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왜 연락 안 받아" 내연남 집에 불지른 50대 여성

수정 2022.08.19 13:42입력 2022.08.19 13:42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연남 집에 불을 지른 50대 여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50대 여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11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주택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내연남이 연락을 받지 않아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은 인명피해 없이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12여분 만에 진화됐다. 당시 주택 내무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HMM 홀로서기③]해운업 올해가 끝물…지금이 매각 적기인데
수정 2022.08.19 08:04입력 2022.08.19 07:4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불과 3년전만 해도 정부에게 골치덩어리였다. 공적자금만 7조원이 넘게 들어갔지만 좀처럼 실적 회복이 되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2020년부터 상황은 급반전됐다. HMM은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현금성 자산만 13조원에 달했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날아오른 것이다. 몸값이 커진 HMM의 새주인 찾기에 정부가 나섰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공식화한 것이다. 정부가 HMM 민영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부의 구상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른 것은 오히려 홀로서기에 걸림돌이 됐다. 그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고도 높다. 난항이 예상되는 HMM 민영화를 위한 과제와 해법 등을 짚어본다.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HMM의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배경은 항만 적체에 따른 글로벌 해운 운임의 급등이다. 하지만 실적을 이끌었던 올해 해운 운임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업계는 그동안의 상승이 비정상이었던 만큼 이제는 운임의 정상화가 나타나고 있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HMM 홀로서기'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컨테이너 운임 종합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 5100포인트를 찍은 후 연일 하락하면서 지난 12일 3562.675포인트까지 밀렸다.

SCFI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월부터다. 그해 1월3일 1022.72포인트를 찍은 후 11월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어 지난해 4월 3100포인트, 7월 4000포인트, 지난 1월 5000포인트를 찍었다. 유례없는 상승을 기록한 지수는 최근 3500포인트 수준까지 하락했다.


업계는 앞으로도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너무 높았다는 것이다. 현재 기록하고 있는 3500포인트도 지난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이례없는 상승이었던 만큼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공급망 정상화와 주요국 진축 재정 및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경기 부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운임 가격이 높을 때 집중 발주된 신조선박 인도 증가 등으로 인해 운임시장 하락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지난달 발간한 ‘컨테이너선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주 체선 완화, 중국 대규모 봉쇄,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등 영향으로 선박의 실질 공급 증가와 물동량 감소가 동시에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 이후 운임 하락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을 무조건 하락이 아닌 하향 안정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해운업계에서는 공급과잉 우려가 나온다. 작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총 597만TEU로 2016~2020년 발주량인 421만TEU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과거 2010년대에 일어났던 글로벌 해운사 간의 치킨게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2000년대 후반 해운업 호황기로 인해 선박 발주량이 급증한 바 있다. 대규모 선박이 선사에게 인도된 2010년 이후 해운사들간의 치킨게임이 일어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 사이에서도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일어났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등으로 인해 선박이 어느정도 정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MO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연간 2%씩 감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선박들이 퇴출되면서 선복량에 변화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IMO가 강력한 규제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면 선박의 공급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HMM은 최근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면서 핵심 사업인 컨테이너선뿐만 아니라 화물전용선 선대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5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현재 29척인 벌크선을 2026년까지 55척으로 90%가량 늘린다, 또 핵심지역 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종길의 영화읽기]구경을 원하는 자…구경을 거부하는 자
수정 2022.08.19 12:26입력 2022.08.19 12:26

조던 필 감독의 영화 '놉(Nope)'
누군가 쳐다보면 빨아들이는 정체불명 비행물체 '진 재킷'
알고도 '쇼' 강행한 과거 난동 피해자와 포착 나선 흑인 남매
억압받은 흑인들의 저항 담아내…영화 역사까지 재수립해



※ 이 기사에는 영화 스포일러가 될 만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조던 필 감독의 신작 ‘놉(Nope)’에는 정체불명의 비행물체가 등장한다. 흡사 하늘을 떠다니는 진공청소기 같다. 강한 회오리를 일으켜 지상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말 농장을 운영하는 OJ(다니엘 칼류야)와 여동생 에메랄드(케케 파머)는 UFO라고 생각한다. 진 재킷이라 명명하고 카메라에 담으려 고군분투한다.


공포와 호기심이 교차하는 이야기는 론 언더우드 감독의 ‘불가사리(1990)’와 닮았다. 황량한 대지, 몇 안 되는 주민들,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는 괴물까지. 두려움을 자아내는 정체는 돌연변이 뱀이다. 땅속에서 진동을 감지하면 끌어당겨 삼켜버린다. 진 재킷의 공격 성향은 다르다. 누군가가 쳐다보면 빨아들인다. 구경거리가 되길 한사코 거부한다.


