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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MF의 경고 "글로벌 경기침체 가장자리 설 수 있어"

수정 2022.07.27 13:10입력 2022.07.27 13:10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불과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하며 조만간 전 세계가 경기침체(Recession)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올해 전망을 무려 1.4%포인트 낮추며 침체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 발표 후 별도의 글을 통해 "세계가 곧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장자리(on the edge of a global recession)에 설 수 있다"며 "마지막 침체 후 불과 2년 만"이라고 밝혔다.


◇석달만에 성장률 전망 낮춘 IMF, 침체 경고 왜?

IMF의 수정 전망치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3.2%로, 내년에는 2.9%로 둔화할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보다 각각 0.4%포인트, 0.7%포인트 하향 조정돼 직전 전망보다 급격한 경기둔화 추세를 시사했다.


고린차스 수석은 "지난 4월에 제시한 많은 하방 리스크들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조정 배경으로 세계 3대 경제대국인 미국, 중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 둔화를 꼽았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글로벌 긴축,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중국의 경기둔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파급효과 등이 반영된 여파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하향 폭(-1.4%포인트)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4월 3.7%에서 2.3%로 떨어졌다. 중국 역시 1.1%포인트 낮은 3.3%로 추산됐다. 이는 4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IMF는 설명했다. 또한 독일의 성장률 전망치가 2.1%에서 1.2%로 내려앉는 등 유럽 주요국 성장률 예상치도 줄줄이 하향됐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0.2%포인트 내린 2.3%로 제시했다.


IMF는 주요 7개국(G7)에서 시작되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약 15%로 평소보다 4배 높다고 진단했다. 고린차스 수석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증가한 가계저축이 소진되는 내년에 몇몇 국가들이 경기 저점을 통과하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현 환경은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정의로 볼 때 이미 침체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가 강력한 고용시장을 근거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하더라도 침체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빠르게 긴축 페달을 밟고 있는 미국의 경우 최근 소비심리 등 경제지표로도 둔화 조짐이 확인되고 있다. 고린차스 수석이 "올해 미국의 2.3% 성장 전망은 경기침체가 기본 가정이 아니다"면서도 "침체를 피하기에 길이 좁다"고 꼬집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미 경제분석국은 오는 28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을 공개한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GDP나우는 지난 19일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1.6%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로베르토 페를리 글로벌정책리서치국장은 "연착륙으로 향하는 길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은 좁고 찾기 매우 힘든 길"이라며 "일부 지표들은 이미 경기침체가 왔거나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평가되는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물가 안정 최우선 목표, 긴축 지속해야"…Fed는 내일 금리 결정

‘전 세계가 곧 경기침체의 가장자리에 서게 될 수 있다’는 IMF의 경고는 그간 우려했던 하방 리스크들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IMF는 이러한 침체 우려에도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이 각국 정책 입안자들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과감한 긴축’을 주문했다.


또한 최근 긴축에 나서거나 긴축을 예고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이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인플레이션 수준이 거시경제 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높은 만큼, 통화 긴축이 단기적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긴축 행보를 지연할 경우 경제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란 진단에서다.


IMF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폭이 올해 8.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는 5.7%로 다소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고린차스 수석은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 목표치로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긴축을 미룰 경우 어려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당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결정을 위해 이날부터 이틀간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 돌입한 상태다. CNBC방송이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Fed의 노력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63%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Fed는 이번 FOMC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75%이상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 범위가 된다. Fed가 1.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강력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도 25%에 육박한다.


TD시큐리티즈는 "이번 주 발표되는 2분기 GDP가 경기침체 진입 신호를 보낸다고 해도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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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할 사람 구합니다"…구인난 시달리는 자영업자
수정 2022.07.27 09:48입력 2022.07.27 09:48

구인난에 시급 높아져…평균 1만1354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황은혜씨(32·가명)는 최근 홀서빙 아르바이트생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씨는 시급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음에도 지원하는 이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일손이 부족해 힘들다"며 "요즘은 직원 구한다는 글을 올려도 게시물 조회 수가 워낙 낮다. 아르바이트(알바)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호텔·음식점·카페 등 대면 서비스업의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1개월 만에 해제된 이후 손님이 늘었으나, 일손은 이전만큼 충원되지 않으면서다. 이에 일부 자영업자는 최저시급을 웃도는 임금을 제시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구인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은 치솟는 물가에 인력마저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이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알바 구직 공고는 지난해 1분기보다 40.2% 늘었지만, 지원자는 1.3%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직원을 구하는 자영업자들은 많아진 반면 알바를 하려는 이들은 적어진 것이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시급을 올리는 중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등록된 알바천국 구인 공고 중 시급 공고는 55.8%를 차지했으며, 해당 공고들의 평균 시급은 1만35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행 최저임금인 9160원보다 1194원 높은 수준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청년들 사이에서 구인난이 벌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청년인구의 감소가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청년층(15~29세) 인구는 859만5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07만 3000명과 비교했을 때 47만 8000여명 감소했다. 청년층은 대학생·취업준비생 등이 포함돼 대면 서비스 관련 알바를 가장 활발히 하는 연령대다. 청년 인구는 꾸준히 감소하긴 했지만, 올해만 전년 대비 20만4000명(2.3%) 줄어드는 등 그 속도가 최근 들어 빨라졌다.


