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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된 서울시 자치구 국장 인생역전

수정 2022.07.24 09:32입력 2022.07.24 08:49

1988년 서울시 9급으로 출발한 서울시 자치구 B·D국장 민선 8기 구청장 바뀌면서 위치 역전된 사연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민선 8기가 출범한 지 한 달여 지나면서 서울시 자치구들마다 인사가 단행되면서 인적 구성이 새롭게 개편되고 있다.


특히 2010년 민선 5기 이래 6~7기 12년간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이 서울시 구청장을 지배했던 것에 반해 이번 민선 8기 선거 결과 25개 자치구 중 17곳이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으로 바뀌면서 구청마다 세력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들은 취임하면서 조직내 큰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인사를 단행한 경우가 많아 전반적으로 큰 술렁임은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국장과 총무과장, 감사과장, 자치행정과장 등 주요 포스트는 구청장 뜻을 곧 바로 집행할 수 있는 인물들로 배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직전 구청장 시절 잘 나가던 간부들이 한직으로 물러나고 한직에서 있던 사람이 요직으로 자리 이동한 경우가 있다.


서울 A자치구 B국장과 C자치구 D국장이 대표적인 인물로 보여 눈길을 모은다.


B국장과 D국장 모두 고졸과 검정고시 출신으로 1988년 서울시 9급으로 공직을 시작한 경우다. 나이는 B 국장 1965년생, D국장 1964년 생이다.


B국장은 전임 구청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 때문에 민선 5기 들어 인근 자치구로 파견 돼 2년간 근무하다 돌아온 수모도 겪었다. 그러나 이 사람은 파견된 자치구에서 주요 팀장을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에도 B국장은 주요 포스트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성실성을 바탕으로 민선 7기에는 홍보과장, 자치행정과장을 맡다 4급(국장)으로 승진했다. 오로지 실력으로 버텨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구청장이 바뀌면서 B국장은 단번에 1번 국장인 행정국장으로 발탁됐다.


이에 반해 D국장은 민선 7기 시작된 2018년7월 국장 되기에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4급 승진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이 국장은 4급을 6년 이상하며 퇴직하는 행운을 얻었다. 게다가 2년 전에는 1번 국장인 행정국장까지 맡아 전임 청장의 오른팔로 행세했다.


그러나 그의 잘나가던 운명도 구청장이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듯해 보인다. 직전 보직 국장으로 전보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직 사회도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한 자치구 과장은 “구청장을 선출직으로 뽑다 보니 잘 나가던 간부가 하루 아침에 추락하는 경우는 다반사”라며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된다’는 속담이 있듯 잘 나갈 때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뼈 있는 말을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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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이어 이적·이무진까지...잇따르는 가요계 표절 논란, 해결책은
수정 2022.07.25 08:44입력 2022.07.24 07:11

당사자 간 문제..."내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표절 아냐"
"정도 지나쳐, 반면교사 삼아야" 주장도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의 '표절 논란' 이후 국내 가요계의 표절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캡처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의 '표절 논란'으로 인해 촉발된 가요계 표절 의혹이 이적, 이무진 등으로 번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표절은 원작자가 고소해야 성립되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제3자가 자칫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이번 논란을 계기로 레퍼런스(참조) 삼아 곡을 제작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등 정도가 심해지는 음악계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22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시청자들과 작별했다. 앞서 유희열은 지난달 모 브랜드와 협동 작업한 '생활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곡 '아주 사적인 밤'에 대한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곡이 일본 영화음악 거장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곡 '아쿠아(Aqua)'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따른 것이다.