주제 의식과 맞닿은 대목이다. 필 감독은 구약성경 나훔 3장 6절로 영화의 문을 연다. ‘내가 또 가증하고 더러운 것들을 네 위에 던져 능욕하여 너를 구경거리가 되게 하리니.’ 대상은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 많은 죄를 범하는데 회개해서 심판을 피한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부정·부패에 물들어 멸망하고 만다. ‘놉’에서는 인근 테마파크 주인 주프 박(스티븐 연)이 전철을 밟는다. 참혹한 사건을 경험하고도 ‘안돼(Nope)’라는 말을 무시한다.



침팬지 고디=진 재킷

주프는 과거 아역이었다. TV 시트콤에서 단란한 백인 가정의 입양아를 연기했다. 집안에는 고디라는 순치된 침팬지도 있었다. 고된 촬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풍선 터지는 소리를 듣고는 난폭하게 변한다. 부모 역의 배우들을 죽이는 등 난동을 일으켜 사살된다. 주프는 고디에게 발각되고도 무사하다. 고디가 동질감을 느껴온 듯하다. 교감하려고 천천히 주먹을 내민다. 애절한 움직임은 백인 우월주의로 가득한 스튜디오에서 핍박받아온 흑인을 가리킨다. 구경거리에서 해방되고자 한다.


비슷한 처지였던 주프는 정반대 행보를 보인다. 과거 자기가 연기한 꼬마 보안관을 콘셉트로 테마파크를 차린다. 대중의 관심을 그리워하며 구경거리를 자처한다. 그는 일찍이 진 재킷의 정체를 알아채고 ‘스타 래소 익스피어리언스’ 쇼를 진행한다. ‘래소(lasso)’는 말이나 소를 잡으려고 한쪽 끝을 올가미로 만든 15~30m의 밧줄. 진 재킷을 길들이겠다는 야심을 뜻한다. 고디의 난동으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스타가 되려고 한다. 주프는 진 재킷을 ‘시청자(viewer)’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맞은 편에 있는 자신이 주인공임을 분명히 한다.




에메랄드도 주프 못잖게 스타를 꿈꾼다. 틈만 나면 할리우드 관계자 앞에서 다재다능함을 어필한다. 하지만 진 재킷의 위험을 인지한 뒤 카메라 뒤로 물러서고 급기야 촬영자로 고정된다. 진 재킷을 피사체로 설정하고 어떻게든 포착하려 안간힘을 쓴다.


일련의 과정은 오랜 시간 감시당한 흑인들의 저항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1991년 고속도로에서 과속했다는 이유로 백인 경찰들에게 구타당한 로드니 킹은 피해 상황이 카메라에 녹화돼 과잉 폭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듬해 경찰들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폭동이 일어났다. 비슷한 사건은 2020년 5월에도 있었다. 위조지폐 혐의의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8분 이상 짓눌려 사망했다.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이 공개되자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영화 역사의 재수립

필 감독은 도입부에 진 재킷의 시선으로 ‘움직이는 말’을 배치했다. 1878년 6월 영국 사진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제작한 활동사진이다. 사진기를 여러 대 설치하고 말이 달리는 동작을 연속 촬영했다. 네 발이 지면에서 완전히 떨어지는 순간을 관측하기 위해 시도한 실험으로, 오늘날 영화로 불리는 활동사진의 기원으로 통한다. OJ와 에메랄드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말을 임대하며 사진 속 흑인 기수가 고조부라고 주장한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시큰둥한 반응이다. 영화 역사상 최초의 배우이자 스턴트맨이 흑인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남매가 진 재킷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영화 역사의 재수립처럼 묘사된다. OJ와 에메랄드는 진 재킷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폐쇄회로TV(CCTV), 필름 카메라 등을 동원한다. 정작 성공을 가져다주는 건 활동사진과 비슷한 원리로 설계된 우물 사진기다. 에메랄드는 마이브리지가 연속 촬영으로 네 발이 완전히 떠 있는 순간을 포착한 것처럼 진 재킷의 형체를 담아낸다. 이는 도입부의 ‘움직이는 말’과 진 재킷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역전으로 읽힌다. 무소불위한 권력자라도 관심을 얻지 못하고 감시당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본래 진 재킷은 에메랄드가 길들이려 했던 말의 이름이다. 아버지는 양해도 없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팔아버리고, 오빠에게만 훈련 기회를 제공했다. OJ는 동생이 느낀 상실감을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메랄드가 위험에 빠진 순간 애마인 럭키를 타고 진 재킷의 피사체를 자처하며 관계 재정립에 나선다. 눈빛을 주고받으며 수평적 연대로 공생 공락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젖힌다. 수직적 위계에 가려졌던 고조부의 존재까지 각인시키며….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