젊은층의 성향과도 연관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경우 자신만의 시간을 중시해 단기 알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 취업에 도움 될 수 있는 경험을 쌓길 원하기 때문에 단순 노동 위주의 일자리가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실업 급여나 청년 지원금 등 각종 정부 지원이 두터워지면서 알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들도 있다. 취업 지원 제도가 잘 돼 있어 알바를 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구직활동에 전념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업무 강도가 높은 고깃집·술집의 경우 인력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져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고깃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요새 직원이 왜 안 구해지는지 모르겠다. 시급 1만2000원에도 안 구해지는데 이 시급보다 더 높게 줘야 하는 거냐"고 토로했다. 해당 글에는 "시급이 높아도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직원이 안 구해져서 결국 서빙 로봇을 대여했다", "저도 시급 1만4000원에 겨우 사람을 구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41조2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유동성 공급(10조5000억원), 경쟁력 강화(29조7000억원)와 재기지원(1조원)에 향후 2년간 41조2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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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다음은 나겠구나 싶죠" 늘어가는 셀프계산대, 캐셔들 '불안'
수정 2022.07.27 15:55입력 2022.07.27 07:01

유통업체 무인화 바람...캐셔들 실직 위기
대형마트 3사 직접고용 노동자, 6년 새 1만2801명 ↓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덜어내기' 가속화 전망

셀프계산대 도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캐셔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최근에 일반계산대는 줄이고 셀프계산대를 몇 개 더 늘리더라고요. 다음은 나겠구나 싶죠."


26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캐셔(계산원) A씨는 한숨을 쉬었다. 최근 근무지에서 셀프계산대 운영이 늘어난 만큼 곧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10년 넘게 일하던 사람도 한순간에 길거리로 나앉을 수 있다"며 "남 일 같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무인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자 늘어난 셀프계산대는 내년도 임금 인상을 앞두고 더욱 확대 도입될 전망이다.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셀프계산대에 캐셔들은 언제든 실직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호소했다.


마트를 찾은 손님들은 낯설지 않은 듯 셀프계산대에서 혼자 바코드를 찍고 계산을 이어갔다. 일반계산대를 기다리던 손님도 긴 줄에 지쳐 셀프계산대로 옮기곤 했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처음 도입한 뒤 전국 147개 점포에 1000대가량의 셀프계산대를 들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7년 셀프계산대를 처음 도입했고, 홈플러스는 지난 2005년 구매 품목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처음 도입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셀프계산대를 이용해 결제하고 있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무인 결제기기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게 되면서 확대 도입됐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통계청의 '2020년 기준 경제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매업, 숙박업, 음식·주점업 등 3개 업종의 무인 결제기기 도입 사업체 수는 3만개다. 소량만 구매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난 것도 무인 결제기기 도입에 불을 붙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낯설어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적은 양을 저렴하게 사러 오는 1인 가구 고객들은 간편하다면서 많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셀프계산대가 도입되면서 마트·편의점 등 유통업체의 캐셔들은 실직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 22일 김영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6년간 대형마트 상위 3사의 직접 고용 노동자는 이마트 5487명, 홈플러스 5290명, 롯데마트 2025명이 줄어 전국적으로 총 1만2801명 감소했다. 김 교수는 "대형마트 3사 중 매출이 가장 좋은 이마트가 인력을 5천여 명이나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셀프계산대'와 '전자가격표' 등 디지털 기술 도입에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업계도 무인점포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편의점 주요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무인점포 수는 2783로, 지난 2019년 200여개 대비 14배가량 늘어났다. GS25는 지난 2020년 140개였던 무인편의점 수를 지난달 기준 723개로 늘렸고, GS25는 올해 무인점포 수를 250여개 더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CU도 지난 2019년 90여개에 불과했던 무인편의점 수가 2022년 400여개 등으로 증가했다.


시민들이 일반계산대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나날이 증가하는 셀프계산대에 캐셔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대형마트에서 15년 이상 캐셔로 근무해온 이모씨(50대)는 "일반계산대 줄도 길어지고 셀프계산대를 낯설어하는 손님들도 계셔서 저 많은 셀프계산대를 한두 명이 뛰어다니면서 도와드려야 한다"며 "(셀프계산대가) 몇 대 있는 건 괜찮지만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셀프계산대 한 대를 사람 한 명으로 치고 인력을 줄이면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해 지난 12일 한 대형마트의 경우 캐셔들이 마트 앞에 모여, 셀프계산대 설치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급 9620원으로 확정되면서 업계의 '인건비 덜어내기'가 가속화될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 5.0% 인상이 예고됐던 지난 2021년 편의점 등 무인점포 수는 다른 어떤 해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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