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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 중국 현실화…IRA 앞두고 韓 배터리 기업들, 갈아타기 본격화(종합)

수정 2022.10.04 13:00입력 2022.10.04 13:00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변화 속에 중국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아시아경제가 주요 배터리 기업 7곳의 올해 하반기(7월 이후) 공급망 수급·공급 변화상을 살펴본 결과 전체 10건 중 중국으로부터 새롭게 배터리 핵심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받는 것은 1건에 불과했다.


해당 건은 LG에너지솔루션이 화유코발트와 중국 현지에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을 추출해 원자재를 수급하는 것이다. 해당 원자재는 중국 난징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아프리카·호주 등에서 원자재를 수급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4건)이 가장 눈에 띈다. SK온은 전날 호주 '글로벌 리튬'과 호주 내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 정광(스포듀민·불순물을 제거한 광석)을 공급받기로 했다. 2018년 설립된 글로벌 리튬사는 현재 호주 내 2개 광산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 개발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광산들의 리튬 매장량은 총 50만t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양해각서(MOU) 단계라 물량 규모·공급 시점·지역은 미정이지만 호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한 국가로 인플레 감축법이 규정한 전기차 보조금 제한 기준에서도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광물기업 3곳으로부터 황산코발트 7000t, 수산화리튬 25만5000t 등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완성 배터리셀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이끌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리튬 등 핵심 원자재를 중국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다.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보고서 '배터리 핵심 원자재 공급망 분석: 리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7월 대중국 리튬 수입 비중은 6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47%, 지난해에는 59% 수준이었다.


특히 올해 대중국 리튬 수입액은 16억1500만 달러(약 2조319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71% 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 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와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 등 배터리 소재·원료가 포함된 정밀화학원료(51.8%)의 수입도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은 원자재·부품 수급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부각되는 배경이다.


국내 기업들의 배터리 부품·소재 국산화 노력도 최근 빛을 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OCI와 합작법인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하고 배터리용 음극재 중간소재인 코팅용 피치를 생산하기로 하고 충남 공주시에 공장을 세우고 있다. 석탄이나 석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탄소 물질인 피치는 음극재의 표면 코팅과 알루미늄 제련 공정의 바인더(결착제) 등으로 활용되는데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을 늘리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간 피치 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지만,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국내 기업인 율촌화학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용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을 공급받기로 했다.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간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DNP, 쇼와덴코 등 일본 업체가 사실상 독식해온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 분야의 첫 국산화 및 양산 사례다.


이처럼 미국 인플레 감축법 시행 이후 한국 기업들의 달라진 공급망 확보 전략이 표면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공급망 변화 10건 중 7건은 지난달 16일 해당 법안 시행 이후 집중돼 있었다. 중국 공급망과의 '거리두기'도 감지된다. 삼성SDI는 지난 22일 중국 최대 리튬기업 간펑리튬의 주식 1662만2000주(약 180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삼성SDI는 해당 매각대금을 공급망 다변화에 쓴다는 전략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공급망 변화로 우리 산업계가 모두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일변도의 공급망은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노력과 함께 인플레 감축법의 세부 기준에서 한국 기업에 유리한 기준을 가져올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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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정부 해외광산 절반 '헐값 매각'…'541억' 손해봤다
수정 2022.11.28 10:42입력 2022.10.04 15:05

2017~2021년 해외광산 매각 현황 분석
칠레 구리 광산 손실액 1300억원 달해
文정부 '적폐'로 찍혀 전량 매각 방침 영향
첨단산업 핵심 광종 포함돼 손실액 더 커질수도


단독[아시아경제 권현지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매각한 해외광산 가운데 절반은 투자액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광산은 팔아치우면서 투자액의 1.15%만 건지기도 했다. 해외자원 개발에서 서둘러 손을 떼면서 손실액은 541억원에 달했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연도별 해외 광물자원(광산) 매각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문재인 정부 기간인 2017~2021년 6개의 해외 광산 지분을 팔아 5944억8000만원을 회수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매각금액이 투자금에 못 미쳐 결국 손실로 이어졌다.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광산은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 광산으로, 손실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공단은 산토도밍고 광산 보유 지분 30%를 2194억9000만원에 매각했다. 투자금(3494억5000만원)을 감안하면 손실액은 1299억6000만원에 달했다. 중국 장가항 석회석 광산은 21억7000만원을 투자해 절반 이하인 10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고, 캐나다 셰익스피어 구리 광산은 0.06% 지분 매입에 240만달러(원화 34억7000만원)를 투입했지만 매각대금은 3만달러(4000만원)에 불과했다.


터무니없는 가격에 매각이 이뤄진 건 문재인 정부의 광산매각 방침 영향이 컸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된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로 공기업 부채가 늘자 자원개발을 ‘적폐’로 규정하고 해외 광산 전량 매각을 결정했다. 광해광업공단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투자금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임에도 서둘러 매각에 나섰다.


이들 광산이 핵심 광종 매장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액은 더 커질 수 있다. 매각된 광산 60%(6곳 중 4곳)에 해당하는 구리는 반도체, 2차전지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핵심 소재이지만 국내 자급률은 ‘제로(0)’에 가깝다. 공급난이 지속될 경우 미래 먹거리 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다.

공단이 매각한 광산 지분을 캐나다·중국·호주 등 외국기업이 사들인 점도 우려를 더한다. 각국의 자원 무기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구자근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원전에 이어 해외자원개발마저 정치적으로 악용하면서 미래 먹거리 육성을 가로막고 에너지 자원 확보와 공급망 확대를 위한 적기의 투자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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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명품백' 내다 판다…"샤넬 캐비어 팝니다"
수정 2023.01.31 19:53입력 2022.10.04 06:00

핸드백, 백팩, 로퍼 등 수백만원 초고가 명품 판매
중고거래 시장 규모 지난해 24조원으로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고물가와 경기 불황 상황이 지속되며 평소 가지고 있던 명품을 중고시장에 내놓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면서 거래 사기 등 피해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서울 성북구 길음동을 거래 지역으로 설정한 후 ‘중고 명품’을 검색한 결과 모두 102건의 판매글이 올라와 있었다. 해당 지역 등에서는 250만원대 샤넬 캐비어 핸드백, 200만원대 버버리 캔버스 백팩, 100만원대 프라다 클리퍼 로퍼 등 수백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중고 명품 물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중고거래 사이트에도 ‘샤넬 정품 똑딱이 은장 카드지갑’, ‘셀린느 트리오백’ 등 각종 명품 거래 판매글이 올라왔다.


최여진씨(32)는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버버리 바바리코트를 20만원에 팔았다"며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지만 당장 입지 않아 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주현씨(37)는 "구찌 샌들을 6만3000원에 판다는 글을 올렸더니 금세 조회수가 200이 넘었고 구매 문의가 쇄도했다"고 밝혔다.


김승연씨(29)는 "샤넬백을 팔기로 마음먹었다"며 "물가가 너무 비싸져 고가의 제품 하나보다 보세에서 싼 가격에 여러 개의 물품을 사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중고거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고가의 중고 명품 거래 사기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조원이었던 중고거래 시장규모는 지난해 24조원으로 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가의 명품들만 주로 골라 사기를 치는 경우가 있다"며 "피해를 당하면 곧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과 당근마켓은 사이버사기 피해 신고 이력 조회 시스템 데이터를 연동할 예정이다. 당근마켓은 서비스 가입 단계부터 중고거래 과정에서 사기 의심 정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감지해 이용자에게 주의 경고 알림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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