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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아파트값도 뚝뚝…2년여만 최대폭 하락

수정 2022.08.29 15:15입력 2022.08.29 13:02

8월 'KB선도아파트50' 지수 0.72% ↓
한달새 3배 낙폭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전국 대장주 아파트 50곳의 매매가격이 2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에 하락폭도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대장주 아파트가 몰린 서울 강남권 단지에서는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9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8월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달 대비 0.72%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달 -0.2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는데, 한 달 만에 3배 낙폭을 보인 것이다. 2020년 4월 -0.91%를 기록한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이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23% 하락했고, 서울은 0.15% 하락했다. 이와 비교하면 대장주 아파트의 하락세가 전체 평균보다 더 큰 셈이다.


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에서 시가총액(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것)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전체 단지보다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보여주는데다, 전국 아파트 시세를 이끌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 바로미터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전체 부동산 시장 동향을 선제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강남구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경기 과천 래미안슈르, 부산 수영구 삼익비치 등 각 지역의 주요 랜드마크 단지들이 포함된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 단지에서는 최근 들어 하락거래가 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24억원에 팔려 지난해 11월 최고가 26억3500만원 보다 2억원 이상 떨어졌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34㎡는 이달 42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5월 최고가(49억4000만원) 보다 7억10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역시 전용 76㎡가 한 달 사이 3000만원이 하락해 지난달 27억2500만원에 하락 거래됐다.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 하락폭이 더 큰 것은 실제 거래가 이뤄진 단지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과 같은 거래실종 상태에서는 거래가 없어 보합인 경우도 많은데 대단지가 몰린 선도아파트는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그 때문에 시세가 더 정확하게 포착되고 있다"며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보려면 선도아파트 지수가 더 정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하락장에서도 군집행동이 일어나 거래실종 상황, 시세 하락을 더 이끌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거나 집값이 저점을 찍었다는 하락 신호가 있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흐름이 내년 1분기까지는 계속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불법보조금 대거 풀렸다…폴드4 반값, 플립4는 38만원에
수정 2022.08.29 15:05입력 2022.08.29 10:13

온라인 '성지' 중심으로 불법보조금
단통법 8년…정부, 깊어지는 고민

지난 27일 방문한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플립4 보고 오셨어요? 지금 바로 구매하시면 여기까지(40만원) 해드려요."

갤럭시 폴드·플립4 출시 이후 첫 주말인 28일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코로나19와 밴드 등 소위 온라인 ‘성지’ 활성화로 오프라인 유통점 상권이 침체했다지만, 폴드·플립4가 역대급 사전 판매 열기를 보인 만큼 이곳도 새 플래그십 단말기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보는 듯했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가게마다 적게는 2~3명씩, 많게는 5명 이상의 손님이 앉아서 휴대전화 가격을 문의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호객 행위에 통로를 걸어 다니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는데, 고객을 응대하느라 바빠 유통점 직원들의 호객 행위까지 줄어든 느낌이었다. 집단상가를 떠나는 시민들도 손에 새 휴대전화가 담긴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평상시 파리만 날리던 매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플립4가 출시 직후 소위 '성지'를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이 대거 풀리며 가격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신사·가입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폴드4는 97만원, 플립4는 38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한 유통점에 들어서자 점주가 "어디까지 보고 오셨냐"며 계산기를 들이밀었다. 온라인 성지 시세표에서 미리 확인한 가격을 입력하자 순식간에 만원이 더 내려갔다. 사전 예약을 했냐고 물은 점주는 "사전예약을 안 하셨으면 차이가 있는데 진짜 바닥 가격"이라며 "딜러비 2만원도 안 남는다. 남는 게 없지만 여기까지는 빼드리겠다"고 구입을 권유했다.

이어 방문한 매장들도 가격은 비슷했다. 가입한 통신사를 기준으로 9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는 조건에 기기 변경 시 가격은 40만원 초중반대에 형성돼있었다. 그러나 동일한 요금제로 불법 보조금 없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만 받을 경우 최대 57만5000원이 할인돼 단말 가격은 77만8000원이다.


다른 매장을 들러 이미 확인해 놓은 가격을 종이에 적었다. 직원은 "이렇게 보고 오셨냐"며 "지금 바로 구매하시면 여기까지 해드리겠다"고 답하며 40만원을 써 보이기도 했다. 망설이자 "더 다녀봐야 비슷할 거다"며 "여기가 제일 싸다. 휴대폰 커뮤니티 같은 곳에 올리셔도 된다"며 자신했다.


지난 26일 공식 출시한 폴드4와 플립4의 출고가는 각각 199만8700원, 135만3000원이다. 폴드4와 플립4의 공시지원금은 최대 65만원이다.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까지 받으면 74만7500원이 할인된다. 단통법을 준수하면 폴드4는 최저 125만1200원, 플립4는 60만5500원이다. 출시하자마자 폴드4는 반값, 플립4는 3분의 1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여름철 비수기로 잠잠하던 불법보조금이 삼성전자의 신작 스마트폰 발매에 맞춰 확대된 영향이다.


