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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분수령 9월 다가오는데…추위 기다리는 푸틴 [글로벌포커스]

수정 2022.07.25 14:02입력 2022.07.24 11:35

유럽 난방철 9월 앞두고 가스공급 압박
러, 이란·사우디 중동 접촉…담합 강화
美 우크라 400억달러 지원도 9월 종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 2월 이후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9월에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월부터 유럽의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러시아의 자원무기화 전략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법에 따른 무기·자금지원도 종료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도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과 잇따라 밀착외교를 벌이며 에너지가격 담합에 나서고 있다. 또한 9월 열리는 러시아 내 지방선거와 연계해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의 러시아 합병에 대한 주민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주민투표 강행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과 서방의 지원이 줄어들면 전선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미국의 지원이 종료되면 국토 분단이 수반될 러시아와의 휴전협상을 받아들여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월부터 난방… 유럽, 가스 감축 놓고 분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에 대항하기 위해 회원국들에 천연가스 소비를 15%씩 감축하라는 계획을 제안했지만, 벌써부터 반발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이 이미 해당 계획에 반대한다고 선언했고, 헝가리는 러시아에 오히려 가스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면서 EU의 대러제재 공조 자체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과 그리스 정부는 EU의 가스소비 15% 감축제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국가들은 다른 EU 회원국들보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낮은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과 같은 비율의 감축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훨씬 적게 사용하고 있는데 모든 국가에 일괄적으로 15%씩 소비를 감축하라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도 스페인 가정에 가스나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EU 회원국마다 천차만별이다. EU의 통계청인 유로스탯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스페인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10%, 그리스는 38.4%로 EU 평균치인 43%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독일(66%), 폴란드(54%), 헝가리(95%), 불가리아(75.2%), 체코(100%) 등 중·동부 유럽국가들의 의존도는 50%를 넘는다. 이에따라 EU가 일괄적으로 제시한 15% 의무감축안을 두고 논란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헝가리 정부는 아예 러시아에 직접적으로 가스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해 EU의 대러제재를 무색케 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야트로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21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기존보다 약 7억㎥ 이상의 가스를 추가로 공급해줄 것을 러시아측에 요청했다.

◆러, 중동과 밀착외교…가격 담합 강화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러시아는 이란,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을 대상으로 잇따라 밀착외교를 벌이며 에너지가격 담합을 공고화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자원무기화 전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 이날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통화에서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산유국 협의체) 내에서의 가격안정 유지를 위한 추가적 조율을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특히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순방한지 5일만에 이뤄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양국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푸틴 대통령과 역시 유가문제에 있어 미국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어하는 사우디 왕세자 양자에게 모두 도움이 된 통화"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19일에는 이란을 직접 방문해 러시아, 이란, 터키 3국간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및 식량문제와 시리아 내전 등 중동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란과는 400억달러(약 52조30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 개발·투자계약도 체결했다.

◆美 지원도 9월 종료…추가지원 미지수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9월에 일단락된다. 추가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지원법을 추가로 발의해야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급락 중인 상황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CNN에 따르면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한국 방문 중에 서명한 우크라이나 지원법에 따른 400억달러 규모 무기·재정지원은 9월에 종료된다. 이후 추가 지원을 위해서는 다시 예산을 편성해 지원법안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 정치권 내에서는 미국 내 심각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문제가 심화된 상태에서 추가 지원법안은 상정조차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급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퀴니피악대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1%에 그쳐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전체 71%가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재선 출마를 원치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번 중간선거에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참패할 경우,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공화당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법안은 처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메릴랜드대학이 최근 공화당원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감내할 수 있냐는 질문에 찬성한 답변은 39%에 그쳤다.

◆우크라 점령지 병합 수순밟는 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시아는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9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주민투표를 대대적으로 개최해 해당 지역들을 러시아 영토에 편입시키려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지역들에 대해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때와 유사한 주민투표 실시를 계획 중"이라며 "러시아의 9월 지방선거와 연계해 주민투표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앞서 지난 5월 주요 점령지역인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 등에 괴뢰정부를 설립했으며,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 안드리우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지난달 28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도네츠크 지역 합병을 위해 9월11일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러한 러시아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과 서방의 지원이 주춤해지면 전선 유지가 어려운 만큼 결국 러시아의 요구안을 감내해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대러 평화협상 대표인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의원은 지난달 1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진행할 것이나, 8월 말까지는 평화협상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협상은 지난 3월29일 터키의 중재로 열린 5차협상이 결렬된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포항시, 흥해 공공임대주택 건립 주민설명회 28일 개최
수정 2022.07.24 14:02입력 2022.07.24 14:02

사업진행상황·보상계획설명·질의응답, 주민의 궁금증 해소 예정

흥해 공공임대주택 건립 조감도.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경북 포항시는 지진피해 주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포항 흥해 특별재생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건립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 설명회를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주관으로 오는 28일 오후 2시 흥해 종합문화복지센터에서 개최한다.


흥해읍 학성리 일원에 건립될 공공임대주택은 LH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총 300세대 중 200세대를 먼저 건립하고, 향후 수요를 파악해 100세대를 추가 건립할 예정이다.


