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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비 ‘20억’ 든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수출 1대도 못했다

수정 2022.11.28 15:05입력 2022.10.14 10:45

에디슨모터스 개발 태국형 전기버스…수출 실적 '제로'
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과제로 시작…국비 20억원 투입
文이 2019년 현지서 직접 시승…행사 2달만 국내 반입
서울시서 대규모 보조금 수령…최근 3년간 '417억원'

(방콕=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지난 2019년 9월 2일 오후(현지시간) 방콕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태국 비즈니스 포럼 후 한-태국 공동개발 전기버스 시승을 하고 있다. 2019.9.2 scoop@yna.co.kr

단독[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정부가 태국 시장을 겨냥해 에디슨모터스와 전기버스를 공동 개발했지만 정작 현지에 1대도 수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이 2019년 태국에서 직접 탔던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는 현지 행사 2달 만에 한국으로 재반입됐다.


14일 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2019년 에디슨모터스와 공동 개발한 태국형 고효율 전기버스의 현지 수출 실적은 없었다. 해당 버스는 태국 현지 고온다습한 환경에 맞춰 배터리 위치를 변경하는 등 별도로 개발된 전기버스다. 2016년 6월 에기평 연구과제로 시작된 태국형 전기버스 사업은 쌍용자동차 인수를 내세워 주가를 조작한 의혹을 받는 에디슨모터스가 주관했다.


에기평은 태국 시장 개척을 이유로 에디슨모터스에 국비 20억원을 투입했다. 에디슨모터스는 2018년 태국으로 전기버스 1대를 보내 방콕 내 7개 노선에서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태국형 전기버스 개발 사업은 2019년 끝났다.



'年 800억' 수출 전망

문제는 사업 주관사인 에디슨모터스가 수출 전망을 부풀렸다는 점이다. 당초 에디슨모터스는 태국형 전기버스를 2019년 35대, 2020년 2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형 전기버스 가격이 1대당 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에디슨모터스는 2020년부터 연간 800억원이 넘는 수출 효과를 기대했던 셈이다.

문 전 대통령도 수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9월 태국 총리와 함께 현지에서 해당 버스를 시승했다. 주가조작 혐의로 이달 8일 구속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도 현지 대통령 행사에 참석했다.


수출 실적은 결국 ‘제로’에 그쳤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이 태국에서 탄 전기버스는 현지 행사 2달 후인 2019년 11월 국내로 반입됐다. 태국에 있던 전기버스를 다시 한국으로 들여오기 위해 투입된 운송비만 약 1000만원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실적 부풀리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2020년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 등과 경쟁을 벌인 끝에 인도에 전기버스 102대를 수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에디슨모터스는 인도에 79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000대 규모의 전기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하지만 한무경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에디슨모터스가 최근까지 인도에 전기버스를 수출한 실적은 없었고, 생산기지 구축도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시의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 구입 및 보조금 지급 현황. [사진제공 =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
에디슨모터스 공장 준공식에 文 축사

다만 정부 지원은 계속됐다. 지난해 9월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 준공식에 문 전 대통령이 영상 축사를 보냈을 정도다.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준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또 에디슨모터스는 최근 3년간 서울시에서 417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에디슨모터스는 서울시에서 2019년 58억원, 2020년 148억원, 지난해 211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에디슨모터스가 차체, 배터리, 전기모터 등 핵심부품 대부분을 중국 업체인 ‘장쑤 신강 오토모티브(JJAC)'에서 들여와 조립하다보니 중국 기업에 보조금이 흘러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의원은 “에디슨모터스의 주가 조작 사건은 지난 정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지난 정부의 전폭적 지원 이면에 불법은 없었는지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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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버블붕괴의 시작]④ 세종·인천, 전세도 추락… ‘역전세난’ 비상등
수정 2022.10.14 09:19입력 2022.10.14 06:00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셋값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극심한 거래절벽에 집주인들이 매매를 전세로 돌려 전세매물은 쌓이는 반면, 대출이자 부담 증가로 반전세·월세로 수요가 몰려 수급 불균형마저 생겨나고 있다. 특히 전세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전세 재계약시 세입자에게 일부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세종·인천… 매매 따라 내리막길 들어서

14일 부동산 R114 렙스 조사에 따르면,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0월 말 대비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1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세종, 인천은 각각 6.25%, 3.93% 감소했다. 이어 대구(-3.24%), 대전(-2.83%)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세종시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6.25% 떨어지며 전국 17개 시·도 통틀어 최대 하락폭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2020년 당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자 아파트 전셋값이 60.6%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이전 속도가 지지부진해진데다 금리 인상 등 외부요인이 더해지며 지난해 11월 넷째 주 이후 4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곳 중 하나인 인천도 하락세가 짙어졌다. 인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해당 기간 3.93% 떨어지며 14.33% 상승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다른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구의 경우 이 기간에 10.98%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매매 시장이 침체되면서 전세시장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지역의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고평가된 탓에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탄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입주물량까지 대거 풀리면서 전세가격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졌다.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아시아경제DB)


