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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원 간 서방 무기, 러시아가 빼앗아 전범 은폐에 썼을 수도"

수정 2022.07.17 11:01입력 2022.07.17 08:41

서방·우크라, 지원 무기 행방 추적 및 감시 노력 강화
전문가들 "약탈된 무기 최종 행선지 알 수 없어...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 될 수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자를 포격 중인 다연장로켓 발사체계(MLRS). 사진=AFP,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서방의 무기를 빼앗아 잔학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러시아군이 전쟁 범죄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썼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를 조사관들이 분석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지원한 무기들이 되려 러시아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서방 국가들의 주요 우려 사항 중 하나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에서 탈취한 무기들을 돈바스의 친러시아 세력에 보내는 방안을 지지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는 시도가 뜻대로 되지 않자 전쟁의 목표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의 '완전 독립'으로 바꾼 후 이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서방의 무기가 되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잔혹 행위를 저지르는 데 쓰이지 않도록 무기를 추적하는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신문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 중인 영국은 최근 지원한 다연장로켓발사체계(MLRS)의 행방을 추적하는 조처를 해뒀다고 소개했다.


영국 국방성 대변인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어 능력과 관련한 위험을 엄밀히 평가하는 한편 지원 무기 수령 시 우크라이나군이 반드시 최종 사용자 협정이 서명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MLRS인 M270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사거리가 80km에 달하는 M270은 미국의 MLRS인 하이마스(HIMARS)와 함께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대표 무기로 꼽힌다.


서방의 우려를 인지한 우크라이나 정부도 행동에 나섰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를 추적하기 위한 의회 위원회 설치안을 공개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원국들의 우려를 수긍하는 동시에 "서방에서 받은 모든 무기는 등록을 거쳐 전선에 보내진다"며 "모든 것은 명확히 통제 중이고 그 과정은 더욱 투명해질 것"이라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양의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고 있지만, 최종 행선지가 어딘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해당 무기들이 분쟁 지역과 테러 단체, 범죄 조직으로 흘러 들어가면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1900마력 초고성능 전기車, 이달부터 도로 달린다
수정 2023.03.14 12:22입력 2022.07.17 09:05

코트라 자그레브무역관, 리마츠CEO 인터뷰
현대차 4대 주주…"韓기업과 협력 ↑"

초고성능 전기차 리마츠의 네베라<사진출처:리마츠 오토모빌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크로아티아의 초고성능 전기차 메이커 리마츠(Rimac)가 만든 네베라가 이달 중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라고 회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테 리마츠가 전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그레브 무역관 담당자가 이달 초 리마츠 CEO와 회사 전략담당자 등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네베라는 수제 제조방식으로 제작중이다. 최종 조립라인에서는 5주가량 걸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달 안에 첫 차량은 고객인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차량 제조에 필요한 부품 80%는 자체 제조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차는 150대 정도만 만들 예정으로 아직 추가로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상태라고 리마츠는 전했다. 이달 초 영국에서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일반 대중에는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초고성능 전기차 리마츠의 네베라<사진출처:리마츠 오토모빌 홈페이지>

이 회사가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네베라는 최고출력이 1914마력(1.4㎿), 토크는 2360N·m에 달한다.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25t 경유 트럭의 출력이 보통 500마력대 중반, 테슬라가 작정하고 만든 모델S 플래드가 1034마력(1020HP) 정도 된다.

네베라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1.97초 걸린다. 시속 300㎞까지는 9.3초, 402m(4분의 1마일) 가는 데 8.6초 걸린다. 최고속도는 시속 412㎞다. 모델S 플래드가 시속 100㎞까지 2.1초 걸리고 최고속도는 시속 322㎞ 정도다.


2019년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토마스 시미에라 현대차 부사장 등 회사 관계자와 함께 리마츠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가 마테 리마츠 CEO다.

