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영화 '기생충' 그 동네, 30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

수정 2022.08.27 10:33입력 2022.08.26 11:08

국토부-서울시, 신규 후보지 8곳 선정…주택 1만호 신축

서울시 공공재개발 후보지 마포구 아현동 699 일대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국제적인 유명세를 치렀던 마포구 아현동 ‘돼지슈퍼’, 계단길 일대가 3000가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을 준비한다. 정부가 26일 발표한 공공재개발 신규 후보지로 새로 선정된 8곳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아현동 699 일대다. 봉준호 감독의 2019년작 영화 기생충의 촬영지로 유명한 그곳이다.


아현동 699일대는 10만5609.2㎡ 규모로 이번 신규 후보지 중 가장 면적이 넓고 예상 가구수도 3115가구로 가장 많다. 가구점이 모여있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가구거리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충정로역(경기대입구)과 2호선 아현역, 5호선 애오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등이 이미 입주한 아현뉴타운 중에서도 입지가 가장 빼어나다는 평가가 많다.


영화 기생충 촬영지 돼지슈퍼. /문호남 기자 munonam@

그러나 영화에도 나올 만큼 주거환경은 낙후돼 있다. 재정비사업 수요가 꾸준했으나, 재개발 방식을 놓고 주민 의견이 갈려 지지부진한 면이 있었다. 공유지분권자가 다소 많은 편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또한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지난 2020년 5·6대책에서 정부가 제시한 공공재개발은 사업 추진의 물꼬를 텄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등 각종 이유로 사업이 정체된 지역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시행자로 참여해 주도하는 사업이다. 용도지역 상향 또는 용적률 상향(법적상한의 120% 허용) 등 도시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등 사업성 개선, 사업비 융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각종 공적지원이 제공된다. 단 새로 건설되는 주택 중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물량의 절반을 공공임대, 공공지원민간임대 등으로 공급해야 한다.

아현 699일대는 2020년도 첫 모집한 공공재개발에 신청을 했으나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보류 사유가 해소돼 2021년 12월 29일부터 공모를 시작한 공공재개발 2차에 참여했다. 1차 공공재개발 신청 당시 동의율이 63%에 육박했을 만큼 주민들의 재개발 의지가 강하다. 공공재개발로 진행시 인센티브로 인해 가구수가 늘어나 사업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림동 26-21 일대는 10만2366㎡ 면적에 2322가구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졸속행정’ 논란으로도 사업 차질을 빚은 바 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했다가 보류가 됐는데, 지난해 이 지역 일부가 또다른 공공 개발사업인 ‘도심 공공주택 도심복합사업’ 후보지와 중첩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실무부서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진행과 동의서 접수가 차례로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1월 14일 중첩지역 문제를 해소하면서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소유자 동의 확보가 용이해졌고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면목동 527 일대는 7호선 사가정역과 1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4만7780㎡ 부지 면적에 1022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2019년 입주한 한양수자인사가정파크 부지 바로 옆이고, 인근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지도 2곳이 있어 주변 환경정비가 기대되는 곳이다. 노후 빌라가 즐비한 열악한 환경에 비해 개발은 쉽지 않았다. 구역 절반 가량이 1종일반주거지역에 중점경관관리구역이라 사업성이 부족했던 탓이다. 공공재개발이 주목을 받은 배경이다. 이곳 역시 2020년 11월 1차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모에도 참여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속통합기획 공모에도 참여하는 등 주민들의 재개발 열망이 강하다. 신통 공모 때 동의율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위치도 <이하 자료:국토교통부>

금천구 시흥4동 4번지 일대(6만7255㎡)는 1090가구 노후주거지에서 1509가구 신축 대단지로 변신할 예정이다. 은평구 응암동 101번지 일대(3만8515㎡)는 기존 573가구에서 915가구로, 양천구 신월5동 77일대(3만79㎡)는 492가구에서 775가구로 탈바꿈한다. 종로구 연건동 305 일대(1만4153㎡)는 110가구 규모에서 447가구 규모로, 구로구 구로동 252 일대(1만1428㎡)는 196가구에서 287가구로 변신한다.