잠실 아파트 전세가격 1~2억원씩 뚝뚝 하락

서울의 경우 일부 자치구에서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 서울지역 전체 기준으로 보면 해당 기간 전세가격이 0.31% 상승했지만, 강남4구에 속하는 송파(-3.94%), 강동(-3.82%) 등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은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돼있는 탓에 전세 물량이 워낙 많이 쏟아져 나오는 반면, 전세 수요는 줄어들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전세 매물은 지난 3개월간 송파(2830건→3880건), 강동(1363건→1878건)은 각각 37.1%, 37.7% 증가했다.


이에 더해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신규 전세 수요가 줄어드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은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반전세나 갱신 계약 선호현상이 짙어지는 분위기"라며 "신규 전세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급매물 거래가 늘고 매물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자 이른바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역전세난은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전세 재계약을 할 때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리센츠 84㎡(전용면적) 전세 매물은 최근 12억원대에 나오고 있는데, 이는 임대차2법이 도입된 2020년 8월 말 전세가격이 14억원까지 오른 것보다 2억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인근에 있는 잠실엘스 84㎡도 최근 시세는 11억~12억원 수준으로 2년 전 최고 12억~14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던 것보다 크게 떨어졌다.


'서울 대체지' 경기도 주춤… 입주 쏟아지며 하락세 우려

서울의 대체 주거지로 꼽히던 경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년간 경기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0.45% 올랐지만 일부 지역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정차 기대감으로 지난해 집값이 치솟았던 의왕시는 아파트 전세가격이 해당 기간 2.88% 떨어지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안양시가 2.65% 하락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안양시에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만1000여가구 넘게 입주물량이 쏟아진 여파로 풀이된다. 이어 광명시(-1.38%)와 하남시(-1.46%), 화성시(-0.9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경희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이들 지역은 교통호재나 도심개발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이라며 “최근 들어 투자수요가 예전 같지 않아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반하락한데다 대단지 입주가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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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광고 도입, 방송 광고 시장 요동…토종 OTT들은 ‘일단 관망’
수정 2022.10.14 09:37입력 2022.10.14 09:37

월 5500원에 시간당 4~5분 광고…年 12조원 이익
TV에서 넷플릭스로 광고 이탈
토종 OTT "해외 진출 시 검토…당장은 어려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글로벌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광고 지원형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넷플릭스는 방송 광고의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광고 시장 지형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토종 OTT들은 광고 지원형 요금제가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관망하고 있다.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이미 검증, 설문조사 결과 72.2%가 "사용하겠다"

14일 넷플릭스는 한국을 비롯한 12개 국가에서 신규 요금제 '광고형 베이식'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광고형 베이식은 월 5500원으로 기존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에 광고를 추가한 것이다. 베이식보다 4000원 저렴하면서 15~30초 길이 광고가 콘텐츠 시작 전과 도중에 표시돼 시간당 평균 4~5분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콘텐츠 저장도 불가능하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는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이용 의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2%가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응답자의 68.9%는 광고량이나 요금제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으며, 3.3%는 무조건 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미디어 시장분석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면 오는 2027년까지 연간 85억달러(약 12조원)의 추가 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연말까지 440만명(미국 110만명), 내년 3분기까지 4000만명(미국 1330만명)의 추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에서는 파라마운트+, 피콕, HBO 맥스가 이미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디즈니플러스도 오는 12월 월 7.99달러(약 1만1500원)에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광고 시장은 들썩, 韓 OTT 업계는 "일단은 관망"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따라 국내 광고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브랜딩 효과, 타깃팅 기술력 측면에서 강점을 갖춘데다 핵심 소비계층의 인기 플랫폼으로 방송 광고를 위협하며 시장을 뒤흔들 전망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OTT 광고 시장이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열린다. 국내 넷플릭스 광고 시장만 2025년까지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OTT 광고는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국내외 OTT로 확산하고, 광고주의 광고 집행은 TV 매체에서 디지털 매체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토종 OTT는 유보적 자세다. 당장 광고를 도입할 계획은 없으나, 넷플릭스가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매력적인 사업 모델이지만, 한국은 다양한 결합 할인 요금제가 존재하고 구매력을 갖춘 만큼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OTT 업계 관계자는 "광고형 요금제는 미국에서 성공 사례도 있고 주목받는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구독료가 비싸고 다중 구독이 일반적인 북미나, 구매력이 낮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광고 요금제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며 "다만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 시 검토할 수는 있으나, 당장 국내 시장에 한정해서 보자면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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