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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억→12.8억 '뚝'…신축 아파트 전국서 신저가 속출

수정 2022.12.21 13:41입력 2022.12.21 11:27

[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집값 고점 인식과 고금리 기조에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저가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부터는 신축 아파트조차 최대 수억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06년부터 이달 17일까지 매매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자이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19년 준공된 이 단지의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24일 12억8000만원에 직거래 됐다. 이는 지난해 8월28일 기록한 직전 신저가 18억3000만원보다 5억5000만원(-30.1%)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준공된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6월 16억4500만원에서 지난달 12억500만원에 중개 거래돼 4억4000만원(-26.7%) 떨어져 신저가 하락액 2위를 기록했다.


하락액 3위는 부산 해운대구 중동 '롯데캐슬스타' 전용 85㎡였다. 지난달 10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저가(14억7000만원) 보다 4억4000만원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롯데캐슬엠파이어'는 지난달 28일 이전 최고가 17억원(2020년)보다 12억원 오른 29억원에 거래됐다. 전용 182㎡인 이 아파트는 2005년 준공됐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촌동삼성리버스위트' 180㎡는 2020년 12월 27억8000만원에서 지난달 37억5000만원으로 9억7000만원 오르며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부산 해운대구 중동 '경동메르빌골드' 161㎡로 나타났다. 지난달 13억2000만원에 매매되면서 직전 신고가 5억8000만원(2017년)보다 7억4000만원 올랐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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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똑같이 내는데 ‘무임승차’라니” 뿔난 재외국민들
수정 2022.12.21 09:00입력 2022.12.21 09:00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정부가 재외국민·외국인의 ‘건보 먹튀’를 막으려 의료 혜택을 받기 위한 자격을 꾸준히 강화하자, 이주민 사회에서는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일부 ‘무임승차’ 사례를 막기 위해 외국인 전체에 대해 건보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주민들은 “여러 이유로 내국인보다 병원도 자주 못 가는데 보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건보 개편안을 통해 재외국민을 포함한 외국인 피부양자 자격 요건 강화 등을 발표했다. 그간 외국인의 배우자·미성년 자녀 이외 장인·장모 등도 입국 직후부터 피부양자로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배우자·미성년 자녀를 제외한 이들에게도 6개월의 필수 체류 기간을 두기로 한 것이다.


건보 직장가입자는 소득·재산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피부양자를 둘 수 있다. 피부양자로 등록되면 건보료를 내지 않고도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국민건강보험법의 ‘외국인 등에 대한 특례조항(제109조)에 따라 재외국민을 포함한 외국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제는 해외에서 병을 얻은 외국인 피부양자가 입국해 의료 혜택을 본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있었다는 점이다. 약값이 비싸고 지속적으로 처방받아야 하는 희귀난치성질환 환자가 이런 방법으로 2017년부터 약 30억원의 의료비 혜택을 본 사례가 대표적이다.

재외국민·외국인 "건보료 내국인과 똑같이 내는데 보장 기준은 자꾸 달라져"

재외국민과 외국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는 이유는 건강보험의 보장 기준이 내국인과 점차 달라져서다. 미국에 장기 체류 중인 재외국민 A씨(40대)는 “시아버지 밑으로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고 건보료를 꼬박꼬박 내는 건 똑같은데 정작 입국 후에 의료비 지원을 못 받으니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간단한 치료는 건보 혜택을 굳이 받지 않더라도 미국과 비교했을 땐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도 “고치기 어려운 큰 병에 걸렸을 경우엔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보험의 본질은 예측할 수 없는 질병 발생으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데 있다”며 “외국인 피부양자가 입국하기 전부터 지병을 갖고 있으면 보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내국인이 국내에 태어나 건보료를 내다 병에 걸려 의료비 지원을 받는 것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김 교수는 “외국인의 건보 ‘무임승차’는 소수 사례에 불과하고, 이번의 외국인 피부양자의 체류기간을 6개월로 둔다고 해서 재정건전성을 유의미하게 확보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일부 사례를 막기 위해 외국인 전체에 적용하는 것보다 피부양자 등록단계에서 해당자가 중병을 앓아 당장 건보 혜택을 받으려고 하는 건지 등을 알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더 적절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건보 관리체계 '무임승차' 막는다는 목적으로 계속 강화돼와

외국인 건보의 관리체계는 일부 외국인의 무임승차를 막는다는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돼왔다. 그러나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국민들은 이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한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7월 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 의무 가입제도를 시행하면서 국내에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이들은 건보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했다. 이전까지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국내에 3개월만 머무르면 지역가입자로 임의 가입할 수 있었다.


재외국민 B씨(50대)는 “건보료를 10년 이상 꾸준히 내왔는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던 2020년엔 3개월 안으로 한국에 입국할 방법이 없어 건보 혜택이 아예 사라졌다”며 “건보를 살리려면 6개월 체류해야 한다는 답변을 공단 측으로부터 받았다. 해외사업이 있는데 이는 불가능한 얘기”라고 하소연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그간 외국인 건보 관리체계를 강화한 데는 의료 목적으로 입국하는 무임승차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건보 제도는 국내에 있는 내국인을 위한 복지이기 때문에 차별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외국인 건보 제도가 강화되더라도 대부분의 외국인·재외국민들에겐 영향이 가지 않을뿐더러 부당 사례를 방지해야 건보 제도에 대한 신뢰성과 재정건정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외국인 건보 재정수지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이 받는 건보 의료 혜택의 합보다 낸 건보료의 합이 더 많다는 뜻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재외국민·외국인이 낸 보험료는 1조5793억원인 반면 건보 보험급여로 받은 금액은 1조668억원이었다. 작년 외국인 건보는 5125억원의 흑자를 본 것이다. 이전의 외국인 건보 흑자는 2018년 2255억원, 2019년 3658억원, 2020년 5729억원 등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 건보 재정의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이유는 우선적으로 언어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과 지난해엔 외국인 건보의 흑자 폭이 늘어났는데, 이에 대해 건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병원 방문 수가 줄어든 요인도 있겠지만, 2019년 7월 외국인 지역가입자 ‘신고주의’에서 강제로 편입하게 한 제도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기간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수가 급증한 데다, 이들은 소득·재산의 구체적인 파악이 어려워 건보 전체 가입자가 부담하는 평균보험료 이상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건보 보장 기준, 내국인과 자꾸 달라지면 '건강권 보장'이라는 건보 취지 어긋"

