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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로 도약 노리는 印 '2030년 GDP 세계 3위 꿈' [글로벌포커스]

수정 2022.09.13 15:36입력 2022.09.13 15:36

1분기 印 GDP 8547억달러…식민 지배받았던 英 처음 넘어
연간 기준 세계 5위 진입 확실시…IMF, 올 성장률 7.4% 전망
모디, 반도체 부문에 100억달러 지원…신규 팹 투자 유치 나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5일은 인도 스승의 날이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정부가 주관한 스승의 날 기념 행사에서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인도 경제가 영국을 제쳤다. 세계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는 사실보다 250년 동안 우리를 지배했던 사람들을 뒤로 밀어냈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 매우 특별하다."


인도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독립 75주년인 올해, 인도 경제는 처음으로 영국을 넘어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8547억달러로 영국 GDP(8160억달러)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달러 환율 기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GDP 통계를 계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도 GDP가 영국 GDP를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인도 GDP의 세계 5위 진입이 확실시된다. 인도는 올해 2분기 GDP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13.5%를 기록했지만 영국은 2.9%에 그쳤다. 게다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영국 경제가 장기간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IMF는 올해 인도 경제가 주요 20개국(G20) 중 돋보이는 7.4%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2030년엔 3위?= 영국 경제분석기관 매크로 이코노믹스는 6일자 보고서에서 내친김에 인도가 2030년까지 일본과 독일마저 제쳐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르면 2028년 3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030년까지 세계 GDP에서 신흥시장의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며 인도가 이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부터 2030년까지 인도의 연평균 실질 GDP 증가율이 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같은 날 낸 보고서에서 인도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Baa3 신용등급이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인도의 실질 GDP 증가율이 2023회계연도에 7.6%에, 2024회계연도 6.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금도 인도로 쏠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 지역은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자금 순매수를 기록했다. 순매수 규모는 100억달러였는데 이 중 70억달러가 인도로 향했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향후 인도가 중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중국과 달리 인도는 아직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인도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11년 8.6%에서 2021년 10.1%로 상승했으며 2031년 13.1%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이미 18.7%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에 100억달러 지원= 모디 총리는 2014년 5월 취임 직후부터 제조업 육성을 강조했다. 인도를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키우겠다는 목적이었다. 그는 취임 4개월 만에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발표했다.


모디 총리는 2019년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잇달아 제조업 육성 정책을 내놓았다. 재선 직후 법인세를 낮췄으며 2020년에는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제도를 도입했다. PLI는 인도에서 생산된 제품을 기준으로 매출 증가분의 4~6%에 해당하는 금액에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취임 4개월 째인 2014년 9월25일 수도 뉴델리에서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의 로고를 공개하고 있다. 뉴델리(인도)= AP연합뉴스

모디 총리는 반도체 제조를 통해 인도 제조업의 가치사슬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디 정부는 100억달러 보조금을 걸고 신규 팹(반도체 웨이퍼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인도가 풍부한 정보기술(IT)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인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 등 중국의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현지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인도의 반사효과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인도에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주로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했던 폭스콘의 류양웨이 회장은 지난달 투자자 회의에서 "인도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인도의 산업 환경은 발전하고 있으며 인도가 미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정부는 2021년 750억달러를 기록한 전자산업 매출을 2026년 3000억달러로 늘리고 이 중 120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 후발주자인 인도가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모두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5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CSA)’의 세부 시행 계획을 6일 공개했다. EU는 2030년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한 반도체 산업 430억유로(약 58조7036억원) 투자 계획을 마련했으며 중국도 2025년까지 자국 내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올린다는 ‘반도체 굴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인도의 열악한 기반시설도 반도체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공정은 매우 높은 수준의 정밀도가 필요하며 짧은 순간 전력이나 물 공급의 차단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에서는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단전이 흔하며 대부분 기업은 자체 전력 공급 설비를 갖추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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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밀린 직원 수두룩한데…"대출해서 챙겨라" 강요한 中 버스 회사
수정 2022.09.13 08:13입력 2022.09.13 00:30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한 표현과 관련 없음. 사진=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4개월간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않은 중국의 한 버스 회사가 직원 개인 명의로 대출을 강요해 자금 문제를 해결하려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최근 중국 관영 관찰자망에 따르면 간쑤성 란저우의 한 버스 회사가 직원들에게 보낸 통지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됐다.


여기에는 자사 직원들 명의로 거액의 대출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지역 관할인 란저우농상은행을 통해 대출금을 운용하는 식이다. 회사 측은 대출금 전액에 대해서 직원들과 연대 책임 보증을 부담하고, 월별 결산 이자도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4개월간 미지급된 직원들의 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대책으로 풀이된다. 앞서 8800여명의 직원이 재직 중인 이 회사는 란저우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형 버스 운영업체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코로나19의 확산과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 등의 여파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다. 매체에 따르면 이 회사의 부채는 9월 기준 39억위안(약 7800억원)으로 약 72%에 달한다.

이같은 통지문에 크게 반발한 직원들은 SNS 등을 통해 공론화에 나섰다. 밀린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회사 측이 직원 명의로 거액의 대출금을 받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다. 한 직원은 "4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직원 각 개인의 명의로 돈을 빌려 월급을 챙기라는 통보가 어이없다"며 "만약 회사가 거액의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누가 책임질 거냐"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회사 측은 공문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8800여명의 직원 중 일부에게만 대출 서비스를 소개했으며, 전 직원에게 대출을 강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고 매체가 전했다.


