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경쟁서 '2나노' 승부수 TSMC…복잡해지는 삼성 셈법
수정 2022.09.17 09:30입력 2022.09.17 09:30
TSMC, 2나노 공장 부지 작업 시작…관련 R&D센터는 내년 선봬
2나노 포함 첨단 기술 개발에 올해 350억달러 투자
3나노 양산서 뒤쳐진 TSMC, GAA 2나노로 승부 볼까
TSMC 추격하는 삼성, 기술 격차·생산 능력 확대 과제
출처=로이터연합뉴스[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세계 파운드리 시장 1, 2위 사업자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3나노미터(㎚)에 이어 이번엔 2㎚로 경쟁 무대를 옮기는 모습이다. TSMC가 2㎚ 선단 공정을 위한 작업을 구체화하면서 TSMC를 추격하는 삼성전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기술 격차를 벌리면서 생산 능력(캐파)을 늘리는 것이 삼성전자에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17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2㎚ 공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만중앙통신(CNA)은 12일(현지시각) TSMC가 대만 신주과학기술단지 바오산 2기 부지에 2㎚ 공장을 건설한다고 보도했다. 신주과학기술단지 관리국 승인을 받았으며 공장 신설을 위한 부지 작업을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TSMC는 2㎚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자 내년 2나노 공장 부지 근처에 첨단 연구개발(R&D) 센터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반도체 전문 매체 EE타임즈에 따르면 TSMC는 일본에서 2일(현지시각) 개최한 'TSMC 테크 심포지엄 재팬 2022'서 올해 설비투자의 최대 80%를 2㎚ 공정을 포함한 첨단 프로세스 기술에 쓰겠다고 밝혔다. TSMC가 올해 400억~440억달러의 설비투자를 예고한 만큼 최대 352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는 TSMC가 2㎚ 공정 관련 분주한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있다고 봤다. TSMC가 이달 3㎚ 공정 양산을 시작하는 가운데 앞서 삼성전자가 6월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 공정 기반 초도 양산을 시작하며 기술 주도권을 뺏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 대비 성능은 높이되 칩 면적과 소비 전력은 줄인 차세대 기술이다.
TSMC는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3㎚ 공정 수율이 80%가 넘는다며 예외적으로 대외에 수율을 공개했다. GAA 3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삼성전자 과제를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에는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에서 열린 TSMC 기술포럼에서 "TSMC는 절대 내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며 "TSMC 성공은 곧 고객의 성공이지만 경쟁 상대는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저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전경 / 출처=삼성전자삼성전자로선 3㎚ 경쟁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TSMC가 2㎚ 공정에 곧바로 힘을 싣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추격을 위해 여러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때인데, 선단 공정 경쟁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이다. 특히 TSMC가 2㎚ 공정부터 GAA 기술을 적용하는 만큼 앞선 도입에 따른 GAA 성숙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삼성전자와 TSMC는 2㎚ 양산 시점을 동일하게 2025년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기술 격차를 확보하면서 TSMC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는 등 묘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고객사 유치를 위해선 생산 능력(캐파)을 먼저 키우는 것이 필수인 만큼 이를 살피겠다는 계획도 더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7일 평택 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운드리) 전체 매출에서 1등이 아니라 내용적인 1등을 달성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레거시부터 선단까지 전체 비즈니스를 같이 가져가야 해서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TSMC(53.6%) ▲삼성전자(16.3%) ▲UMC(6.9%) ▲글로벌파운드리(5.9%) 순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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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육박…한미 정상회담서 '통화스와프' 논의될까
수정 2023.03.15 09:23입력 2022.09.17 17:28
약 4개월 만에 한미 정상회담 실시
지난 회담 때 외환시장 협력 합의
환율 1400원 턱밑까지 오르며 불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 등을 위해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양국 간 통화스와프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7원 내린 1388.0원에 마감했다. 1399.0원에 개장해 1400원 돌파를 목전에 뒀으나 당국의 경계심이 작용해 1390원 아래로 떨어졌다.
환율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자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외환당국은 지난 15일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자 "시장 내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구두 개입에 나선 바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달러 대비 원화 약세가 커지는 분위기다.
때문에 시장에선 다음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진행되는 한미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따라 지난 5월21일 서울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당시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과 관련된 양국 간 협력에 합의한 것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부 나왔다.
이후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는 더 진척되지 않았지만 최근 강달러 심화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또다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양국이 미리 약속한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가 논의되거나 체결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상 간 만나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관련된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어떤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다만 한은과 정부는 최근 환율 급등에도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통화스와프 논의가 진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라며 "유동성·신용도 위험에 대한 대비가 될 수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지금 같은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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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가 폭포로"…파타고니아 산꼭대기서 '와르르' 쏟아졌다
수정 2022.09.17 15:22입력 2022.09.17 15:22
최근 칠레 파타고니아 일대에서 빙하가 무너져 내렸다. [사진=트위터 캡처][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칠레 파타고니아 일대에서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일이 발생했다. 폭염과 극한 강우 등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칠레 쿠에울라트 국립공원에서 산꼭대기의 빙하 일부가 녹으면서 벤티스쿠에로 콜간테 폭포로 쏟아졌다. 이는 당시 공원을 방문한 한 여행객이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높은 온도와 극한 강우로 인해 빙벽이 약해지면서 빙하가 무너져 내렸다는 설명이다. 라울 코르데로 산티아고대 기후학자에 따르면 빙하가 붕괴하기 전 파타고니아에서는 이례적인 폭염과 함께 이른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으로 거대한 구름이 형성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대기의 강은 대기에 형성된 길고 좁은 수증기 띠를 말한다. 대기에서 마치 강물이 흐르듯 이동하며, 산맥과 같은 장벽을 만날 경우 폭우나 폭설이 발생할 수 있다.
코르데로는 "빙하 덩어리가 분리되는 것은 정상적이지만,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앞서 히말라야와 알프스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와 비슷한 일이 지난 며칠간 파타고니아에서도 벌어졌다"며 "고온과 폭우로 인한 빙하 붕괴는 칠레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갈수록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30일(현지 시각) 스위스 알프스 산악지역 발레주의 론 빙하에 햇빛을 반사해 얼음의 소실을 막기 위한 흰색 천막이 덮어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실제로 알프스 빙하는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대학 연구팀이 스위스 빙하 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1931년부터 2016년까지 85년간 이 빙하의 절반가량이 녹은 것으로 나타났다. 1935년 대부분 빙하로 덮였던 곳은 최근 얼음이 거의 사라져 맨땅이 드러났다.
특히 2016년 이후 최근까지 단 6년 만에 스위스 빙하의 12%가 추가로 사라졌다. 이에 연구팀은 기후 변화가 빙하의 해빙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세계 각국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로 한 2015년 파리협약을 준수한다고 해도 이번 세기말까지 현재 빙하의 60%가량이 더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알프스산맥의 대표적 등반 코스들의 출입도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금지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알프스 최고 인기 봉우리인 마터호른과 몽블랑의 인기 탐방로 일부가 통제됐고, 또 다른 인기 봉우리인 융프라우로 가는 투어도 크게 줄었다. 피에르 마테이 스위스 산악가이드협회 회장은 "현재 알프스엔 마터호른과 몽블랑과 같은 상징적 봉우리를 포함해 약 12개의 봉우리에 대한 출입 금지 경고가 내려졌다"며 "보통 기온이 가장 높은 8월에 폐쇄되곤 했지만, 올해는 폭염이 일찍 발생해 6월 말부터 7월까지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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