이에 유희열은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데 동의한다면서 사과했다. 그는 "사카모토 류이치는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두 곡의 유사성을 인정하면서도 유희열에 대해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냈지만 논란은 지속됐다. 이후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또 다른 곡인 '내가 켜지는 시간', 성시경이 부른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MBC '무한도전' 출연 당시 공개한 '플리스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Feat. 김조한)' 등 유희열이 작곡한 다른 노래들에 대해 잇따라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유희열은 '아주 사적인 밤' 외에 다른 곡들에 대해서는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유희열에 의해 촉발된 가요계 표절 의혹은 가수 이적으로 향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지난 2013년 발매된 앨범의 타이틀곡인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브라질 가수의 곡 '루비 그레나(Rubi Grena)'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번졌다. 이와 관련 이적의 소속사 뮤직팜엔터테인먼트는 "표절이 아니다"라며 "이 의혹에 대해선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가수 이적과 이무진 등에게 번진 '표절 논란'으로 국내 가요계의 표절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표절 논란은 가수 이무진에게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5월 발매된 이무진의 자작곡 '신호등'이 지난 2015년 나온 일본 가수 세카이노 오와리의 곡 '드래곤 나이트'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무진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신호등'은 아티스트 본인이 직접 겪은 감정을 토대로 만들어진 창작물"이라며 "전체적인 곡 구성과 멜로디, 코드 진행 등을 분석한 결과 유사 의혹이 제기된 곡과는 무관함을 알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희열을 시작으로 잇따르고 있는 국내 가요계의 표절 논란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팽팽히 갈린다. 록 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은 지난 5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8마디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며 "표절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내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내 기분이 나쁘다고 표절이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코드 진행 일부가 겹친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며 "원곡자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찰나의 음표 진행 몇 개가 겹치는 것도 표절이 되지 않는다. 높낮이와 속도를 조정해서 비슷하게 들리는 곳 또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정도가 지나친 수준은 이번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특정 아티스트와 곡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드는 방식도 문제될 것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생각하면 스스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것에 관대해지면 결국 이런 문제들이 터진다"며 "'레퍼런스 하더라도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된다'의 예로 평가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지 왜 기준을 낮추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가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표절은 원작자가 고소해야 성립되는 친고죄로, 당사자 간 법정 공방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 해외에선 표절 시비가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해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지만, 국내에선 당사자 간 협의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난 2013년 미국에선 로빈 시크의 곡 '블러드 라인'이 마빈 게이의 곡을 표절했다는 판결이 내려져 60억 원가량을 배상하게 된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중음악 관련 구체적인 법안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표절 판단 기준인 '당사자간 소송'으로는 단순히 곡의 구성이나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측면에서 표절이라고 속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무엇보다 대중음악 표절에 관한 강력한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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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객 술판에 쓰레기 몸살…"여기선 술 못 마시게 해야" 부산 '헌팅 성지' 공원의 고민
수정 2022.07.24 09:47입력 2022.07.24 09:47

수영구, 금주 조례 제정 검토 중...공론화 과정 거칠 예정

부산광역시 광안리 민락수변공원.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여름철 '헌팅 명소'로 알려진 부산 광안리 민락수변공원(수변공원)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는 논의가 진행된다.


24일 부산광역시 수영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수변공원 내 음주 금지 조치를 위한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광안리 수변공원은 광안대교를 감상하며 열대야를 식히는 야간 피서 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인근의 음식점에서 안주를 사고 편의점에서 술을 구매해 간단하면서도 낭만적인 술자리를 즐길 수 있어 '헌팅 성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존재했다. 음주로 인한 소음과 소란으로 경찰 출동이 잦았고,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이에 따른 행정력 낭비도 뒤따랐다.

쓰레기가 가득한 민락수변공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이성들과 즉석 만남을 갖는 자리로 변질되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이나 산책하는 시민들에겐 외면받는 장소가 됐다.


그간 수영구는 '관광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음주 대응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피해 호소 등 문제의 심각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구는 지난해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을 토대로 금주 구역 지정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섰다.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단체장은 일정한 장소를 필요에 따라 금주 구역으로 제정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례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는 또 다른 여론이 존재한다는 점과 수변공원 근처 상인들의 반발을 의식해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특정 장소 내 금주 조례를 둘러싼 논의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서울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서울시는 한강공원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당시 한강 음주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금주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변공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여론도 제기됐다. 당시 반대 여론은 코로나19 상황 속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시간 규제를 문제삼으며 "한강공원처럼 개방된 곳에서 음주하는 것도 막냐"는 등 지나친 처사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렇게 양쪽이 팽팽히 맞서면서 조례 제정은 일단락됐다.


수영구는 "조례를 추진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계부서와 협의를 거치고 의회와 주민 여론도 청취하는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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