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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팅' 즐기는 MZ세대…"새로운 양극화 조장 우려"

수정 2022.11.07 14:47입력 2022.09.21 07:00

골프 호황기 견인한 2030세대 문화
"상대방 자산 짐작할 수 있어 좋아"
높은 진입장벽… 양극화 조장 우려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골프를 통해 연인을 찾는 이른바 '골프팅'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레저 스포츠로만 인식되던 골프가 MZ 세대에서는 다양한 놀이 문화의 매개체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비싼 비용 탓에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자칫 젊은 세대의 골프 문화가 사회적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MZ세대 '골프붐'… 골퍼 5명 중 1명은 2030
사진제공=한섬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성장한 국내 골프 산업을 견인한 것은 2030세대다. 전체 골프인구 564만명(지난해 기준)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이들은 골프 시장의 주류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관련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골프웨어 매출은 전년 대비 56.3% 성장했고, 현대백화점의 매출 신장률도 65.5%에 달했다. 골프웨어를 가장 자주 구매하고, 가장 큰 비용을 지출한 계층도 30대 여성이다.


공도 치고 님도 보고… "이번 주말 골프팅 어때"
사진제공=골프존

MZ세대가 필드 위로 유입되며 등장한 게 '골프팅'이다. '번개 만남'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골프를 매개체로 하는 만남이 일상적으로 자리 잡은 건 젊은 세대의 영향이 컸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오픈 채팅, 네이버 밴드 등에서는 골프팅 상대를 모집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초부터 골프를 배운 직장인 김성모씨(33)는 올봄 라운딩에서 '골프팅'으로 지금의 연인을 만났다. 김씨는 "친구와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파트너와 짝을 맺고 골프를 치니 대화가 훨씬 수월했고 금세 친해졌다"며 "카페에서 어색한 시간을 견디는 소개팅보다 낫다"고 전했다.

골프팅의 형태는 다양하다. 라운딩을 마치고 뒤풀이로 식사나 술 한잔을 곁들이는가 하면, 부담이 덜한 스크린골프장에서 만남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골프팅 상대를 매칭해주는 앱까지 등장했다. 사진과 체형, 학력, 스타일까지 기재한 뒤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소개팅 앱과 유사하다.


"상대방 재력 짐작" vs "세대 내 양극화 우려"
골프 라운딩. 사진출처=연합뉴스

골프팅을 즐기는 2030세대가 꼽는 장점은 아이러니하게도 '골프의 높은 진입 장벽'이다. 단순한 소개팅이나 취미를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골프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재력과 문화 수준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를 칠 정도면 어느 정도 벌이가 되는 사람이겠지'라는 인식이다.


다만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찮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비교적 높은 초기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경제적 양극화를 재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 청년층의 박탈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골프팅은 라운딩을 나갈 정도의 실력과 경험, 장비들을 구비할 경제력이 바탕이 돼야 하는 만큼 경제적 여유가 보장된 이들에게 가능한 것"이라며 "과거 호텔 내 고급 헬스클럽에서 연애 상대를 찾던 문화와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의 초기 비용을 감당해야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는 경제적 양극화의 단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엄격한 조건을 가진 데이팅 앱처럼 고소득자 등이 자신들의 계층 내에서만 만남을 가지려는 것과 같은 문화로 변질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유전자 있는 사람 코로나19 사망률 높다[과학을읽다]
수정 2022.09.21 10:39입력 2022.09.21 08:32

