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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자이언트스텝에 美도 0.75%p↑ 예고…한국은행은?

수정 2022.09.09 16:56입력 2022.09.09 09:45

치솟는 물가에 ECB 자이언트스텝 단행
파월 Fed 의장도 강력한 긴축 재확인
한은 금리인상 속도 빨라질 지 주목
당장은 0.25%p '점진적 인상' 방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시간) 깜짝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 결정도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치솟는 물가에 주요국들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한국은행에 대한 금리인상 압박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1.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 2011년 이후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엔 한층 더 강력한 자이언트스텝까지 밟은 것이다. 이는 유로화 도입 이후 사실상 가장 큰 폭의 금리인상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2016년 3월부터 6년 이상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해온 ECB가 긴축을 강화하는 것은 치솟는 물가를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9%를 돌파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예상보다 긴 기간 목표치인 2%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데 따른 결정으로, 앞으로도 추가적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유로존에 대한 가스공급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만큼 유럽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ECB는 물가가 먼저라고 인식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파월 Fed 의장도 같은날 물가상승에 맞서기 위한 큰 폭의 금리인상 기조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카토 연구소 주최 통화 정책 콘퍼런스에서 "역사는 섣부른 완화 정책에 대해 강력히 경고를 주고 있다"며 "우리가 해왔던 것처럼 지금 단도직입적으로, 강력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달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도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시장에선 Fed가 오는 20~2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7월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에 따라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머뭇거리다가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원화가치가 더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전날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상단 기준)의 기준금리는 연 2.5%로 같은데 Fed가 다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한미 금리 격차가 0.75%포인트 차이로 역전돼 국내 자금유출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당장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분위기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커지고,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 오히려 우리 경제에 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점진적 인상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말했고, 전날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도 "최근 환율이 상승했지만 경기·물가 상황이 8월 금통위 이후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8월 금통위에서 밝힌 점진적 금리 인상 원칙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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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석열이형네 밥집'…尹, 추석연휴 첫 일정 '무료 급식소' 봉사
수정 2022.09.09 16:54입력 2022.09.09 15:47

명동성당 명동밥집 찾아 김치찌개 700인분 손수 재료준비· 조리
윤 대통령 "표 얻기 위한 복지 아닌 어려운 분들에 힘 되는 복지정책 펼 것"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어르신 간이 어떠십니까. 어르신,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셔요."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있는 노숙인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식사하는 이들을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이같이 물었다. 윤 대통령은 앞치마와 두건을 쓴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유튜브 채널에서 '석열이형네 밥집'을 운영하며 삶에 고충이 있는 일반 국민들에게 식사 대접을 했던 모습을 재현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3분께 명동밥집에 도착했다.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3월30일 배식 봉사를 한 이 후 5개월여 만이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조리복으로 갈아입고 급식소 조리실에서 음식 준비를 도왔다. 양파와 대파를 손질하고는 직접 고기와 김치를 볶아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공식 석상에서 직접 음식을 준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번엔 배식 봉사만 해서 아쉬움이 남았는데 다음에 오면 제가 재료를 다듬는 것부터 식사를 직접 챙기고 싶다고 약속드렸었다"며 "가족과 함께해야 할 한가위, 밥 한 그릇에라도 마음을 답아 대접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치찌개를 끓이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3월에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천막 기자실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용산 대통령실)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내가 하루 구내식당에서 저녁에 양 많이 끓여서 같이 한번 먹읍시다"고 실력을 자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백광진 신부(명동밥집센터장)와 김치찌개 재료를 손질하다가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김치찌개는 잘 끓여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김치찌개의 염도를 맞추면서 "(염도) 0.6 정도면 지금 간장을 넣지 말고, 조금 더 끓이면 불이 올라오고 물이 증발하고 안에 있는 게 빠져나오니까 조금 있으면 0.7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백 신부와 찌개 간을 맞춘 후 끓이다가 "한번 열어보시죠. 김치가 조금 이렇게 풀어져야지. 한 20분 끓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조리한 김치찌개는 700인분이다.


