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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언제 올려요?" 난감한 은행, 당국 경고에 주춤

수정 2022.11.25 09:08입력 2022.11.25 09:08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유제훈 기자]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지훈씨(35)는 이달 초 만기가 돌아온 목돈 5000만원을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에 넣으려다 일단 수시입출금식통장(파킹통장)에 예치했다. 이달 24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 됐단 소식에 수신상품 금리 인상을 기대해서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 됐다는 소식에도 시중은행 금리는 뛰지 않았다. 이씨는 "안정성 때문에 시중은행 금리 인상을 기대했는데 아쉽다"면서 "건실한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특판 상품으로 다시 눈을 돌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인상 소식은 잠잠하다. 지난달 12일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을 때 곧바로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인상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섣불리 먼저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타은행 동향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꼴찌만 피하자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1등만 피하자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에게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수차례 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한 데 이어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회의'에서도 "업권간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과당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아직까진 요지부동이다. KB국민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4.82%의 금리를 적용하며,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4.95% ▲우리은행 WON플러스 정기예금 4.98%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5.00%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 5.10% 등도 종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던 저축은행도 당국의 경고를 받은 상태다. 저축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정기예금(12개월 기준)의 평균 금리는 5.53% 수준이다. 고금리를 자랑하는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권도 시중은행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현재 새마을금고, 신협 등에서는 6%대 예금상품이 대세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비대면 상품도 많아지면서 시중은행들과도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중은행이 잠잠하다면 비슷한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합이나 개별금고에서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고금리 특판 상품 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판은 일시적인 상품인 데다가, 일부 지점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전체 금리에는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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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없는 서울 아파트값…2년 전 최저가 밑으로 '뚝'
수정 2022.11.25 08:35입력 2022.11.25 06:30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경 / 사진=류태민 기자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 연속 최대 하락 폭을 경신한 가운데 2년 전 최저가보다 싼 가격에 손바뀜한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244㎡는 이달 6일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거래를 제외하고 2년 전 최저가(14억9000만원)보다 1억원이 더 낮은 금액이다. 직전 거래인 8월 16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3개월 새 2억4000만원이 떨어졌다.


성북구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59.99㎡는 이미 지난 7월 8억5000만원에 매매돼 2년 천 최저가(8억6500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후 매달 1건씩의 거래에서 연중 최저가를 다시 쓰며, 지난달에는 7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최고가는 10억원으로 지난 2월 거래 건이었다.


강남권도 예외는 아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호재에도 불구하고 2년 전 최저가에 가깝게 거래됐다. 전용 76.79㎡는 지난 8일 17억7000만원에 매매돼 2년 전 최저가인 17억4500만원에 근접했다. 올해 5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인 25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7억7000만원 하락했다.

시장에서 대개 2년 전 실거래가와 비교하는 데에는 2020년에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이 시행되면서 시장 왜곡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당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정부 역시 최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년 전 수준으로 되돌려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호가가 가장 낮은 매물만 거래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투기 수요가 솎아진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호재도 탄력을 받기 힘든 시기"라며 "지난 14일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해제 조치가 있었는데 효과가 나타나려면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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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韓, '폴더블 OLED' 핵심소재 국제 R&D 첫 추진
수정 2022.11.25 11:04입력 2022.11.25 09:01

디스플레이 소재분과위, 32년 만에 국제 R&D 정부에 '작심건의'
폴더블 OLED 고부가 소재 美 카티바·獨 프라운호프 등 협업추진
정책 간담회 정례화 추진…"반도체처럼 기업 계약학과 정부 주선"


단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소재기업 18곳이 뭉친 디스플레이 소재분과위원회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위원회 출범 32년 만에 처음으로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핵심소재 국제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잉크젯(OCR), 초박막 인캡(봉지) 소재 등 차세대 OLED 핵심소재 위주로 R&D를 추진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정식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 잉크젯 프린트 장비업체 카티바와 독일 접착·표면처리 연구소 프라운호프 등 국제 13개 기관과 협업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재분과위원회는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판교에서 '2022년 소재분과위원회 오찬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 카티바, 프라운호프 등 13개 기관과의 국제 R&D를 추진키로 했다. 디스플레이 소재 업계가 공급망 사수를 위해 구체적인 국제 협력 '기관'과 협업해야 할 '소재'를 콕 집어서 정부에 건의하기로 한 것은 협회의 전신인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과 함께 소재분과위원회가 출범한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중국 간 관계 악화로 디스플레이 소재 업계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져 '국제협력' 없이는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이날 회의에서도 이 주제가 집중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회의에서 '국제협력 관련 사전조사' 내용을 공유하며 상세한 국제 R&D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4일 정부가 지정한 디스플레이 '국가첨단전략기술' 중에서도 핵심인 OLED 소재 확보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됐다. 이 중에서도 '카티바와의 잉크젯(OCR) 협업'과 '프라운호퍼와의 OLED 초박막 인캡(봉지) 소재' R&D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잉크젯은 OLED 후공정 소재로,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등에 쓰이는 소재다. OLED 초박막 인캡 소재는 각종 폴더블 글래스 셀(Glass Cell)에 쓰이는 범용성 높은 소재다.


특히 인캡 소재의 경우 산소와 수분에 취약해 국제 R&D를 통한 고도의 기술 확보가 필수라는 게 위원회의 결론이다. 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국제 R&D와 관련해 협회와 분과위가 함께 산업부 소재융합산업정책관에 정식으로 건의할 예정이고 소관 과도 이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는 중"이라며 "정부와 협회, 위원회는 카티바와 프라운호퍼 등의 관련 연락책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국제협력 실무방안 외에도 ▲협회가 '옴디아'와 '후지 카메라 리서치' 등 이슈 리포트 영문·일문 번역본을 연 4회 발행해 18개 회원사에 배포하고 ▲산업부 소재융합산업정책관 등 국장급 정책 간담회를 연 2회 정례화하며 ▲내년 5월 세계 최대 학술대회인 S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의 'SID 디스플레이 위크'를 비롯한 6개 전시회에 18개의 전참을 권고하는 참관단을 운영하고 ▲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에 투자·R&D·마케팅·기타 4개 부문 애로사항을 건의하기로 했다.


정부와 상의에 건의할 애로사항 중 '투자' 부문의 화학물질 규제 완화, '기타' 부문의 인력양성이 가장 시급하다는 데 위원회는 공감했다. 정부에 중견기업 대학 계약학과 운영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하는 등 여러 아이디어가 공유됐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공학 인재는 한정돼 있는데 반도체, 이차전지 등 다른 첨단 산업계에서도 이들을 육성하려 혈안이 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면서 2024년까지 특성화대학원을 시범 지정하기로 했지만, 고급 인재를 확보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최소한 중견기업이 대학 계약학과를 운영하도록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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