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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RM 인수하면…글로벌 반도체 지형도 급변 예고[반도체 M&A]

수정 2023.02.23 09:58입력 2022.09.26 08:30

③뛰어난 제조 역량에 설계 더해지면 시너지
삼성·SK 연대 시 韓 반도체 업계에도 '호재'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지난달 18일 연말 가동을 목표로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설계지원센터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자산(IP) 플랫폼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업체의 IP 접근성을 높이고 우수 IP 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다. '소프트웨어(두뇌)'보다는 '하드웨어(부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쏠려 있다고 평가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IP 업체 M&A에 적극적이라고 알려진 이유는 소프트웨어 구축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회사의 성장 동력(모멘텀)이 경쟁 업체보다 낮아질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범용성'이다. 자동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데이터 센터 데이터처리장치(DPU) 등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태블릿AP, 클라우드 서버,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등으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AP의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주요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ARM 계열' 기술 제휴를 통해 제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메모리 강자' 한국 업체들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역량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강자지만 설계 능력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역량은 경쟁 업체보다는 처진다는 평을 듣는다. 각종 투자와 세트(완제품) 업체 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 됐다. 삼성의 경우 영국 ARM을 비롯해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네덜란드 NXP 등 업체 인수설이 꾸준히 나왔던 이유다.


삼성의 경우 과거부터 IP 역량 확보를 위해 국내 디자인하우스 인수 전략을 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왔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에서 설계도면을 받아 파운드리 생산공정에 맞게 다시 디자인하는 역할을 하는 업체다. 삼성도 세미파이브 등 여러 디자인하우스를 에코시스템 파트너(DSP·Design Solution Partner)로 선정해 협력해왔다. 2015년께는 AMD 등과 거래관계가 있는 글로벌파운드리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었다. ARM 인수 시 '숙원'을 이루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IP 역량 확보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간 궁합도 좋은 편이다. 최근 고품질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부품을 세트 업체에 납품하는 방식에만 의존하는 경영 방식보다는 '메모리 센트릭 컴퓨팅' 위주로 업계 트렌드가 바뀌는 점도 부품 업체인 삼성전자가 IP 업체 ARM 인수를 노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메모리 센트릭 컴퓨팅은 메모리 반도체 부품이 시스템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기능만 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등 기기의 연산·저장 등을 담당하는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제조 능력에 설계 능력까지 갖추면 이 분야에서 유리해진다.



삼성에 국한된 면이 있지만,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ARM 딜' 성사는 호재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 재편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서다. 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연대(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긍정적인 뉴스다. 메모리 반도체 양산 능력이 뛰어난 두 회사 모두 설계 능력 확보를 통한 시너지를 노릴 여지가 생긴다.


늦기 전에 시스템 반도체 업계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선 세계 1위지만 파운드리에서 1위 TSMC에 주요 세트업체 애플을 뺏겼다. '제3 시장'인 시스템 반도체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게 필수다.


시스템 반도체 IP 분야에서 보수적인 '인텔 계열'보다는 개방적인 'ARM 계열' 공급망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미국 세트 업체의 압박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PC 서버용 CPU까지는 어려워도 모바일과 차량용(자율주행차) 시스템 반도체에선 어느 정도 수준의 존재감은 보여야 한다. ARM 인수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ARM 지분을 확보하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이 삼성-ARM 딜에 대해 '지분 확보'란 보수적인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하는 이유는, 각국 정부가 반도체를 국가 안보의 열쇠로 받아들여 승인 거부를 할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사실 때문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실적으로 삼성전자가 ARM의 기술만 이전받고 라이선스 가치를 키운 뒤 손정의 회장 뜻대로 ARM을 미국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하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설계'(시스템LSI사업부) 사업을 파운드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실 때문에 ARM 인수 수직 계열화까진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게 사실이다. 설계 역량을 강화할수록 삼성 파운드리에 반도체 생산 위탁을 맡긴 세트 고객사 기술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 하드웨어+ARM 소프트웨어' 수직 계열화 시나리오는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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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의동 없는 한전공대…임대료만 ‘125억’ 쓴다
수정 2023.03.15 13:22입력 2022.09.26 10:00

한전공대, 年임대료 31.2억…부영 골프텔 등
文 국정과제로 올 3월 문 열어…'졸속 개교' 논란
부지는 축구장 48개 면적…건물은 본관동 1개
강의실 등 2025년 완공…임대료 125억 소요 전망

폭죽 터지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나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지난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이날 첫 신입생을 맞이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중심 대학으로 학부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규모의 소수 정예대학으로 운영된다. [공동취재] 2022.3.2 iso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단독[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전력이 자금을 출연해 세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가 매년 임대료로 31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개교하기 위해 강의실, 기숙사 등 교육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문을 연 결과다.


26일 한전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의 연간 임대료는 31억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전공대는 서울과 학교 부지가 위치한 전남 나주 등 2개 지역에서 총 6개 건물을 임차해 쓰고 있었다. 임대료 절반 이상은 부영주택이 소유한 나주 골프텔과 클럽하우스에 들어갔다. 한전공대는 이곳을 리모델링해 학생 기숙사로 활용하고 있다. 토지와 건물 면적은 각각 2만9752㎡, 8556㎡로 연간 임대료는 19억7500만원이다.


