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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갈등 털고 본격 재개발…전농구역, 최고 48층·1122가구로 탈바꿈

수정 2022.07.20 09:03입력 2022.07.20 09:03

서울시, 도시재정비위 열고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 가결

동대문구 전농구역 위치도. (제공=서울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과 가까운 동대문구 전농구역이 교회 등 지역 내 갈등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정비사업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19일 제5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 내 전농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동대문구 전농동 494 일대에 위치한 이 구역은 1호선 청량리역 5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촉진계획이 결정됐으나 주민센터 부지변경, 종교시설 이전 갈등으로 최종안 확정이 미뤄져왔다.


이에 시와 자치구는 동대문구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조합과 교회 간 합의를 진행, 변경안에 종교시설 이전 등 해결책을 마련했다. 전농1동주민센터 부지를 구역 내로 편입해 그 위치에 종교시설을 조성하고, 주민센터는 서울시립대로변 건축물 1~2층에 조성, 기부채납하는 것이 골자다. 시는 입주민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주민센터와 우리동네키움센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북측 공원과 서울시립대로에 가깝게 배치토록 했다.

이번 심의 통과로 전농구역에는 총 4개동, 최고 48층에 총 1122가구(공공 19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김성보 주택정책실장은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생긴 주민 간 갈등을 서울시와 자치구가 조정자로 나서 적극 해결한 사례"라며 "이번 심의 통과로 주택공급 효과 뿐 아니라 청량리 일대 주거환경 개선 및 발전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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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인기에 먹칠"…패러디 영상에 '장애인 조롱' 비판 봇물
수정 2022.07.20 14:26입력 2022.07.20 13:52

"장애 편견 꼬집는 드라마 의도 해쳐"
과거 '기봉이' 신현준에도 '장애 희화화 논란'
인권위 "장애 편견 조장하는 표현과 행동 주의해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패러디한 일부 영상이 장애 희화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우와소'가 올린 패러디 영상.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화제가 되면서 이를 패러디한 영상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의 행동과 말투를 따라하는 것이 자폐인의 특성에 대한 희화화와 조롱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 '우와소'는 지난 18일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해 뭇매를 맞았다. 영상에서 여성 유튜버는 우영우(박은빈 분)의 말투로 "밥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메뉴가 바뀝니다"라며 남편에게 식사를 권한다. "법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음에 따라 죄명이 달라진다"고 했던 우영우의 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보다 앞서 다른 유튜브 채널 '미선짱'은 '우영우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입방아에 올랐다. 아이유, 지디 등 동경하는 유명 연예인의 행동을 모방하는 사람을 두고 '아이유병', '지디병'에 걸렸다고 놀리던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을 따라한 것이다. 영상에서 미선짱은 우영우를 따라하는 친구의 특징으로 ▲눈을 과하게 동그랗게 뜬다 ▲안 쓰던 헤드셋을 쓰고 다닌다 ▲갑자기 고래가 좋아졌다 ▲김밥을 세로로 먹는다 등을 꼽았다.


이같은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희화화라고 비판했다. 특정 행동이 장애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순히 연예인을 동경해 그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과 장애의 특성을 따라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흐린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가 여러 사건을 해결하면서 변호사로 성장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드라마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불합리한 차별을 꼬집으면서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stereotype)'을 제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여 시청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애청자들은 "일부 몰지각한 패러디 영상으로 배우 및 제작진의 노력이 무색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출연 배우와 제작진은 이 드라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폐증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담지 않기 위해 신중을 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촬영 전 자문 교수를 만나 자폐 이론을 공부했다는 배우 박은빈은 기존 미디어에 구현된 캐릭터나 실존 인물을 무의식적으로라도 따라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칫 자폐인의 특성을 정형화하거나 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고래 모형과 푹신한 베개가 가득한 영우의 방 또한 자폐증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제작진이 만들어낸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유튜버들은 '희화화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와소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우영우' 캐릭터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제 와이프(여성 출연자)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함께 담아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하고자 했다"며 "결코 장애에 대한 비웃음이나 비하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 불편할 수 있다"면서도 "본인과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구독을 취소하거나 차단해달라"고 말했다.


