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 인터내셔날' 남한 형사役 유해진
"인터미션처럼 지나온 팬데믹, 극장 소중함 느껴"
유해진/사진=CJ ENM[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재벌도 사람 없으면 다 무슨 소용 있겠어요. 돈 벌어서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에 한잔해야죠. 그게 살아가는 이유죠."
어떤 물음에도 답은 '사람'이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유해진(52)은 영화·여행을 함께하는 이들이 가장 소중하다고 이야기했다.
유해진은 '봉오동 전투'(2019) 이후 3년 만에 극장으로 돌아온다. 팬데믹을 지나온 그는 "연극의 인터미션 같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1막이 끝나고 맞이한 인터미션처럼 지나온 일을 돌이켜보는 시간이 됐다. 관객과 극장, 작품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느꼈다"고 말했다.
2017년 781만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공조'의 속편이 '인터내셔날'이라는 부제로 오는 7일 개봉해 추석 관객과 만난다. 전편에 이어 남한 형사 강진태로 분한다.
그는 "홀로 개봉하는 대작인데, 좋은지 모르겠다. 경쟁작이 많으면 좋지 않지만, 색이 다른 한국영화가 한두편 더 있었다면 함께 좋은 결실을 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러 오신 관객들이 좋은 시선으로 봐주실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에서 호흡을 맞춘 이석훈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이 감독이 얼마 전 영화 뒤풀이 자리에서 해준 말이 인상적이다. 내가 '해적' 때 '저는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연기는 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했다더라. 그 후 코미디에 대한 감독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억지로 웃기기보다 상황이 주는 웃음을 좋아해요. '해적'도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죠. 관객이 극의 배경을 이해하고 믿게 하기 위해서 배우는 진심으로 열변을 토해야죠. 그게 공감을 이끌면서 웃음으로 이어지는 것이고요. 감독님은 '공조2' 때도 웃기기 위한 연기를 바라지 않으셨어요."
'공조2: 인터내셔날'은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다.
"속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농담으로 가끔 언급되면 '그런가보다' 했죠. 실제 제작될 줄 몰랐어요. 이번에는 잘 끌고 가는 게 숙제였어요. 철령과 잭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했죠. 다니엘 헤니가 2편에 합류하면서 신선해졌어요. 세르게이 김원해도 인상적이었어요. '해적' 때 만날 붙어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유해진은 작품을 선택할 때 '가치'가 있는지 살핀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하는지, 그래서 왜 이 작품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수도, 감동을 전할 수도 있다. 흥행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가치가 확실한 작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조'는 시원한 액션과 코미디를 보며 웃으면서 수다 떨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진선규·윤균상·박지환과 유럽에서 텐트에서 묵으며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에 출연 중이다. 광활한 유럽을 배경으로 선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모습은 힐링을 안기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좋게 봐주시면 그만한 보람도 없죠. 인복 있는 프로그램 같아요.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들과 더 깊어졌어요. 텐트에서 열흘씩 잠자기 쉽지 않잖아요. 등도 아프고. 밖에서 자는 거니까요. 그 시간이 즐거웠던 건 역시 멤버 아닐까요. 진선규와 요즘 또 다른 영화도 함께 찍고 있는데 어제 촬영장에서 그러더라고요. '형 요즘 계속 홍보다 뭐다 계속 보잖아요. 오늘도 보고 계속 볼 수 있어서 더 좋아요' 라고요. 그저 웃었지만 선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유해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누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Yes라고 할 수 있기를'이라고 한 말을 참 좋아해요. 살다 보면 많은 일이 일어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게 괜찮지 않나, 생각하려 하죠. 체중계 앞에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놨어요. 일주일에 5일은 올라가는 곳이라서요. 어떨 때는 힘들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아요."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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