현재 LH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토부에 올해 3월 주택 건설사업 승인 신청을 했으며, 사업 승인에 필요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발주했다. 사업부지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 여부와 대책, 주변 영향에 대한 계획 수립 등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공고하고, 시청 안전도시사업과와 흥해 특별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다음 달 9일까지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는 용역을 담당하고 있는 다올이엔씨 관계자와 공공임대주택 건립사업 추진과 보상을 담당하고 있는 LH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이번 전략환경 영향평가 주민설명회는 개발 부지에 대한 주변 환경영향평가 계획 초안 내용, 설명과 함께 진행 상황·보상계획 등 주민이 궁금해하는 사항과 질의응답이 계획돼 있으니, 관심 있는 지역 주민의 많은 참석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marisd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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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덕분만은 아니다"…지지율 하락 멈춰선 민주당, 반전의 비밀은
수정 2022.07.25 08:43입력 2022.07.24 15:46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더해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 주목
비대위원장 양보하고 제1당 원내대표 책임 강조한 박홍근
정치적 행보 욕심 안내고 세련된 정치감각 선보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6.1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결정한 가운데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가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의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6·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지지율 등에서 회복 기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6월 말을 기점으로 민주당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정례적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해왔던 갤럽 조사에서 지방선거 직후인 6월1주차 조사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13%포인트 뒤졌지만 가장 최근 조사는 6%포인트 정도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선거에서 박빙 끝에 패한 뒤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기록했던 민주당이 단기간에 지지율을 회복했다는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선거 패배 후 민주당은 선거 참패의 책임론을 두고서 극심한 분열에 시달렸으며, 지도부 역시 해산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취임 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복합경제위기 국면에서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는 불만이 커진 데다 코로나19 방역 대책, 서해공무원 피살사건·탈북 어부 송환 등 재조사로 상징되는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당대표 징계 결정 등이 겹쳤다는 분석들이 이어졌다. 원인분석이야 다양하지만 일단 결과로 나타난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취임 초 윤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으로 반사효과나 나타났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사이익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대선, 지선 패배 책임을 두고서 내전 양상으로 치달았던 민주당이 일련의 정치적 혼란을 무난하게 건너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당대회 규칙 결정, 원구성 협상 등 정치적 화약고가 산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우여곡절은 겪었지만 큰 위기는 피했다는 점이다.

당 안팎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위기 이후 민주당 지도부의 일련의 대응이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우선 주목할 점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고, 설득 끝에 우상호 비대위원장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당초 전당대회까지 유지하려 했던 윤호중-박지현 비대위 체제가 무너진 뒤,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수 있었다. 일단 외부 인사나 원로 등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에는 전당대회까지 남은 시간이 짧았고, 선거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도 상당했기 때문에 신속히 상황을 정리할 필요성이 컸다. 무엇보다 박 원내대표로서는 당대표까지 맡으면 정치적 ‘체급’을 키울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 등 원내 시급한 현안 등을 이유로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았다. 대신 그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을 삼고초려 끝에 비대위원장으로 옹립했다.


실제 우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뒤 전당대회 룰 갈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큰 잡음 없이 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6월초 민주당의 혼란상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변화다. 정무 감각을 갖춘 우 위원장과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비대위 체제가 제 기능을 하고 있다는 평가는 당내 여러 곳에서 나온다. 이미 당내에서는 "현 체제가 단기에 끝나지 않고 1년 이상 지속되어 체질 정비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전당대회 등 당무에서 부담을 던 박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과 복합경제위기 국면에서 민생 문제 대응에 집중했다. 원구성 협상에서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법(혹은 검수완박법) 후속 작업이 가능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민주당이 위원장을 차지했다. 아울러 법사위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법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소송에서 국회 법률 대응을 국회의장과 전반기 법사위원장이었던 박광온 의원이 국회 법률 대응을 맡을 수 있게 했다. 정개특위 구성 등을 통해 법사위 개혁이나 예결위 강화 등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했다. 여당의 강경했던 협상 태도를 고려하면, 비대위원장을 포기하며 원구성 협상에 집중한 덕에 나름의 보상을 얻은 셈이다.


국회에서는 제1당이지만 결국 야당인 민주당의 원내사령탑인 박 원내대표의 고충은 그의 교섭단체연설에서도 드러난다. 윤석열 정부에 인사 문제에 대해 ‘문고리 육상시’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공세를 펴는 한편, 연금개혁이나 자영업자 대책 마련, 평등법 제정 추진 등의 현안을 밝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메시지가 다소 혼재될 수 있음에도 공격과 제안을 병행하는 것은 거대야당의 숙명"이라고 했다. 실제 박 원내대표가 정부 비판 등에 연설 초점을 맞췄을 경우 정치적 주목은 더 받을 수 있겠지만, 국회 제1당의 원내대표의 책임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 비대위원장의 역할은 사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분오열 직전이었던 민주당이 현재처럼 안정 국면을 유지하는 것은 우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총선 불출마 선언한 상태로 비대위원장직이 다음 정치활동을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그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자산이 되고 있다.


실제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인터뷰 등을 자제한 채, 언론 간담회와 공개 발언 등으로 메시지를 이끌고 있다. 갈등으로 치달았던 당 분열 상황에 대해서는 언로를 막기보다는 언로를 공식화하는 방식으로 갈등 관리를 하는 등 고도의 세련된 정치 감각을 선보였다. 정책 현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로 활용되던 의원 워크숍 대신 당내 현안을 두고 서로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채널로서 정치 워크숍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과 관련됐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등 정부 여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우 원내대표는 선방하고 있다.


최근에도 우 비대위원장은 교섭단체 구성 등과 관련해서 선당후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적 주목을 얻을 수 있는 교섭단체 연설의 경우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욕심낼 기회다. 과거 유승민 전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일갈하며, 전국적 주목을 끌기도 했다. 30~40분 방송사들의 생중계 속에서 정치적 비전과 소신을 제시할 수 있는 이 교섭단체 연설의 경우,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국회의원일 경우 번갈아 가면서 진행한다. 지난해 9월 교섭단체 연설을 윤호중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했던 만큼 이번 교섭단체 역할은 우 위원장이 요구할 수도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우 위원장은 이 연설 기회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가 최근에 선출됐다는 점,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정기국회 교섭단체연설에서 민주당의 새 당대표가 교섭단체연설을 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연설 기회 자체를 사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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