한편 앞서 하이난성 싼야의 한 회사에서는 중추절 연휴를 앞두고 월급의 절반을 부모 계좌로 송금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지난 8일 중화망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9월 월급의 50%를 부모 계좌로 송금한다'고 통보했다. 여기에는 1600위안(약 31만8000원)에 달하는 전통차 세트를 직원의 월급으로 구매해 각 거주지로 발송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센티브를 근로자의 임금에서 강제로 차출해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돈은 직원에게서 빼앗고, 생색은 회사가 내는 월급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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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근무제 실험 두 달째...자율·책임 기반으로 성과 집중
수정 2022.09.14 09:23입력 2022.09.13 10:16

근무형태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 도입 후 달라진 분위기
업무 집중도 올리고 육아 부담 덜어…자율·책임 기반 성과 집중

워케이션 제도를 통해 태국 방콕 호텔에서 근무 중인 라인 개발자 박태준씨 [사진출처=라인플러스]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라인' 개발자인 박태준씨는 지난 8월 태국 방콕으로 3주간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을 떠났다. 매년 여름이면 일주일간 해외여행을 다녀왔지만, 이번 휴가는 달랐다. 업무 흐름을 끊지 않고도 퇴근 후나 주말, 태국 해변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큰 프로젝트 때문에 가족들 눈치 보며 중간에 업무를 보거나 휴가 후 밀린 업무에 일주일 내내 월요병에 시달리던 예전 모습은 없었다. 특히 특별한 방학을 보낸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아 내년에는 좀 더 긴 워케이션을 계획하고 있다.


네이버 '커넥티드 워크' 두 달, 생산성 높아졌다

13일 네이버가 근무 형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절반 이상이 전면 재택근무를 하고 해외에서 원격 근무하는 직원들도 늘었다. 특히 일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 자체에 집중하며 단위 생산성도 높아졌다는 내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7월부터 원격 근무와 사무실 출근 등 근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새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원격 근무를 기반으로 하는 '타입 R'과 주 3일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는 '타입 O'로 나뉜다. 타입 R은 개발자들이 선호한다. 네트워크 환경과 PC, 협업 툴만 갖추면 본인이 원하는 장소에서 업무 집중도를 높이며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직원들이 업무 기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집행하는 것과 별도로 원격 근무 환경을 위한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 개발자 A씨는 "팀원들과 소통이 필요한 코드 리뷰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며 "동료들과 일상적인 커피타임을 갖거나 회의실을 오갈 필요 없이 집중력 있게 일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타입 O도 유연하게 움직인다. 주당 출근 일수를 월평균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주 5일 출근한 뒤 다음 주는 전면 재택을 하기도 한다. 상황에 맞게 전환할 수 있어 아이를 키우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네이버 임원 B씨는 "아이를 봐주는 이모님의 가족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재택으로 바로 전환해 근무했다"며 "야근을 하더라도 집에서 아이 숙제를 봐주고 밥을 챙겨주면서 할 수 있어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휴가와 일을 함께 하는 워케이션 제도도 인기다. 네이버 직원들은 회사가 보유한 강원도 춘천시 연수원이나 일본 도쿄 베이스캠프에서 최대 4박 5일간 워케이션을 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의 경우 한국과 시차가 4시간 이내인 국가라면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다. 직원들은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러 가거나 아이 방학을 맞아 원격 근무를 선택하고 있다. 장기간 해외로 나가려면 휴직이나 퇴사까지 고려해야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사내 커뮤니티에 발리 야외 테라스에서 바다를 보며 근무하는 사진이 올라오는 등 눈치 보지 않고 일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분위기"라며 "휴식 시간에 바다를 보거나 산책을 하면서 리프레시하고 업무에 돌아가면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네이버가 원격 근무를 진행한 직원과 조직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생산성이나 속도, 업무의 질이 기존과 동일하다는 평가가 대다수였고 오히려 향상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프로젝트 진행 상태를 봐도 과거 전원 회사로 출근할 때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 오히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져 업무 집중도는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 근무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회의나 회식은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각자 원하는 메뉴를 배달시키고 비대면으로 함께 먹는 '랜선 회식'이나 커피를 마시며 화상회의를 하는 '커피챗'은 흔한 풍경이다.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한 달에 한 번 팀원들이 다 같이 사무실로 출근하는 '팀워크 데이'를 만든 게 대표적이다. 신규 입사자의 경우 적응을 돕도록 멘토 역할을 하는 동료와 함께 출근한다.


네이버 신입 개발자 C씨는 "멘토인 '버디'와 요일을 맞춰 출근해 점심을 함께 먹는다"며 "팀 내 타입 R 근무자와 자주 볼 수 없어 서먹하지 않을까 했는데 매달 대면 팀워크 데이를 통해 빠르게 녹아든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근무 형태가 유연하고 자유로워진 만큼 업무와 성과 자체에 몰두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하며 "언제, 어디서 일하는가를 따지기보다는 더 본질적인 '일 본연의 가치'에 집중해 자율적인 문화와 성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고민해서 만든 제도라 콘셉트 자체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며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재택근무 경험을 했기 때문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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