전문가들은 이른바 ‘건보 먹튀’를 막고자 시행한 제도들이 건강권 보장이라는 건보 취지에 어긋나고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문심명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외국인 건보 관리체계가 강화되면서 내국민과 비교해 불이익이 심화한 점은 저소득층 외국인의 수용성을 떨어뜨리고 건강권 보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김명광 대구대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 1명이 내는 경제 기대효과가 1500만원인데 건보료 탓에 유학생이 감소하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손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 교수는 “정부가 외국인 건보 제도를 손봐 일부 외국인의 악용을 막는 방식이 사회적 연대 차원에서는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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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르헨 황금소금에 빠진 포스코…年 10조 리튬 대박 이유
수정 2022.12.21 11:30입력 2022.12.21 11:30

포스코홀딩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국내기업 첫 채굴·제련 공장
2030년 연 10만t 생산체제

리튬 t당 1억원 넘어
10만t 30년 이상 지속생산
누적 290조원 규모

오재훈 포스코아르헨티나 DP생산기술실장(상무보)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위치한 리튬 생산 공정 내 '폰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아르헨티나 살타)=정동훈 기자]‘Sal de Oro Plant’(살 데 오로 플랜트·스페인어로 ‘황금소금’ 공장)


포스코홀딩스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프로젝트 이름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방문한 아르헨티나 서북부 살타주(州)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호흡조차 힘든 해발 4000m에 있다. 이곳에서는 t당 가격이 1억원이 넘는 배터리 핵심소재 리튬을 국내 기업 최초로 채굴·제련하는 데모 플랜트(시험 생산 공장)가 건설돼 있다. 포스코는 이 고원에 2030년까지 10만t의 리튬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배터리 공급망의 가장 바탕이 되는 광물인 리튬을 우리 기술로 만들어 낼 계획이다. 한국 인천공항에서 편도로 2만㎞ 거리, 비행 시간으로만 25시간 이상이 걸리는 아르헨티나의 외딴 고원 지대에서 포스코는 ‘한국형 리튬’ 생산의 이정표를 만들어 냈다.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푸나(고지대 평원)’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관과는 달리 사람이 생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조금만 빨리 걷거나 경사진 길을 걸으면 호흡이 가빠졌고 어지러웠다. 염호를 함께 찾은 일부 취재진은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야 했다.


리튬을 추출하기까지 과정도 쉽지 않았다. 지하 수백m 깊이에 있는 1ℓ당 0.9g 가량 리튬을 함유한 염수를 관정을 통해 뽑아낸다. 이후 바닷물을 건조시켜 소금을 만들어내는 염전과 비슷한 형태인 ‘폰드’에서 4단계에 걸쳐 건조 공정이 이어진다. 현장에서 브리핑을 담당한 오재훈 포스코아르헨티나 DP생산기술실장(상무보)은 "염호물을 퍼서 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공정"이라며 "포스코가 매입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동북부 지역은 아르헨티나에서도 리튬 함유량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4단계 폰드 건조 과정에서 농축된 염수는 ‘상공정’을 통해 칼슘·마그네슘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수분을 재차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산 리튬은 한국 광양과 살타시 인근에 건설 중인 ‘하공정’ 공장을 통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최종 형태인 수산화 리튬 형태로 완성된다.

포스코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공장에서 생산된 인산 리튬.

포스코홀딩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시행에 따라 ‘리튬 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 감축법이 북미를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 생산 공장에서 시생산이 안정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올해 3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기반의 1단계 리튬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이달말 2단계 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각 단계별로 수산화리튬 2만5000t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인데 4단계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리튬 10만t 생산체제가 완성된다. 현재 t당 1억원 수준인 리튬 가격을 감안하면 연산 10조원 규모의 리튬 생산이 이뤄지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살타 지역의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사업 1단계 상공정 건설현장.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 호주의 자원개발 전문업체 ‘갤럭시리소스(현 알켐)’로부터 면적 1만7500㏊의 아르헨티나 염호를 2억8000만 달러(당시 약 3300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아르헨티나 관계자는 "염호인수 당시, 포스코는 염호광권 매각자인 갤럭시와 비공개로 개별 접촉해 광권매각 협의를 착수했고 당초 매각의사가 없던 갤럭시리소스 경영진을 설득해 협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인수 후 광권 추가확보를 통해 인근의 추가 광권을 획득해 포스코가 보유한 광권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약 30배에 해당하는 2만5500㏊로 확장됐다.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 톤의 6배인 탄산리튬 기준 1350만t임을 확인했다. 연간 2만5000t의 수산화리튬을 약 20년간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훨씬 늘어나 10만t의 수산화리튬을 30년 이상 지속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누적 290조원의 리튬 생산이 이뤄진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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