단통법 8년째, '성지'는 여전히 굳건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갤럭시 Z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에 불법 지원금보다 공시지원금을 확대하고, 시장 과열을 주의해달라며 당부했다. 시장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그러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성지' 특성상 모두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시지원금이 아닌 불법보조금이 대거 풀리는 현상은 2014년 시행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의 영향이다. 추가지원금의 상한선을 정해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과도한 이용자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일부 유통망에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을 제공하고, 리베이트의 일부가 불법보조금으로 쓰이며 차별적 가격 구조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단통법 8년째를 맞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규제심판제도의 7대 과제 중 하나로 '휴대폰 추가지원금 상한 폐지'를 선정했다. 국무조정실이 규제정보포털 온라인 토론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지난 19일부터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앞선 2개 토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연기한 상태다.


추가지원금 상한이 없어지면 사실상 단통법 폐지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반면, 규제를 담당하는 방통위는 단통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통법이 없으면 차별적인 영업의 제동 장치가 사라져 비대칭 가격 구조가 더욱 심화한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 추가지원금 상한선을 공시지원금의 15%에서 30%로 확대하는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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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넷플릭스 볼까" 세 차례 오른 관람료…관객들 '부담'
수정 2022.08.29 11:03입력 2022.08.29 06:00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보다 영화 관람료 더 비싸
극장가 3사 누적 영업손실 총액 1조
외계+인 1부, 비상선언 손익분기점 못 넘겨

국내 극장가는 지난 3년간 세 차례에 걸쳐 영화 관람료를 인상했다. 가격 인상 폭은 과거와 비교해 가파른 수준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올해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들의 흥행 속도가 이전과 비교해 더딘 모습이다. 영화 관람료 상승이 그 배경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국내 극장가는 지난 3년간 세 차례에 걸쳐 영화 관람료를 인상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CGV는 지난 2020년 10월 영화 관람료(일반 2D 상영관 주말 기준)를 12000원에서 13000원으로 8.3% 인상했다. 지난해 4월 인상을 단행한 CGV는 올해 4월에도 또다시 인상을 결정하며 8월 기준 현재 영화 관람료는 15000원에 달한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다른 극장 체인도 지난 7월 영화 관람료를 CGV와 같은 15000원으로 인상했다.


지난 2020년 이후 진행된 가격 인상 폭은 과거와 비교해 가파른 수준이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시기에는 영화 관람료가 5~7%가량 인상돼왔다. 지난 2001년 8000원이던 영화 관람료는 2016년 11000원으로 오르며 3000원 인상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2000원으로 인상된 관람료는 4년 만에 15000원까지 치솟았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은 영화 관람료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다고 말한다. 지난 15일 '헌트'를 보기 위해 친구와 영화관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모씨는 이날 관람료 3만원과 팝콘과 콜라 구입에 쓴 1만원을 합쳐 4만원 가량을 썼다. 김씨는 "관람료가 비싸서 팝콘 같은 간식을 사 먹을 때도 고민을 많이 한다"며 "예전처럼 간단히 영화 한 편 보고 오는 게 아니어서 생각보다 깨지는 지출이 크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이 지난달 13일 영화관에서 표를 예매하고 있다. 8월 기준 현재 영화 관람료(일반 2D 상영관 주말 기준)는 15000원에 달한다. 일반 3D 상영관 주말 관람료는 16000원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과 헌트를 잇따라 관람했다는 대학생 A씨는 "통신사 할인으로 영화를 보곤 한다"며 "이제 할인을 받아도 가격이 비싸서 영화 보는 횟수를 자연스럽게 줄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를 겪는 지난 3년간 OTT(Over The Top·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영화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 관람료가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스탠더드 기준 13500원)를 넘어선 만큼 굳이 영화관에 가야 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 영화관에서 개봉한 영화가 OTT에서 금방 공개되기도 한다. 실제 아직 상영 중인 영화 '비상선언'과 한산은 오는 29일부터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극장가 매출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지 않았다. 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관객 수는 4494만명, 전체 매출액은 2256억원이다. 이는 지난 2019년 같은 기간(9307억원) 대비 48.7%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관람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막대한 영업적자를 겪고 있는 영화관 업계 사정상 관람료를 인하할 가능성은 적다.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지난 2년간 누적 영업손실 총액은 1조651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CGV와 롯데시네마는 각각 1634억원, 1224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CGV 매출 중 티켓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한산, 헌트는 과거 여름 성수기 개봉 영화에 비해 흥행 속도가 느린 편이다. 비상선언은 200만 관객을 넘기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700만명)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같은 상황 속에 일부 한국 영화들은 여름 성수기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수백억원을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는 중이다. 가장 먼저 개봉한 '외계+인' 1부는 손익분기점(730만명)에 한참 모자란 150만 관객에 그쳤다.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 비상선언도 200만 관객을 넘기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700만명)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여름 성수기에는 '택시운전사(2017·누적 관객수 1218만명)', '신과 함께-인과 연(2018·1227만명)' 등의 영화가 1000만 관객 기록을 세웠다.


정부는 소비자의 영화 관람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영화 관람료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문화비 소득공제 제도는 연간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도서 구입, 공연 관람 등에 지출한 금액에 100만원 한도로 30% 공제 혜택을 부여했다. 지난달 21일 기획재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문화비 공제 대상에 영화 관람료가 추가됐다. 내년 7월 1일 이후 사용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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