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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수련회 떠난다" 말 남기고 사라진 사람들

수정 2022.09.12 00:47입력 2022.09.12 00:47

지난달 베네수엘라서 실종된 16명, 군대·드론 동원해 발견
산악 지역 농장에서 '기도 중'…무사 귀환

행방이 묘연했던 실종자 16명이 발견된 베네수엘라 라그리타 지역의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종교 수련회를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20일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16명이 무사히 발견됐다.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매체 엘나시오날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2일 콜롬비아 접경 산간 지역 라그리타에서 실종됐다.


이들의 실종을 둘러싸고 '세계의 종말을 기다리는 종교 광신도', '외계인 숭배자' 등 여러 괴소문이 떠돌았다.


지형 때문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찰은 160여명의 인력은 물론 무인비행장치(드론), 수색견까지 동원해 산악지대 농장에 있었던 이들을 찾아냈다.

실종자 가운데에는 생후 20일인 신생아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다행히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발견 당시 묵주 기도를 하고 있었으며,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을 각자 집에 두고 오기로 결정했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속한 교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발견 직후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 및 심리 검사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에는 미성년자가 6명 있었는데, 몇 명은 보호자 허락 없이 온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경찰은 단체 지도자를 상대로 조사에 들어갔다.


라그리타는 가톨릭 신자들이 피정(일상을 떠나 기도와 묵상에 집중하는 것) 및 순례를 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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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50% 탕감 받은 대출자 4만명 육박…3년 만에 2배로
수정 2022.09.12 11:40입력 2022.09.12 11:40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을 능력이 떨어져 대출 원금을 50% 넘게 감면받은 대출자 수가 3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12일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복위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을 통해 대출 원금 50% 이상을 감면받은 사람은 3만772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만9943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만7784명(89%)이 증가했다.


올해에도 7월 기준으로 50% 이상 원금 감면자 수가 벌써 2만1501명에 달했다.


전체 개인워크아웃 확정자 수 대비 50% 이상 원금 감면자 비율도 2018년 27.7%에서 2022년 7월 45.6%로 높아졌다.

원금의 80% 이상을 탕감해준 취약계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원금 80% 이상 감면 대상은 지난 2018년 전체의 0.8% 수준이던 559명에서 2021년 5.1%인 4378명으로 늘었다.


2022년 7월 기준으로는 전체 개인워크아웃 확정자의 5.6%가 원금 80% 이상을 감면받았다.


감면 대상자들의 나이는 평균 40∼50대로, 감면 금액은 평균 1000만원대 수준이었다. 원금 50% 이상 감면자들의 평균 탕감금액은 2018년 약 1994만원에서 2021년 약 3727만원으로 약 4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워크아웃 신청 건수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원금의 50% 이상을 감면해주어야 하는 취약계층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시급히 시행해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받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들이 워크아웃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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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내일 드라마 역사 새로 쓴다…에미상 정조준
수정 2022.09.12 13:41입력 2022.09.12 13:41

여섯 부문 후보…작품상 두고 '석세션'과 치열한 경쟁
이정재 남우주연상·오영수 남우조연상 수상 높게 점쳐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내일 새로운 역사를 쓴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에서 작품상과 주·조연 연기상에 도전한다.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는 1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극장에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을 한다. '오징어 게임'은 TV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황동혁), 각본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박해수), 여우조연상(정호연) 등 여섯 부문 후보에 올랐다. 트로피를 거머쥐면 각 부문에서 비영어권 또는 한국 배우 최초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특히 작품상은 미국 본토의 쟁쟁한 작품들을 모두 따돌린단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수상할 자격은 충분하다. 황동혁 감독은 평범한 직장인이 하루아침에 사회 밑바닥을 구르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서바이벌 게임으로 훌륭하게 풀어냈다. 형태는 게임을 정교하게 설정해 승리하기 힘든 여타 서바이벌 작품들과 다르다. 간단한 아이들의 놀이를 빌려 직관적으로 게임을 따르게 한다. 이야기도 어렵지 않다. 거액의 상금이 걸린 게임에서 패하면 바로 목숨을 잃는다. 황 감독이 대본을 완성한 2009년에는 허무맹랑한 판타지로 치부됐다. 10여 년이 지나 반응은 판이해졌다. 공개 4주 동안 세계 1억4200만 가구가 시청했다. 그 사이 넷플릭스 주가는 10% 이상 상승했다.


