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尹 정부, 과기 강국 외치더니 강제 구조조정"
수정 2022.09.30 14:24입력 2022.09.30 13:26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기재부 지시에 따라 출연연 25곳에 정원 감축안 제출 요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개 과학기술 노조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출연연 구조조정 계획을 짰다고 주장했다.[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윤석열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정원 감축을 압박하고, 강제 구조조정까지 예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장 연구 현장에선 '획일적인 정원 감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 분야 5개 노조와 공동으로 긴급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출연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최근 기재부 지시에 따라 소관 출연연 25곳에 정원 감축안 제출, 미제출 시 강제 구조조정 가능성을 공지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각 출연연 혁신 계획 중 기능조정, 정원조정 계획이 타 공공기관 대비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기능 및 정원조정 부분에 대한 수정 제출을 요청했다. 또 기관 자구안 제출이 없을 경우, 기재부 주도의 기능조정, 정원조정 등이 실시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출연연을 포함한 공공기관들은 기재부의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관별 ‘혁신계획’을 지난 8월 말 기재부로 제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출연연에 ▲기능·정원 감축 ▲인건비·경상경비 등의 예산 삭감 ▲자산 매각 ▲복리후생 축소를 요구했다.
조 의원은 "출연연 정원은 대부분이 연구인력이어서 획일적인 정원 감축 계획을 제출하기 어렵다. 실제 대다수 출연연이 기재부에 제출한 ‘혁신계획’에 대규모 정원 감축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그러자 기재부가 정원 감축을 재차 압박하고, 제출하지 않을 시 강제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기재부 주도의 ‘공공기관 혁신계획’은 7월 말 가이드라인 하달 후 8월 말 기관별 계획 제출, 10월~12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확정 순의 ‘속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출연연 발전을 위한 개혁은 필요하겠지만, 연구기관 특성을 고려한 충분한 논의 없이 단 몇 달 만에 졸속 숫자 맞추기 식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돼선 안 된다. 윤석열 정부는 말로만 과학기술을 강국을 외치고, 실제로는 과학기술의 미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강아지 밥까지 금테 둘렀다"…밥상 물가 이어 반려동물 사료 가격도 '고공행진'
수정 2022.09.30 08:39입력 2022.09.30 06:05
식재료 이어 사료 가격도 오름세
사료업계, 상반기부터 줄인상
사료용 곡물 등 가격 오른 탓
반려동물 유기 증가 우려도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민희씨(31·가명)는 얼마 전 애견 사료를 사러 애견용품점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몇 개월 전 사료를 구매했을 때보다 가격이 만 원이나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다하다 반려동물 사료마저 가격이 비싸질 줄은 몰랐다"면서 "가뜩이나 사는 것도 팍팍해졌는데 반려동물 키우기까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등의 전 방위적인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반려동물 사료마저 몸값이 오르고 있다. 사료에 들어가는 채소나 곡물, 생선, 육류 등의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가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물류난까지 겹친 탓이다. 이런 현상을 빗대어 ‘펫플레이션(펫+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30일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의 미니 인도어 어덜트 사료 8.7㎏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최소 6만1000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현재는 온라인 최저가가 7만1000원대로 4개월간 만 원 이상 올랐다. 유기농 사료 브랜드 네츄럴코어의 에코2 오리고기 작은 입자 10㎏도 5만3400원대에서 6만4500원으로 만 원 이상 비싸졌다. 대한사료의 도그라인 아지피아 20㎏도 같은 기간 3만2000원대에 팔리던 것에서 3만6900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초부터 일부 유명 사료를 중심으로 미리 제품을 사재기해두는 현상도 나타났다.
앞서 반려동물 사료 업계에선 한 차례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진 바 있다. 국내 사료 판매 1위인 로얄캐닌은 이달 초 반려견과 반려묘 일부 사료 제품을 평균 10%가량 인상했다. 하림펫푸드도 ‘밥이보약’ 라인 사료 가격을 최소 8.4%에서 최대 18%까지 인상했다. 카길애그리퓨리나도 펫푸드 브랜드 ‘건강백서’와 ‘베네티브’, ‘비스트로’ 사료 가격을 올해 들어 올렸다.
실제로 사료용 곡물 가격은 계속 오름세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국제곡물 9월호’를 보면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올해 1분기 143.6에서 2분기 158.8로 15.2 올랐고 3분기는 186.7로 27.9나 상승했다. 4분기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 등으로 다시 163 수준으로 내릴 전망이지만 여전히 올해 1분기와 작년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 단가지수는 99.8이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사료 가격 상승세에 반려동물 유기 사례가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에선 이미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포스트(NYP)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뉴욕시 동물보호센터에선 반려 동물 사육을 포기한 이들이 지난해 대비 25%가량 늘어났다. 이 밖에도 미국 전역에서 반려동물을 보호소에 맡기는 사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거 비용이 오르면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곳으로 이주하거나 반려동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져서다.
카길애그리퓨리나, '건강백서' 사료./사진=카길애그리퓨리나 제공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美마이크론, 5년 내 가장 낮은 매출 전망…"설비투자 50%↓"
수정 2022.09.30 07:11입력 2022.09.30 07:11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올해 9~11월 매출 전망치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계 '쇼크'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은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응해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설비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 자료를 통해 2023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이 42억5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이 40억달러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2020회계연도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로 약 3년 전이며, 매출 전망치로 내놓은 숫자는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시장 전망치(60억달러)를 크게 밑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실적 발표가 빨라 업계 실적 풍향계로 불린다. 마이크론의 실적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는 상황에서 나왔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3분기(7~9월)가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인플레이션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로 PC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은 물론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사용량이 크게 줄면서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수요 감소라는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제이 메호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2023회계연도 자본지출이 30% 감소할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행동을 취하라는 것이고 우리는 중요한 행동을 이미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비해 웨이퍼 팹 설비투자를 거의 50%를 줄이는 등 공급 확대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이 이날 발표한 2022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은 66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0% 감소했다. 마이크론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22회계연도 1분기(2021년 9~11월) 이후 3분기 만이며 60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6분기 만이다.
마이크론은 내년 하반기에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를 내다볼 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고 가시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이날 1.94% 떨어진 50.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4% 이상 하락했지만 메호로트라 CEO가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온 이후 주가는 반등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마이크론은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와 경쟁하는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2분기 기준 24.5%로 삼성전자(43.5%), SK하이닉스(27.4%)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 중 점유율을 0.7%포인트 확대해 2위인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