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난 25일 공청회에서 사업 계획 공개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이 2031년 발사할 예정인 달 착륙선의 얼개가 드러났다. 약 6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1.8t의 무게로 제작되며, 탐사 로버와 과학장비를 갖춰 달 표면 지질ㆍ지형 탐사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지난 5일 발사된 달 궤도선 '다누리'에 이어 2031년쯤 달 착륙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이었지만, 실제 달 착륙선의 형태와 성능, 임무, 예산, 계획 등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KARI는 지난 25일 열린 달 착륙선 개발사업 공청회에서 이같은 사업 계획안을 공개했다. KARI는 2024년부터 2031년까지 7년간 약 6184억원을 들여 1.8t급 달 착륙선을 만들어 누리호의 개량형인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달에 보낼 계획이다. 사업 목적은 달에 연착륙해 약 1년간 표면 탐사를 할 수 있는 독자적ㆍ주도적 행성 탐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착륙선과 지상시스템, 탐사 로버, 월면토 휘발성물질 추출기, 원자력 전지 소형전력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착륙선의 무게는 총 1.8t으로, 달까지 3일이면 도착하는 직접 전이 또는 30일 걸리는 위상 전이 궤도를 사용한다. 다누리가 연료를 아끼기 위해 130일이 넘게 걸리는 탄도형 달 전이궤도(BLT)를 선택한 것과는 다른 길이다.
달 착륙선은 2031년 12월 달 궤도 100km 상공에 진입한 후 동력 하강 장치를 이용해 천천히 내려가 달 표면에 연착륙한다. 이를 위해 420N(1뉴턴=1kg을 초속 1m로 움직이게 만드는 추력)급 주엔진 3개가 부착되며, 220N급 보조엔진 6개와 20N급 자세제어용 추력기 16개도 달 예정이다. 최대 속력은 초속 3.5km이며, 연료는 전체 무게의 67%인 1.21t을 탑재한다.
달 착륙선의 구조 형태는 8각형으로 설계된다. 착륙선의 다리, 즉 랜딩 기어는 고정형 4개가 부착된다. 측면과 상판에 고정형 태양 전지판이 설치되며, 구체형 연료탱크 4개ㆍ가입 탱크 2개 등이 부착된다. 측면에 탐사 로버를 수납ㆍ전개하는 장치가 설치된다.
달 착륙선의 과학기술 임무도 선정됐다. KARI는 최근 전문가 설문조사 등을 통해 달 표토층의 휘발성 물질 추출 기술 실증, 장기간 안정적 전력기술 확보, 달 표면 광역 지역 정보 수집 극대화를 위한 로버 기술 실증, 달 표면 먼지 입체 촬영 및 특성 연구 등 4개 목표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착륙선 본체에 총 43kg의 탑재체가 실린다. 13kg 무게의 월면토 휘발성 물질 추출기를 탑재해 달 표토층 자원을 채광해 가열ㆍ분석ㆍ추출해 산소ㆍ수소 등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검증한다. 또 무게가 0.75kg에 불과하지만 큰 출력을 낼 수 있는 원자력 전지 소형 전력 장치를 본체에 부착, 열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최적의 전기 출력을 내는 기술을 시험해 볼 예정이다.
약 20kg 안팎의 초경량 탐사 로버도 착륙선에 탑재해 착륙 후 사출된다. 탐사 로버는 달 표면 이동 기술을 확보하고 달 먼지 측정(입체 촬영 및 전자총 시험)을 통해 부유 먼지 등 표토층의 특성을 파악한다. 로버에 가시광선 카메라를 달아 착륙지 주변 지형 촬영 및 관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드웨어 외에도 KARI는 달 착륙을 위한 항법ㆍ제어 기술(장애물 탐지ㆍ회피 기능), 추친 시스템 기술, 달 착륙 검증ㆍ시험 기술 등을 개발한다. 달 착륙 시험 시설을 만들어 호버링 및 연착륙, 장애물 탐지ㆍ회피 시험을 수행한다. 지구의 6분의1에 불과한 달의 중력 환경을 모사해 착륙 및 항법시스템 성능을 최종 점검하기 위한 핵심 시험 설비다. 또 착륙 충격 및 안정성 시험 설비와 추진계 연소 시험 설비도 갖춘다.
KARI는 2023년내 사업 계획과 예산이 확정되면 2024년 1월부터 실질적인 개발 사업에 착수한다. 2026년 예비설계, 2028년 상세설계, 2030년 조립, 2031년 최종 검사 및 발사, 착륙 등의 순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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