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터지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나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지난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이날 첫 신입생을 맞이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중심 대학으로 학부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규모의 소수 정예대학으로 운영된다. [공동취재] 20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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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교수 연봉이 전국 4년제 평균치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로 한국전력이 자금을 출연해 세운 학교다. 설립 취지가 비슷한 다른 대학교보다 연봉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전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일반 정교수 15명의 평균 연봉은 2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교원수(48명)의 약 20%(10명)인 석학급 정교수의 평균 연봉은 4억원이었다. 이밖에 부교수(10명)와 조교수(13명) 평균 연봉은 각각 1억5000만원, 1억2000만원이었다. 한전공대는 48명으로 구성된 교수진 연봉에 매년 100억6000만원씩 쓰는 셈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교원 직급별 평균 연봉. [사진제공 = 한국전력·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
4년제 평균 연봉 1.2억…한전공대가 2배 높아
한전공대 교수 연봉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교 정교수 평균 연봉은 1억2013만원이다. 국공립 대학교로 범위를 좁히면 정교수 평균 연봉은 1억1442만원으로 전국 평균치보다 약 600만원 적다. 한전공대 일반 정교수 연봉(2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석학급 교수까지 포함하면 한전공대 정교수 평균 연봉(2억8000만원)은 전국 국공립 대학교 평균치보다 약 2.5배 높다.
일각에선 한전공대 연봉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시각도 있다. 한전공대 교수 연봉이 일반 4년제는 물론 설립 취지가 비슷한 학교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전 산하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가 대표적이다. KINGS 정교수 평균 연봉은 1억4405만원으로 한전공대(2억원)보다 약 6000만원 낮았다. 카이스트(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도 교수 평균 연봉은 1억원 초중반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한전공대 운영자금을 '적자 늪'에 빠진 한전이 조달한다는 점이다.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는 대부분 한전 등 전력그룹사가 부담한다. 한전은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로 2031년까지 1조6112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이미 2019년부터 최근까지 한전공대에 1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출연했다.
한전공대 연봉 수준이 ‘졸속 개교’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지난 3월 4층짜리 건물 한 동만 갖춘 채 개교해 무리하게 개교를 추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학생들은 2025년 정식 기숙사 완공 전까지 임시 리모델링한 골프텔에서 지내야 할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관련 학과 교수는 “한전공대가 서둘러 개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교수진을 갖추기 위해 고연봉을 제시한 것 같다”면서 “학교가 수도권 대학에 비해 외진 곳에 있다는 점도 (연봉 수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공대 측은 교수 연봉에 대해 “주요 경력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전공대 관계자는 “에너지 교육·연구 혁신을 주도할 세계적 수준의 교수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를 고려해 적정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2년전 주택담보대출 4억원을 받아 경기도 일산에 신혼집을 차렸던 김진하(36,가명)씨는 여름휴가 계획을 결국 취소했다. 은행에서 변경된 대출이자 통보를 받고 나니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2020년 8월 금리 2.61%로 대출을 받았을 때만 해도 한 달 이자는 87만원 정도였다. 부담이긴 했지만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충분히 갚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17일 김씨에게 은행이 보낸 문자에 찍힌 금리는 무려 두 배 가까이 뛴 4.62%. 월이자는 144만원으로 뛰었다. 변동금리는 6개월에 한번씩 시중금리를 따라 재산정된다. 김씨는 "이 금리가 실화인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며 "아내도 육아휴직 중이라 외벌이나 마찬가지인데, 이자비용까지 한달에 60만원 가까이 오르는 바람에 휴가는 꿈도 못 꾸게 됐다"고 토로했다.
◆치솟는 코픽스… 대출금리에 반영
17일부터 적용되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변동금리 기준으로 역대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16일 3.92~5.32%였는데 하루 사이에 4.44~5.84%로 껑충 뛰었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무서운 오름세 탓에 6%대 금리(우리은행 5.31~6.11%)도 등장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사상 최대 폭인 0.52%포인트(p) 오른 충격을 시중은행 금리가 그대로 흡수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시중은행 8곳(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예·적금과 금융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데 쓰인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7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 2010년 1월 발표하기 시작된 이래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직전 최대상승폭은 6월(2.38%)로 전달 대비 0.4%포인트 올랐었는데, 두달 연속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전세자금대출자들의 비명소리도 커졌다.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금리는 낮추고, 정기 예적금 상품의 금리는 올리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7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직장인 이아름(28, 가명)씨는 작년 여름에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전세집을 구하면서 전세자금대출 2억원을 받았다. 당시 금리는 3.0% 였는데 1년만에 4.95%로 2%p가 올랐다. 매달 은행에 내는 이자는 50만원에서 82만5000원으로 30만원 넘게 늘어났다.
이씨는 "전세 보증금 1억원이 월세 40만원 내는 것과 같은데, 이자는 5%까지 올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월세로 계약을 하는 게 이득이었는데 후회막심"이라고 했다. 이씨는 내년까지 금리상승기가 계속될 것을 감안해 지금부터 월셋집 시세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 한은 빅스텝과 정부 압박의 결과물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코픽스의 가파른 상승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2.25%)가 연말에 2.75~3.00% 수준까지 오르면, 예적금 금리와 금융채 등 조달금리가 덩달아 치솟아 코픽스를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7월 코픽스가 역대 최대 상승폭도 지난달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 영향을 받은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스텝과 더불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을 향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라고 전방위 압박을 하면서 코픽스 인상을 유도했고 그 결과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나비효과가 나타났다"며 "이런 분위기이면 올 연말에 최소 0.5% 포인트 이상 시중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