영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전날 삼성전자는 사내망을 통해 기본급의 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이날 공지한 하반기 사업부별 목표달성 장려금(TAI) 지급률은 DS(반도체), MX(모바일 경험), VD(영상디스플레이) 등이 상반기에 받은 100%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5조8000억원(골드만삭스)~7조9000억원대(전날 증권가 컨센서스)로 다소 낮게 나오는 점도 임단협의 큰 변수로 꼽힌다. 사측이 ‘동결’ 내지는 인상률 하향조정을 제시하는 논거로 쓸 만한 부분이다.


이 같은 복잡한 변수 때문에 올해 교섭이 지지부진할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다만 노사 모두 DS, DX(디바이스 경험)부문 임금인상률을 단일안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선 DS·DX부문 간 처우 격차 논란이 이는 와중 반도체 사업만 하는 SK하이닉스 등의 인상률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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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번 공유"라던 넷플릭스의 배신…계정공유 제한 본격화
수정 2022.12.22 12:29입력 2022.12.22 10:56

올초부터 실적압박 속 공유제한 검토
일부 국가서 시범검토…탈퇴 최소화 방안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사랑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이다.(Love is sharing a password.)" 2017년 3월 트위터에 이러한 글을 게재했던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이러한 계정 공유를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시점은 불과 2년 뒤인 2019년이었다. 그 해 2분기 미국 내 이용자가 줄어든 이유를 파악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었다. 이후 해결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3년 뒤인 올해 초였다.


넷플릭스가 2017년 3월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사진출처=넷플릭스 트위터 계정 캡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넷플릭스의 비밀번호(계정) 공유 중단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기사를 통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어떻게 준비해왔는지를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구독자가 급증하면서 이 문제를 제쳐뒀으나 사상 첫 구독자 감소를 확인한 올해 초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고위 임원들에게 "이를 다루기 위해 꽤 오랜 시간 기다려왔다"고 발언, 행동에 나섰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공유계정은 각 이용자별 상황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차단방안을 찾기 어려울 예정이다. 이용자가 여행을 가서 호텔 등에서 새로운 기기로 로그인을 하는 경우, 다른 사람과 계정공유를 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또한 아이디를 한 집에서 공유하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분가해 다른 집에 살게 되도 부모와 계정공유를 하는 경우도 손쉽게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 계정공유 차단 내년 본격 도입할듯…무엇을 고민했나

넷플릭스는 지난 4월 공유 계정에 추가로 요금을 물리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 10월 현재 일부 국가에서 시범 적용을 했다. 내년 초부터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1억 가구가 가족 이외 구성원 등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에 대해 '한 가구 내에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번 제한 조치는 IP주소와 기기 ID, 계정 활동 등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WSJ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막아야한다고 인식한 뒤 가장 먼저 우려한 점은 이용자가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계정 공유를 막을 경우 거부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탈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이러한 점을 의식해 최근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시청자에게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넷플릭스 내부에서는 계정 공유를 막는 장치를 점진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시범 도입한 중남미 국가에서 계정 공유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도 곧바로 해당 계정을 막기 보다는 본인 확인을 위한 코드를 발송해 15분 내에 이를 입력하도록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계정 공유를 한 사람이라도 이 코드를 입력만 할 수 있다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는 지난 10월 공유하던 계정을 막고 유료화로 유도하기 위해 '프로필 이전 기능'을 도입했다. 한 가구에 거주하는 구성원이 아님에도 계정 공유자로 등록해 무료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을 유료 이용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시청 기록과 추천 콘텐츠 정보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이 기능을 미리 만들어둔 것이다.


계정 공유 제한을 유연하게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계정을 공유하는 상황 자체에 대한 분석도 내부적으로 세세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넷플릭스 내부에서 계정 소유자가 여행지에서 로그인하거나 자녀가 따로 사는 부모의 집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까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의 일부 제품 담당 임원들이 서비스 이용이 너무 복잡해지거나 소비자 친화적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쟁 OTT 업체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서비스 중 영화를 일정 기간 대여할 수 있는 방식을 넷플릭스에 도입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단순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결국 이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양날의 검인 계정 공유제한…수익성 악화가 문제

넷플릭스가 이렇듯 고민을 거듭하면서도 계정 공유를 막으려는 이유는 바로 수익성 때문이다. 하나의 계정으로 무료로 콘텐츠를 즐기는 이용자들을 유료화해야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넷플릭스는 2011년 서비스 시작 이후 사상 처음으로 올해 1분기 전분기대비 구독자 감소를 경험했다. 2분기에도 가입자가 추가 감소하며 주가가 흔들렸고 3분기 중에는 가입자는 늘었으나 콘텐츠에 따라 실적의 등락이 거듭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1년간 가입자 수가 사상 최대인 3700만명이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코웬은 월 3달러의 추가 비용을 내는 계정 공유 서비스를 실시하면 넷플릭스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7억2100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WSJ는 "계정 공유 문제에 업계 리더인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나선 상황이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넷플릭스로 끝나진 않을 것으로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면서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파라마운트+ 등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도 손실을 보고 있고 수익을 내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정 공유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넷플릭스의 결정이 장기적인 실적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 금융서비스회사 모닝스타의 닐 매커 애널리스트는 "이는 부양책이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일시적인 부양책일 뿐"이라면서 넷플릭스가 정책 변화로 인한 구독 취소 확산에 대한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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