(나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지난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첫 신입생을 맞이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중심 대학으로 학부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규모의 소수 정예대학으로 운영된다. 2022.3.2 iso64@yna.co.kr
40만㎡ 부지에 건물 한 동

한전공대가 매년 30억원이 넘는 돈을 임대료로 쓰는 이유는 제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다. 앞서 한전공대는 지난 3월 축구장 48개 면적에 달하는 40만㎡ 규모 부지에 4층짜리 건물 한 동만 갖춘 채 개교했다. 이에 한전공대 학생들은 2025년 정식 기숙사 완공 전까지 리모델링한 골프텔에서 지내야 한다. 유일하게 완공된 본관동에 임시 조성된 대학 도서관 면적은 226㎡(약 68평)에 불과하다.


한전공대 개교와 함께 ‘졸속 개교’ 논란이 불거졌던 이유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였던 한전공대를 임기 내 개교하기 위해 건설 현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학교 문을 열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전공대 강의실, 기숙사 등 핵심 교육시설은 개교 3년 후인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한전공대가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연간 임대료로 31억1700만원을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올해부터 2025년까지 한전공대 예산 약 125억원이 임대료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문제는 한전공대 임대료 등 운영자금을 ‘적자 늪’에 빠진 한전이 조달한다는 점이다. 한전, 발전자회사 등 전력그룹사가 2019년 체결한 ‘한전공대 설립에 관한 기본협약서’에 따르면 한전공대 설립·운영비 64%는 한전이 부담한다. 당장 한전이 내년 한전공대에 출연해야 하는 비용만 1320억원이다. 한전은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로 2019년부터 2031년까지 총 1조6112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종부세 폭탄' 맞기도

한전공대는 서둘러 개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종합부동산세 폭탄’을 맞기도 했다. 현행법상 학교 용지는 종부세 감면 대상이지만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탓에 부지 대부분이 종부세 과세 대상인 ‘건설 중인 부동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한전공대는 결국 지난해 전체 예산(920억원)의 10%를 웃도는 비용을 종부세로 지출했다.


지난 정부가 무리하게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대선을 앞두고 (한전공대를) 졸속 개교한 탓에 국민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탈원전 등 잘못된 에너지 정책으로 적자를 보며 전기요금을 인상시키고 있는 한전이 한전공대까지 책임져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 수 급감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한 만큼 무의미한 혈세 낭비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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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급락장’ 속 증권사, 공매도 수입으로 236억 벌었다
수정 2022.11.28 10:44입력 2022.09.26 10:56

올 상반기 수입, 지난해 육박
2020년 3월 금지했던 공매도
지난해 5월부터 부분 허용
코스피200·코스닥 150만 가능
올해 수입 2019년 넘어설 듯
수수료 수입 상위 증권사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압도적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6개월 만에 1420원을 돌파한 2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20포인트(1.28%) 내린 2260.80에 개장해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단독[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구채은 기자] 올해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공매도 수수료 수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만 부분 허용하고 있는데, 공매도 거래는 사실상 전면 허용되던 코로나19 이전만큼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게 제출받은 국내 60개 증권사의 3년간 공매도 수입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공매도를 통해 236억1000만원의 수입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한해동안 벌어들인 공매도 수수료 수입 292억8000만원에 육박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으로, 공매도 거래가 이뤄진 증권사는 거래 수수료를 챙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기준 증권사들의 공매도 수수료는 446억원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증권사들의 올 한해 공매도 수입은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대폭락장이던 2020년 3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후 지난해 5월부터 재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로 코스피200과 코스피150 등 350개 대형 종목만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증권사들의 공매도 수수료 수익은 코로나19 이전에 훨씬 못 미쳤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로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공매도 공세가 한층 거세지면서 수수료 수익이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3300선까지 치솟은 코스피는 올해 1월 3000선이 무너진 이후 최근 2200선까지 밀렸다. ‘천스닥’을 찍은 코스닥은 70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공매도를 전면 허용했다면 이보다 더 하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인 2011년 8월과 2020년 코로나19 급락장에서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 반등을 사례를 근거로, 공매도가 금지되면 증시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공매도 일시 금지가 풀린 지난해 5월부터 코스피지수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초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위해 공매도의 전면 허용을 검토했지만, 주가 급락과 정권 교체와 맞물려 공매도 부분 허용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매도 수수료 수입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모간스탠리(64억4000만원)였고,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31억5000만원), JP모간증권(29억9000만원), 메릴린치증권(26억5000만원) 등의 순으로 외국계 증권사 수입이 압도적이었다. CS증권은 2020년까지 공매도 수수료가 가장 많은 증권사였지만, 지난해부터 모간스탠리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13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투자(8억30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 전면재개에 대해 "공매도 자체는 일반적인 제도지만 그 전에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 사이의 규제 비대칭성의 이슈가 있고, 금융 시장이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공매도 전면재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은 공매도에 대해 "개인투자자가 기관 투자자에 비해 공매도에 접근하기 어려운 제도상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인투자자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기관투자자보다 크게 입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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