경쟁작은 '석세션', '유포리아', '베터 콜 사울', '세브란스: 단절', '기묘한 이야기', '오자크', '옐로우 재킷' 등 일곱 편. '오징어 게임'만큼 흥행하진 못했으나 하나같이 다각도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 특히 '석세션'은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등 다수 대중문화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을 제치고 작품상을 차지했다.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격인 TV 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을 가져갔다. 과거 에미상에서 거둔 실적도 가장 돋보인다. 2018년 첫 번째 시즌으로 각본상을 받았고, 2020년 두 번째 시즌으로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을 싹쓸이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징어 게임'은 '석세션'의 아성을 무너뜨릴 사실상 유일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정재와 오영수는 각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그동안 에미상 주·조연상 부문에 아시아 국적 수상자가 나온 적은 없다. 남우 주·조연상의 경우 아시아 배우의 후보 지명 자체가 처음이다. 여우조연상은 중국인 티나 첸과 한국계 캐나다인 샌드라 오, 인도계 영국인 아치 판자비 등이 후보에 올라 판자비만 수상했다. '오징어 게임'은 주·조연상은 아니지만 지난 4일 열린 크리에이트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 게스트상(이유미)을 거머쥐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게스트상은 에피소드마다 주인공급 역할을 한 배우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할리우드 리포트 등 현지 매체들은 이정재를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보고 있다. 이정재는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다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을 연기했다. 보잘것없고 변변치 못한 표정과 행동으로 절박한 상황을 온전히 전달하면서도 따듯한 인간미로 극의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그 덕에 미국배우조합상, 스피릿어워즈, 크리틱스초이스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에도 경쟁 후보는 비슷하다.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브라이언 콕스를 비롯해 '세브란스: 단절'의 아담 스콧,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만, '베터 콜 사울'의 밥 오든커크 등이다.


이정재 못잖게 수상이 높게 점쳐지는 배우는 남우조연상의 오영수다. '오징어 게임'에서 어린아이처럼 게임을 즐기는 오일남을 그렸다.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반전 등을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로 훌륭하게 보여줬다.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만큼 이번 경쟁에서도 가장 앞선다고 평가받는다. 후보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린 후보로는 '오징어 게임'에서 호흡을 맞춘 박해수를 비롯해 '석세션'의 키에라 컬킨·니콜라스 브라운·매슈 맥퍼디언,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세브란스: 단절'의 존 터투로·크리스토퍼 월켄 등이 있다. 박해수는 '오징어 게임'에서 거액의 빚을 진 뒤 재기를 위해 게임에 참가하는 조상우를 연기했다. 영리하게 게임을 이끄는 엘리트로서 면면과 일말의 인간성으로 고민하는 복잡한 심리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황 감독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에미상 후보로 오른 열네 부문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는 박해수의 남우조연상 후보 지명"이라며 "이렇게 명망 있는 시상식이 그의 대단한 실력을 알아봐 줘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과 크리틱스초이스 여자 연기상을 받은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이 데뷔 작품이다. 북한에 남아 있는 어머니를 남한으로 데려오려다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해 게임에 참가하는 새터민 강새벽을 연기했다. 점진적으로 사람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모습을 무난하게 그렸다고 평가받았다. 에미상에서 수상 확률은 낮게 점쳐진다. '베터 콜 사울'의 레아 시혼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오자크'의 줄리아 가너, '세브란스: 단절'의 패트리샤 아퀘트, '옐로우 재킷'의 크리스티나 리치, '석세션'의 J. 스미스 캐머런·사라 스누크, '유포리아'의 시드니 스위니 등 다른 후보들의 면면도 못잖다고 평가된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지난 4일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 시상식에서 게스트상(이유미)을 비롯해 시각효과(정재훈), 스턴트(임태훈), 프로덕션디자인(채경선) 등 네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한국 드라마가 주류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음을 알리며 작품상과 주·조연 연기상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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