리마츠가 국내 자동차 애호가 사이에서도 유명한 건 현대차가 주요 투자자로 경영에 참여하며 고성능차 개발에 협력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2019년 이 회사에 1000억원 정도를 투자, 당시까지만해도 리마츠 CEO를 제외하곤 지분규모가 가장 컸다. 이후 독일 고가브랜드 포르셰가 잇따라 투자했고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현대차·기아 지분율은 네번째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발중인 자율주행 차량 시범운행을 한국에서도 할 의향이 있다고 회사 전략담당자는 전했다. 현재까지 구상으로는 내년 하반기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해 이듬해 시범운행을 하는 게 목표다. 과거 일부 외신을 통해 현대차·기아와 지분관계나 프로젝트 협력을 그만둘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리마츠 CEO는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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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젖은 고문실 청소했다"…러軍에 납치됐다 90일만에 돌아온 소년의 증언
수정 2022.07.17 16:06입력 2022.07.17 16:06

고문실 청소하도록 강요

블라드(오른쪽)와 아버지 올레그 부랴크/ 사진= 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고향을 탈출하다 러시아군에게 납치돼 수감됐던 우크라이나 소년이 90일 만에 아버지와 재회해 소감을 남겼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이하 현지 시각) 블라드 부랴크(16)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지역 군사행정 책임자의 아들인 블라드는 지난 4월 초 고향인 멜리토폴을 탈출하려다 러시아 군인들에게 납치됐었다.


블라드는 러시아군이 자신을 자포리자 주 마실 라우카 지역의 감옥으로 데려갔다고 전했다.


처음에 독방에 며칠 감금됐던 블라드는 약 일주일이 되지 않았을 때 20대 초반의 남성이 자신과 같은 방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 남성이 구타당하고 감전되는 등 고문당하는 소리를 들었으며, 이 남성이 "계속 고문을 당하느니 이 땅을 떠나야겠다"고 말한 뒤 양철 깡통을 이용해 극단적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블라드는 이 남성이 의식을 잃어가는 동안 그의 손을 잡고 곁에 앉아있었다. 경비원이 숨을 거두려는 그를 발견해 의료진을 불러 데려갔다. 그러나 블라드는 이 남성이 목숨을 건졌는지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블라드는 홀로 감옥 생활을 했고, 다른 수감자들이 고문 당했던 방을 청소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방에는 피에 젖은 의약품들이 있었는데, 블라드는 "감정이 없는 상태로 의약품들을 모두 정리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내가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내게 같은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드는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들을 목격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는 "그 순간 나도 내 스스로를 구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며 "하지만 속으로는 극도로 두려웠다. 나는 충격 받았다. 마치 내 안의 모든 것이 불타버린 것 같았다"며 당시 공포에 휩싸였던 심경을 전했다.


약 7주간의 감옥 생활을 한 뒤, 블라드는 더 나은 조건의 시설로 옮겨졌다. 그곳에서는 정기적으로 목욕을 할 수 있었고 가족에게 전화를 걸 수 있었지만, 가족을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며 속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은 없다', '나는 나갈 것이다'라는 두 문장만 계속해서 외웠다고 블라드는 전했다.


블라드의 아버지 올레그 부랴크는 지난 4일 한 러시아 협상가로부터 '블라드를 석방할 준비가 됐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부랴크는 그 과정에서 러시아 측이 지시한 세부사항이 있었고, 일부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올레그는 러시아 점령지와 맞닿은 곳 근처 도로에서 블라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레그는 “블라드가 납치됐을 때 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며 “그리고 다시 아들을 품에 안았을 때 찢겨진 조각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블라드는 "나는 그 어떤 것도 잊고 싶지 않다"며 이 모든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블라드가 진술한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의 강제 실종을 추적하는 인권 단체들에 의하면, 블라드의 증언이 석방된 다른 피해자 증언과 일치하며 고문은 감옥에서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OSCE 조사단은 러시아군이 철수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부차·이르핀 등을 조사한 결과 "러시아군이 국제인도법과 제네바 협약을 위반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민간인 살인과 강간·납치·추방 행위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졌다는 신뢰할만한 증거를 찾았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차의 여름 캠프로 쓰이던 건물에선 민간인 처형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총알이 박힌 방과 콘크리트 벽으로 나뉜 고문실이 발견됐다. OSCE 전문가들은 이런 방에서 물고문 등의 흔적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발견된 5구의 시신에는 타박상 외에도 화상 자국이 있었다.


부차의 다른 마을 지하실에선 어린이를 비롯한 18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들 중 일부는 귀가 잘렸으며, 치아가 뽑힌 시신도 있었다고 조사단은 기록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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