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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포함 정부 부채 1000조원 첫 돌파…GDP 대비 50% 넘어

수정 2022.12.15 10:18입력 2022.12.15 10:00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지난해 정부와 비영리 공공기관 등 일반정부 부채(D2)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도 50%를 넘어섰다.


정부와 비금융 공기업 등 공공부문 부채(D3)는 전년보다 147조원가량 늘어난 1430조원에 육박했고 GDP 대비 비율도 70%에 가까워졌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도 일반정부 부채(D2) 및 공공부문 부채(D3) 산출'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부채 통계를 국가채무(D1), 일반정부 부채(D2), 공공부문 부채(D3)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관리한다. D1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합쳐 계산하고, D2는 D1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더해 산출한다. D3는 D2에 비금융 공기업 부채까지 더한 수치다.

흔히 '나랏빚'으로 언급하는 D1은 정부가 예산을 편성할 때 재정관리(국가재정운용계획) 지표로 활용한다. D2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국가부채를 비교할 때 활용한다. D3는 공공부문 건전성을 관리할 때 활용하는 지표다. 다만 D3를 산출하는 국가가 OECD 8개국에 불과해 국제비교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부채는 모두 늘었다. D1은 970조7000억원으로, GDP 대비 46.9%를 나타냈다. 올해는 나랏빚 연간 1000조원 시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D2와 D3는 절대 규모와 GDP 대비 비율 등에서 2011년 통계 산출 시작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D2는 1066조2000억원으로 전년(945조1000억원) 대비 121조1000억원 증가했다. D2가 1000조원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DP 대비 비율은 전년 대비 2.8%포인트 증가한 51.5%까지 치솟았다. 특히 주요 선진국 중 비기축통화국 평균(56.5%)에 근접했다.


D2 비율은 2019년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전년(6.6%포인트) 대비 증가 폭은 둔화했다. 기재부는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에 따른 국세수입 등 총수입 증가로 전년 대비 부채 증가 폭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년 대비 D2 증가분 중에는 중앙정부 부채 증가분이 118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중 국고채 발행 규모가 110조4000억원이었다.


지방자치단체 부채 증가분은 7조4000억이었다. 교육자치단체 부채는 교육재정교부금 호조세에 따라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D3는 1427조3000억원으로, 전년(1280조원)보다 147조4000억원 증가했다. GDP 대비 비율은 2.9%포인트 늘어난 68.9%를 찍었다. D3 비율은 2019년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D3 증가 규모의 82.2%는 D2 증가에 기인하며 순수한 비금융 공기업 부채는 전년 대비 31.6조원(0.2%포인트) 늘었다. 특히 중앙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가 40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에서 차입금과 공사채 증가 등으로 11조6000억원의 부채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가스공사에서도 차입금과 사채 등 5조8000억원을 보탰다.


기재부는 "저출산·고령화, 성장잠재력 하락 등 중장기 재정 여건 등을 감안 시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 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준칙 법제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추진하고, 입법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며 "장기재정전망을 기반으로 우리 재정의 위험요인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비전 2050' 등 중장기 재정전략을 수립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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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채 중 1채만 팔려…경매시장, 실거주 위주 재편
수정 2022.12.15 06:00입력 2022.12.15 06:00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인근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류태민 기자] 올 초까지만 해도 뜨거웠던 경매시장 열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주택가격 하락세로 감정가가 시세를 앞지르는 경우도 포착된다. 주택 경기 침체, 금리 인상 영향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는 줄어든 반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경매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매시장도 거래절벽…서울아파트 낙찰률 전년대비 반토막

올해 역대급 부동산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법원경매 시장도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경매로 나온 물건 10채 중 불과 1~2채만 새 주인을 찾은 데다 감정가 대비 60~70% 수준의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모습이다.


15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법원에서 경매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12일 기준 94.75%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11.2%)보다 16.4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2020년 평균 낙찰가율인 103.1%보다도 8.4%p(포인트) 낮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예컨대 낙찰가율이 94.75%라면 감정가 1억원인 아파트가 9475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7개월 동안 110%를 웃돌며 5차례나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매매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꺾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1월 103.1%를 기록했지만 지난 5월 96.4%로 하락한 후 하반기 들어서 하락세가 더욱 짙어졌다. 지난 9월 89.7%를 기록하며 80%대로 내려앉은 이후 이달에는 12일 기준 76.6%까지 낮아졌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119.9%) 대비 43.3%p 하락한 것이다. 하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8.1%로 올해 평균치보다 6.6%p 낮다.



입찰 물건 중 낙찰자가 결정된 물건 수의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률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률은 35.98%로 지난해(69.63%) 대비 반토막 났다. 이달에는 역대 최저치인 13.3%까지 떨어지면서 경매로 나온 물건 10채 중 1.3채가량만 새 주인을 찾았다.


수도권 지역도 마찬가지다. 올해 인천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0.1%로 지난해(110.5%) 대비 20.4%p 하락했다. 특히 이달 낙찰가율은 67.3%를 기록하며 감정가 대비 70%도 안 되는 가격에 아파트가 낙찰되고 있다. 인천 아파트 최고 낙찰가율은 지난해 8월로 123.9%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셈이다. 낙찰률 역시 올해 평균 40.3%를 기록하며 지난해(70.9%) 대비 30.6%p 대폭 떨어졌으며, 이달은 낙찰률이 23.1%로 10채 중 2.3채 정도만 낙찰됐다.