국토부는 "공공재개발 후보지에 선정된 구역뿐만 아니라 미선정된 구역에 대해서는 지분쪼개기, 갭투자, 비경제적 건축행위(신축행위) 및 분양사기 등의 방지를 위해 서울시와 투기방지 조치도 공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위치도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급정거 시내버스서 넘어진 70대 노인 사망… 버스기사 유죄
수정 2022.08.27 08:51입력 2022.08.26 08:19
시내버스가 급정거해 노인 승객이 넘어져 사망한 사고와 관련, 버스기사가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급정거한 시내버스 안에서 노인 승객이 넘어져 사망한 사고로 버스기사가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신현일 판사는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버스기사 A씨(61·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최근 선고했다. 금고형은 교정시설에 수용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노역을 강제받지 않는 형벌이다. 8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 명령 등도 함께였다.


앞서 A씨는 2020년 12월30일 낮 3시쯤 서울 중구 숭례문에서 을지로입구역으로 버스를 몰다가 앞서 가던 버스가 멈추는 것을 뒤늦게 발견해 급제동을 했다. 버스는 정류장을 약 80m 남기고 시속 29㎞로 운행 중이던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하차 준비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던 71세 할머니 B씨가 반동으로 차량 앞쪽으로 튕겨나갔다. B씨는 운전석 기둥 카드기에 머리를 부딪쳐 크게 다쳤다. 대학병원에 입원했지만, 약 1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현행 교통사고처리법 제3조 1항은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교통사고로 사람을 사망·상해에 이르게 한 운전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A씨가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고 보고 형사 재판에 넘겼다. 반면 A씨와 그 변호인은 "교통사고에 과실이 없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은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은 승용차가 아니고, 승객들을 태운 시내버스였다"라며 "앉아 있는 승객뿐만 아니라 서 있는 승객들도 있으며 수시로 승·하차가 이뤄지므로, 승객 안전을 위해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약 80m 전방에 정류장이 있었고, B씨처럼 미리 일어서는 승객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급격한 속력 변화를 미리 막았어야 한다는 취지다.


신 판사는 "피고인이 승객 안전 배려 의무 등을 게을리 한 점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라면서도 "피해자로서도 하차 벨을 누르고 버스가 정류장에 완전히 멈춘 뒤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러한 점이 사고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A씨에게 도로교통 관련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시내버스 공제에 가입돼 일정 부분 피해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함께 참작했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中 물 부족 심각, 코로나19·우크라戰보다 큰 재앙 <포린 어페어스>
수정 2022.08.26 09:54입력 2022.08.26 08:18

中 왕조 5곳 기근으로 멸망…농업 생산력 확대 과정에서 물 소비 급증
주요 곡물 생산지 화베이 평원 물 부족 심각…베이징·상하이도 물 부족
2003년 수로터널 사업 '남수북조' 착수…물부족 해결 여부는 미지수

[사진 제공= 신화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은 돈을 찍어낼 수 있지만 물을 찍어낼 수는 없다(China can print money, but it cannot print water)."


영국 외교관 찰리 파튼이 2018년에 한 말이다. 파튼은 37년간 외교관 생활 중 22년을 중국, 홍콩, 대만에서 보낸 중국 전문가다. 그는 중국이 경제력을 키워 미국처럼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을지언정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전 세계가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물 부족이 세계 식량ㆍ원자재 공급에 미치는 충격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야기한 충격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가 경고했다.


◆中 하루 100억배럴 물 소비 '석유 소비의 700배'= 중국은 지역별 강수량 격차가 커 지역별 수자원 차이도 크다. 남서부 지역은 수자원이 풍부한 반면 인구가 밀집된 동북부 지역의 수자원은 부족하다.