이상준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사이토카인 과다 분비 유도 유전자 발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결정적 유전자가 발견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상준 생명과학과 교수가 미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포 속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인지하는 선천 면역 센서 중 하나인 ‘ZBP1’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유전자는 세포 속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만들라는 신호를 준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침투한 경우에는 사이토카인을 너무 많이 만들도록 한다. 이 바람에 온몸에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고,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면역세포는 병원체와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잘못하면 스스로 공격하는 ‘양날의 검’이라 면역세포 활성화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어떤 선천 면역 센서가 균형을 깨고 사이토카인 폭풍과 사망을 일으키는지 밝혔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식세포(Macrophage)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genome-wide CRISPR-Cas9 screening)을 이용해 ZBP1 유전자를 찾았다. 이 유전자가 존재하는 대식세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멸하지만, 이 유전자를 제거한 대식세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사멸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전신 염증 유발 메커니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시 면역세포 중 대식세포(macrophage)에서 발현되는 선천면역센서 ZBP1이 이 바이러스를 특이적으로 인지해 동시다발적 염증성 세포사멸인 파놉토시스(PANoptosis)를 일으키고 전신염증(Systemic Inflammation)이 유발된다. 그림제공=UNIST

이 연구에 따르면, ZBP1 유전자는 세포 속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별히 잘 인지한다. 위험신호를 잘 감지한 것은 좋지만, 필요 이상으로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내는 게 문제다. 사이토카인이 너무 많아지면서 동시다발적인 염증성 세포사멸(PANoptosis)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포사멸은 전신 염증(Systemic imflammation), 즉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일으켜 환자 사망률을 높인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치료에 흔하게 사용하는 ‘인터페론(Interferon, IFN) 요법’이 코로나19 환자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이유도 찾아냈다. 인터페론이 ZBP1 유전자를 강력하게 발현시켜 염증성 세포 사멸과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터페론은 면역 센서가 바이러스 등을 인지한 다음에 분비되는 면역물질인데, 그 자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게 아니라 싸울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전령 역할을 한다”며 “ZBP1 유전자도 인터페론에 의해 더 강력하게 발현되면서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동물 실험에서도 인터페론과 ZBP1 유전자의 관련성이 입증됐다. ZBP1 유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인터페론을 주입한 경우만 소동물이 모두 사망한 것. 두 조건 중 하나만 주어지면 소동물이 모두 사망하지는 않았다.


이 교수는 “ZBP1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면 면역세포의 활성화 균형을 맞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물을 만들 수 있다”며 “이 방식은 우리 몸이 가진 면역체계를 조절해 면역 염증반응을 막는 것이므로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치료 가능한 범용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세인트 쥬드 아동 연구병원(St.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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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여왕 마지막 길 마중 나온 반려견 코기 '시무룩'
수정 2022.09.21 06:57입력 2022.09.21 06:57

윈저성 문 앞에서 코기 두 마리 미리 마중
런던 운구행렬에는 조랑말이 배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지막 가는 길을 그의 반려견 두 마리가 지켜봤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윈저성을 향하는 모습을 그의 반려견과 조랑말이 지켜봤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이 공휴일로 지정된 가운데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여왕 장례 일정이 치러졌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된 장례식이 종료된 후 여왕의 관이 영면 장소인 윈저성에 이르는 길 '롱 워크'(Long Walk)에 도달했을 때 이곳에는 여왕이 평소 아꼈던 검은색 조랑말 '엠마'가 나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엠마는 추모객들이 전달한 꽃다발이 펼쳐진 잔디밭에 서서 여왕이 지나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조랑말 ‘엠마’가 여왕의 운구행렬을 맞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운구차가 윈저성 문 앞에 도착할 무렵에는 안뜰에 미리 마중 나와 있던 코기 '믹'과 '샌디'가 여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왕실 직원들에게 목줄을 맡긴 이 강아지들은 옛 주인과의 작별을 알고 있는 듯 귀와 꼬리를 늘어뜨린 채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는 얌전히 자리를 지켰다.


믹과 샌디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국에 봉쇄 조치가 내려졌던 지난해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와 퍼거슨 전 왕자비가 선물했던 강아지들이다.


여왕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 앤드루 왕자가 이들을 데려가 보살필 예정이다.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왼쪽)가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가운데) 여왕을 호위하고 있는 모습. 반려견 코기가 이를 뒤따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동물을 좋아하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평생 반려견 약 30마리를 키웠다. 특히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길면서 털이 풍성한 웰시코기 종을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기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당시 영화 '007시리즈'의 주연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버킹엄궁전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알현하는 장면에 등장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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