경기지역도 올해 평균 낙찰가율이 90.0%를 기록하며 지난해(111.1%)보다 11.1%p 내렸다. 이달 낙찰가율은 71.9%로 마찬가지로 감정가 대비 70% 수준에 낙찰되는 모습이다. 올해 평균 낙찰률은 46.0%로 지난해(73.1%) 대비 27.1%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수요 빠지고 실거주 수요 늘어

경매 투자가 움츠러들면서 낙찰가율은 꺾였지만, 실거주로 매력적인 일부 아파트 물건에는 응찰자 수가 몰려들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경남아파트 3xx동, 3xxx호는 감정가 10억6100만원으로 경매에 부쳐졌다. 이 아파트의 호가는 10~11억원에 형성돼 있다. 해당 물건은 세 번의 유찰 끝에 7억2100만원에 낙찰됐는데 무려 52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올해 경기도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가 8.38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아파트에 대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해당 아파트는 평지에 자리한데다 평촌 학원가가 인접해 있고 단지에서 4호선도 가깝다. 초등학교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초품아이기도 하다. 투자가 아닌 학군, 위치를 따져 직접 들어가 살려는 사람들이 응찰에 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유사한 이유로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의 별내신도시 쌍용예가 3xxx동1xxx호 경매물건에도 40명이 몰렸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13억2500만원)보다 30% 저렴한 9억원대에 낙찰됐는데 현재 이 아파트의 매매시세는 11~12억원이다. 별내신도시는 서쪽으로는 노원구, 남쪽으로는 구리시와 접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가장 좋다. 단지 주위에는 한별초, 한별중, 별내고, 유치원, 도서관이 있고 경춘선 별내역 역세권으로 교통이 편리하다.


부동산 경매는 숙지해야 하는 법적 용어가 많고 내용이 어려워 일반 부동산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면서 경매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하반기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감정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시세보다 싸게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기도 아파트 가운데 학군과 입지가 우수하고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에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며 "투자자 위주였던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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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라서 총 쐈다" 인종차별 시위 불붙은 그리스
수정 2022.12.15 10:28입력 2022.12.15 10:28

'집시소년' 기름값 안 내고 달아나다 경찰이 쏜 총에 숨져
집시·대학생 등 경찰 강력 규탄…화염병 던지고 도로 봉쇄
"기름도, 돈도 문제 아니었다…소년이 집시라서 총 쏜 것"

지난 13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16세 집시 소년이 경찰이 쏜 총을 맞고 끝내 숨지자, 수도 아테네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 16세 집시(로마니) 소년이 단돈 3만 원 때문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그리스 전역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과 집시에 대한 인종 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14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집시 소년인 코스타스 프라굴리스(16)는 지난 5일 테살로니키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값 20유로(약 2만 7000원)를 내지 않고 달아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 4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소년을 추격했으며, 그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소년의 머리에 총을 쏴 붙잡았다. 소년은 이후 히포크라테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에 빠졌고, 지난 13일 사건 발생 8일 만에 숨졌다.


집시 공동체에서는 경찰의 총격에 인종차별적인 동기가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그리스에서는 지난해에도 아테네 인근 피레우스에서 15세 소년과 20세 남성이 차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그리스 제1야당 시리자당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더는 그리스 사회에서 16세 미만 어린이의 목숨을 사소한 이유로 위협하는 경찰의 잔혹함을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2008년에도 15살 소년이 경찰의 총격을 받아 숨지면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그리스 곳곳에서 경찰의 진압에 항의하는 과격 시위가 발생했다. 이날 테살로니키에는 집시 공동체 등 시민 2500여명이 뛰쳐나와 도로를 봉쇄하고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격분했다. 경찰은 이에 최루탄을 던지며 맞섰다. 또, 이 지역 대학생 50여명이 "국가의 '16세 소년 살해'에 관용이나 은폐는 없어야 한다"며 캠퍼스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전경 부대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수도 아테네와 동남부 아스프로프리고스, 할키다 등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일어났다.

소년이 중태에 빠진 직후에도 테살로니키에서는 격분한 시민 1500여명이 경찰에게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상점을 약탈했다. 시위대는 "기름도, 돈도 아니었다. 그가 집시였기 때문에 경찰이 총을 쐈다"고 외쳤다. 아테네에서도 수백명이 거리로 몰려 나가 경찰 총격을 규탄하는 평화 시위를 열었다. 이들 역시 "경찰은 소년이 집시라서 총을 쓴 것"이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며 해당 경찰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조처를 하라고 요구했다.


시위대가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자 소년의 유족들과 지역 사회에서는 이들에게 시위를 평화적으로 할 것을 당부했다. 집시 공동체의 안토니스 타시우스 회장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울고 있다. 아이가 이렇게 떠나는 것은 부당하다"며 "우리는 크나큰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타키스 테오도리카코스 그리스 시민보호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16세 소년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이 사건은 우리 사법 시스템에 의해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를 조사 중이며, 우리 모두 이 절차를 존중하자"고 밝혔다.


경찰은 이 소년이 트럭을 몰고 가면서 신호를 위반하고 경찰이 탄 오토바이에 부딪히려 했으며, 이를 저지하려다 총격이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총을 쏜 경찰관은 지난주 법정에 출두하며 "동료들의 목숨이 두려워 트럭을 멈추기 위해 무기를 발사했다"며 "운전자가 아닌 타이어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무 정지 상태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으며, 며칠 내 수감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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