2020년 기준 북부 허베이 평원 지역의 1인당 이용가능한 물의 양은 253㎥에 불과하다. 베이징, 상하이, 톈진 등 주요 도시의 이용가능한 물의 양이 비슷한 수준이다. 유엔이 극심한 물 부족(acute water scarcity) 상태라고 정의한 수준의 절반에 불과하다. 유엔은 1인당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1000㎥만 밑돌아도 물 기근국으로 분류한다.


중국의 하루 물 소비량은 100억배럴이며 이는 하루 석유 소비량의 700배에 해당한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가뭄이 겹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포린 어페어스는 지난 40년간 급속한 경제성장과 식량 자급률 90%를 목표로 한 식량 확보 정책이 동반되면서 중국이 엄청난 물을 소비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역대 17개 왕조 중 최소 5개 왕조가 기근으로 붕괴됐으며 역대 왕조는 물론 현대 중국 정부도 식량 자급을 목표로 농업 생산 확대를 독려했다. 하지만 농업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과도한 물 소비가 초래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그레이스 위성 자료에 따르면 허베이 평원의 지하수 양은 미국 대평원의 지하수보다 빠르게 줄고 있다. 양쯔강 북부 대부분의 하천은 지난 15년간 꾸준히 수위가 줄었다. 중국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매년 1m씩 지하수 수위가 줄고 있다.


게다가 중국에서 수자원의 상당량은 수질이 나빠 사용할 수도 없다. 중국 생태환경부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 수자원의 19%는 인간에게 적합하지 않으며 심지어 7%는 다른 어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하수의 경우 상태가 더 나빠 인간에게 적합하지 않은 비율이 30%, 어떠한 용도로도 쓸 수 없는 비율이 16%로 조사됐다. 농장과 공장의 화학물질이 계속해서 토양을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수십년 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는 환경 문제를 애써 외면해온 결과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수질 개선을 위한 상당한 설비 투자가 필요하고 설비 가동을 위한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또 상당한 양의 물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싼샤댐

◆2030년 中 물 공급 수요의 25% 불과 전망도= 중국의 극심한 물 부족은 작물 생산에 상당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물 부족이 심각한 허베이 평원 지역은 중국에서 소비되는 밀의 약 60%, 옥수수의 45%, 면화의 35%, 땅콩의 64%를 생산한다. 포린 어페어스는 물 부족으로 허베이 평원의 작물 수확량이 33% 감소하면 중국은 세계 옥수수 교역량의 20%, 밀 교역량의 13%를 수입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세계적인 식량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 부족은 농업 뿐 아니라 전력 생산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다. 중국의 전력 생산의 90%가 수력, 석탄, 원자력에 의존하는데 모두 상당한 수자원을 필요로 한다. 원전의 경우 냉각수로 물이 필요하며 석탄도 채굴과 처리 과정에서 물이 필요하다. 중국 원전은 대부분 동부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냉각수로 바닷물을 활용할 수 있지만 석탄화력 발전소는 내륙에 위치해있다.


물 부족은 중국의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어 중국 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만큼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세계 원자재 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례로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 생산의 50%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말 전력 부족으로 중국 산시성의 제련소가 가동을 줄였고 마그네슘 가격은 연초보다 7배로 뛰었다. 중국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65% 이상이 산업용이며 중국은 알루미늄, 납, 망간, 마그네슘, 아연 등 수많은 금속 광물과 희토류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은 극심한 물 부족 사태에 대한 해결책으로 2003년 남쪽의 풍부한 물을 북쪽으로 끌어올려 활용하기 위한 남수북조(南水北調) 사업에 착수했다. 600억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장 수로터널을 짓는 사업이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중국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2030년에 중국의 물 공급량이 수요의 25%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불길한 전망을 내놓는다. 강력한 물 공급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극심한 폭염으로 중국 수자원의 보고인 양쯔강이 말라가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