음식 준비를 마친 윤 대통령은 앞치마와 두건을 두르고 배식을 직접 했다. 배식을 마친 뒤에는 식사하는 이들에게 "어르신 간이 어떠십니까", "천천히 많이 드세요", "부족한 것 있으면 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배식 시작 전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안에서 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와 환담하면서 "바로 엊그제 온 것 같은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대주교는 "2월에는 대통령 후보로서 한 번 방문해 주셨고, 3월에는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오셔서 봉사해주시고, 이번엔 대통령으로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올 때마다 대주교님한테 좋은 말씀을 들어서 저한테도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하자 정 대주교는 "민족 축제인 한가위에 민생을 보듬어 주시고 어려운 분들을 북돋아 주시는 정책을 펴주시길 희망하고 같이 기도하겠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정부가 그동안 외교·안보나 경제성장 정책에 주로 집중해왔는데 이제 어려움에 처한 국민과 약자를 살피는 정부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며 "표를 얻기 위한 복지가 아니라 표가 안되는 곳, 정말 어려운 분들의 곁에서 힘이 되는 복지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 '석열이형네 밥집'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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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이자 부담에 집 팔아야"…'대출금리 4%' 10년만에 최다
수정 2022.09.09 16:55입력 2022.09.09 08:07

대출금리 오르자 월 이자비용 수십만원씩 증가

영끌족 앞으로 금리부담 더 커질 것

부동산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대출금리 4%대가 대세가 됐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대 적용받는 경우 금융 소비자가 대부분이었는데 2%포인트(P) 상승한 셈이다. 은행에서 수억 원씩 빌린 주택담보대출자나 전세자금대출자의 월 이자 비용이 수십만원씩 오르는 건 예삿일이 됐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최은호(37)씨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최씨는 2년 전 아파트를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4억 원을 받았다. 당시 이자는 2.71%로 월 이자 비용은 90만원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최씨가 은행으로부터 통보받은 금리는 4.72%. 월 이자는 어느새 148만원까지 치솟아 2년 만에 약 60만원이 불어났다. 최씨는 "상환일인 매달 1일이 지나면 통장 잔액을 들여다보는 게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무리해서 내 집 마련했더니 이자가 감당이 안 됩니다. 집값이 더 내려가기 전에 아파트 팔아서 시세차익을 낸 다음, 일단 전세로 옮겨보고 싶어요. 지금보다 집값이 더 내려가면 다시 아파트를 사면 되잖아요. 그런데 와이프는 반대해요. '1주택은 안전자산'이라면서 생활비를 더 줄여보자고요. 요즘엔 집 문제로 싸우는 게 일이에요. 아이도 있는데 라면만 먹고 살 순 없잖아요."


실제로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자 부담을 느낀 젊은 영끌족의 주택 매도가 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중 30대 이하 비중은 지난 3월 13.31%에서 7월 16.04%까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시된 지난 7월 국내 예금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액의 금리 수준별 비중을 보면 4~5% 미만 대출 비중이 44.7%로 가장 높았다. 금리 4%대 대출 비중은 2013년 2월(26.9%)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4% 미만 (32.5%)가 뒤를 이었고, 2% 미만은 6.5%에 그쳤다.


실제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지난 7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상단이 6%대, 하단이 4%대다. 혼합형 또한 4.6~6.35%로 상단이 6%를 넘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그 직후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의지를 밝혔다"며 "지난주부터 은행들이 대출 재원을 조달하는 금융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금리까지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예금은행 신규 정기예금 금액의 금리 수준별 비중을 3~4%미만이 45%로 제일 높았다. 2~3%미만(41.7%), 2% 미만(13.3%)과 뒤따랐다. 1년 전만 해도 2% 미만 비중이 99.9%였던 것에 비교하면 3~4% 예금금리 비중이 크게 뛴 셈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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