미선짱 또한 입장문을 통해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분들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콘텐츠 제작에 앞서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된 그의 영상은 삭제돼 20일 현재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없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ENA

이같은 장애 희화화 논란은 과거 영화 '맨발의 기봉이'를 두고도 발생했다. 지난 2006년 개봉한 이 영화는 지적 장애를 가진 마라톤 선수 엄기봉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당시 주인공 기봉이로 분했던 배우 신현준이 지난 2018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자 MC들은 "기봉이 인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신현준은 다소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어눌한 말투로 인사했고, 출연진들은 박수를 치며 폭소했다.


시청자들은 장애인의 말투나 행동을 따라한 것을 넘어 이를 웃음거리로 삼은 방송인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과거 연기했던 캐릭터에 대한 재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를 예능 요소로 소비한 것은 분명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 게시자는 "신현준과 고정 패널들이 벌인 발달장애인 희화화와 비상식적인 비웃음, 비하를 고발하며, 관련 기관에 방송책임자에 대한 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해당 프로그램 폐지와 방송 책임자의 사과를 받고자 이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해당 방송을 내보낸 방송사를 상대로 '주의' 의견을 냈다. 우스개 소재로 발달장애인의 언행을 재연해 불특정 다수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방송에서 장애인에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표현과 행동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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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단절한 '창경궁-종묘' 90년만에 연결…22일 시민개방
수정 2022.07.20 11:18입력 2022.07.20 11:18

담장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연결돼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율곡로 개설해 갈라놔
축구장보다 넓은 8000㎡ 녹지로 연결…일제가 허문 궁궐담장과 북신문 원형복원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위패)를 모신 왕가의 사당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원래 창경궁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놨다. 이 과정에서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던 ‘북신문(北神門)’도 사라졌다.


20일 서울시는 일제가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를 90년 만에 다시 연결했다.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8000㎡)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이었다.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궁궐담장의 경우 공사 중 발굴된 옛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했다.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생겼다. 노약자·임산부·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리하도록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됐으며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으로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복원된 담장·녹지와 새로 조성한 궁궐담장길은 22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2000년 고도 서울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문화적 품격을 높인다는 목표로 2011년 5월 오세훈 시장이 사업의 첫 삽을 뜬지 12년 만이다. 오 시장은 개통 하루 전인 21일 시민개방행사를 연다.



이번 역사복원은 과거 동궐(창덕궁·창경궁)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일제의 율곡로 개설로 섬처럼 분리돼버린 종묘를 선조들이 계획하고 건설했던 공간으로 되돌려 조선의 궁궐과 국가상징물의 역사적·전통적 가치를 회복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창경궁-종묘 역사복원이 완성됨에 따라 인근의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다음달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하고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8000㎡의 녹지대로 연결하는 한편 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추진됐다. 궁궐담장은 원형이 남아있는 주변 담장형식을 토대로 하고, 1907년 제작된 '동궐도', 1931년 발간된 '조선고적도' 등 관련자료를 참고해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복원공사 중 발굴된 기초석에 맞게 지반의 높이를 옛 모습대로 맞추고, 공사 중 발굴된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 30% 이상을 재사용했다. 발굴된 옛 궁궐담장 기초석은 원래 자리에 보존·전시해 '궁궐담장길'을 찾은 시민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궁궐담장과 함께 사라진 북신문도 복원됐다. 서울시는 종묘의궤(1706~1741), 승정원일기 등 문헌을 통해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의 동문(東門)인 월근문(月覲門)을 참고해 복원했다.


궁궐담장 주변으로는 8000㎡ 규모의 전통 숲이 조성됐다. 창경궁과 종묘 수림에 분포된 참나무류와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우리나라 고유 수종으로 교목 760주와 관목, 화초를 심어 자연스러운 다층구조의 숲을 완성했다. 궁궐담장길은 돈화문 앞에서 창경궁 내부를 지나 원남동사거리까지 340m 길이로 조성됐다. 조선시대엔 없었지만 이번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한 길로, 90년 만에 하나가 된 창경궁-종묘를 보다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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